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실록41권, 성종 5년 4월 8일 壬戌 2/8 기사 / 1474년 명 성화(成化) 10년
경연에서 이예·신숙주·홍윤성이 예문관원들이 학문에 힘쓰도록 하는 일을 아뢰다
국역
경연(經筵)에 나아갔다. 강(講)하기를 마치자, 대사헌(大司憲) 이예(李芮)가 아뢰기를,
"문사(文士)를 선발(選拔)하여 예문관(藝文館)의 직(職)을 제수(除授)한 것은 문학(文學)을 전공(專攻)시키려 함인데, 요즈음 예문관 직을 받은 자는 제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부서로 옮겨 가기 바쁘니, 그래가지고서야 어느 겨를에 학업(學業)을 연마하겠습니까? 바라건대 다시 연소(年少)한 자를 선발해서, 세종 때의 집현전(集賢殿)의 예(例)에 따라 예문관에만 오래 있게 해서, 다른 관직은 제수하지 못하게 하고 차례로 승진(陞進)시키는 한편, 때로는 사가 독서(賜暇讀書)케 하여 10여 년을 우유(優游)185) 하게 한다면 박학 능문(博學能文)의 학자가 배출(輩出)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좌우에게 물었다. 영사(領事) 신숙주(申叔舟)가 아뢰기를,
"모든 학자들이 과거에 급제한 이후로는 모두가 영진(榮進)만을 생각하고 독서(讀書)하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뜻이 있는 선비가 아니라면 누가 학문에 전심 전력(專心專力)을 하겠습니까? 이예가 아뢴 것이 지당합니다."
하였고, 영사(領事) 홍윤성(洪允成)은 아뢰기를,
"신(臣)이 일찍이 세종 때의 고사(古事)에 따라 예문관원(藝文館員)으로 하여금 산사(山寺)에 나아가 독서(讀書)하게 하도록 하자고 청하였었는데, 대비(大妃)께서, ‘유생(儒生)은 절[寺]에 갈 수가 없다.’ 하여 허락하지 않았습니다만, 신숙주(申叔舟) 같은 이도 집현전원(集賢殿員)으로서 산사(山寺)에서 독서한 자입니다. 대체로 문장(文章)은 반드시 전업(專業)을 해야만 성과를 거두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예문관원(藝文館員)은 적합하지 못한 자도 있으니, 다시 정밀하게 선발하여 제수하고 차례로 승진시켜서 학업에 전력하도록 하게 하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마땅히 대비(大妃)께 아뢰겠다."
하였다.
- [註 185] 우유(優游) : 여유 있게 학문을 연마함을 말함.
원문
○御經筵。 講訖, 大司憲李芮啓曰: "揀選文士, 以授藝文館職, 欲專治文翰也, 今爲此職者, 除授未幾, 遽移他官, 何暇有所進業? 願更擇年少者, 依世宗朝集賢殿例, 久於其任, 毋授他官, 以次陞敍, 有時賜暇讀書, 使得優游十餘年, 則博洽能文之士出矣。 上問左右。 領事申叔舟啓曰: "凡爲士者, 自登科第, 皆慕榮進, 不喜讀書。 非有志之士, 誰肯潛心力學? 芮之所啓當矣。" 領事洪允成啓曰: "臣曾請依世宗朝故事, 使藝文館員就山寺讀書, 懿旨以 ‘儒生不可上寺’, 不許。 如申叔舟亦以集賢殿員, 讀書山寺者也。 大抵文章, 必專業然後有成。 但今見任藝文者, 或有不稱, 更加精選授之, 以此陞敍, 以專其業。" 上曰: "當稟于大妃。"
성종실록41권, 성종 5년 4월 8일 壬戌 2/8 기사 / 1474년 명 성화(成化) 10년
경연에서 이예·신숙주·홍윤성이 예문관원들이 학문에 힘쓰도록 하는 일을 아뢰다
국역
경연(經筵)에 나아갔다. 강(講)하기를 마치자, 대사헌(大司憲) 이예(李芮)가 아뢰기를,
"문사(文士)를 선발(選拔)하여 예문관(藝文館)의 직(職)을 제수(除授)한 것은 문학(文學)을 전공(專攻)시키려 함인데, 요즈음 예문관 직을 받은 자는 제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부서로 옮겨 가기 바쁘니, 그래가지고서야 어느 겨를에 학업(學業)을 연마하겠습니까? 바라건대 다시 연소(年少)한 자를 선발해서, 세종 때의 집현전(集賢殿)의 예(例)에 따라 예문관에만 오래 있게 해서, 다른 관직은 제수하지 못하게 하고 차례로 승진(陞進)시키는 한편, 때로는 사가 독서(賜暇讀書)케 하여 10여 년을 우유(優游)185) 하게 한다면 박학 능문(博學能文)의 학자가 배출(輩出)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좌우에게 물었다. 영사(領事) 신숙주(申叔舟)가 아뢰기를,
"모든 학자들이 과거에 급제한 이후로는 모두가 영진(榮進)만을 생각하고 독서(讀書)하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뜻이 있는 선비가 아니라면 누가 학문에 전심 전력(專心專力)을 하겠습니까? 이예가 아뢴 것이 지당합니다."
하였고, 영사(領事) 홍윤성(洪允成)은 아뢰기를,
"신(臣)이 일찍이 세종 때의 고사(古事)에 따라 예문관원(藝文館員)으로 하여금 산사(山寺)에 나아가 독서(讀書)하게 하도록 하자고 청하였었는데, 대비(大妃)께서, ‘유생(儒生)은 절[寺]에 갈 수가 없다.’ 하여 허락하지 않았습니다만, 신숙주(申叔舟) 같은 이도 집현전원(集賢殿員)으로서 산사(山寺)에서 독서한 자입니다. 대체로 문장(文章)은 반드시 전업(專業)을 해야만 성과를 거두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예문관원(藝文館員)은 적합하지 못한 자도 있으니, 다시 정밀하게 선발하여 제수하고 차례로 승진시켜서 학업에 전력하도록 하게 하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마땅히 대비(大妃)께 아뢰겠다."
하였다.
- [註 185] 우유(優游) : 여유 있게 학문을 연마함을 말함.
원문
○御經筵。 講訖, 大司憲李芮啓曰: "揀選文士, 以授藝文館職, 欲專治文翰也, 今爲此職者, 除授未幾, 遽移他官, 何暇有所進業? 願更擇年少者, 依世宗朝集賢殿例, 久於其任, 毋授他官, 以次陞敍, 有時賜暇讀書, 使得優游十餘年, 則博洽能文之士出矣。 上問左右。 領事申叔舟啓曰: "凡爲士者, 自登科第, 皆慕榮進, 不喜讀書。 非有志之士, 誰肯潛心力學? 芮之所啓當矣。" 領事洪允成啓曰: "臣曾請依世宗朝故事, 使藝文館員就山寺讀書, 懿旨以 ‘儒生不可上寺’, 不許。 如申叔舟亦以集賢殿員, 讀書山寺者也。 大抵文章, 必專業然後有成。 但今見任藝文者, 或有不稱, 更加精選授之, 以此陞敍, 以專其業。" 上曰: "當稟于大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