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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실록42권, 세조 13년 5월 24일 戊子 7/8 기사 / 1467년 명 성화(成化) 3년

안변 향리 등이 이시애의 반역 정상과 신면을 죽인 일을 아뢰다

국역

종사관(從事官) 김순명(金順命)이 안변 향리(安邊鄕吏) 김수남(金壽男)과 내수사(內需司) 종 막동(莫同)을 거느리고 왔으므로, 임금이 사정전(思政殿)에 나아가 알현하도록 허락하였다. 김수남이 아뢰기를,

"신이 영리(營吏)158) 로서 함흥(咸興)에 이르렀더니, 신면(申㴐)이, 이시애가 수령을 많이 죽였다는 소문을 듣고, 군사를 모아 미리 방어하였는데, 처음에 이시애가 함흥 사람 이중화(李仲和)를 시켜서 유향소(留鄕所)159) 에 이문(移文)하기를, ‘신임 관찰사(觀察使) 신면(申㴐)은 바로 난신(亂臣) 신숙주(申叔舟)의 아들이고, 또 이 간당(姦黨)이 저렇게 군사를 징발하니, 곧 죽여야 옳다.’고 한 까닭에, 향중(鄕中)의 품관(品官)에서 노예(奴隷)에 이르기까지 함께 응하여 죽였으며, 정평 부사(定平府使) 이효석(李孝碩)도 또한 그 고을 사람에게 살해되었습니다."

하고, 막동은 아뢰기를,

"향중의 사람들이 모두 이르기를, ‘계서(啓書)를 가지고 서울에 이르는 자는 문득 가두기 때문에, 여러 차례나 치계(馳啓)하였어도 간 방향을 알 수 없으니, 이는 반드시 간신(姦臣)의 소위이다. 너는 본궁(本宮)의 종이니, 지금 가지고 가는 글을 만약 아뢸 수가 없게 되면, 몰래 내종친(內宗親)160) 에게 부탁하여 그 글을 계달(啓達)하라.’고 하였습니다."

하였는데, 〈그 글은〉 역시 윤자운(尹子雲)이 협박을 당하여 서명(署名)한 것과 이시애가 함흥 유향소(咸興留鄕所) 에 이문(移文)한 것이었다. 그 윤자운의 글에 이르기를,

"신이 이 도의 인심을 살펴보니, 봄부터 왜선(倭船)의 뜬소문이 있은 뒤로 마침내 서로 놀라고 의혹하였는데, 지금 강효문(康孝文)이 반역을 꾀하여, 이시애가 그를 죽이고 길주(吉州)에 있으면서 조정(朝廷)의 처치(處置)를 기다리고 있으며, 제읍(諸邑)의 품관(品官)들이 그 지휘(指揮)를 받아 강효문의 여당(餘黨)인 관찰사(觀察使)와 수령(守令)들을 죽이므로, 신이 곧 연유를 갖추어 치계(馳啓)하였으나 구처(區處)를 알지 못하고, 사람마다 모두 밤낮으로 근심하고 두려워하며, 신의 뜻도 또한 사세(事勢)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원컨대 속히 종친·대신에게 특별히 명하여, 유서(諭書)를 가지고 와서 화복(禍福)을 개설(開說)하여 허물을 용서하고 위로해 안심시키며, 또 사람을 이시애에게 보내어 그 반역을 토벌한 공을 상주셔서, 한 도(道)의 백성을 편안하게 하소서."

하였고, 이시애의 이문(移文)에 이르기를,

"강효문의 군관(軍官) 현득리(玄得利)의 공사(供辭)에 이르기를, ‘강효문이 황기곤(黃起崐)과 신숙주(申叔舟)·한명회(韓明澮) 등과 더불어 반역을 꾀하여, 군사를 거느리고 북청(北靑)을 향하여 출발하다가 이미 주살(誅殺)되었으나, 오직 황기곤만이 스스로 그 죄를 알고 군사를 모아 난리를 꾸밀까 염려된다.’고 하였기 때문에, 북청(北靑)의 유향소(留鄕所)에 이문(移文)하여 그를 추포(追捕)하게 하며, 더구나 신면(申㴐)도 또한 이들의 간당(姦黨)이니, 만약에 군사를 징집하는 일이 있거든 모름지기 곧 베어 없애고, 또 정평(定平) 이남의 여러 고을 군사들을 징집하여 한광(閑曠)한 땅에 복병(伏兵)시키고 명령을 기다리라."

하였다. 막동(莫同)은 임금의 잠저(潛邸) 때의 근수(根隨)161) 이었다. 임금이 묻기를,

"민심[民情]이 이시애를 충성한다고 하더냐? 어찌하여 이시애를 도와 내가 부리는 사람을 죽인 것이 이처럼 많으냐?"

하니, 대답하기를,

"만약에 이시애의 반역한 정상을 일찍이 알았다면, 내 힘으로도 넉넉히 그를 죽였을 것입니다. 다만 민심이 순역(順逆)을 알지 못하고 꾀임에 빠졌기 때문에 그 말을 듣고 따랐을 뿐입니다. 만약 유서(諭書)를 내려서 순역(順逆)을 명확하게 알게 한다면, 그 형세는 곧 해이하여질 것입니다."

하니, 곧 막동에게 의복(衣服) 등의 물건을 내려 주고, 어찰(御札)의 유서(諭書) 3통(通)을 주어서 도총사(都摠使) 이준(李浚)에게 송부하였다. 그 하나에 이르기를,

"제읍(諸邑)의 관리(官吏)·군민(軍民) 등에게 유시한다. 이시애가 처음에 반적을 토벌한다고 성언(聲言)하여, 너희들이 곧이곧대로 듣고 따랐으나, 이제는 이시애가 절도사(節度使)를 사칭하여, 그 스스로 반역하였음이 명확한데, 너희들은 어찌하여 한 사람도 충의(忠義)를 분발하여 속히 〈그를〉 잡아 오지 않느냐? 본도는 우리 조종(祖宗)의 고향(故鄕)이므로, 내가 순행(巡幸)하려 한 지가 오래다. 이제 친정(親征)함으로 말미암아 겸하여 군민(軍民)을 순무(巡撫)할 것이니, 너희들은 이 뜻을 알고 속히 이시애를 잡아 목베어 군전(軍前)에 바치라."

하고, 그 하나에 이르기를,

"함흥(咸興) 유향소(留鄕所) 에 유시한다. 이시애(李施愛)의 반역한 정상이 명백하고, 너희들을 거짓으로 속여 꾀었는데, 너희들은 무슨 까닭으로 역적을 좇아 왕명(王命)을 받은 사람을 죽였느냐? 이것은 고금의 큰 죄악이며, 천지의 귀신이 용납하지 않는 바이다. 지금 이미 귀성군(龜城君) 준(浚)을 보내어 4도의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토벌하게 하고, 나도 친히 대병(大兵)을 가지고 뒤를 따를 것인데, 아직 너희들이 협종(脅從)하고 진위(眞僞)를 알지 못하니, 만약에 대병(大兵)을 한번 가하면 옥석(玉石)이 구분(俱焚)될까 염려하여, 우선 준(浚)으로 하여금 군사를 머물러 출동하지 말고 어가(御駕)가 이르기를 기다리게 하고, 먼저 유서(諭書)를 보내어 이해(利害)를 효유(曉諭)하여, 너희들로 하여금 끝내 적당(賊黨)에 빠지지 말게 하였다. 그런데도 너희들이 오히려 개오(改悟)하지 못하고 고집을 부리어 돌아오지 않으면, 내 반드시 성(城)을 함락하여 생민(生民)이 〈하나도〉 남음이 없을 것이다. 너희들이 만약 다시 살려고 하거든, 윤자운(尹子雲)을 속히 석방하고 이시애를 잡아서 전과(前過)를 속죄하면, 재앙을 뒤엎고 복을 이룰 것이다."

하고, 그 하나는 글의 내용이 경저인(京邸人)이 가지고 간 글과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김수남을 의금부(義禁府)에 하옥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42권 21장 A면【국편영인본】 8책 78면
  • [註 158] 영리(營吏) : 병영에 딸린 아전.
  • [註 159] 유향소(留鄕所) : 고려 말 조선 초에 지방 수령의 정치를 돕고 백성들의 풍속을 교화하기 위해 설치된 지방 자치 기관. 나라의 정령(政令)을 백성에게 전달하고, 향리(鄕吏)의 횡포를 막고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도와주었음.
  • [註 160] 내종친(內宗親) : 동성(同性)의 종친을 말함.
  • [註 161] 근수(根隨) : 종친(宗親)이나 문무 백관(文武百官)에게 나라에서 내려 주던 관아의 구종(驅從). 관원이 외출할 때 따라다니며 시중을 들었고, 품계에 인원의 수가 정해져 있었음.

원문

○從事官金順命, 率安邊鄕吏金壽男、內需司奴莫同來, 上御思政殿賜見。 壽男啓曰: "臣以營吏到咸興。 申㴐聞李施愛多殺守令, 會兵備禦。 初, 施愛使咸興人李仲和, 移文留鄕所曰: ‘新觀察使申㴐, 乃亂臣叔舟之子, 亦是姦黨, 彼若徵兵, 可卽殺之。’ 故鄕中品官以至奴隷, 同應殺之。 定平府使李孝碩, 亦爲其邑人所害。" 莫同啓曰: "鄕中人皆云: ‘齎啓書到京者, 輒囚之, 故累次馳啓, 不知去向, 此必姦臣所爲。 汝則本宮奴也, 今所齎書, 若不得啓, 則潛託內宗親, 以達其書。’" 亦尹子雲被脅署名, 及施愛移文咸興留鄕所者也。 其子雲書曰:

臣觀此道人心, 自春浮言倭船之後, 遂相驚惑。 今康孝文謀反, 李施愛誅之, 在吉州以待朝廷處置。 諸邑品官承其指揮, 殺孝文餘黨觀察使、守令等, 臣卽具由馳啓, 未知區處, 人人日夜憂懼。 臣意亦謂事勢至此, 願速特命宗親、大臣, 齎諭書, 開說禍福, 赦過存撫。 又遣人于施愛, 賞其討反之功, 以安一道之民。

其施愛移文曰: "康孝文軍官玄得利供辭云: ‘孝文與黃起崐、申叔舟、韓明澮等謀反, 領兵出向北靑, 已被誅殺。 但慮起崐, 自知其罪, 聚兵構亂。’ 故移文北靑留鄕所, 使之追捕。 況申㴐亦是姦黨, 如有徵兵之事, 須卽剪除。 且徵定平以南諸邑兵, 設伏於閑曠之地, 待令。" 莫同, 上之潛邸時根隨也。 上問曰: "民情以施愛爲忠耶? 何助施愛, 殺我所使, 若是其多也?" 對曰: "若早知施愛反狀, 吾力足以殺之。 但民情不知順逆, 惑於誑誘, 故聽從其言。 若降諭書, 使明知順逆, 其勢卽解。" 乃賜莫同衣服等物, 授御札諭書三通, 送付都摠使浚。 其一曰: "諭諸邑官吏軍民等。 施愛初以討反聲言, 汝等固宜聽從, 今則施愛詐稱節度使, 其自反明矣。 汝等何無一人奮厲忠義, 速捕以來? 本道, 我祖宗故鄕, 予欲巡幸久矣。 今因親征, 兼巡撫軍民, 汝等知此意, 速執施愛, 獻馘軍前。" 其一曰: "諭咸興留鄕所。 李施愛反狀明白, 誑誘汝等, 汝等何故從逆賊, 殺王人? 此古今大惡, 天地鬼神之所不容。 今已遣龜城君 浚, 摠四道兵往討, 予親將大兵繼之。 尙慮汝等脅從, 不知眞僞, 若大兵一加, 玉石俱焚。 姑令浚按兵不動, 以待駕至, 先遣諭書, 曉諭利害, 使汝等終不陷於賊黨。 汝等猶不改悟, 執迷不返, 則予必屠城, 噍類無遺矣。 汝等如欲更生, 其速放尹子雲, 捕李施愛, 以贖前過, 飜禍成福。" 其一書辭, 與京邸人齎去書同。 遂下壽男于義禁府獄。

  • 【태백산사고본】 15책 42권 21장 A면【국편영인본】 8책 7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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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실록42권, 세조 13년 5월 24일 戊子 7/8 기사 / 1467년 명 성화(成化) 3년

안변 향리 등이 이시애의 반역 정상과 신면을 죽인 일을 아뢰다

국역

종사관(從事官) 김순명(金順命)이 안변 향리(安邊鄕吏) 김수남(金壽男)과 내수사(內需司) 종 막동(莫同)을 거느리고 왔으므로, 임금이 사정전(思政殿)에 나아가 알현하도록 허락하였다. 김수남이 아뢰기를,

"신이 영리(營吏)158) 로서 함흥(咸興)에 이르렀더니, 신면(申㴐)이, 이시애가 수령을 많이 죽였다는 소문을 듣고, 군사를 모아 미리 방어하였는데, 처음에 이시애가 함흥 사람 이중화(李仲和)를 시켜서 유향소(留鄕所)159) 에 이문(移文)하기를, ‘신임 관찰사(觀察使) 신면(申㴐)은 바로 난신(亂臣) 신숙주(申叔舟)의 아들이고, 또 이 간당(姦黨)이 저렇게 군사를 징발하니, 곧 죽여야 옳다.’고 한 까닭에, 향중(鄕中)의 품관(品官)에서 노예(奴隷)에 이르기까지 함께 응하여 죽였으며, 정평 부사(定平府使) 이효석(李孝碩)도 또한 그 고을 사람에게 살해되었습니다."

하고, 막동은 아뢰기를,

"향중의 사람들이 모두 이르기를, ‘계서(啓書)를 가지고 서울에 이르는 자는 문득 가두기 때문에, 여러 차례나 치계(馳啓)하였어도 간 방향을 알 수 없으니, 이는 반드시 간신(姦臣)의 소위이다. 너는 본궁(本宮)의 종이니, 지금 가지고 가는 글을 만약 아뢸 수가 없게 되면, 몰래 내종친(內宗親)160) 에게 부탁하여 그 글을 계달(啓達)하라.’고 하였습니다."

하였는데, 〈그 글은〉 역시 윤자운(尹子雲)이 협박을 당하여 서명(署名)한 것과 이시애가 함흥 유향소(咸興留鄕所) 에 이문(移文)한 것이었다. 그 윤자운의 글에 이르기를,

"신이 이 도의 인심을 살펴보니, 봄부터 왜선(倭船)의 뜬소문이 있은 뒤로 마침내 서로 놀라고 의혹하였는데, 지금 강효문(康孝文)이 반역을 꾀하여, 이시애가 그를 죽이고 길주(吉州)에 있으면서 조정(朝廷)의 처치(處置)를 기다리고 있으며, 제읍(諸邑)의 품관(品官)들이 그 지휘(指揮)를 받아 강효문의 여당(餘黨)인 관찰사(觀察使)와 수령(守令)들을 죽이므로, 신이 곧 연유를 갖추어 치계(馳啓)하였으나 구처(區處)를 알지 못하고, 사람마다 모두 밤낮으로 근심하고 두려워하며, 신의 뜻도 또한 사세(事勢)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원컨대 속히 종친·대신에게 특별히 명하여, 유서(諭書)를 가지고 와서 화복(禍福)을 개설(開說)하여 허물을 용서하고 위로해 안심시키며, 또 사람을 이시애에게 보내어 그 반역을 토벌한 공을 상주셔서, 한 도(道)의 백성을 편안하게 하소서."

하였고, 이시애의 이문(移文)에 이르기를,

"강효문의 군관(軍官) 현득리(玄得利)의 공사(供辭)에 이르기를, ‘강효문이 황기곤(黃起崐)과 신숙주(申叔舟)·한명회(韓明澮) 등과 더불어 반역을 꾀하여, 군사를 거느리고 북청(北靑)을 향하여 출발하다가 이미 주살(誅殺)되었으나, 오직 황기곤만이 스스로 그 죄를 알고 군사를 모아 난리를 꾸밀까 염려된다.’고 하였기 때문에, 북청(北靑)의 유향소(留鄕所)에 이문(移文)하여 그를 추포(追捕)하게 하며, 더구나 신면(申㴐)도 또한 이들의 간당(姦黨)이니, 만약에 군사를 징집하는 일이 있거든 모름지기 곧 베어 없애고, 또 정평(定平) 이남의 여러 고을 군사들을 징집하여 한광(閑曠)한 땅에 복병(伏兵)시키고 명령을 기다리라."

하였다. 막동(莫同)은 임금의 잠저(潛邸) 때의 근수(根隨)161) 이었다. 임금이 묻기를,

"민심[民情]이 이시애를 충성한다고 하더냐? 어찌하여 이시애를 도와 내가 부리는 사람을 죽인 것이 이처럼 많으냐?"

하니, 대답하기를,

"만약에 이시애의 반역한 정상을 일찍이 알았다면, 내 힘으로도 넉넉히 그를 죽였을 것입니다. 다만 민심이 순역(順逆)을 알지 못하고 꾀임에 빠졌기 때문에 그 말을 듣고 따랐을 뿐입니다. 만약 유서(諭書)를 내려서 순역(順逆)을 명확하게 알게 한다면, 그 형세는 곧 해이하여질 것입니다."

하니, 곧 막동에게 의복(衣服) 등의 물건을 내려 주고, 어찰(御札)의 유서(諭書) 3통(通)을 주어서 도총사(都摠使) 이준(李浚)에게 송부하였다. 그 하나에 이르기를,

"제읍(諸邑)의 관리(官吏)·군민(軍民) 등에게 유시한다. 이시애가 처음에 반적을 토벌한다고 성언(聲言)하여, 너희들이 곧이곧대로 듣고 따랐으나, 이제는 이시애가 절도사(節度使)를 사칭하여, 그 스스로 반역하였음이 명확한데, 너희들은 어찌하여 한 사람도 충의(忠義)를 분발하여 속히 〈그를〉 잡아 오지 않느냐? 본도는 우리 조종(祖宗)의 고향(故鄕)이므로, 내가 순행(巡幸)하려 한 지가 오래다. 이제 친정(親征)함으로 말미암아 겸하여 군민(軍民)을 순무(巡撫)할 것이니, 너희들은 이 뜻을 알고 속히 이시애를 잡아 목베어 군전(軍前)에 바치라."

하고, 그 하나에 이르기를,

"함흥(咸興) 유향소(留鄕所) 에 유시한다. 이시애(李施愛)의 반역한 정상이 명백하고, 너희들을 거짓으로 속여 꾀었는데, 너희들은 무슨 까닭으로 역적을 좇아 왕명(王命)을 받은 사람을 죽였느냐? 이것은 고금의 큰 죄악이며, 천지의 귀신이 용납하지 않는 바이다. 지금 이미 귀성군(龜城君) 준(浚)을 보내어 4도의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토벌하게 하고, 나도 친히 대병(大兵)을 가지고 뒤를 따를 것인데, 아직 너희들이 협종(脅從)하고 진위(眞僞)를 알지 못하니, 만약에 대병(大兵)을 한번 가하면 옥석(玉石)이 구분(俱焚)될까 염려하여, 우선 준(浚)으로 하여금 군사를 머물러 출동하지 말고 어가(御駕)가 이르기를 기다리게 하고, 먼저 유서(諭書)를 보내어 이해(利害)를 효유(曉諭)하여, 너희들로 하여금 끝내 적당(賊黨)에 빠지지 말게 하였다. 그런데도 너희들이 오히려 개오(改悟)하지 못하고 고집을 부리어 돌아오지 않으면, 내 반드시 성(城)을 함락하여 생민(生民)이 〈하나도〉 남음이 없을 것이다. 너희들이 만약 다시 살려고 하거든, 윤자운(尹子雲)을 속히 석방하고 이시애를 잡아서 전과(前過)를 속죄하면, 재앙을 뒤엎고 복을 이룰 것이다."

하고, 그 하나는 글의 내용이 경저인(京邸人)이 가지고 간 글과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김수남을 의금부(義禁府)에 하옥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42권 21장 A면【국편영인본】 8책 78면
  • [註 158] 영리(營吏) : 병영에 딸린 아전.
  • [註 159] 유향소(留鄕所) : 고려 말 조선 초에 지방 수령의 정치를 돕고 백성들의 풍속을 교화하기 위해 설치된 지방 자치 기관. 나라의 정령(政令)을 백성에게 전달하고, 향리(鄕吏)의 횡포를 막고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도와주었음.
  • [註 160] 내종친(內宗親) : 동성(同性)의 종친을 말함.
  • [註 161] 근수(根隨) : 종친(宗親)이나 문무 백관(文武百官)에게 나라에서 내려 주던 관아의 구종(驅從). 관원이 외출할 때 따라다니며 시중을 들었고, 품계에 인원의 수가 정해져 있었음.

원문

○從事官金順命, 率安邊鄕吏金壽男、內需司奴莫同來, 上御思政殿賜見。 壽男啓曰: "臣以營吏到咸興。 申㴐聞李施愛多殺守令, 會兵備禦。 初, 施愛使咸興人李仲和, 移文留鄕所曰: ‘新觀察使申㴐, 乃亂臣叔舟之子, 亦是姦黨, 彼若徵兵, 可卽殺之。’ 故鄕中品官以至奴隷, 同應殺之。 定平府使李孝碩, 亦爲其邑人所害。" 莫同啓曰: "鄕中人皆云: ‘齎啓書到京者, 輒囚之, 故累次馳啓, 不知去向, 此必姦臣所爲。 汝則本宮奴也, 今所齎書, 若不得啓, 則潛託內宗親, 以達其書。’" 亦尹子雲被脅署名, 及施愛移文咸興留鄕所者也。 其子雲書曰:

臣觀此道人心, 自春浮言倭船之後, 遂相驚惑。 今康孝文謀反, 李施愛誅之, 在吉州以待朝廷處置。 諸邑品官承其指揮, 殺孝文餘黨觀察使、守令等, 臣卽具由馳啓, 未知區處, 人人日夜憂懼。 臣意亦謂事勢至此, 願速特命宗親、大臣, 齎諭書, 開說禍福, 赦過存撫。 又遣人于施愛, 賞其討反之功, 以安一道之民。

其施愛移文曰: "康孝文軍官玄得利供辭云: ‘孝文與黃起崐、申叔舟、韓明澮等謀反, 領兵出向北靑, 已被誅殺。 但慮起崐, 自知其罪, 聚兵構亂。’ 故移文北靑留鄕所, 使之追捕。 況申㴐亦是姦黨, 如有徵兵之事, 須卽剪除。 且徵定平以南諸邑兵, 設伏於閑曠之地, 待令。" 莫同, 上之潛邸時根隨也。 上問曰: "民情以施愛爲忠耶? 何助施愛, 殺我所使, 若是其多也?" 對曰: "若早知施愛反狀, 吾力足以殺之。 但民情不知順逆, 惑於誑誘, 故聽從其言。 若降諭書, 使明知順逆, 其勢卽解。" 乃賜莫同衣服等物, 授御札諭書三通, 送付都摠使浚。 其一曰: "諭諸邑官吏軍民等。 施愛初以討反聲言, 汝等固宜聽從, 今則施愛詐稱節度使, 其自反明矣。 汝等何無一人奮厲忠義, 速捕以來? 本道, 我祖宗故鄕, 予欲巡幸久矣。 今因親征, 兼巡撫軍民, 汝等知此意, 速執施愛, 獻馘軍前。" 其一曰: "諭咸興留鄕所。 李施愛反狀明白, 誑誘汝等, 汝等何故從逆賊, 殺王人? 此古今大惡, 天地鬼神之所不容。 今已遣龜城君 浚, 摠四道兵往討, 予親將大兵繼之。 尙慮汝等脅從, 不知眞僞, 若大兵一加, 玉石俱焚。 姑令浚按兵不動, 以待駕至, 先遣諭書, 曉諭利害, 使汝等終不陷於賊黨。 汝等猶不改悟, 執迷不返, 則予必屠城, 噍類無遺矣。 汝等如欲更生, 其速放尹子雲, 捕李施愛, 以贖前過, 飜禍成福。" 其一書辭, 與京邸人齎去書同。 遂下壽男于義禁府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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