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실록196권, 성종 17년 10월 5일 丙子 3/4 기사 / 1486년 명 성화(成化) 22년
무령군 유자광이 서산에서 사냥할 때 하번한 군졸을 징발할 것을 아뢰다
국역
무령군(武靈君) 유자광(柳子光)이 와서 아뢰기를,
"듣건대 근일 서산(西山)에서 사냥한다는 명이 있었다 합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방리(坊里)의 군사는 다 제어할 수 없는 군사이니, 많은들 무슨 보탬이 되겠습니까? 서산은 양주(楊州)·포천(抱川)·고양(高陽), 청계산(淸溪山)은 과천(果川)·금천(衿川)·광주(廣州) 등의 주민이 산림의 험이(險易)와 짐승의 종적(蹤跡)을 잘 아니, 그 고을의 하번(下番)621) 한 군졸을 징발하여 몰게 하소서."
하니, 승정원(承政院)에 전교(傳敎)하기를,
"사냥은 다만 짐승을 잡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군졸을 훈련하기 위한 것이니, 무령(武靈)의 말이 옳지 않겠는가? 홍 정승(洪政丞)이 이제 경연(經筵) 때문에 대궐에 왔으니 물어서 아뢰라."
하였다. 홍응(洪應)이 대답하기를,
"군졸이 하번(下番)하는 것은 그 힘을 쉬기 위한 것인데, 유자광의 말과 같이 하면 군졸이 쉴 기간이 없을 것이니, 이 말을 듣지 말도록 하소서."
하고, 유자광이 다시 아뢰기를,
"하번한 군졸은 고을의 수령(守令)도 사냥에 징발하는데, 더구나 사냥을 구경하실 때이겠습니까? 신은 폐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무령(武靈)이 아뢴 대로 하겠다."
하였다.
사신(史臣)이 논평하기를, "임금의 한마음을 공략하는 자가 많아서, 용력(勇力)으로도 하고 구변(口辯)으로도 하고 아첨으로도 하고 기욕(嗜慾)으로도 하여 각각 제가 쓰여져서 총애과 녹(祿)을 받게 되기를 바라는데, 이제 유자광은 천얼(賤孽)로 그 구변을 늘어놓아 임금이 사냥을 좋아하도록 유도하였으니, 이것도 임금의 마음을 공략하는 것이다. 사냥할 때마다 갑자기 번(番)을 쉬는 군사를 징발한다면, 군사가 어찌 조금이라도 쉬겠는가? 사람들이 다 아첨한다고 생각하였다" 하였다.
- [註 621] 하번(下番) : 군인이 군영에서 돌림 차례를 마치고 나오는 번(番).
원문
○武靈君 柳子光來啓曰: "聞近日有西山打圍之命。 臣意謂坊里之軍皆不制之兵, 雖多何益? 西山則楊州、抱川、高陽, 淸溪山則果川、衿川、廣州等居民, 備諳山林險易、禽獸蹤跡, 請徵其官下番軍卒以驅之。" 傳于承政院曰: "打圍非只爲獲禽, 欲以訓鍊軍卒, 武靈之言, 無乃可乎? 洪政丞今以經筵詣闕, 其問以啓。" 應對曰: "軍卒之下番, 所以休其力。 如子光言, 軍無休息之期, 請勿用此言。" 子光更啓曰: "下番軍卒, 邑宰尙且徵獵, 況觀獵時乎? 臣則謂以無弊也。" 傳曰: "當依武靈所啓。"
【史臣曰: "人主一心, 攻之者衆, 或以勇力, 或以辨口, 或以諂諛, 或以嗜慾, 各求自售以取寵祿。 今子光以賤孽, 肆其辯口, 導君於好獵, 此亦攻人主之心也。 每當打圍, 輒徵番休之兵, 則兵其小愒乎? 人皆以爲諂。"】
성종실록196권, 성종 17년 10월 5일 丙子 3/4 기사 / 1486년 명 성화(成化) 22년
무령군 유자광이 서산에서 사냥할 때 하번한 군졸을 징발할 것을 아뢰다
국역
무령군(武靈君) 유자광(柳子光)이 와서 아뢰기를,
"듣건대 근일 서산(西山)에서 사냥한다는 명이 있었다 합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방리(坊里)의 군사는 다 제어할 수 없는 군사이니, 많은들 무슨 보탬이 되겠습니까? 서산은 양주(楊州)·포천(抱川)·고양(高陽), 청계산(淸溪山)은 과천(果川)·금천(衿川)·광주(廣州) 등의 주민이 산림의 험이(險易)와 짐승의 종적(蹤跡)을 잘 아니, 그 고을의 하번(下番)621) 한 군졸을 징발하여 몰게 하소서."
하니, 승정원(承政院)에 전교(傳敎)하기를,
"사냥은 다만 짐승을 잡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군졸을 훈련하기 위한 것이니, 무령(武靈)의 말이 옳지 않겠는가? 홍 정승(洪政丞)이 이제 경연(經筵) 때문에 대궐에 왔으니 물어서 아뢰라."
하였다. 홍응(洪應)이 대답하기를,
"군졸이 하번(下番)하는 것은 그 힘을 쉬기 위한 것인데, 유자광의 말과 같이 하면 군졸이 쉴 기간이 없을 것이니, 이 말을 듣지 말도록 하소서."
하고, 유자광이 다시 아뢰기를,
"하번한 군졸은 고을의 수령(守令)도 사냥에 징발하는데, 더구나 사냥을 구경하실 때이겠습니까? 신은 폐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무령(武靈)이 아뢴 대로 하겠다."
하였다.
사신(史臣)이 논평하기를, "임금의 한마음을 공략하는 자가 많아서, 용력(勇力)으로도 하고 구변(口辯)으로도 하고 아첨으로도 하고 기욕(嗜慾)으로도 하여 각각 제가 쓰여져서 총애과 녹(祿)을 받게 되기를 바라는데, 이제 유자광은 천얼(賤孽)로 그 구변을 늘어놓아 임금이 사냥을 좋아하도록 유도하였으니, 이것도 임금의 마음을 공략하는 것이다. 사냥할 때마다 갑자기 번(番)을 쉬는 군사를 징발한다면, 군사가 어찌 조금이라도 쉬겠는가? 사람들이 다 아첨한다고 생각하였다" 하였다.
- [註 621] 하번(下番) : 군인이 군영에서 돌림 차례를 마치고 나오는 번(番).
원문
○武靈君 柳子光來啓曰: "聞近日有西山打圍之命。 臣意謂坊里之軍皆不制之兵, 雖多何益? 西山則楊州、抱川、高陽, 淸溪山則果川、衿川、廣州等居民, 備諳山林險易、禽獸蹤跡, 請徵其官下番軍卒以驅之。" 傳于承政院曰: "打圍非只爲獲禽, 欲以訓鍊軍卒, 武靈之言, 無乃可乎? 洪政丞今以經筵詣闕, 其問以啓。" 應對曰: "軍卒之下番, 所以休其力。 如子光言, 軍無休息之期, 請勿用此言。" 子光更啓曰: "下番軍卒, 邑宰尙且徵獵, 況觀獵時乎? 臣則謂以無弊也。" 傳曰: "當依武靈所啓。"
【史臣曰: "人主一心, 攻之者衆, 或以勇力, 或以辨口, 或以諂諛, 或以嗜慾, 各求自售以取寵祿。 今子光以賤孽, 肆其辯口, 導君於好獵, 此亦攻人主之心也。 每當打圍, 輒徵番休之兵, 則兵其小愒乎? 人皆以爲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