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검색

성종실록33권, 성종 4년 8월 25일 甲申 6/8 기사 / 1473년 명 성화(成化) 9년

대사헌 서거정 등이 정업원 주지 윤씨가 부부의 도리를 저버렸다 하여 논핵하다

국역

서거정(徐居正) 등이 또 상소하기를,

"신 등은 처음 윤씨(尹氏)가 정업원(淨業院) 주지(住持)가 됨을 듣고 파거(罷去)하도록 요청하려 하였으나, 말을 아니하고 머뭇거리다가 며칠이 지났는데, 반복하여 생각해보아도 끝내 침묵할 수가 없어, 감히 우매함을 무릅쓰고 아룁니다. 신 등은 생각하건대, 사람의 사람됨은 삼강 오상(三綱五常)이 있기 때문이니, 강상(綱常)이 한 번 무너지면 인도(人道)도 괴멸되는 것입니다. 부부는 삼강 오상의 하나인데, 부부간이란 같이 살 때에 가장 친밀한 사이이므로 사람의 사람됨을 보려면 여기에서 심술(心術)의 미묘함을 알 수 있습니다. 윤씨는 유자환(柳子煥)이 살아 있을 때에도 반목하여 서로 맞지 않아 금슬(琴瑟)이 화합하지 아니하여서, 가실(家室)에서도 호월(胡越)670) 과 같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식자(識者)들이 모두 말하기를, ‘지아비가 비록 지아비 노릇을 못하더라도 지어미가 어찌 지어미 노릇을 하지 않을 수 있느냐?’ 하였으니, 대개 윤씨의 순종하지 못함을 꾸짖는 말입니다. 유자환(柳子煥)의 병이 심하게 되어서도 윤씨는 일찍이 몹시 당황하고 근심하여 간절하고 측은함이 절박한 적이 없었고, 죽어서도 오히려 안색이 수척하거나 곡읍(哭泣)이 애통함이 없어, 조상(弔喪)한 자들이 모두 윤씨의 사람됨이 야박하다고 하였습니다. 유규(柳規)가 남원(南原)으로부터 와서 아들의 상사(喪事)를 통곡하고 관(棺)을 싣고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윤씨에게 같이 돌아가기를 청하였는데, 윤씨는 겉으로 응하는 체하다가 도망하여 머리를 깎아 버렸고, 상여가 떠날 때에도 일찍이 한 마디 곡성(哭聲)도 내지 않았으니, 그 백년 해로(百年偕老)나 미망인(未亡人)이라고 칭하는 의의가 과연 어디에 있습니까? 이는 비록 여항(閭巷)의 소부(小婦)라도 인정상 차마 하지 못할 일인데, 일찍이 윤씨로서 차마 할 수 있겠습니까? 또 이런 것을 차마 한다면, 무엇인들 차마 하지 못할 일이 있겠습니까? 지금 윤씨가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내가 삭발한 것은 망부(亡夫)를 위하여 복을 빌려 함이다.’ 하였지만, 윤씨가 이미 유자환(柳子煥)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위급한 지경에도 야박하게 하였는데, 어찌 능히 지금에 와서 후해질 수 있겠습니까? 부부간의 강상지도(綱常之道)에 있어 대절(大節)이 이미 무너졌으니, 나머지는 족히 볼 것도 없습니다. 정업원(淨業院)이 비록 조정(朝廷)에서 첨시(瞻視)하는 곳은 아니고, 주지(住持)가 정사를 다스리는 소임은 아니지만, 그러나 이미 뽑히어 뭇사람의 위에 있으니, 마땅히 조행(操行)이 근후(謹厚)한 자를 얻어 처리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윤씨와 같이 박행(薄行)하고 무상(無狀)한 자에게 맡기는 것은 마땅치 못하니, 빨리 파거(罷去)하도록 명하시어 여망(輿望)을 풀도록 하소서."

하니 전교(傳敎)하기를,

"오래된 일을 어찌 지금에 와서 말할 것이냐?"

하였다.

  • [註 670] 호월(胡越) : 중국 북쪽의 호(胡)나라와 남쪽의 월(越)나라라는 뜻으로, 호나라는 북쪽, 월나라는 남쪽에 있었으므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소원(疎遠)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임.

원문

○徐居正等又上疏曰:

臣等初聞尹氏爲淨業院住持, 欲上請罷去, 囁嚅有日, 反覆思之, 不容終默, 敢冒昧以聞。 臣等以謂, 人之所以爲人者, 以其有三綱五常也, 綱常一壞, 人道滅矣。 夫婦三綱五常之一耳, 夫婦之間, 居室之際, 最親且密, 觀人者類, 於是知其心術之微矣。 尹氏當柳子煥生時, 反目相乖, 琴瑟不和, 室家之間, 有同胡越。 識者皆曰: "夫雖不夫, 婦不可以不婦?" 蓋詬尹氏之不順也。 及子渙病劇, 尹氏未嘗惶惶恤恤、懇惻迫切, 旣歿尙無顔色之戚、哭泣之哀弔者, 皆薄尹氏之爲人也。 柳規自南原來哭子喪, 載柩還鄕, 請尹氏偕歸, 尹氏陽應, 逃歸剃髮, 當發柩之時, 未嘗出一聲哭, 送其百年偕老, 稱未亡人之義, 果安在乎? 此雖閭巷小婦, 情不忍爲, 曾爲尹氏而忍爲之乎? 是可忍也, 孰不可忍也? 今尹氏語人曰: "我之剃髮, 爲亡夫薦福。" 尹氏旣薄於子渙生死危急之際, 安能獨厚於今日乎? 夫婦之間綱常之道, 大節已虧, 餘不足觀也。 淨業院雖非朝廷瞻視之地, 住持非治事之任, 然旣被選, 居衆人之上, 當得操行謹厚者處之, 不宜如尹氏薄行無狀者主之, 亟命罷去, 以快輿望。

傳曰: "久遠之事, 何乃今言之?"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성종실록33권, 성종 4년 8월 25일 甲申 6/8 기사 / 1473년 명 성화(成化) 9년

대사헌 서거정 등이 정업원 주지 윤씨가 부부의 도리를 저버렸다 하여 논핵하다

국역

서거정(徐居正) 등이 또 상소하기를,

"신 등은 처음 윤씨(尹氏)가 정업원(淨業院) 주지(住持)가 됨을 듣고 파거(罷去)하도록 요청하려 하였으나, 말을 아니하고 머뭇거리다가 며칠이 지났는데, 반복하여 생각해보아도 끝내 침묵할 수가 없어, 감히 우매함을 무릅쓰고 아룁니다. 신 등은 생각하건대, 사람의 사람됨은 삼강 오상(三綱五常)이 있기 때문이니, 강상(綱常)이 한 번 무너지면 인도(人道)도 괴멸되는 것입니다. 부부는 삼강 오상의 하나인데, 부부간이란 같이 살 때에 가장 친밀한 사이이므로 사람의 사람됨을 보려면 여기에서 심술(心術)의 미묘함을 알 수 있습니다. 윤씨는 유자환(柳子煥)이 살아 있을 때에도 반목하여 서로 맞지 않아 금슬(琴瑟)이 화합하지 아니하여서, 가실(家室)에서도 호월(胡越)670) 과 같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식자(識者)들이 모두 말하기를, ‘지아비가 비록 지아비 노릇을 못하더라도 지어미가 어찌 지어미 노릇을 하지 않을 수 있느냐?’ 하였으니, 대개 윤씨의 순종하지 못함을 꾸짖는 말입니다. 유자환(柳子煥)의 병이 심하게 되어서도 윤씨는 일찍이 몹시 당황하고 근심하여 간절하고 측은함이 절박한 적이 없었고, 죽어서도 오히려 안색이 수척하거나 곡읍(哭泣)이 애통함이 없어, 조상(弔喪)한 자들이 모두 윤씨의 사람됨이 야박하다고 하였습니다. 유규(柳規)가 남원(南原)으로부터 와서 아들의 상사(喪事)를 통곡하고 관(棺)을 싣고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윤씨에게 같이 돌아가기를 청하였는데, 윤씨는 겉으로 응하는 체하다가 도망하여 머리를 깎아 버렸고, 상여가 떠날 때에도 일찍이 한 마디 곡성(哭聲)도 내지 않았으니, 그 백년 해로(百年偕老)나 미망인(未亡人)이라고 칭하는 의의가 과연 어디에 있습니까? 이는 비록 여항(閭巷)의 소부(小婦)라도 인정상 차마 하지 못할 일인데, 일찍이 윤씨로서 차마 할 수 있겠습니까? 또 이런 것을 차마 한다면, 무엇인들 차마 하지 못할 일이 있겠습니까? 지금 윤씨가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내가 삭발한 것은 망부(亡夫)를 위하여 복을 빌려 함이다.’ 하였지만, 윤씨가 이미 유자환(柳子煥)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위급한 지경에도 야박하게 하였는데, 어찌 능히 지금에 와서 후해질 수 있겠습니까? 부부간의 강상지도(綱常之道)에 있어 대절(大節)이 이미 무너졌으니, 나머지는 족히 볼 것도 없습니다. 정업원(淨業院)이 비록 조정(朝廷)에서 첨시(瞻視)하는 곳은 아니고, 주지(住持)가 정사를 다스리는 소임은 아니지만, 그러나 이미 뽑히어 뭇사람의 위에 있으니, 마땅히 조행(操行)이 근후(謹厚)한 자를 얻어 처리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윤씨와 같이 박행(薄行)하고 무상(無狀)한 자에게 맡기는 것은 마땅치 못하니, 빨리 파거(罷去)하도록 명하시어 여망(輿望)을 풀도록 하소서."

하니 전교(傳敎)하기를,

"오래된 일을 어찌 지금에 와서 말할 것이냐?"

하였다.

  • [註 670] 호월(胡越) : 중국 북쪽의 호(胡)나라와 남쪽의 월(越)나라라는 뜻으로, 호나라는 북쪽, 월나라는 남쪽에 있었으므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소원(疎遠)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임.

원문

○徐居正等又上疏曰:

臣等初聞尹氏爲淨業院住持, 欲上請罷去, 囁嚅有日, 反覆思之, 不容終默, 敢冒昧以聞。 臣等以謂, 人之所以爲人者, 以其有三綱五常也, 綱常一壞, 人道滅矣。 夫婦三綱五常之一耳, 夫婦之間, 居室之際, 最親且密, 觀人者類, 於是知其心術之微矣。 尹氏當柳子煥生時, 反目相乖, 琴瑟不和, 室家之間, 有同胡越。 識者皆曰: "夫雖不夫, 婦不可以不婦?" 蓋詬尹氏之不順也。 及子渙病劇, 尹氏未嘗惶惶恤恤、懇惻迫切, 旣歿尙無顔色之戚、哭泣之哀弔者, 皆薄尹氏之爲人也。 柳規自南原來哭子喪, 載柩還鄕, 請尹氏偕歸, 尹氏陽應, 逃歸剃髮, 當發柩之時, 未嘗出一聲哭, 送其百年偕老, 稱未亡人之義, 果安在乎? 此雖閭巷小婦, 情不忍爲, 曾爲尹氏而忍爲之乎? 是可忍也, 孰不可忍也? 今尹氏語人曰: "我之剃髮, 爲亡夫薦福。" 尹氏旣薄於子渙生死危急之際, 安能獨厚於今日乎? 夫婦之間綱常之道, 大節已虧, 餘不足觀也。 淨業院雖非朝廷瞻視之地, 住持非治事之任, 然旣被選, 居衆人之上, 當得操行謹厚者處之, 不宜如尹氏薄行無狀者主之, 亟命罷去, 以快輿望。

傳曰: "久遠之事, 何乃今言之?"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원본

/ 1
태조-철종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고종-순종
                                                              • 이동
                                                                • 이동
                                                                  • 이동
                                                                    태조-철종
                                                                      고종-순종

                                                                        문자입력기

                                                                        한자목록

                                                                        문자영역
                                                                        한자목록 바로가기

                                                                        부수

                                                                        획수

                                                                        한자목록

                                                                        획수

                                                                        한자목록

                                                                        부수

                                                                        획수

                                                                        한자목록

                                                                        영문INDEX

                                                                        한어 병음

                                                                        한자목록

                                                                        영문INDEX

                                                                        일본어 음독

                                                                        한자목록

                                                                        책갈피목록

                                                                        책갈피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