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실록145권, 성종 13년 윤8월 12일 戊寅 2/7 기사 / 1482년 명 성화(成化) 18년
제주도 등 남부 해안 지방의 유민에 관한 문제를 의논하다
국역
경연(經筵)에 나아갔다. 강(講)하기를 마치자, 지평(持平) 이의형(李義亨)이 아뢰기를,
"제주(濟州)의 떠돌아다니는 백성[流移人民]들이 진주(晉州)와 사천(泗川) 지방에 많이 우거(寓居)하면서 호적(戶籍)에 〈이름을〉 등재(登載)하지 아니하고, 해중(海中)에 출몰(出沒)하며 왜인(倭人)의 말을 배우고 의복(衣服)을 입고서, 해물(海物)을 채취(採取)하는 백성들을 침략(侵掠)하니, 청컨대 추쇄(推刷)하여 본고장으로 돌려보내소서."
하니, 임금이 좌우(左右)에게 물었다. 영사(領事) 윤필상(尹弼商)과 지사(知事) 이극증(李克增)이 대답하기를,
"이의형의 말이 옳으나, 떠돌아다니는 백성들이 진주 등지에 와서 우거하면서 해중에 왕래하는 것이 왜놈[倭奴]과 같아서, 만약에 추쇄한다는 소문을 들으면 곧 바다로 나갈 것이니, 쇄환(刷還)하기가 어렵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이것은 제주의 수령(守令)의 잘못이다. 어찌하여 백성들을 무휼(撫恤)하지 아니하여 떠돌아다니게 하는가? 관찰사(觀察使)로 하여금 추쇄하게 함이 가하다."
하였다. 헌납(獻納) 이종윤(李從允)이 아뢰기를,
"하삼도(下三道)의 훈도(訓導)는 대개가 모두 유학(幼學)이어서, 유생(儒生)들이 수업(受業)하기를 부끄럽게 여기니, 학업을 진흥[興學]시키는 뜻에 어긋남이 있으므로, 생원(生員)·진사(進士)로써 채워 임명[充差]함이 옳습니다. 그리고 시재(試才)793) 에 입격(入格)한 자는 거의 모두가 초학(初學)이므로, 사장(師長)의 임무를 제수하는 것은 매우 옳지 않습니다."
하니, 임금이 좌우에게 물었다. 윤필상이 대답하기를,
"생원·진사로써 모두 그 임무를 제수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관찰사(觀察使)가 순행(巡行)할 때에 먼저 훈도(訓導)를 강(講)하고, 다음에 유생(儒生)을 강하게 하면, 배우지 않는 자가 자연히 없을 것입니다."
하고, 이극증이 아뢰기를,
"생원·진사로써 모두 훈도를 제수하기란 어려울 것 같으니, 만약에 훈도가 되기를 원하는 자일 것 같으면 제수함이 가하고, 원하지 않는 자이면 강제로 제수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시강관(侍講官) 이창신(李昌臣)이 아뢰기를,
"신은 생각건대, 문과(文科)의 향시(鄕試)와 한성시(漢城試)에 입격한 자를 제수하면, 사람이 모자라지 않을 것입니다."
하고, 이종윤이 아뢰기를,
"세종조(世宗朝) 때에는 훈도(訓導)의 직임(職任)이 없고, 현(縣)에는 학장(學長)을 두는데, 연로(年老)하고 학문(學文)이 있는 자로써 이를 삼았고, 군(郡)에는 교도(敎導)를 두는데 생원·진사로 이를 삼았으며, 부(府)에는 교수(敎授)를 두는데 문신(文臣)으로 이를 제수하였지, 유학(幼學)으로써 훈도(訓導)를 제수하였다는 것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지금은 유학(幼學)뿐만이 아니라, 제사(諸司)의 서리(書吏)로서 거관(去官)한 자도 또한 제수되었으니, 유생(儒生)들이 어찌 존경(尊敬)하고 수업(受業)하려 들겠습니까? 이제부터 서리로서 거관한 자는 제수하지 않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였다. 이극증이 아뢰기를,
"서리(書吏)는 바로 세공(歲貢)794) 된 자와 삼정 일자(三丁一子)795) 인 자입니다. 만약에 글을 배웠다면 제수하는 것이 무슨 해(害)가 되겠습니까? 만약에 이를 금한다면 사로(仕路)796) 에 방해(妨害)가 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관찰사(觀察使)가 고강(考講)을 엄하게 하고, 이조(吏曹)에서 시재(試才)를 상세히 하는 것이 가하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2책 145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10책 384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정론-간쟁(諫諍) / 인사-선발(選拔) / 인사-관리(管理) / 사법-치안(治安) / 사법-탄핵(彈劾)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외교-왜(倭)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호구-호적(戶籍) / 호구-이동(移動)
- [註 793] 시재(試才) : 재주가 있는 자를 시험하여 뽑음.
- [註 794] 세공(歲貢) : 여기서는 해마다 지방 장관이 수재(秀才)를 선발하여 중앙에 올려보내던 공생(貢生)을 가리킨 말임.
- [註 795] 삼정 일자(三丁一子) : 1호(戶)에 세 아들이 한꺼번에 역(役)을 서게 되면 나라에서 그 중에 한 아들의 역을 면제해주는 일. 수령(守令)이 이조(吏曹)에 진성(陳省:청원(請願))을 올리면 각사(各司)에 나누어 정역(定役)기켰다가 고만(考滿)이 되면 거관(去官)시켜 영원히 그 역을 면제해 줌.
- [註 796] 사로(仕路) : 벼슬길.
원문
○御經筵。 講訖, 持平李義亨啓曰: "濟州流移人民, 多寓於晋州、泗川地面, 不載戶籍, 出沒海中, 學爲倭人言語衣服, 侵掠採海人民, 請推刷還本。" 上問左右領事尹弼商、知事李克增, 對曰: "義亨之言然矣, 流移之民, 來寓晋州等地, 往來海中, 似若倭奴, 若聞推刷, 則便浮于海, 刷還爲難。" 上曰: "此則濟州守令之過也。 何不撫其民, 使之流移乎? 令觀察使推刷可矣。" 獻納李從允啓曰: "下三道訓導, 率皆幼學, 儒生恥受業, 有乖興學之意, 以生員、進士, 充差爲便。 且試才入格者, 類皆初學, 而授師長之任, 甚不可。" 上問左右。 弼商對曰: "以生員、進士, 盡授其任, 則難矣。 令觀察使當巡行, 先講訓導, 次講儒生, 則不學者自無矣。" 克增曰: "以生員、進士, 盡授訓導似難, 若願爲訓導者, 則可授矣, 不欲者, 則不可强授。" 侍講官李昌臣曰: "臣以爲: ‘文科鄕漢城試入格者除授, 則不乏其人矣。" 從允曰: "世宗朝, 無訓導之職, 縣有學長, 以年老有學文者爲之, 郡有敎導, 以生員、進士爲之, 府有敎授, 以文臣除之, 未聞以幼學授訓導也。 今則非徒幼學也, 諸司書吏去官者, 亦得拜焉, 儒生其肯尊敬, 而受業乎? 自今書吏去官者, 勿授何如?" 克增曰: "書吏, 乃歲貢與三丁一子者也。 若學文, 則授之何害? 若禁之, 則有妨仕路。" 上曰: "觀察使嚴其考講, 吏曹詳其試才可矣。"
- 【태백산사고본】 22책 145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10책 384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정론-간쟁(諫諍) / 인사-선발(選拔) / 인사-관리(管理) / 사법-치안(治安) / 사법-탄핵(彈劾)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외교-왜(倭)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호구-호적(戶籍) / 호구-이동(移動)
성종실록145권, 성종 13년 윤8월 12일 戊寅 2/7 기사 / 1482년 명 성화(成化) 18년
제주도 등 남부 해안 지방의 유민에 관한 문제를 의논하다
국역
경연(經筵)에 나아갔다. 강(講)하기를 마치자, 지평(持平) 이의형(李義亨)이 아뢰기를,
"제주(濟州)의 떠돌아다니는 백성[流移人民]들이 진주(晉州)와 사천(泗川) 지방에 많이 우거(寓居)하면서 호적(戶籍)에 〈이름을〉 등재(登載)하지 아니하고, 해중(海中)에 출몰(出沒)하며 왜인(倭人)의 말을 배우고 의복(衣服)을 입고서, 해물(海物)을 채취(採取)하는 백성들을 침략(侵掠)하니, 청컨대 추쇄(推刷)하여 본고장으로 돌려보내소서."
하니, 임금이 좌우(左右)에게 물었다. 영사(領事) 윤필상(尹弼商)과 지사(知事) 이극증(李克增)이 대답하기를,
"이의형의 말이 옳으나, 떠돌아다니는 백성들이 진주 등지에 와서 우거하면서 해중에 왕래하는 것이 왜놈[倭奴]과 같아서, 만약에 추쇄한다는 소문을 들으면 곧 바다로 나갈 것이니, 쇄환(刷還)하기가 어렵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이것은 제주의 수령(守令)의 잘못이다. 어찌하여 백성들을 무휼(撫恤)하지 아니하여 떠돌아다니게 하는가? 관찰사(觀察使)로 하여금 추쇄하게 함이 가하다."
하였다. 헌납(獻納) 이종윤(李從允)이 아뢰기를,
"하삼도(下三道)의 훈도(訓導)는 대개가 모두 유학(幼學)이어서, 유생(儒生)들이 수업(受業)하기를 부끄럽게 여기니, 학업을 진흥[興學]시키는 뜻에 어긋남이 있으므로, 생원(生員)·진사(進士)로써 채워 임명[充差]함이 옳습니다. 그리고 시재(試才)793) 에 입격(入格)한 자는 거의 모두가 초학(初學)이므로, 사장(師長)의 임무를 제수하는 것은 매우 옳지 않습니다."
하니, 임금이 좌우에게 물었다. 윤필상이 대답하기를,
"생원·진사로써 모두 그 임무를 제수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관찰사(觀察使)가 순행(巡行)할 때에 먼저 훈도(訓導)를 강(講)하고, 다음에 유생(儒生)을 강하게 하면, 배우지 않는 자가 자연히 없을 것입니다."
하고, 이극증이 아뢰기를,
"생원·진사로써 모두 훈도를 제수하기란 어려울 것 같으니, 만약에 훈도가 되기를 원하는 자일 것 같으면 제수함이 가하고, 원하지 않는 자이면 강제로 제수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시강관(侍講官) 이창신(李昌臣)이 아뢰기를,
"신은 생각건대, 문과(文科)의 향시(鄕試)와 한성시(漢城試)에 입격한 자를 제수하면, 사람이 모자라지 않을 것입니다."
하고, 이종윤이 아뢰기를,
"세종조(世宗朝) 때에는 훈도(訓導)의 직임(職任)이 없고, 현(縣)에는 학장(學長)을 두는데, 연로(年老)하고 학문(學文)이 있는 자로써 이를 삼았고, 군(郡)에는 교도(敎導)를 두는데 생원·진사로 이를 삼았으며, 부(府)에는 교수(敎授)를 두는데 문신(文臣)으로 이를 제수하였지, 유학(幼學)으로써 훈도(訓導)를 제수하였다는 것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지금은 유학(幼學)뿐만이 아니라, 제사(諸司)의 서리(書吏)로서 거관(去官)한 자도 또한 제수되었으니, 유생(儒生)들이 어찌 존경(尊敬)하고 수업(受業)하려 들겠습니까? 이제부터 서리로서 거관한 자는 제수하지 않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였다. 이극증이 아뢰기를,
"서리(書吏)는 바로 세공(歲貢)794) 된 자와 삼정 일자(三丁一子)795) 인 자입니다. 만약에 글을 배웠다면 제수하는 것이 무슨 해(害)가 되겠습니까? 만약에 이를 금한다면 사로(仕路)796) 에 방해(妨害)가 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관찰사(觀察使)가 고강(考講)을 엄하게 하고, 이조(吏曹)에서 시재(試才)를 상세히 하는 것이 가하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2책 145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10책 384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정론-간쟁(諫諍) / 인사-선발(選拔) / 인사-관리(管理) / 사법-치안(治安) / 사법-탄핵(彈劾)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외교-왜(倭)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호구-호적(戶籍) / 호구-이동(移動)
- [註 793] 시재(試才) : 재주가 있는 자를 시험하여 뽑음.
- [註 794] 세공(歲貢) : 여기서는 해마다 지방 장관이 수재(秀才)를 선발하여 중앙에 올려보내던 공생(貢生)을 가리킨 말임.
- [註 795] 삼정 일자(三丁一子) : 1호(戶)에 세 아들이 한꺼번에 역(役)을 서게 되면 나라에서 그 중에 한 아들의 역을 면제해주는 일. 수령(守令)이 이조(吏曹)에 진성(陳省:청원(請願))을 올리면 각사(各司)에 나누어 정역(定役)기켰다가 고만(考滿)이 되면 거관(去官)시켜 영원히 그 역을 면제해 줌.
- [註 796] 사로(仕路) : 벼슬길.
원문
○御經筵。 講訖, 持平李義亨啓曰: "濟州流移人民, 多寓於晋州、泗川地面, 不載戶籍, 出沒海中, 學爲倭人言語衣服, 侵掠採海人民, 請推刷還本。" 上問左右領事尹弼商、知事李克增, 對曰: "義亨之言然矣, 流移之民, 來寓晋州等地, 往來海中, 似若倭奴, 若聞推刷, 則便浮于海, 刷還爲難。" 上曰: "此則濟州守令之過也。 何不撫其民, 使之流移乎? 令觀察使推刷可矣。" 獻納李從允啓曰: "下三道訓導, 率皆幼學, 儒生恥受業, 有乖興學之意, 以生員、進士, 充差爲便。 且試才入格者, 類皆初學, 而授師長之任, 甚不可。" 上問左右。 弼商對曰: "以生員、進士, 盡授其任, 則難矣。 令觀察使當巡行, 先講訓導, 次講儒生, 則不學者自無矣。" 克增曰: "以生員、進士, 盡授訓導似難, 若願爲訓導者, 則可授矣, 不欲者, 則不可强授。" 侍講官李昌臣曰: "臣以爲: ‘文科鄕漢城試入格者除授, 則不乏其人矣。" 從允曰: "世宗朝, 無訓導之職, 縣有學長, 以年老有學文者爲之, 郡有敎導, 以生員、進士爲之, 府有敎授, 以文臣除之, 未聞以幼學授訓導也。 今則非徒幼學也, 諸司書吏去官者, 亦得拜焉, 儒生其肯尊敬, 而受業乎? 自今書吏去官者, 勿授何如?" 克增曰: "書吏, 乃歲貢與三丁一子者也。 若學文, 則授之何害? 若禁之, 則有妨仕路。" 上曰: "觀察使嚴其考講, 吏曹詳其試才可矣。"
- 【태백산사고본】 22책 145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10책 384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정론-간쟁(諫諍) / 인사-선발(選拔) / 인사-관리(管理) / 사법-치안(治安) / 사법-탄핵(彈劾)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외교-왜(倭)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호구-호적(戶籍) / 호구-이동(移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