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실록3권, 세조 2년 2월 18일 丁巳 1/3 기사 / 1456년 명 경태(景泰) 7년
야인 이만주가 평안도를 경유하여 내조할 것을 청한 것에 관하여 의논하다
국역
상참(常參)을 받고 정사를 보았다. 임금이 대신(大臣)에게 이르기를,
"이만주(李滿注)가 평안도의 길을 경유하여 내조(來朝)하기를 청했는데, 허락할까 허락하지 말까?"
하니, 한확(韓確)이 아뢰기를,
"중국 조정에서 우리 나라에 금하는 것은, 이들 무리와 더불어 교통(交通)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지난번에 야인(野人)들이 온 것을 중국 조정에서도 반드시 들었을 것인데, 하물며 이만주는 유명하니 불러오는 것은 옳지 않으며, 또 평안도의 길을 열어줌은, 저들로 하여금 이험(夷險)071) 하고 우직(迂直)072) 함을 알게 함이니 또한 불가합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중국이 우리 나라에 비록 이를 신칙하였더라도 이와 같은 야인이 입조(入朝)하면 궤유(饋遺)073) 가 심히 후하였으니, 이는 중국의 깊은 꾀이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오랑캐[蠻夷]로써 오랑캐를 치게 함은 중국의 형편이다.’ 하였으니, 이것은 곧 오늘날 중국의 모책[謀]이나, 우리 나라에서는 진실로 그들을 후대(厚待)하여야 마땅하다. 어찌 중국의 술책에 빠짐이 옳겠느냐? 마땅히 이두리에게 말하기를, ‘날씨가 장차 더워질텐데 너의 아비는 늙은이라 이때에 옴은 좋지 못하다. 만약 오려고 한다면 가을이나 겨울이 좋을 것이다.’라고 하라."
하니, 강맹경(姜孟卿)이 아뢰기를,
"중국은 매우 야인(野人)을 두려워합니다. 지난해 야선(也先)의 난(亂)에는 야인이 연산(連山) 파절(把截)에 들어가 인물(人物)을 창탈하고 노략하여 밧줄로 그 손을 꿰어 가지고 돌아갔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중국이 연산 파절을 설치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하니, 강맹경·한확이 대답하기를,
"오로지 우리 나라를 위함이며, 이것이 계교가 아닙니다."
하였다.
원문
○丁巳/受常參, 視事。 上謂大臣曰: "李滿住請由平安道之路來朝, 許之否?" 韓確啓曰: "中朝禁我國, 不與此輩交通。 向者野人之來, 中朝必聞, 況滿住有名, 不可招來。 且開平安道之路, 使彼知夷險迂直, 亦不可。" 上曰: "中國之於我國, 雖勑之如此, 野人入朝, 則饋遺甚厚, 此中國之深謀也。 古人云, ‘以蠻夷攻蠻夷, 中國之勢’, 此卽今日中國之謀也, 在我國固當待之以厚, 豈可陷於中國之術乎? 當語豆里曰, ‘天氣將暖, 汝父老矣, 不可此時而來。 若欲來則秋冬可也。’" 姜孟卿啓曰: "中國頗畏野人。 去年也先之亂, 野人入連山把截, 搶掠人物, 繩貫其掌以歸。" 上曰: "中國置連山把截, 何也?" 孟卿、確對曰: "專爲我國, 然此非計也。"
세조 2년 (1456) 2월 18일
세조실록3권, 세조 2년 2월 18일 丁巳 1/3 기사 / 1456년 명 경태(景泰) 7년
야인 이만주가 평안도를 경유하여 내조할 것을 청한 것에 관하여 의논하다
국역
상참(常參)을 받고 정사를 보았다. 임금이 대신(大臣)에게 이르기를,
"이만주(李滿注)가 평안도의 길을 경유하여 내조(來朝)하기를 청했는데, 허락할까 허락하지 말까?"
하니, 한확(韓確)이 아뢰기를,
"중국 조정에서 우리 나라에 금하는 것은, 이들 무리와 더불어 교통(交通)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지난번에 야인(野人)들이 온 것을 중국 조정에서도 반드시 들었을 것인데, 하물며 이만주는 유명하니 불러오는 것은 옳지 않으며, 또 평안도의 길을 열어줌은, 저들로 하여금 이험(夷險)071) 하고 우직(迂直)072) 함을 알게 함이니 또한 불가합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중국이 우리 나라에 비록 이를 신칙하였더라도 이와 같은 야인이 입조(入朝)하면 궤유(饋遺)073) 가 심히 후하였으니, 이는 중국의 깊은 꾀이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오랑캐[蠻夷]로써 오랑캐를 치게 함은 중국의 형편이다.’ 하였으니, 이것은 곧 오늘날 중국의 모책[謀]이나, 우리 나라에서는 진실로 그들을 후대(厚待)하여야 마땅하다. 어찌 중국의 술책에 빠짐이 옳겠느냐? 마땅히 이두리에게 말하기를, ‘날씨가 장차 더워질텐데 너의 아비는 늙은이라 이때에 옴은 좋지 못하다. 만약 오려고 한다면 가을이나 겨울이 좋을 것이다.’라고 하라."
하니, 강맹경(姜孟卿)이 아뢰기를,
"중국은 매우 야인(野人)을 두려워합니다. 지난해 야선(也先)의 난(亂)에는 야인이 연산(連山) 파절(把截)에 들어가 인물(人物)을 창탈하고 노략하여 밧줄로 그 손을 꿰어 가지고 돌아갔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중국이 연산 파절을 설치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하니, 강맹경·한확이 대답하기를,
"오로지 우리 나라를 위함이며, 이것이 계교가 아닙니다."
하였다.
원문
○丁巳/受常參, 視事。 上謂大臣曰: "李滿住請由平安道之路來朝, 許之否?" 韓確啓曰: "中朝禁我國, 不與此輩交通。 向者野人之來, 中朝必聞, 況滿住有名, 不可招來。 且開平安道之路, 使彼知夷險迂直, 亦不可。" 上曰: "中國之於我國, 雖勑之如此, 野人入朝, 則饋遺甚厚, 此中國之深謀也。 古人云, ‘以蠻夷攻蠻夷, 中國之勢’, 此卽今日中國之謀也, 在我國固當待之以厚, 豈可陷於中國之術乎? 當語豆里曰, ‘天氣將暖, 汝父老矣, 不可此時而來。 若欲來則秋冬可也。’" 姜孟卿啓曰: "中國頗畏野人。 去年也先之亂, 野人入連山把截, 搶掠人物, 繩貫其掌以歸。" 上曰: "中國置連山把截, 何也?" 孟卿、確對曰: "專爲我國, 然此非計也。"
원본
세조 2년 (1456) 2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