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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247권, 성종 21년 11월 4일 壬午 1/9 기사 / 1490년 명 홍치(弘治) 3년

형조에서 나주 수군 최수림의 삼복 결과를 보고하고 대사헌 이계동이 민영견의 해직을 건의하다

국역

상참(常參)을 받고 정사를 보았다. 형조에서 삼복(三覆)978) 하여 아뢰기를,

"나주(羅州)의 죄수 수군(水軍) 최수림(崔水林)이 양인(良人) 이상좌(李上佐)의 처(妻) 백비(白非)와 간통하고 이상좌를 죽이려고 함께 꾀한 죄는, 백비는 능지 처사(凌遲處死)에, 최수림은 참부대시(斬不待時)979) 에 해당합니다."

하니, 그대로 따랐다. 대사헌(大司憲) 이계동(李季仝)이 아뢰기를,

"참판(參判)은 육경(六卿)의 다음이고, 육조(六曹)는 의정부(議政府)의 다음으로서 그 책임이 지극히 중하니, 사람을 선발해서 서용(敍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적임자를 제수(除授)하지 않는다면 공기(公器)가 중(重)하지 않게 되고, 공기를 중하게 여기지 않게 되면 조정(朝廷)이 가벼워지게 됩니다. 그러니 민영견(閔永肩)은 체임(遞任)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고, 홍문관 교리(弘文館校理) 강겸(姜謙)이 아뢰기를,

"대신(大臣)에게 의논하니, 대신이 모두 불가(不可)하다고 하고, 좌우(左右)의 시종(侍從)들도 모두 불가하다고 하는데, 전하(殿下)께서는 따르지 않으시니, 신 등은 그 뜻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하고, 저작(著作) 신용개(申用漑)가 아뢰기를,

"임금이 사람을 씀에 있어서는 반드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널리 채택해야 합니다. 지금 시종과 대간(臺諫)들은 모두 합당하지 않다고 하는데, 전하께서는 그 의논을 따르지 않으시니, 그 까닭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지금 성상(聖上)의 덕(德)이 고명(高明)하고 성상의 학문이 깊으신데, 다만 간언(諫言)을 따르심이 차츰 처음과 같지 않음이 염려됩니다."

하였는데, 임금이 말하기를,

"오늘은 간사하다고 말했다가 내일이면 아첨한다고 하여 날이 갈수록 또 다시 다르게 말하여, 말한 것이 하나 같지 않은 것은 왜 그런가? 만약 어떤 일이 간사하고 아첨한 것인가 지적하여 말한다면 마땅히 그 직임(職任)을 바꾸겠다."

하였다. 이계동이 말하기를,

"옛날 노기(盧杞)는 소인(小人) 중에 소인이었으나 당(唐)나라 덕종(德宗)이 그 간사함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지금 전하께서도 민영견이 소인임을 알지 못하시고 대간의 말을 따르지 않으시니, 신은 매우 가슴 아픕니다."

하니, 임금이 좌우에게 물어 보았다. 심회(沈澮)가 대답하기를,

"민영견이 비록 간사하다고는 하나, 지적해서 말할 만한 일은 없습니다."

하므로, 이계동이 말하기를,

"신은 본래 무사(武士)로서 재덕(才德)이 없으면서 지나치게 성은(聖恩)을 입어 지위가 언관(言官)의 우두머리에 이르렀습니다. 이미 분에 넘치는 광영이었으므로, 늘 성은(聖恩)에 보답하려는 생각에서 마음에 있는 것은 반드시 아뢰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 민영견의 일을 가지고 논계(論啓)하였으나, 천청(天聽)을 돌이키지 못하였으니, 이는 모두 신의 무능력한 탓입니다. 신이 어떻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 신을 해직(解職)시켜 주소서."

하였으나, 들어주지 아니하였다.

  • [註 978] 삼복(三覆) : 사죄(死罪)에 해당하는 죄인을 신중히 처결하기 위하여 세 차례 거듭해서 죄상을 조사하던 법.
  • [註 979] 참부대시(斬不待時) : 사형을 할 때 가을철 추분까지 기다리는 것이 원칙이나, 십악 대죄(十惡大罪)를 범한 죄인은 이에 구애되지 않고 사형을 집행하였음. 이 경우 참형(斬刑)에 처하는 것을 참부대시, 교형(絞刑)에 처하는 것을 교부대시(絞不待時)라 함.

원문

○壬(子)〔午〕 /受常參, 視事。 刑曹三覆啓: "羅州囚水軍崔水林, 奸良人李上佐妻白非, 同謀殺上佐罪, 白非凌遲處死, 水林斬不待時。" 從之。 大司憲李季仝啓曰: "參判六卿之貳, 而六曹亞於政府, 其任至重, 不可不擇人而用之。 若授非其人, 則公器不重, 公器不重, 則朝廷輕矣。 閔永肩不可不遞。" 弘文館校理姜謙啓曰: "議于大臣, 而大臣皆曰不可, 左右侍從, 亦皆曰不可, 而殿下不從, 臣等不知其意。" 著作申用漑啓曰: "人君用人, 必廣採衆議。 今侍從、臺諫, 皆云不合, 而殿下猶不從其議, 未知其由。 今聖德高明, 聖學緝熙, 但恐從諫之美, 漸不如初也。" 上曰: "今日指爲便佞, 明日指爲邪媚, 日復一日, 所言非一, 何歟? 若以爲某事爲便佞邪媚, 則當改其職矣。" 季仝曰: "昔盧杞, 小人之尤者也, 而唐 德宗, 猶不知其奸。 今殿下, 不知永肩之爲小人, 而不從臺諫之言, 臣竊痛心。" 上顧問左右。 沈澮對曰: "永肩雖曰便佞, 然無指摘可言事。" 季仝曰: "臣本武士, 顧無才德, 過蒙聖恩, 位至言官之長。 已踰涯分, 嘗思所以報塞聖恩, 有懷必達。 屢將永肩事論啓, 而未回天聽, 專由臣之無狀也。 臣安敢就職? 乞解臣職。" 不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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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247권, 성종 21년 11월 4일 壬午 1/9 기사 / 1490년 명 홍치(弘治) 3년

형조에서 나주 수군 최수림의 삼복 결과를 보고하고 대사헌 이계동이 민영견의 해직을 건의하다

국역

상참(常參)을 받고 정사를 보았다. 형조에서 삼복(三覆)978) 하여 아뢰기를,

"나주(羅州)의 죄수 수군(水軍) 최수림(崔水林)이 양인(良人) 이상좌(李上佐)의 처(妻) 백비(白非)와 간통하고 이상좌를 죽이려고 함께 꾀한 죄는, 백비는 능지 처사(凌遲處死)에, 최수림은 참부대시(斬不待時)979) 에 해당합니다."

하니, 그대로 따랐다. 대사헌(大司憲) 이계동(李季仝)이 아뢰기를,

"참판(參判)은 육경(六卿)의 다음이고, 육조(六曹)는 의정부(議政府)의 다음으로서 그 책임이 지극히 중하니, 사람을 선발해서 서용(敍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적임자를 제수(除授)하지 않는다면 공기(公器)가 중(重)하지 않게 되고, 공기를 중하게 여기지 않게 되면 조정(朝廷)이 가벼워지게 됩니다. 그러니 민영견(閔永肩)은 체임(遞任)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고, 홍문관 교리(弘文館校理) 강겸(姜謙)이 아뢰기를,

"대신(大臣)에게 의논하니, 대신이 모두 불가(不可)하다고 하고, 좌우(左右)의 시종(侍從)들도 모두 불가하다고 하는데, 전하(殿下)께서는 따르지 않으시니, 신 등은 그 뜻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하고, 저작(著作) 신용개(申用漑)가 아뢰기를,

"임금이 사람을 씀에 있어서는 반드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널리 채택해야 합니다. 지금 시종과 대간(臺諫)들은 모두 합당하지 않다고 하는데, 전하께서는 그 의논을 따르지 않으시니, 그 까닭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지금 성상(聖上)의 덕(德)이 고명(高明)하고 성상의 학문이 깊으신데, 다만 간언(諫言)을 따르심이 차츰 처음과 같지 않음이 염려됩니다."

하였는데, 임금이 말하기를,

"오늘은 간사하다고 말했다가 내일이면 아첨한다고 하여 날이 갈수록 또 다시 다르게 말하여, 말한 것이 하나 같지 않은 것은 왜 그런가? 만약 어떤 일이 간사하고 아첨한 것인가 지적하여 말한다면 마땅히 그 직임(職任)을 바꾸겠다."

하였다. 이계동이 말하기를,

"옛날 노기(盧杞)는 소인(小人) 중에 소인이었으나 당(唐)나라 덕종(德宗)이 그 간사함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지금 전하께서도 민영견이 소인임을 알지 못하시고 대간의 말을 따르지 않으시니, 신은 매우 가슴 아픕니다."

하니, 임금이 좌우에게 물어 보았다. 심회(沈澮)가 대답하기를,

"민영견이 비록 간사하다고는 하나, 지적해서 말할 만한 일은 없습니다."

하므로, 이계동이 말하기를,

"신은 본래 무사(武士)로서 재덕(才德)이 없으면서 지나치게 성은(聖恩)을 입어 지위가 언관(言官)의 우두머리에 이르렀습니다. 이미 분에 넘치는 광영이었으므로, 늘 성은(聖恩)에 보답하려는 생각에서 마음에 있는 것은 반드시 아뢰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 민영견의 일을 가지고 논계(論啓)하였으나, 천청(天聽)을 돌이키지 못하였으니, 이는 모두 신의 무능력한 탓입니다. 신이 어떻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 신을 해직(解職)시켜 주소서."

하였으나, 들어주지 아니하였다.

  • [註 978] 삼복(三覆) : 사죄(死罪)에 해당하는 죄인을 신중히 처결하기 위하여 세 차례 거듭해서 죄상을 조사하던 법.
  • [註 979] 참부대시(斬不待時) : 사형을 할 때 가을철 추분까지 기다리는 것이 원칙이나, 십악 대죄(十惡大罪)를 범한 죄인은 이에 구애되지 않고 사형을 집행하였음. 이 경우 참형(斬刑)에 처하는 것을 참부대시, 교형(絞刑)에 처하는 것을 교부대시(絞不待時)라 함.

원문

○壬(子)〔午〕 /受常參, 視事。 刑曹三覆啓: "羅州囚水軍崔水林, 奸良人李上佐妻白非, 同謀殺上佐罪, 白非凌遲處死, 水林斬不待時。" 從之。 大司憲李季仝啓曰: "參判六卿之貳, 而六曹亞於政府, 其任至重, 不可不擇人而用之。 若授非其人, 則公器不重, 公器不重, 則朝廷輕矣。 閔永肩不可不遞。" 弘文館校理姜謙啓曰: "議于大臣, 而大臣皆曰不可, 左右侍從, 亦皆曰不可, 而殿下不從, 臣等不知其意。" 著作申用漑啓曰: "人君用人, 必廣採衆議。 今侍從、臺諫, 皆云不合, 而殿下猶不從其議, 未知其由。 今聖德高明, 聖學緝熙, 但恐從諫之美, 漸不如初也。" 上曰: "今日指爲便佞, 明日指爲邪媚, 日復一日, 所言非一, 何歟? 若以爲某事爲便佞邪媚, 則當改其職矣。" 季仝曰: "昔盧杞, 小人之尤者也, 而唐 德宗, 猶不知其奸。 今殿下, 不知永肩之爲小人, 而不從臺諫之言, 臣竊痛心。" 上顧問左右。 沈澮對曰: "永肩雖曰便佞, 然無指摘可言事。" 季仝曰: "臣本武士, 顧無才德, 過蒙聖恩, 位至言官之長。 已踰涯分, 嘗思所以報塞聖恩, 有懷必達。 屢將永肩事論啓, 而未回天聽, 專由臣之無狀也。 臣安敢就職? 乞解臣職。" 不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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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 1
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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