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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일기34권, 연산 5년 7월 28일 丙戌 1/4 기사 / 1499년 명 홍치(弘治) 12년

승지 권주가 야인의 변경 침범이 이때보다 심한 적이 없었음을 아뢰니 의논하게 하다

국역

승지 권주가 아뢰기를,

"야인의 변경 침범은 없는 때가 없었으나, 지금은 하룻 동안에 변보(邊報)가 두 번씩이나 이르니, 이때처럼 심한 적은 없었으므로 신은 실로 통분하옵니다.

옛날의 제왕은 도량이 한결같지 않아서, 이를 도외(度外)에 두어 금수로 대접하여 계교하지 않은 이도 있고 군병을 정비하여 그 죄상을 정토(征討)하여 혁연(赫然)한 노여움334) 을 보인 이도 있었으니, 만약 그를 도외에 둔다면 그뿐이거니와, 그렇지 않다면 마땅히 혁연히 군사를 일으켜야 하는데, 지금 의논드리는 사람은 모두 ‘금년은 정토할 수 없다.’ 합니다. 신의 뜻으로는 명년에도 흉년이 들게 될는지 알 수 없는 일이오며, 가사 명년에 풍년이 들어 정벌하게 된다 할지라도 지금부터 명년 추동까지 그들의 절발(竊發)이 그치지 않으면 욕을 받음이 막심한 일이므로, 금년에는 마땅히 그 군병의 수를 감하여 날랜 병력으로 왕정하여 국위를 과시하여야 합니다. 비록 군자(軍資)가 부족하다 할지라도 당초 원수들이 정벌을 의논할 때에 어찌 군자의 충족과 부족을 계산하지 않았겠습니까. 생각건대 반드시 처치한 일이 있을 것이라 여깁니다만, 그 후에 군량의 부족으로써 정지하기를 청한 것은 만전의 계획입니다. 신은 백면 서생(百面書生)으로 어찌 이러한 일을 알겠습니까마는 신이 병방 승지(兵房承旨)가 되어 병사의 출납에 관한 일을 관장하여 본래 이러한 계획을 품고 있었으므로 감히 상달치 않을 수 없사오며, 반드시 신의 계획대로 행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전일 본원에 하문하실 때에 신은 마침 부재중이므로 미처 계달(啓達)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만약 금년에 정벌하지 않으려면 또한 마땅히 별도로 조치할 계획을 자문해야 할 것입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이를 의논하도록 하라."

하였다. 윤필상·정문형·한치형·이계동·여자신·권건·신부 등이 의논드리기를,

"근래 건주위 야인들이 누차 변경을 침범하여 스스로 천벌을 범하므로 마땅히 혁연히 군사를 일으켜 그 죄를 가서 물어야 하지만, 군사를 씀은 대사이므로 반드시 사세를 살피고 헤아려야 성공하는 것입니다. 지금 강변에는 식량이 다 없어져서 대중을 움직일 수 없으므로, 바야흐로 식량을 운반하여 명년의 대거를 도모하여야 하니 지금은 경솔히 분병(忿兵)을 출동할 수 없습니다. 만일 편사(偏師)335) 를 보내어 정벌하다가 혹 차질이 생긴다면 한갓 국위를 손상할 뿐만 아니오라, 더욱 저들의 경모(輕侮)하는 마음을 열어주는 결과가 될 터이니, 이것이 어찌 미세한 일이겠습니까. 제왕의 일은 마땅히 만전을 기해야 하므로, 강하고 날랜 군병을 양성하여 길을 나누어 들어가서 바로 그들의 소굴을 두드리면 비록 그 추류(醜類)336) 를 소탕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또한 위엄은 보일 것이니, 우선 그 분노를 참아 명년을 기다림이 어떠하옵니까."

하고 이극균은 마땅히 쳐야 한다는 말을 좌우에 하였으나 좌우에서 그렇게 여기지 않으니, 홀로 의계(議啓)하지 않고 아뢰기를,

"도원수 성준이 오늘 오지 않았으니, 마땅히 같이 의논하여 아뢰겠습니다."

하였다.

  • [註 334] 혁연(赫然)한 노여움 : 왕의 위엄을 이름.
  • [註 335] 편사(偏師) : 일부의 군대.
  • [註 336] 추류(醜類) : 적을 가리키는 말.

원문

○丙戌/承旨權柱啓: "野人犯邊, 無世無之, 而今則一日之間, 邊報再至, 未有若此時之甚也, 臣實痛憤。 古之帝王, 度量非一, 有置之度外, 以禽獸畜之, 不與較者; 有整兵討罪, 以示赫然之怒者。 如其置之度外則已矣, 不然, 當興赫然之師。 今之議者皆曰: ‘今年不可征。’ 臣意以謂, 明年之歉, 未可知也。 假使明年歲稔得征, 自今明年至秋冬, 竊發未已, 則受辱莫甚。 今年當減其軍數, 輕兵征討, 以示國威也。 雖曰軍資不足, 當初元帥等議征之時, 豈不計軍資足不足? 意必有處置之事矣。 其後以軍糧不足, 請停者, 是萬全之計也。 臣白面書生, 何足以知之? 然臣爲兵房承旨, 掌出納兵事, 故素懷此計, 不敢不達, 非必欲行臣之計也。 前者下問于本院, 臣適不在, 故未及啓達耳。 若於今年不征, 則亦當訪問其別設措置之策也。" 傳曰: "其議之。" 尹弼商、鄭文炯、韓致亨、李季仝、呂自新、權健、申溥議: "近來建州衛 野人屢犯邊境, 自干天誅, 宜興赫然之師, 往問其罪。 然用兵大事, 必須審度事勢, 乃可成功。 今江邊糧料罄乏, 不宜用大衆。 方運糧以圖明年大擧, 今不可輕擧忿兵也。 萬一偏師入(政)〔攻〕 , 或至蹉跌, 非徒虧損國威, 益啓彼人輕侮之心, 是豈細事? 帝王之事, 當求萬全, 宜養兵畜銳, 分道(入)〔而〕 直擣巢穴, 雖不能掃蕩醜類, 亦足示威。 姑且含忍以待明年何如?" 克均則以謂當征, 言於左右, 左右不以爲然, 獨不議, 啓曰: "都元帥成俊今日不來, 當同議以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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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일기34권, 연산 5년 7월 28일 丙戌 1/4 기사 / 1499년 명 홍치(弘治) 12년

승지 권주가 야인의 변경 침범이 이때보다 심한 적이 없었음을 아뢰니 의논하게 하다

국역

승지 권주가 아뢰기를,

"야인의 변경 침범은 없는 때가 없었으나, 지금은 하룻 동안에 변보(邊報)가 두 번씩이나 이르니, 이때처럼 심한 적은 없었으므로 신은 실로 통분하옵니다.

옛날의 제왕은 도량이 한결같지 않아서, 이를 도외(度外)에 두어 금수로 대접하여 계교하지 않은 이도 있고 군병을 정비하여 그 죄상을 정토(征討)하여 혁연(赫然)한 노여움334) 을 보인 이도 있었으니, 만약 그를 도외에 둔다면 그뿐이거니와, 그렇지 않다면 마땅히 혁연히 군사를 일으켜야 하는데, 지금 의논드리는 사람은 모두 ‘금년은 정토할 수 없다.’ 합니다. 신의 뜻으로는 명년에도 흉년이 들게 될는지 알 수 없는 일이오며, 가사 명년에 풍년이 들어 정벌하게 된다 할지라도 지금부터 명년 추동까지 그들의 절발(竊發)이 그치지 않으면 욕을 받음이 막심한 일이므로, 금년에는 마땅히 그 군병의 수를 감하여 날랜 병력으로 왕정하여 국위를 과시하여야 합니다. 비록 군자(軍資)가 부족하다 할지라도 당초 원수들이 정벌을 의논할 때에 어찌 군자의 충족과 부족을 계산하지 않았겠습니까. 생각건대 반드시 처치한 일이 있을 것이라 여깁니다만, 그 후에 군량의 부족으로써 정지하기를 청한 것은 만전의 계획입니다. 신은 백면 서생(百面書生)으로 어찌 이러한 일을 알겠습니까마는 신이 병방 승지(兵房承旨)가 되어 병사의 출납에 관한 일을 관장하여 본래 이러한 계획을 품고 있었으므로 감히 상달치 않을 수 없사오며, 반드시 신의 계획대로 행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전일 본원에 하문하실 때에 신은 마침 부재중이므로 미처 계달(啓達)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만약 금년에 정벌하지 않으려면 또한 마땅히 별도로 조치할 계획을 자문해야 할 것입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이를 의논하도록 하라."

하였다. 윤필상·정문형·한치형·이계동·여자신·권건·신부 등이 의논드리기를,

"근래 건주위 야인들이 누차 변경을 침범하여 스스로 천벌을 범하므로 마땅히 혁연히 군사를 일으켜 그 죄를 가서 물어야 하지만, 군사를 씀은 대사이므로 반드시 사세를 살피고 헤아려야 성공하는 것입니다. 지금 강변에는 식량이 다 없어져서 대중을 움직일 수 없으므로, 바야흐로 식량을 운반하여 명년의 대거를 도모하여야 하니 지금은 경솔히 분병(忿兵)을 출동할 수 없습니다. 만일 편사(偏師)335) 를 보내어 정벌하다가 혹 차질이 생긴다면 한갓 국위를 손상할 뿐만 아니오라, 더욱 저들의 경모(輕侮)하는 마음을 열어주는 결과가 될 터이니, 이것이 어찌 미세한 일이겠습니까. 제왕의 일은 마땅히 만전을 기해야 하므로, 강하고 날랜 군병을 양성하여 길을 나누어 들어가서 바로 그들의 소굴을 두드리면 비록 그 추류(醜類)336) 를 소탕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또한 위엄은 보일 것이니, 우선 그 분노를 참아 명년을 기다림이 어떠하옵니까."

하고 이극균은 마땅히 쳐야 한다는 말을 좌우에 하였으나 좌우에서 그렇게 여기지 않으니, 홀로 의계(議啓)하지 않고 아뢰기를,

"도원수 성준이 오늘 오지 않았으니, 마땅히 같이 의논하여 아뢰겠습니다."

하였다.

  • [註 334] 혁연(赫然)한 노여움 : 왕의 위엄을 이름.
  • [註 335] 편사(偏師) : 일부의 군대.
  • [註 336] 추류(醜類) : 적을 가리키는 말.

원문

○丙戌/承旨權柱啓: "野人犯邊, 無世無之, 而今則一日之間, 邊報再至, 未有若此時之甚也, 臣實痛憤。 古之帝王, 度量非一, 有置之度外, 以禽獸畜之, 不與較者; 有整兵討罪, 以示赫然之怒者。 如其置之度外則已矣, 不然, 當興赫然之師。 今之議者皆曰: ‘今年不可征。’ 臣意以謂, 明年之歉, 未可知也。 假使明年歲稔得征, 自今明年至秋冬, 竊發未已, 則受辱莫甚。 今年當減其軍數, 輕兵征討, 以示國威也。 雖曰軍資不足, 當初元帥等議征之時, 豈不計軍資足不足? 意必有處置之事矣。 其後以軍糧不足, 請停者, 是萬全之計也。 臣白面書生, 何足以知之? 然臣爲兵房承旨, 掌出納兵事, 故素懷此計, 不敢不達, 非必欲行臣之計也。 前者下問于本院, 臣適不在, 故未及啓達耳。 若於今年不征, 則亦當訪問其別設措置之策也。" 傳曰: "其議之。" 尹弼商、鄭文炯、韓致亨、李季仝、呂自新、權健、申溥議: "近來建州衛 野人屢犯邊境, 自干天誅, 宜興赫然之師, 往問其罪。 然用兵大事, 必須審度事勢, 乃可成功。 今江邊糧料罄乏, 不宜用大衆。 方運糧以圖明年大擧, 今不可輕擧忿兵也。 萬一偏師入(政)〔攻〕 , 或至蹉跌, 非徒虧損國威, 益啓彼人輕侮之心, 是豈細事? 帝王之事, 當求萬全, 宜養兵畜銳, 分道(入)〔而〕 直擣巢穴, 雖不能掃蕩醜類, 亦足示威。 姑且含忍以待明年何如?" 克均則以謂當征, 言於左右, 左右不以爲然, 獨不議, 啓曰: "都元帥成俊今日不來, 當同議以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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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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