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군일기12권, 연산 2년 1월 20일 己亥 3/6 기사 / 1496년 명 홍치(弘治) 9년
유승양을 국문토록 하다
국역
회의하는 재상에게 전교하기를,
"어제 유승양(柳承陽)이 괴이하고 허탄한 사연을 적어서 차비문(差備門)에서 올렸으니 그 죄가 크며, 선릉(宣陵)은 이미 대신과 더불어 의정(議定)한 것인데, 감히 화복의 설(說)로 인심을 현혹하니 그 죄 역시 크다. 그 말에 ‘만약 조지서·정성근을 쓴다면 장차 주공·소공이 성왕을 보필하듯이 할 것이다.’하였는데, 사람을 알기란 비록 성인이라도 오히려 어렵거늘, 하물며 나 같은 과매(寡昧)한 사람에 있어서랴. 그러나 지서(之瑞)는 일찍이 서연관(書筵官)이었는데, 내 생각에는, 재주가 낫고 덕이 부족하다고 여겼으며, 성근은 내가 알지 못한다. 승양이 어찌 지리를 알겠는가. 아마도 사주한 사람이 있을 것이니, 아울러 성근 등을 심문하는 것이 어떠한가?"
하니, 신승선이 아뢰기를,
"승양이 어제 아침에 신의 집에 찾아와서 신을 보자면서 면종(面腫)에 대한 약을 알려주려 한다고 하기에 신이 나가 보니 꿈을 꾼 일만을 말하므로, 신이 미친 사람으로 여기고 쫓아버렸습니다."
하고, 윤필상은 아뢰기를,
"조지서의 사람됨이 진실로 전하의 말씀과 같사오며, 성근은 신 역시 일찍이 일을 같이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그 사람됨을 알지 못하옵니다. 그러나 승양을 국문하면 성근 등이 참여하였는지의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고, 어세겸 등은 아뢰기를,
"지서는 본시 괴이한 것을 좋아하고, 성근은 본시 강직하다고 일컬어지는데, 비록 그 가슴속에 품은 것은 알 수 없으나, 지금 만약 아울러 국문하여 사실이 없으면 대체에 손상될까 걱정입니다. 이는 실로 큰일이오니, 모름지기 위관(委官)·승지·대간 등에게 명하여 함께 다스리도록 하는 것이 어떠하리까?"
하니, 전교하기를,
"나 역시 꼭 성근을 지목한 것은 아니다. 동부승지(同副承旨)로 하여금 의금부에 가서 국문에 참여하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12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13책 66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사법-재판(裁判)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원문
○傳于會議宰相曰: "昨柳承陽書怪誕之辭, 進于差備門, 其罪大矣。 宣陵已與大臣議定, 而敢以禍福之說, 疑惑人心, 罪亦大矣。 其曰: ‘若用趙之瑞、鄭誠謹, 則將如周、召之輔成王。’ 知人雖聖人猶難, 況予寡昧乎? 然之瑞曾爲書筵官, 予意以謂才勝德薄, 誠謹則予未知之。 承陽豈能知地理乎? 恐有指嗾之人, 竝問誠謹等何如?" 承善啓: "承陽昨朝到臣家, 要見臣欲告上面腫之藥, 臣出見則但言夢中事。 臣以謂狂, 而黜之。" 弼商啓: "之瑞爲人, 誠如上敎。 誠謹則臣亦未嘗同事, 故未知其爲人也。 然若鞫承陽, 則可知誠謹等與知否也。" 世謙等曰: "之瑞則素好詭異, 誠謹素稱鯁直。 雖其胸中所蘊不可知, 然今若竝鞫而無實, 則恐傷大體。 此實大事, 須命委官, 承旨、 臺諫等雜治之何如?" 傳曰: "予亦非的指誠謹, 其令同副承旨, 往禁府參鞫。"
- 【태백산사고본】 3책 12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13책 66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사법-재판(裁判)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연산군일기12권, 연산 2년 1월 20일 己亥 3/6 기사 / 1496년 명 홍치(弘治) 9년
유승양을 국문토록 하다
국역
회의하는 재상에게 전교하기를,
"어제 유승양(柳承陽)이 괴이하고 허탄한 사연을 적어서 차비문(差備門)에서 올렸으니 그 죄가 크며, 선릉(宣陵)은 이미 대신과 더불어 의정(議定)한 것인데, 감히 화복의 설(說)로 인심을 현혹하니 그 죄 역시 크다. 그 말에 ‘만약 조지서·정성근을 쓴다면 장차 주공·소공이 성왕을 보필하듯이 할 것이다.’하였는데, 사람을 알기란 비록 성인이라도 오히려 어렵거늘, 하물며 나 같은 과매(寡昧)한 사람에 있어서랴. 그러나 지서(之瑞)는 일찍이 서연관(書筵官)이었는데, 내 생각에는, 재주가 낫고 덕이 부족하다고 여겼으며, 성근은 내가 알지 못한다. 승양이 어찌 지리를 알겠는가. 아마도 사주한 사람이 있을 것이니, 아울러 성근 등을 심문하는 것이 어떠한가?"
하니, 신승선이 아뢰기를,
"승양이 어제 아침에 신의 집에 찾아와서 신을 보자면서 면종(面腫)에 대한 약을 알려주려 한다고 하기에 신이 나가 보니 꿈을 꾼 일만을 말하므로, 신이 미친 사람으로 여기고 쫓아버렸습니다."
하고, 윤필상은 아뢰기를,
"조지서의 사람됨이 진실로 전하의 말씀과 같사오며, 성근은 신 역시 일찍이 일을 같이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그 사람됨을 알지 못하옵니다. 그러나 승양을 국문하면 성근 등이 참여하였는지의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고, 어세겸 등은 아뢰기를,
"지서는 본시 괴이한 것을 좋아하고, 성근은 본시 강직하다고 일컬어지는데, 비록 그 가슴속에 품은 것은 알 수 없으나, 지금 만약 아울러 국문하여 사실이 없으면 대체에 손상될까 걱정입니다. 이는 실로 큰일이오니, 모름지기 위관(委官)·승지·대간 등에게 명하여 함께 다스리도록 하는 것이 어떠하리까?"
하니, 전교하기를,
"나 역시 꼭 성근을 지목한 것은 아니다. 동부승지(同副承旨)로 하여금 의금부에 가서 국문에 참여하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12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13책 66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사법-재판(裁判)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원문
○傳于會議宰相曰: "昨柳承陽書怪誕之辭, 進于差備門, 其罪大矣。 宣陵已與大臣議定, 而敢以禍福之說, 疑惑人心, 罪亦大矣。 其曰: ‘若用趙之瑞、鄭誠謹, 則將如周、召之輔成王。’ 知人雖聖人猶難, 況予寡昧乎? 然之瑞曾爲書筵官, 予意以謂才勝德薄, 誠謹則予未知之。 承陽豈能知地理乎? 恐有指嗾之人, 竝問誠謹等何如?" 承善啓: "承陽昨朝到臣家, 要見臣欲告上面腫之藥, 臣出見則但言夢中事。 臣以謂狂, 而黜之。" 弼商啓: "之瑞爲人, 誠如上敎。 誠謹則臣亦未嘗同事, 故未知其爲人也。 然若鞫承陽, 則可知誠謹等與知否也。" 世謙等曰: "之瑞則素好詭異, 誠謹素稱鯁直。 雖其胸中所蘊不可知, 然今若竝鞫而無實, 則恐傷大體。 此實大事, 須命委官, 承旨、 臺諫等雜治之何如?" 傳曰: "予亦非的指誠謹, 其令同副承旨, 往禁府參鞫。"
- 【태백산사고본】 3책 12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13책 66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사법-재판(裁判)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