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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일기16권, 연산 2년 7월 6일 辛亥 2/2 기사 / 1496년 명 홍치(弘治) 9년

대사헌 이육 등이 사당과 신주 세우는 일, 김순손·한치례 등의 일을 차자하다

국역

대사헌 이육 등이 차자를 올리기를,

"사당을 세우는 일에 대하여 신들이 되풀이하여 논계하였으나 전하께서 굳이 거절하시고, 하교하시기를, ‘내가 들을 수 없는 뜻을 앞서 이미 말하였다. 일이 이미 들을 수 없으니, 다시 말하지 말라.’하시고, 또 어서(御書)를 내려서, 말하는 자들을 너무 수다스럽게 지껄이는[喋喋利口] 자에게 비하여 재승 덕박(才勝德薄)한 사람이라 하고, 노사신을 주공이 성왕(成王)을 보좌한 데 비하여 당당한 바른 의논이라고까지 하시고, 또 하교하시기를, ‘천친(天親)을 버리지 않고 추후하여 사당을 세우는 것이 어찌 허물이 되는가?’하시니 신들의 의혹이 더욱 심합니다. 바른말과 곧은 논의로써 전하를 허물 없는 데로 인도하는 것이 너무 수다스럽게 지껄이는 것이라 하여 듣지 못하겠습니까? 노사신이 전후를 반복하여 의논을 달리 하여, 전하로 하여금 부왕(父王)의 명을 폐하고 삼전(三殿)의 전지(傳旨)을 어기게 하였으니, 그 죄는 용서하지 못할 것입니다. 전하께서 그의 그른 줄을 모르실 뿐 아니라, 그를 주공이 성왕을 보좌한 데 비하기까지 하셨으니 주공이 성왕을 보좌한 것이 이와 같이 아첨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말하는 이가 비록 간절하나 전하의 마음을 감오(感悟)시키지 못하였으니, 이른바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이 이것을 말한 것입니까? 전하께서 이른바 천친(天親)을 버리지 않는다는 말씀은 또 무엇입니까? 신들이 감히 전하로 하여금 천친을 버리시게 함이 아니오라, 전하께서 부왕(父王)의 유교를 저버림이 없이 그 어머니에게 사사로 정성과 공경을 다하게 하려는 것뿐이니, 이것이 둘 다 온전하여 해로움이 없음이 아니겠습니까. 지금 성종의 유교를 버리고 폐비의 사당을 세우면서, ‘천친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하시니, 신 등은, 아래 있는 백성이 무지(無知)하여 오직 윗사람이 하는 대로 따라가서, 그 폐단이 장차 어미를 먼저 하고 아비를 뒤로 하게 이를 것이며, 또 어미 있는 줄만 알고 아비 있는 줄을 알지 못하기에 이르러, 오랑캐와 금수 같은 지경에 빠져들어가도 미처 깨닫지 못할까 염려되오니, 어찌 깊이 두렵지 않습니까. 또 김순손은 비록 천한 환관이나, 임금의 형벌 쓰는 것은 삼가지 않을 수 없는데, 전하께서 간하는 사람의 말을 들어 줄 수 없다 하시고, 한치례가 외척으로 방자하니, 후일의 징조를 막지 않을 수 없는데 전하께서 또한 간하는 자의 말을 들어 줄 수 없다거니, 일이 이미 들어 줄 수 없는 것이니 다시 말하지 말라거니 하시니, 그렇다면 전하께서 이른바 들어서 행할 만한 것은 어떤 일입니까? 이 뒤로부터 착한 말이 날로 물러가고 간하는 길이 끊어져서 참소하고 아첨하는 신하들이 조정에 잇달아서 나라 꼴이 못될까 신들은 저어합니다."

하였으나, 들어 주지 않았다.

원문

○大司憲李陸等上箚曰:

臣等反覆啓請立廟等事, 而殿下固拒不已, 敎曰: "予之不可聽之意, 前已語之矣。 事旣不可聽, 不須更言。" 又下御書, 至比言者於喋喋利口以謂, 才勝德薄之人; 比思愼於周公之輔佐以謂, 恢恢正議。 又敎曰: "不棄天親, 追爲立廟, 豈爲過乎?" 臣等之惑滋甚。 以正言直論, 導殿下於無過之地者, 爲喋喋利口, 而不可聽乎? 思愼前後反覆異議, 使殿下廢父王之命, 違三殿之旨, 其罪不可恕也。 殿下不唯不知其非, 而至乃曰: "周公之輔成王。" 不知周公之輔成王, 若是諂乎? 言之者雖切, 而終不能感悟聖心, 所謂不可聽者, 其此之謂乎? 殿下所謂: "不棄天親。" 之語, 抑又何耶? 臣等非敢使殿下棄天親也, 欲殿下無負父王之敎, 而私致其誠敬於其母而已, 無乃兩全而無害乎? 今棄成宗之敎, 立廢妃之廟, 而曰: "不棄天親。" 臣等竊恐下民無知, 惟上之所爲, 其弊將至於先母, 而後父矣; 將至於知有母, 而不知有父也; 將淪入於夷狄禽獸, 而有不覺者矣, 豈不深可畏哉? 且金舜孫雖刑腐之餘, 然人主之用刑, 不可不愼, 而殿下以諫者之言爲不可聽。 韓致禮以外戚橫恣, 後日之漸不可不杜, 而殿下亦曰: "諫者之言不可聽, 而事旣不可聽, 不須更言。" 然則殿下所謂可聽而行者何歟? 臣等竊恐自此之後, 善言日退, 諫諍路絶, 讒諂面諛之臣接迹於朝廷, 而國非其國矣。

不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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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일기16권, 연산 2년 7월 6일 辛亥 2/2 기사 / 1496년 명 홍치(弘治) 9년

대사헌 이육 등이 사당과 신주 세우는 일, 김순손·한치례 등의 일을 차자하다

국역

대사헌 이육 등이 차자를 올리기를,

"사당을 세우는 일에 대하여 신들이 되풀이하여 논계하였으나 전하께서 굳이 거절하시고, 하교하시기를, ‘내가 들을 수 없는 뜻을 앞서 이미 말하였다. 일이 이미 들을 수 없으니, 다시 말하지 말라.’하시고, 또 어서(御書)를 내려서, 말하는 자들을 너무 수다스럽게 지껄이는[喋喋利口] 자에게 비하여 재승 덕박(才勝德薄)한 사람이라 하고, 노사신을 주공이 성왕(成王)을 보좌한 데 비하여 당당한 바른 의논이라고까지 하시고, 또 하교하시기를, ‘천친(天親)을 버리지 않고 추후하여 사당을 세우는 것이 어찌 허물이 되는가?’하시니 신들의 의혹이 더욱 심합니다. 바른말과 곧은 논의로써 전하를 허물 없는 데로 인도하는 것이 너무 수다스럽게 지껄이는 것이라 하여 듣지 못하겠습니까? 노사신이 전후를 반복하여 의논을 달리 하여, 전하로 하여금 부왕(父王)의 명을 폐하고 삼전(三殿)의 전지(傳旨)을 어기게 하였으니, 그 죄는 용서하지 못할 것입니다. 전하께서 그의 그른 줄을 모르실 뿐 아니라, 그를 주공이 성왕을 보좌한 데 비하기까지 하셨으니 주공이 성왕을 보좌한 것이 이와 같이 아첨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말하는 이가 비록 간절하나 전하의 마음을 감오(感悟)시키지 못하였으니, 이른바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이 이것을 말한 것입니까? 전하께서 이른바 천친(天親)을 버리지 않는다는 말씀은 또 무엇입니까? 신들이 감히 전하로 하여금 천친을 버리시게 함이 아니오라, 전하께서 부왕(父王)의 유교를 저버림이 없이 그 어머니에게 사사로 정성과 공경을 다하게 하려는 것뿐이니, 이것이 둘 다 온전하여 해로움이 없음이 아니겠습니까. 지금 성종의 유교를 버리고 폐비의 사당을 세우면서, ‘천친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하시니, 신 등은, 아래 있는 백성이 무지(無知)하여 오직 윗사람이 하는 대로 따라가서, 그 폐단이 장차 어미를 먼저 하고 아비를 뒤로 하게 이를 것이며, 또 어미 있는 줄만 알고 아비 있는 줄을 알지 못하기에 이르러, 오랑캐와 금수 같은 지경에 빠져들어가도 미처 깨닫지 못할까 염려되오니, 어찌 깊이 두렵지 않습니까. 또 김순손은 비록 천한 환관이나, 임금의 형벌 쓰는 것은 삼가지 않을 수 없는데, 전하께서 간하는 사람의 말을 들어 줄 수 없다 하시고, 한치례가 외척으로 방자하니, 후일의 징조를 막지 않을 수 없는데 전하께서 또한 간하는 자의 말을 들어 줄 수 없다거니, 일이 이미 들어 줄 수 없는 것이니 다시 말하지 말라거니 하시니, 그렇다면 전하께서 이른바 들어서 행할 만한 것은 어떤 일입니까? 이 뒤로부터 착한 말이 날로 물러가고 간하는 길이 끊어져서 참소하고 아첨하는 신하들이 조정에 잇달아서 나라 꼴이 못될까 신들은 저어합니다."

하였으나, 들어 주지 않았다.

원문

○大司憲李陸等上箚曰:

臣等反覆啓請立廟等事, 而殿下固拒不已, 敎曰: "予之不可聽之意, 前已語之矣。 事旣不可聽, 不須更言。" 又下御書, 至比言者於喋喋利口以謂, 才勝德薄之人; 比思愼於周公之輔佐以謂, 恢恢正議。 又敎曰: "不棄天親, 追爲立廟, 豈爲過乎?" 臣等之惑滋甚。 以正言直論, 導殿下於無過之地者, 爲喋喋利口, 而不可聽乎? 思愼前後反覆異議, 使殿下廢父王之命, 違三殿之旨, 其罪不可恕也。 殿下不唯不知其非, 而至乃曰: "周公之輔成王。" 不知周公之輔成王, 若是諂乎? 言之者雖切, 而終不能感悟聖心, 所謂不可聽者, 其此之謂乎? 殿下所謂: "不棄天親。" 之語, 抑又何耶? 臣等非敢使殿下棄天親也, 欲殿下無負父王之敎, 而私致其誠敬於其母而已, 無乃兩全而無害乎? 今棄成宗之敎, 立廢妃之廟, 而曰: "不棄天親。" 臣等竊恐下民無知, 惟上之所爲, 其弊將至於先母, 而後父矣; 將至於知有母, 而不知有父也; 將淪入於夷狄禽獸, 而有不覺者矣, 豈不深可畏哉? 且金舜孫雖刑腐之餘, 然人主之用刑, 不可不愼, 而殿下以諫者之言爲不可聽。 韓致禮以外戚橫恣, 後日之漸不可不杜, 而殿下亦曰: "諫者之言不可聽, 而事旣不可聽, 不須更言。" 然則殿下所謂可聽而行者何歟? 臣等竊恐自此之後, 善言日退, 諫諍路絶, 讒諂面諛之臣接迹於朝廷, 而國非其國矣。

不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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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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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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