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실록6권, 세조 3년 1월 9일 甲戌 2/4 기사 / 1457년 명 천순(天順) 1년
제도 관찰사에게 농상에 대한 권과의 사목을 내려 시행하게 하다
국역
제도 관찰사(諸道觀察使)에게 유시(諭示)하기를,
"농상(農桑)은 생민(生民)의 근본이고, 권과(勸課)하는 방법은 영갑(令甲)031) 에 상세히 있지마는, 그러나 저수(貯水)와 분전(糞田)032) 이나 조곡(早穀)과 만곡(晩穀)을 파종할 절후는 더욱 그 시기를 잃어서는 아니 된다. 수재(水災)와 한재(旱災)는 비록 천수(天數)이지마는 인사(人事)를 다한다면 반드시 흉년(凶年)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나라의 민속(民俗)은 잠상(蠶桑)과 마시(麻枲)033) 와 면화(綿花)를 심는 일에는 대부분 마음을 쓰지 않고서 항상 쌀로써 베를 바꾸게 되니, 이로 인하여 곡식이 귀해지고 날로 빈핍(貧乏)에 이르게 된다. 이것은 비록 백성이 지혜가 없는 탓이겠지만, 실상은 관가(官家)에서 그 심는 시기를 빼앗아서 권과(勸課)하는 것이 방법에 어긋난 소치이다. 이런 까닭으로 연전(年前)에 유서(諭書)를 내려서 군사(軍事)와 국사(國事)의 큰일 이외에는 일체 소란스럽게 하지 말도록 했으니, 비유컨대, 심은 후에 뿌리를 가져서 그것이 저절로 싹이 나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이 할 뿐이다. 경(卿)들은 나의 뜻을 몸받아서 민간으로 하여금 아무 일도 없게 하라. 제 1은 동봉(同封)한 사목(事目)을 상고하여 권과(勸課)하고, 제 2는 만약 빨리 키우려고 하다가는 마침내 싹을 뽑아내는 결과가 될 것이니, 경(卿)들은 마땅히 모두 알아야 한다. 그 사목(事目)은 이러하였다.
1. 곡식 종자는 조종(早種)과 만종(晩種)의 다름이 있는데도 수령(守令)이 한꺼번에 나누어 주어서 어리석은 백성들로 하여금 조곡(早穀)을 파종할 때에 만곡(晩穀)의 종자는 다 먹어치우고, 만곡을 파종할 때를 당해서는 관리가 이를 독려하면 어리석은 백성들은 속여서 파종했다고 하면서 죄책(罪責)만 구차스럽게 면하고는, 이로 인하여 농업에 실패하게 되니, 금후에는 조곡(早穀)과 만곡(晩穀)을 시기에 맞추어 파종하고 그전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1. 비록 우수(雨水)가 적중(適中)하더라도 수령(守令)이 다만 존절(撙節)히 하는 것만 소중히 여겨, 한 말, 한 되의 소량(少量)으로 나누어 주어 이미 그 시기를 잃게 하고는, 우수(雨水)가 이미 건조(乾燥)하고 절후도 또한 늦게 된 뒤에야 마지못해서 건전(乾田)034) 에 파종하여 그들로 하여금 실농(失農)하게 하니, 금후에는 비내림이 이미 흡족하면 그 전묘(田畝)의 많고 적음을 계산하여 수효에 의하여 종자를 주어 시기를 잃지 말도록 하라.
1. 종자를 나누어 줄 때에 구식(口食)035) 을 주지 않은 까닭으로 무지한 백성이 뒷날의 계획은 생각하지 않고서 그 종자를 다 먹어치우니, 금후에는 종자를 나누어 줄 때에 모름지기 인정(人丁)을 계산하여 구식(口食)까지 모두 주어서 그들로 하여금 농사에 힘쓰게 하라.
1. 농우(農牛)의 사육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수령(守令)이 시기에 맞추어 사료(飼料)를 주지 않아서 농우가 피곤해서 죽으므로 농사에 힘쓸 수 없게 된다. 금후에는 사료(飼料) 콩을 미리 먼저 나누어 주어서 시기를 잃지 않도록 하라.
1. 해빙(解氷)할 때에 회계(會計)는 제언(堤堰)에 맡겨 자질구레한 저택(潴澤)036) 까지도 모두 견고히 쌓아서 물을 저축하고 새어나가지 못하게 하여 관개(灌漑)에 대비하도록 하라.
1. 목면(木綿)은 만약 거름만 주고 김매기만 한다면 땅을 가리지 않아도 무성하게 될 것이니, 모름지기 백성들로 하여금 많이 심도록 하고, 아울러 그들로 하여금 삼[麻枲]도 심도록 해야 할 것이지만, 그러나 이를 강제로 하여 소란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
1. 위의 사목(事目)은 대략(大略)일 뿐이다. 그러나, 이를 시행하기가 어렵다면 시행하지 않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 밖에 시행할 만한 일이 있으면 시행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대요(大要)는 백성들의 뜻에 편할 대로 맡겨 두는 데 있을 뿐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5장 A면【국편영인본】 7책 165면
- 【분류】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농업-권농(勸農) / 농업-농업기술(農業技術) / 농업-수리(水利) / 농업-농작(農作) / 농업-축산(畜産) / 농업-양잠(養蠶) / 농업-면작(綿作)
- [註 031] 영갑(令甲) : 법령.
- [註 032] 분전(糞田) : 토지에 거름을 주는 일.
- [註 033] 마시(麻枲) : 삼.
- [註 034] 건전(乾田) : 건조한 전지(田地).
- [註 035] 구식(口食) : 목숨을 유지하기 위한 양식.
- [註 036] 저택(潴澤) : 웅덩이.
원문
○諭諸道觀察使曰: "農桑生民之本, 勸課之法, 詳在令甲, 然貯水、糞田、早晩穀播種節候, 尤不可失其時也。 水旱雖天數, 人事盡則必不至凶歉。 我國民俗, 蠶桑麻枲綿花耕種, 多不致意, 常以米貿布, 因此穀貴, 日趨貧乏。 此雖民之無慧, 實緣官家擾奪其時, 而勸課乖方之所致。 是故年前降諭書, 軍國大事外, 一切勿擾, 譬如栽植擁根, 待其自生萌(茅)〔芽〕 耳。 卿體予意, 使民間無事, 第一考同封事目勸課, 第二若其欲速, 竟歸揠苗, 卿宜幷悉。 其事目: 一, 穀種有早晩之異, 而守令一時分給, 使愚民早穀播種之時, 盡食晩穀種, 當種時官吏督之, 愚民詐爲下種, 苟免罪責, 因失農業, 今後早晩穀趁時播種, 毋踵前轍。 一, 雖雨水適中, 守令徒以撙節爲貴, 分以斗升, 旣失其時, 至於雨水旣乾, 節候亦晩, 不得已乾田播種, 使之失農, 今後雨澤旣洽, 則許其田畝多少, 依數給種, 勿令失時。 一, 種子分給時, 不給口食, 故無知之民, 不爲後計, 盡食其種, 今後種子分給時, 須計丁幷給口食, 使之力農。 一, 農牛喂養, 不可忽也。 守令不趁時給料, 農牛困斃, 未能力農。 今後料豆預先分給, 毋使失時。 一, 解氷時會計付堤堰, 及小小瀦澤, 皆令堅築畜水, 不使滲漏, 以備灌漑。 一, 木綿若糞而耘之, 則不擇地而茂, 須使民多種, 幷令種麻枲, 然不必强之致擾。 一, 右事目大略耳。 然行之難, 則勿行可也。 此外有可行事, 則行之可也。 大要在任民便意耳。"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5장 A면【국편영인본】 7책 165면
- 【분류】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농업-권농(勸農) / 농업-농업기술(農業技術) / 농업-수리(水利) / 농업-농작(農作) / 농업-축산(畜産) / 농업-양잠(養蠶) / 농업-면작(綿作)
세조실록6권, 세조 3년 1월 9일 甲戌 2/4 기사 / 1457년 명 천순(天順) 1년
제도 관찰사에게 농상에 대한 권과의 사목을 내려 시행하게 하다
국역
제도 관찰사(諸道觀察使)에게 유시(諭示)하기를,
"농상(農桑)은 생민(生民)의 근본이고, 권과(勸課)하는 방법은 영갑(令甲)031) 에 상세히 있지마는, 그러나 저수(貯水)와 분전(糞田)032) 이나 조곡(早穀)과 만곡(晩穀)을 파종할 절후는 더욱 그 시기를 잃어서는 아니 된다. 수재(水災)와 한재(旱災)는 비록 천수(天數)이지마는 인사(人事)를 다한다면 반드시 흉년(凶年)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나라의 민속(民俗)은 잠상(蠶桑)과 마시(麻枲)033) 와 면화(綿花)를 심는 일에는 대부분 마음을 쓰지 않고서 항상 쌀로써 베를 바꾸게 되니, 이로 인하여 곡식이 귀해지고 날로 빈핍(貧乏)에 이르게 된다. 이것은 비록 백성이 지혜가 없는 탓이겠지만, 실상은 관가(官家)에서 그 심는 시기를 빼앗아서 권과(勸課)하는 것이 방법에 어긋난 소치이다. 이런 까닭으로 연전(年前)에 유서(諭書)를 내려서 군사(軍事)와 국사(國事)의 큰일 이외에는 일체 소란스럽게 하지 말도록 했으니, 비유컨대, 심은 후에 뿌리를 가져서 그것이 저절로 싹이 나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이 할 뿐이다. 경(卿)들은 나의 뜻을 몸받아서 민간으로 하여금 아무 일도 없게 하라. 제 1은 동봉(同封)한 사목(事目)을 상고하여 권과(勸課)하고, 제 2는 만약 빨리 키우려고 하다가는 마침내 싹을 뽑아내는 결과가 될 것이니, 경(卿)들은 마땅히 모두 알아야 한다. 그 사목(事目)은 이러하였다.
1. 곡식 종자는 조종(早種)과 만종(晩種)의 다름이 있는데도 수령(守令)이 한꺼번에 나누어 주어서 어리석은 백성들로 하여금 조곡(早穀)을 파종할 때에 만곡(晩穀)의 종자는 다 먹어치우고, 만곡을 파종할 때를 당해서는 관리가 이를 독려하면 어리석은 백성들은 속여서 파종했다고 하면서 죄책(罪責)만 구차스럽게 면하고는, 이로 인하여 농업에 실패하게 되니, 금후에는 조곡(早穀)과 만곡(晩穀)을 시기에 맞추어 파종하고 그전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1. 비록 우수(雨水)가 적중(適中)하더라도 수령(守令)이 다만 존절(撙節)히 하는 것만 소중히 여겨, 한 말, 한 되의 소량(少量)으로 나누어 주어 이미 그 시기를 잃게 하고는, 우수(雨水)가 이미 건조(乾燥)하고 절후도 또한 늦게 된 뒤에야 마지못해서 건전(乾田)034) 에 파종하여 그들로 하여금 실농(失農)하게 하니, 금후에는 비내림이 이미 흡족하면 그 전묘(田畝)의 많고 적음을 계산하여 수효에 의하여 종자를 주어 시기를 잃지 말도록 하라.
1. 종자를 나누어 줄 때에 구식(口食)035) 을 주지 않은 까닭으로 무지한 백성이 뒷날의 계획은 생각하지 않고서 그 종자를 다 먹어치우니, 금후에는 종자를 나누어 줄 때에 모름지기 인정(人丁)을 계산하여 구식(口食)까지 모두 주어서 그들로 하여금 농사에 힘쓰게 하라.
1. 농우(農牛)의 사육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수령(守令)이 시기에 맞추어 사료(飼料)를 주지 않아서 농우가 피곤해서 죽으므로 농사에 힘쓸 수 없게 된다. 금후에는 사료(飼料) 콩을 미리 먼저 나누어 주어서 시기를 잃지 않도록 하라.
1. 해빙(解氷)할 때에 회계(會計)는 제언(堤堰)에 맡겨 자질구레한 저택(潴澤)036) 까지도 모두 견고히 쌓아서 물을 저축하고 새어나가지 못하게 하여 관개(灌漑)에 대비하도록 하라.
1. 목면(木綿)은 만약 거름만 주고 김매기만 한다면 땅을 가리지 않아도 무성하게 될 것이니, 모름지기 백성들로 하여금 많이 심도록 하고, 아울러 그들로 하여금 삼[麻枲]도 심도록 해야 할 것이지만, 그러나 이를 강제로 하여 소란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
1. 위의 사목(事目)은 대략(大略)일 뿐이다. 그러나, 이를 시행하기가 어렵다면 시행하지 않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 밖에 시행할 만한 일이 있으면 시행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대요(大要)는 백성들의 뜻에 편할 대로 맡겨 두는 데 있을 뿐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5장 A면【국편영인본】 7책 165면
- 【분류】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농업-권농(勸農) / 농업-농업기술(農業技術) / 농업-수리(水利) / 농업-농작(農作) / 농업-축산(畜産) / 농업-양잠(養蠶) / 농업-면작(綿作)
- [註 031] 영갑(令甲) : 법령.
- [註 032] 분전(糞田) : 토지에 거름을 주는 일.
- [註 033] 마시(麻枲) : 삼.
- [註 034] 건전(乾田) : 건조한 전지(田地).
- [註 035] 구식(口食) : 목숨을 유지하기 위한 양식.
- [註 036] 저택(潴澤) : 웅덩이.
원문
○諭諸道觀察使曰: "農桑生民之本, 勸課之法, 詳在令甲, 然貯水、糞田、早晩穀播種節候, 尤不可失其時也。 水旱雖天數, 人事盡則必不至凶歉。 我國民俗, 蠶桑麻枲綿花耕種, 多不致意, 常以米貿布, 因此穀貴, 日趨貧乏。 此雖民之無慧, 實緣官家擾奪其時, 而勸課乖方之所致。 是故年前降諭書, 軍國大事外, 一切勿擾, 譬如栽植擁根, 待其自生萌(茅)〔芽〕 耳。 卿體予意, 使民間無事, 第一考同封事目勸課, 第二若其欲速, 竟歸揠苗, 卿宜幷悉。 其事目: 一, 穀種有早晩之異, 而守令一時分給, 使愚民早穀播種之時, 盡食晩穀種, 當種時官吏督之, 愚民詐爲下種, 苟免罪責, 因失農業, 今後早晩穀趁時播種, 毋踵前轍。 一, 雖雨水適中, 守令徒以撙節爲貴, 分以斗升, 旣失其時, 至於雨水旣乾, 節候亦晩, 不得已乾田播種, 使之失農, 今後雨澤旣洽, 則許其田畝多少, 依數給種, 勿令失時。 一, 種子分給時, 不給口食, 故無知之民, 不爲後計, 盡食其種, 今後種子分給時, 須計丁幷給口食, 使之力農。 一, 農牛喂養, 不可忽也。 守令不趁時給料, 農牛困斃, 未能力農。 今後料豆預先分給, 毋使失時。 一, 解氷時會計付堤堰, 及小小瀦澤, 皆令堅築畜水, 不使滲漏, 以備灌漑。 一, 木綿若糞而耘之, 則不擇地而茂, 須使民多種, 幷令種麻枲, 然不必强之致擾。 一, 右事目大略耳。 然行之難, 則勿行可也。 此外有可行事, 則行之可也。 大要在任民便意耳。"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5장 A면【국편영인본】 7책 165면
- 【분류】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농업-권농(勸農) / 농업-농업기술(農業技術) / 농업-수리(水利) / 농업-농작(農作) / 농업-축산(畜産) / 농업-양잠(養蠶) / 농업-면작(綿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