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태조-철종

고종-순종

예종실록1권, 총서 1번째기사

예종 양도 흠문 성무 의인 소효 대왕(睿宗襄悼欽文聖武懿仁昭孝大王)의 휘(諱)는 이황(李晄)이고 자(字)는 평보(平甫)인데, 세조 혜장 대왕(世祖惠莊大王)의 둘째 아들이며, 모비(母妃)는 자성 흠인 경덕 선렬 명순 원숙 휘신 혜의 태왕 태비(慈聖欽仁景德宣烈明順元淑徽愼惠懿太王太妃) 윤씨(尹氏)이다. 경태(景泰) 원년⁰⁰¹⁾ 경오 정월 정축일에 사저(私邸)에서 탄생하였는데, 기의(岐嶷)하고 영이(穎異)하였다. 처음에 해양 대군(海陽大君)으로 봉해져서 상당 부원군(上黨府院君) 한명회(韓明澮)의 딸에게 장가들었으니, 바로 장순 왕후(章順王后)인데 일찍 승하하였다. 천순(天順) 원년(元年)⁰⁰²⁾ 9월에 왕세자가 졸(卒)하자 세조가 세자(世子)로 세우기를 청하니, 황제가 사신을 보내어 조선국 왕세자로 봉하였다. 성품이 영명 과단(英明果斷)하고 공검 연묵(恭儉淵默)하며, 서책에 뜻을 두어 시학자(侍學者)로 하여금 날마다 세 번씩 진강(進講)하게 하고, 비록 몹시 춥거나 더울 때라고 하더라도 정지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므로 덕업(德業)이 일찍 이루어지고 여망(輿望)이 날마다 높아져서, 세조가 일찍이 말하기를,

"세자가 육예(六藝)⁰⁰³⁾ 에 이미 통하지 아니하는 바가 없다."

하였다. 성화(成化) 3년⁰⁰⁴⁾ 정해 봄에 세조가 몸이 불편하여 모든 정무를 참결(參決)하도록 명하니, 청단(聽斷)하는 것이 밝고 적당하므로,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일을 부탁할 사람을 얻었으니, 내가 근심이 없다."

하였다. 이듬해 9월에 세조의 병이 점점 위중해지자 왕위를 잇도록 명하고, 소훈(昭訓) 청천 부원군(淸川府院君) 한백륜(韓伯倫)의 딸 한씨(韓氏)를 왕비로 삼으니, 바로 인혜 왕태비(仁惠王太妃)이다.

○睿宗襄悼欽文聖武懿仁昭孝大王, 諱晄, 字平甫, 世祖惠莊大王第二子, 母妃慈聖欽仁景德宣烈明順元淑徽愼惠懿太王太妃尹氏。以景泰元年庚午春正月丁丑, 誕于邸, 岐嶷穎異。初封海陽大君, 娶上黨府院君韓明澮之女, 卽章順王后, 早逝。天順元年秋九月, 王世子卒, 世祖請立爲世子, 帝遣使, 封朝鮮國王世子。性英明果斷, 恭儉淵默, 留意典墳, 令侍學者, 日三進講, 雖祁寒盛暑, 未嘗或輟。故德業夙成, 輿望日隆, 世祖嘗曰: "世子於六藝, 已無所不通。" 成化三年丁亥春, 世祖不豫, 命參決庶務, 聽斷明允, 喜曰: "付托得人, 吾無憂矣。" 翼年秋九月, 世祖疾大漸, 命嗣位, 以昭訓淸川府院君韓伯倫之女韓氏爲王妃, 卽仁惠王太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