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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실록13권, 단종 3년 1월 24일 庚午 2/44 기사 / 1455년 명 경태(景泰) 6년

분충 장의 광국 보조 정책 정난 공신 수양 대군에게 하교하다

국역

분충 장의 광국 보조 정책 정난 공신(奮忠仗義匡國輔祚定策靖難功臣) 수양 대군(首陽大君) 영의정부사(領議政府事) 영집현전 경연 예문 춘추관 서운관사(領集賢殿經筵藝文春秋館書雲觀事) 겸판이병조사(兼判吏兵曹事) 중외 병마 도통사(中外兵馬都統使) 식읍 일천 호(食邑一千戶)028) 식실봉 오백 호(食實封五百戶)029) 【휘(諱).】 에게 하교(下敎)하기를,

"하늘은 사직(社稷)을 위하여 어진 이를 내었으니 대개 기수(氣數)에 관계되는 것이 있고, 인군은 작토(爵土)로 명복(命服)을 주었으니, 실로 훈공(勳功)을 표하는 것이다. 이에 헌장을 상고하여 밝게 상전(賞典)을 보인다. 숙부(叔父)는 삼광(三光)030) 과 오악(五嶽)031) 의 빼어난 기운을 뭉치었고 바람과 서리 같은 절개를 연마하였다. 기량(器量)과 재국(才局)은 뛰어나고 깊었으며 뜻과 기개는 견확(堅確)하고 엄정(嚴正)하였다. 효성과 우애는 천성에 근본하였고 충성과 의리는 지성에서 나왔다. 호걸의 재주요 성현의 학문이다. 기운은 한 세상을 덮고 용맹은 삼군(三軍)에 으뜸이었다. 덕망은 종친(宗親)에서 높고 중하고 풍채는 조정에서 의범이 되었다.

착한 일 하는 것을 가장 즐거워하니 부귀(富貴)와 성색(聲色)이 족히 그 중심을 흔들지 못하고 임금 섬기기를 충성으로 하니, 평탄할 때나 험난할 때나, 끝이나 시작이나 어찌 일찍이 그 지조를 둘로 하였겠는가? 흘연(屹然)하여 성(城)의 굳음 같고 확호하여 큰 절개에 임하였다. 나, 어린 사람이 집의 불행함을 만났다. 어렵고 큰 것을 널리 구제하기를 생각하여 기무(機務)를 신하들에게 위임하였다. 바야흐로 보좌하기를 기약하여 융성하고 태평하기를 도모하였으나, 이때에 이용(李瑢)032) 이 지친(至親)의 처지에 있어서 윗사람을 무시하는 마음을 가지고, 과인(寡人)더러 어려서 임금 노릇을 못한다 하고 대위(大位)를 간계로 혹은 엿보기도 하고, 나라에 후하게 은혜를 베풀어 사람들에게 명예를 구하여, 소인 무리들이 다투어 돌아와서 사문(私門)에서 당(黨)을 지었다. 불궤(不軌)한 계획을 만단(萬端)으로 엿보았다.

간신 황보인(皇甫仁)·김종서(金宗瑞)·이양(李穰)·민신(閔伸)·조극관(趙克寬) 등이 총임(寵任)하는 은혜를 생각지 않고, 가만히 흉화(兇禍)의 계교를 품었다. 속으로 당원(黨援)을 지어 흡연(翕然)히 따라 붙었다. 나의 유충(幼沖)함을 멸시하고 나의 위복(威福)을 도둑질하였다. 권세를 오로지하고 세력을 임의로 하여 사사를 끼고 은혜를 팔았다. 관작은 친인(親姻)에게 범람하게 베풀고 뇌물은 안팎에 공공연히 행하였다. 부역이 번다하여 공사(公私)가 피곤하고 토목을 일으켜서 재력이 궁핍하였다. 총명을 가리고 덕택을 막았다. 공도(公道)는 컴컴하게 어두워지고 사의(私意)는 가로 흘렀다. 하늘이 위에서 노하는데, 내가 알지 못하고 백성이 아래에서 원망하는데 내가 깨닫지 못하였다.

숙부가 일찍이 그 연고를 통분하여 소(疏)를 올려 말하였으나 내가 심상하게 여기어 살피지 못하였다. 대개 이용(李瑢)에게 당부(黨附)한 것이 저와 같으므로 조정에서 탁란하는 것이 이와 같았다. 흉한 꾀가 더욱 깊어짐에 미쳐 매일밤에 사사로이 모이었다. 안으로는 근시(近侍) 환관(宦官)을 통하여 비밀히 동정을 엿보고 밖으로는 방진(方鎭) 장수를 꾀이어 속으로 날짜와 시기를 약속하였다. 도당이 이미 번다하여지매 형세가 날로 치성하였다. 큰 간흉들이 뿌리를 뻗치어 제거할 수 없으니, 과인의 몸이 고립하여 무엇을 하겠는가? 종사와 국가의 안위(安危)가 절박한 순간에 있었다. 숙부가 기선(幾先)을 밝게 알아서 이를 갈고 마음을 조리었다. 천지가 용납하지 않으니, 군흉(群凶)의 악역(惡逆)한 것을 어찌 참으며 사직(社稷)을 편안케 함에 한몸의 사생을 어찌 돌아보았겠는가?

영단(英斷)과 규율을 세워 의용(義勇)을 분발하였다. 이 충의(忠義)의 장사를 거느리어 저 흉하고 더러운 무리를 섬멸하였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한번에 싹 쓸어 버렸다. 조정(朝廷)이 서로 경하(慶賀)하고 거리에서도 환호(歡號)하였다. 방본(邦本)이 거의 흔들리려다가 다시 편안하고 신기(神器)가 장차 기울어지려다가 다시 정하여졌다. 이것은 대개 숙부(叔父)의 장한 계획과 한 깊은 집심(執心)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지성(至誠)은 귀신을 감동시키고 충성(忠誠)은 일월(日月)을 꾀었다. 능히 군흉(群凶)을 잠깐 사이에 갈려버리니 하루아침에 청명하여졌다. 공렬(功烈)이 빛나서 고금(古今)에 탁월하다. 숙부가 있지 않으면 내가 어찌 이렇게 부지하였겠는가? 만일 천지 조종의 신령의 음덕(陰德)으로 숙부의 손을 빌려서 화란(禍亂)을 평정함이 아니었던들 그 생성(生成)하는 기수(氣數)의 소관(所關)이 어찌 이와 같겠는가? 이에 충성을 생각하여 장상(將相)을 임시로 겸하게 하였다. 나는 심복(心腹)을 펴서 위임하노니, 경은 고굉(股肱)의 책임을 다하여, 제왕의 어진 은혜를 권하여 펴고 권간(權奸)의 나쁜 정사를 다 고치라. 성색(聲色)을 움직이지 않고도 국가를 반석(磐石) 위에 두어 편안케 하고 병과(兵戈)를 쓰지 않고도 생령(生靈)을 강장(康莊)의 즐거움에 처하게 하라. 몸은 나라의 기둥이 되었으니, 사람이 의지하여 무겁게 여기고 공은 하늘에 덮이었어도 스스로 낮추어 겸손하였으니, 참으로 외로운 몸을 부탁하고 권세를 맡길 사직의 중신(重臣)이다.

옛적에 주공(周公)이 관숙(管叔)·채숙(蔡叔)을 베어 왕가(王家)를 편안히 하니, 대의가 소소하여 만고에 빛났다. 옛일을 미루어 지금과 비교하매 세상은 다르나 합하는 것은 같다. 이에 공훈(功勳)을 책정하여 정란 일등 공신(靖亂一等功臣)을 삼아, 분충 장의 광국 보조 정책 정난(奮忠仗義匡國輔祚定策靖難)의 호(號)와 식읍 일천 호(食邑一千戶)·식실봉 오백 호(食實封五百戶)·세별봉(歲別俸)033) 육백 석(六百石)·노비(奴婢) 6백 구(口)·전지 5백 결(結)·황금 25냥(兩)·백은 1백 냥·안구마(鞍具馬) 4필·표리(表裏) 10단(段)·사라(紗羅) 각 5필·의(衣) 1습(襲)·서대(犀帶) 1요(腰)·사모(紗帽)·입(笠)·화(靴) 등물을 주노니, 경의 공은 많은데 내 상은 적다. 경에게야 아무렇지 않겠지만, 내게 있어서는 혐의스럽다. 바라건대, 지극한 회포를 생각하여 그대로 영수하라. 아아! 경은 주공(周公)의 훌륭한 재질이 있고, 또 주공의 큰 공을 겸하였고, 나는 성왕(成王)의 나이의 어림으로 또 성왕의 다난(多難)함을 만났다. 이에 성왕이 주공에게 책임하는 것으로써 숙부에게 책임하였으니, 마땅히 주공이 성왕을 돕는 것으로 과궁(寡躬)을 도와서 위와 아래가 서로 닦으면 무슨 근심을 구제하지 못하랴. 네 충성과 공렬을 돌아보니 의지함이 실로 깊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13권 4장 B면【국편영인본】 7책 2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 [註 028] 식읍 일천 호(食邑一千戶) : 공신에게 조세(租稅)의 전량을 받아 쓰도록 주던 민호(民戶) 1천 호.
  • [註 029] 식실봉 오백 호(食實封五百戶) : 공신에게 조세(租稅)의 전량을 받아 쓰고 아울러 용역(傭役)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지급하던 민호(民戶) 5백 호.
  • [註 030] 삼광(三光) : 해·달·별.
  • [註 031] 오악(五嶽) : 중국의 다섯 영산(靈山). 동악(東嶽)의 태산(泰山), 서악(西嶽)의 화산(華山), 남악(南嶽)의 형산(衡山), 북악(北嶽)의 항산(恒山), 중악(中嶽)의 숭산(崇山)을 말함.
  • [註 032] 이용(李瑢) : 안평 대군(安平大君).
  • [註 033] 세별봉(歲別俸) : 나라에서 공신(功臣)에게 해마다 특별히 하사하는 봉록(俸祿).

원문

○敎奮忠仗義匡國補祚定策靖難功臣首陽大君領議政府事領集賢殿經筵藝文春秋館書雲觀事兼判吏兵曹事中外兵馬都統使食邑一千戶食實封五百戶 【諱】 曰:

天爲社稷而生賢, 蓋有關於氣數, 君以爵土而錫命, 寔用表乎勳庸。 載稽彝章, 昭示賞典。 叔父, 鍾秀光岳, 礪節風霜。 器局峻整而宏深, 志槪堅確而嚴正。 孝友本乎天性, 忠義出於至誠。 豪傑之才, 聖賢之學。 氣蓋一世, 勇冠三軍。 德望崇重於宗親, 風彩表儀乎朝著。 爲善最樂, 富貴聲色, 無足搖其中, 事君以忠, 夷險終始, 曷嘗貳其操! 屹若維城之固, 確乎大節之臨。 粤予沖人, 遭家不造。 思弘濟于艱大, 委機務於臣隣。 方期佛時, 以圖隆泰, 于時瑢居至親之地, 畜無上之心, 謂寡人幼不能君, 而大位姦或可伺, 厚施於國, 干譽于人, 群小爭歸, 私門作黨, 稔成不軌, 覬覦萬端。 而姦臣皇甫仁、金宗瑞、李穰、閔伸、趙克寬等不思寵任之恩, 潛懷兇禍之計, 陰爲黨援, 翕然附趨。 蔑我幼沖, 竊我威福。 專權擅勢, 挾私市恩。 官爵濫施於親姻, 賄賂公行於中外。 賦役煩而公私困, 土木興而財力窮。 蔽塞聰明, 壅遏德澤, 公道晦蝕, 私意橫流。 天怒於上, 而予不知, 民怨於下, 而予不悟。 叔父嘗痛憤其故, 抗疏以言, 予亦尋常而不之察也。 蓋其黨附於瑢者若彼, 故乃濁亂乎朝如斯。 及其兇謀益深, 每夜私聚, 內通近侍宦官, 密伺動靜, 外誘方鎭將帥, 陰約日期。 徒旣寔繁, 勢以日熾。 大姦根據而莫去, 寡躬孤立而何爲? 宗社國家, 安危呼吸。 叔父明炳幾先, 切齒腐心。 天地不容, 可忍群兇之惡逆, 社稷爲悅, 肯顧一身之死生? 雄斷英規, 奮發義勇。 率玆忠義之士, 殲彼兇穢之徒。 曾不移時, 一擧迅掃。 朝廷相慶, 道路爭讙。 邦本幾搖而復安, 神器將傾而復定。 此蓋叔父爲猷之壯秉心之淵。 誠感乎鬼神, 忠貫乎日月。 能剪群兇於俄頃, 不崇朝而淸明。 功烈曄然, 古今卓爾。 不有叔父, 予焉及玆? 苟非天地祖宗之靈, 默佑陰騭, 假手叔父, 俾靖禍亂, 而其生也關乎氣數者寧若是乎? 乃眷忠誠, 兼權將相。 予披心腹以委任, 卿謁股肱而盡忠, 勸布帝王之仁恩, 悉革權姦之弊政。 不動聲色, 措國家於磐石之安, 不以兵戈, 奠生靈於康莊之樂。 身柱國而人倚以爲重, 功蓋天而自卑以謙, 眞可謂托孤寄命, 社稷之重臣矣。 昔周公誅管、蔡以安王家, 大義昭昭, 萬古炳炳。 推古較今, 異世同符。 肆策勳爲靖亂一等功臣, 賜奮忠仗義匡國輔祚定策靖難之號、食邑一千戶、食實封五百戶、歲別俸六百石、奴婢六百口、田五百結、黃金二十五兩、白銀一百兩、鞍具馬四匹、表裏十段、紗羅各五匹、衣一襲、犀帶一腰、紗帽、笠、靴等物。 卿功之多, 予賞之少。 於卿何有, 在予則嫌。 冀體至懷, 尙可領也。 於戲! 卿有周公之才之美, 而且兼周公之大勳, 予尙成王之年之幼, 而又見成王之多難。 旣以成王責周公者責叔父, 當以周公輔成王者輔寡躬, 上下交修, 何憂不濟! 眷爾忠烈, 實深倚毗。

  • 【태백산사고본】 5책 13권 4장 B면【국편영인본】 7책 2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단종 3년 (1455) 1월 24일

단종실록13권, 단종 3년 1월 24일 庚午 2/44 기사 / 1455년 명 경태(景泰) 6년

분충 장의 광국 보조 정책 정난 공신 수양 대군에게 하교하다

국역

분충 장의 광국 보조 정책 정난 공신(奮忠仗義匡國輔祚定策靖難功臣) 수양 대군(首陽大君) 영의정부사(領議政府事) 영집현전 경연 예문 춘추관 서운관사(領集賢殿經筵藝文春秋館書雲觀事) 겸판이병조사(兼判吏兵曹事) 중외 병마 도통사(中外兵馬都統使) 식읍 일천 호(食邑一千戶)028) 식실봉 오백 호(食實封五百戶)029) 【휘(諱).】 에게 하교(下敎)하기를,

"하늘은 사직(社稷)을 위하여 어진 이를 내었으니 대개 기수(氣數)에 관계되는 것이 있고, 인군은 작토(爵土)로 명복(命服)을 주었으니, 실로 훈공(勳功)을 표하는 것이다. 이에 헌장을 상고하여 밝게 상전(賞典)을 보인다. 숙부(叔父)는 삼광(三光)030) 과 오악(五嶽)031) 의 빼어난 기운을 뭉치었고 바람과 서리 같은 절개를 연마하였다. 기량(器量)과 재국(才局)은 뛰어나고 깊었으며 뜻과 기개는 견확(堅確)하고 엄정(嚴正)하였다. 효성과 우애는 천성에 근본하였고 충성과 의리는 지성에서 나왔다. 호걸의 재주요 성현의 학문이다. 기운은 한 세상을 덮고 용맹은 삼군(三軍)에 으뜸이었다. 덕망은 종친(宗親)에서 높고 중하고 풍채는 조정에서 의범이 되었다.

착한 일 하는 것을 가장 즐거워하니 부귀(富貴)와 성색(聲色)이 족히 그 중심을 흔들지 못하고 임금 섬기기를 충성으로 하니, 평탄할 때나 험난할 때나, 끝이나 시작이나 어찌 일찍이 그 지조를 둘로 하였겠는가? 흘연(屹然)하여 성(城)의 굳음 같고 확호하여 큰 절개에 임하였다. 나, 어린 사람이 집의 불행함을 만났다. 어렵고 큰 것을 널리 구제하기를 생각하여 기무(機務)를 신하들에게 위임하였다. 바야흐로 보좌하기를 기약하여 융성하고 태평하기를 도모하였으나, 이때에 이용(李瑢)032) 이 지친(至親)의 처지에 있어서 윗사람을 무시하는 마음을 가지고, 과인(寡人)더러 어려서 임금 노릇을 못한다 하고 대위(大位)를 간계로 혹은 엿보기도 하고, 나라에 후하게 은혜를 베풀어 사람들에게 명예를 구하여, 소인 무리들이 다투어 돌아와서 사문(私門)에서 당(黨)을 지었다. 불궤(不軌)한 계획을 만단(萬端)으로 엿보았다.

간신 황보인(皇甫仁)·김종서(金宗瑞)·이양(李穰)·민신(閔伸)·조극관(趙克寬) 등이 총임(寵任)하는 은혜를 생각지 않고, 가만히 흉화(兇禍)의 계교를 품었다. 속으로 당원(黨援)을 지어 흡연(翕然)히 따라 붙었다. 나의 유충(幼沖)함을 멸시하고 나의 위복(威福)을 도둑질하였다. 권세를 오로지하고 세력을 임의로 하여 사사를 끼고 은혜를 팔았다. 관작은 친인(親姻)에게 범람하게 베풀고 뇌물은 안팎에 공공연히 행하였다. 부역이 번다하여 공사(公私)가 피곤하고 토목을 일으켜서 재력이 궁핍하였다. 총명을 가리고 덕택을 막았다. 공도(公道)는 컴컴하게 어두워지고 사의(私意)는 가로 흘렀다. 하늘이 위에서 노하는데, 내가 알지 못하고 백성이 아래에서 원망하는데 내가 깨닫지 못하였다.

숙부가 일찍이 그 연고를 통분하여 소(疏)를 올려 말하였으나 내가 심상하게 여기어 살피지 못하였다. 대개 이용(李瑢)에게 당부(黨附)한 것이 저와 같으므로 조정에서 탁란하는 것이 이와 같았다. 흉한 꾀가 더욱 깊어짐에 미쳐 매일밤에 사사로이 모이었다. 안으로는 근시(近侍) 환관(宦官)을 통하여 비밀히 동정을 엿보고 밖으로는 방진(方鎭) 장수를 꾀이어 속으로 날짜와 시기를 약속하였다. 도당이 이미 번다하여지매 형세가 날로 치성하였다. 큰 간흉들이 뿌리를 뻗치어 제거할 수 없으니, 과인의 몸이 고립하여 무엇을 하겠는가? 종사와 국가의 안위(安危)가 절박한 순간에 있었다. 숙부가 기선(幾先)을 밝게 알아서 이를 갈고 마음을 조리었다. 천지가 용납하지 않으니, 군흉(群凶)의 악역(惡逆)한 것을 어찌 참으며 사직(社稷)을 편안케 함에 한몸의 사생을 어찌 돌아보았겠는가?

영단(英斷)과 규율을 세워 의용(義勇)을 분발하였다. 이 충의(忠義)의 장사를 거느리어 저 흉하고 더러운 무리를 섬멸하였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한번에 싹 쓸어 버렸다. 조정(朝廷)이 서로 경하(慶賀)하고 거리에서도 환호(歡號)하였다. 방본(邦本)이 거의 흔들리려다가 다시 편안하고 신기(神器)가 장차 기울어지려다가 다시 정하여졌다. 이것은 대개 숙부(叔父)의 장한 계획과 한 깊은 집심(執心)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지성(至誠)은 귀신을 감동시키고 충성(忠誠)은 일월(日月)을 꾀었다. 능히 군흉(群凶)을 잠깐 사이에 갈려버리니 하루아침에 청명하여졌다. 공렬(功烈)이 빛나서 고금(古今)에 탁월하다. 숙부가 있지 않으면 내가 어찌 이렇게 부지하였겠는가? 만일 천지 조종의 신령의 음덕(陰德)으로 숙부의 손을 빌려서 화란(禍亂)을 평정함이 아니었던들 그 생성(生成)하는 기수(氣數)의 소관(所關)이 어찌 이와 같겠는가? 이에 충성을 생각하여 장상(將相)을 임시로 겸하게 하였다. 나는 심복(心腹)을 펴서 위임하노니, 경은 고굉(股肱)의 책임을 다하여, 제왕의 어진 은혜를 권하여 펴고 권간(權奸)의 나쁜 정사를 다 고치라. 성색(聲色)을 움직이지 않고도 국가를 반석(磐石) 위에 두어 편안케 하고 병과(兵戈)를 쓰지 않고도 생령(生靈)을 강장(康莊)의 즐거움에 처하게 하라. 몸은 나라의 기둥이 되었으니, 사람이 의지하여 무겁게 여기고 공은 하늘에 덮이었어도 스스로 낮추어 겸손하였으니, 참으로 외로운 몸을 부탁하고 권세를 맡길 사직의 중신(重臣)이다.

옛적에 주공(周公)이 관숙(管叔)·채숙(蔡叔)을 베어 왕가(王家)를 편안히 하니, 대의가 소소하여 만고에 빛났다. 옛일을 미루어 지금과 비교하매 세상은 다르나 합하는 것은 같다. 이에 공훈(功勳)을 책정하여 정란 일등 공신(靖亂一等功臣)을 삼아, 분충 장의 광국 보조 정책 정난(奮忠仗義匡國輔祚定策靖難)의 호(號)와 식읍 일천 호(食邑一千戶)·식실봉 오백 호(食實封五百戶)·세별봉(歲別俸)033) 육백 석(六百石)·노비(奴婢) 6백 구(口)·전지 5백 결(結)·황금 25냥(兩)·백은 1백 냥·안구마(鞍具馬) 4필·표리(表裏) 10단(段)·사라(紗羅) 각 5필·의(衣) 1습(襲)·서대(犀帶) 1요(腰)·사모(紗帽)·입(笠)·화(靴) 등물을 주노니, 경의 공은 많은데 내 상은 적다. 경에게야 아무렇지 않겠지만, 내게 있어서는 혐의스럽다. 바라건대, 지극한 회포를 생각하여 그대로 영수하라. 아아! 경은 주공(周公)의 훌륭한 재질이 있고, 또 주공의 큰 공을 겸하였고, 나는 성왕(成王)의 나이의 어림으로 또 성왕의 다난(多難)함을 만났다. 이에 성왕이 주공에게 책임하는 것으로써 숙부에게 책임하였으니, 마땅히 주공이 성왕을 돕는 것으로 과궁(寡躬)을 도와서 위와 아래가 서로 닦으면 무슨 근심을 구제하지 못하랴. 네 충성과 공렬을 돌아보니 의지함이 실로 깊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13권 4장 B면【국편영인본】 7책 2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 [註 028] 식읍 일천 호(食邑一千戶) : 공신에게 조세(租稅)의 전량을 받아 쓰도록 주던 민호(民戶) 1천 호.
  • [註 029] 식실봉 오백 호(食實封五百戶) : 공신에게 조세(租稅)의 전량을 받아 쓰고 아울러 용역(傭役)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지급하던 민호(民戶) 5백 호.
  • [註 030] 삼광(三光) : 해·달·별.
  • [註 031] 오악(五嶽) : 중국의 다섯 영산(靈山). 동악(東嶽)의 태산(泰山), 서악(西嶽)의 화산(華山), 남악(南嶽)의 형산(衡山), 북악(北嶽)의 항산(恒山), 중악(中嶽)의 숭산(崇山)을 말함.
  • [註 032] 이용(李瑢) : 안평 대군(安平大君).
  • [註 033] 세별봉(歲別俸) : 나라에서 공신(功臣)에게 해마다 특별히 하사하는 봉록(俸祿).

원문

○敎奮忠仗義匡國補祚定策靖難功臣首陽大君領議政府事領集賢殿經筵藝文春秋館書雲觀事兼判吏兵曹事中外兵馬都統使食邑一千戶食實封五百戶 【諱】 曰:

天爲社稷而生賢, 蓋有關於氣數, 君以爵土而錫命, 寔用表乎勳庸。 載稽彝章, 昭示賞典。 叔父, 鍾秀光岳, 礪節風霜。 器局峻整而宏深, 志槪堅確而嚴正。 孝友本乎天性, 忠義出於至誠。 豪傑之才, 聖賢之學。 氣蓋一世, 勇冠三軍。 德望崇重於宗親, 風彩表儀乎朝著。 爲善最樂, 富貴聲色, 無足搖其中, 事君以忠, 夷險終始, 曷嘗貳其操! 屹若維城之固, 確乎大節之臨。 粤予沖人, 遭家不造。 思弘濟于艱大, 委機務於臣隣。 方期佛時, 以圖隆泰, 于時瑢居至親之地, 畜無上之心, 謂寡人幼不能君, 而大位姦或可伺, 厚施於國, 干譽于人, 群小爭歸, 私門作黨, 稔成不軌, 覬覦萬端。 而姦臣皇甫仁、金宗瑞、李穰、閔伸、趙克寬等不思寵任之恩, 潛懷兇禍之計, 陰爲黨援, 翕然附趨。 蔑我幼沖, 竊我威福。 專權擅勢, 挾私市恩。 官爵濫施於親姻, 賄賂公行於中外。 賦役煩而公私困, 土木興而財力窮。 蔽塞聰明, 壅遏德澤, 公道晦蝕, 私意橫流。 天怒於上, 而予不知, 民怨於下, 而予不悟。 叔父嘗痛憤其故, 抗疏以言, 予亦尋常而不之察也。 蓋其黨附於瑢者若彼, 故乃濁亂乎朝如斯。 及其兇謀益深, 每夜私聚, 內通近侍宦官, 密伺動靜, 外誘方鎭將帥, 陰約日期。 徒旣寔繁, 勢以日熾。 大姦根據而莫去, 寡躬孤立而何爲? 宗社國家, 安危呼吸。 叔父明炳幾先, 切齒腐心。 天地不容, 可忍群兇之惡逆, 社稷爲悅, 肯顧一身之死生? 雄斷英規, 奮發義勇。 率玆忠義之士, 殲彼兇穢之徒。 曾不移時, 一擧迅掃。 朝廷相慶, 道路爭讙。 邦本幾搖而復安, 神器將傾而復定。 此蓋叔父爲猷之壯秉心之淵。 誠感乎鬼神, 忠貫乎日月。 能剪群兇於俄頃, 不崇朝而淸明。 功烈曄然, 古今卓爾。 不有叔父, 予焉及玆? 苟非天地祖宗之靈, 默佑陰騭, 假手叔父, 俾靖禍亂, 而其生也關乎氣數者寧若是乎? 乃眷忠誠, 兼權將相。 予披心腹以委任, 卿謁股肱而盡忠, 勸布帝王之仁恩, 悉革權姦之弊政。 不動聲色, 措國家於磐石之安, 不以兵戈, 奠生靈於康莊之樂。 身柱國而人倚以爲重, 功蓋天而自卑以謙, 眞可謂托孤寄命, 社稷之重臣矣。 昔周公誅管、蔡以安王家, 大義昭昭, 萬古炳炳。 推古較今, 異世同符。 肆策勳爲靖亂一等功臣, 賜奮忠仗義匡國輔祚定策靖難之號、食邑一千戶、食實封五百戶、歲別俸六百石、奴婢六百口、田五百結、黃金二十五兩、白銀一百兩、鞍具馬四匹、表裏十段、紗羅各五匹、衣一襲、犀帶一腰、紗帽、笠、靴等物。 卿功之多, 予賞之少。 於卿何有, 在予則嫌。 冀體至懷, 尙可領也。 於戲! 卿有周公之才之美, 而且兼周公之大勳, 予尙成王之年之幼, 而又見成王之多難。 旣以成王責周公者責叔父, 當以周公輔成王者輔寡躬, 上下交修, 何憂不濟! 眷爾忠烈, 實深倚毗。

  • 【태백산사고본】 5책 13권 4장 B면【국편영인본】 7책 2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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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3년 (1455) 1월 24일

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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