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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실록6권, 단종 1년 4월 22일 己酉 1/2 기사 / 1453년 명 경태(景泰) 4년

하위지가 자신은 상을 받을 만한 공이 없음을 아뢰다

국역

집의(執義) 하위지(河緯地)가 아뢰기를,

"《병요(兵要)》·병서(兵書)를 수찬한 사람들에게 모두 가자(加資)하도록 명하였는데, 신도 또한 이에 참여하였으나, 신은 이 책에 진실로 상을 받을 만한 공(功)이 없습니다. 집현전(集賢殿)은 본래 책을 만드는 곳이요, 〈서적을〉 고열(考閱)하는 것이 그 직분(職分)입니다. 그윽이 듣건대, 수양 대군(首陽大君)이 가자(加資)하도록 논하여 아뢰었다고 하나, 대저 상작(賞爵)이란 국가의 공기(公器)이니 가볍게 시행할 수가 없는데, 하물며 ‘일체 사사로운 일은 아뢸 수가 없다.’고 이미 교지(敎旨)가 있는데, 종실에서는 이를 계속하여 아뢰어서 사사로운 은혜를 베푸는 것은 심히 부당합니다. 청컨대 이러한 명을 거두소서."

하니, 전지하기를,

"이 책은 바로 문종(文宗)께서 친히 지으신 책이니, 참여하여 도운 사람은 그 공을 상줄 만하고 또 글자를 베껴 쓴 사람도 또한 이미 가자(加資)한 까닭에 대신과 더불어 의논하여 이를 제수(除授)한 것이다."

하니, 하위지(河緯地)가 다시 아뢰기를,

"비록 전례가 있다고 하지만 종실에서 사사로이 아뢰어서 가자(加資)하는 것은 미편합니다. 신이 직사에 나가는 것은 의리에 불가하니, 청컨대 모름지기 고치소서."

하였으나, 윤허하지 않았다. 하위지가 물러가서 상소하기를,

"이달 20일에 신을 중직 대부(中直大夫)272) 로 삼는다고 하비(下批)273) 하였으나 그 사유를 알지 못하여서 감히 사은하지 못하다가, 곧 들으니 수양 대군(首陽大君)이 《병요(兵要)》로 수찬한 공(功)을 논하여 아뢴 때문이라 하니, 황공하고 놀라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윽이 생각건대, 그때에 《병요》를 수찬하는 데 종사한 자는 모두 기록할 만한 공이 없으며, 신은 더욱 수고한 것이 없고, 또 종친의 아룀으로 인하여 보람되게 특별한 은혜를 받는 것은 의리에 크게 옳지 않습니다. 신은 이러한 뜻을 가지고 내리신 명령을 거두도록 애걸하였으나 윤허를 받지 못하여, 부끄럽고 두려운 마음의 지극함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대저 작명(爵命)은 국가의 공기(公器)이고 인주(人主)의 큰 권한입니다. 공기이기 때문에 인주가 가볍게 시행할 수 없으며, 큰 권한이기 때문에 인신(人臣)이 감히 가볍게 의논하지 못하니 그 지험하기가 이와 같으므로 이로써 오히려 좌우 근신에 연줄을 대어서 사문(私門)이 저자와 같다는 백성들의 탄식이 있음을 막는데, 하물며 아랫사람이 가볍게 의논하는데도 금방(禁防)하지 아니하거나 위에서 가볍게 시행하는데도 무겁게 여기지 아니하고, 먼저 그 금방을 없앤다면 폐단은 장차 어떻게 되겠습니까? 세종 대왕(世宗大王)께서는 일찍이 작명(爵命)을 무겁게 여겨서 비록 한 자급(資級)이라도 일찍이 가볍게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제조관(提調官)에서 낭청(郞廳)을 추천하여 쓰는 데도 오히려 금방이 있었으나 은혜와 권세가 아랫사람으로 옮겨 갈까 두려워하였으니, 그 후세(後世)를 위하여 염려하심이 원대하였습니다. 또 인재를 천거하여 올리는 것은 대신의 직분이나 옛날의 어린 대신들도 오히려 마땅한 사람 알기를 두려워하고 그 은혜가 자기에게서 나올까 두려워하였습니다. 더구나 종실의 존장(尊長)으로서 이와 같은 짓을 감히 행하여 공공연히 사람을 추천하여 올린다면 은혜가 누구에게서 나오게 하려고 하는 것입니까? 종실(宗室)의 처신하는 도리가 크게 어그러졌습니다. 근일에 가자(加資)한 자는 경연(經筵)에서 시종한 사람들이 많고, 신과 같은 자는 공로가 없고 또한 대간(臺諫)의 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시종(侍從)하는 관헌도 종친에게 사사로이 지우(知遇)를 받는 것은 진실로 대체에 어그러짐이 있는데, 하물며 대헌(臺憲)의 규탄(糾彈)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감히 우매함을 무릅쓰고 직사에 나아가는 것은 더욱 크게 불가한 것입니다. 비록 스스로 아깝게 여긴다한들 이에 조종을 욕먹이는 것이 얼마이겠습니까? 성상의 하교에서 비록 말씀하시기를, ‘이미 대신에게 의논하였다.’ 하시지만, 그러나 일에는 불가(不可)한 것이 있는데, 대신이 참여하여 알고 있으면서도 서둘러 급히 고쳐서 바로잡지 않는 것은 부당하며, 성상의 하교에서는 비록 말씀하시기를, ‘가서 너의 직사에 나아가라.’ 하시나 사체(事體)가 이와 같으니, 신이 의리상 교지(敎旨)를 받들 수 없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상감께서 유의하여 확연히 굳건한 용단을 내려서 즉시 내리신 명령을 거두시고 공도(公道)를 밝히고 공선(公選)을 엄하게 하여서 요행을 바라는 문(門)을 막으소서."

하였다.

  • [註 272] 중직 대부(中直大夫) : 문관의 종3품 품계.
  • [註 273] 하비(下批) : 삼망을 갖추지 않고 한 사람만 적어 올려서 임금이 임명하던 일.

원문

○己酉/執義河緯地啓曰: "《兵要》兵書修撰人, 命皆加資, 而臣亦與焉, 臣於此書, 固無可賞之功。 集賢殿, 本是治書之地, 而考閱, 乃是職分。 竊聞, 首陽大君論啓加資, 大抵爵賞, 國家公器, 不可輕施。 況一應私事, 毋得啓之, 已有敎旨, 而宗室續續啓之, 以市私恩, 甚爲不當。 請收是命。" 傳曰: "此書, 乃文宗親製之書, 參侍之人, 其功可賞, 且寫字者亦已加資, 故與大臣議而授之。" 緯地更啓曰: "雖有前例, 因宗室私啓而加資, 未便。 臣之就職, 於義不可, 請須改之。" 不允。 緯地退而上疏曰:

今月二十日批以臣爲中直, 未知事由, 不敢謝恩, 尋聞, 因首陽大君所啓論《兵要》之功, 惶駭無措。 竊念, 其時仕於《兵要》者, 皆無可錄之功, 而臣尤無勞。 且因宗親之啓, 而冒叨特恩, 義大不可。 臣將此意, 乞還成命, 未蒙允許, 不勝慙恐之至。 夫爵命, 國家之公器、人主之大柄也。 公器, 故人主不得輕施; 大柄, 故人臣不敢輕議。 其嚴如此, 以此防民, 猶有夤緣左右, 私門如市之嘆。 況在下輕議而不禁, 在上輕施而不重, 先去其防, 弊將若何? 世宗大王嘗重爵命, 雖一資級, 未嘗輕施。 提調官薦用郞廳, 尙有禁防, 懼恩柄之下移, 其爲後世慮, 遠矣。 且薦進人才, 大臣之職也, 而古之賢大臣, 猶恐其人之知, 畏其恩出於己也。 況以宗室之尊, 敢行如此, 公然薦達, 欲使恩出於誰也? 大非宗室處己之道也。 近日加資者, 多經帷侍從之人也。 如臣無狀, 亦參臺職、侍從之官, 私受知於宗親, 固虧大體。 矧以臺憲彈糾之地, 而敢冒昧就職, 尤不可之大者。 縱不自惜, 乃辱朝着何? 上敎雖曰: "已議於大臣。" 然事有不可, 不當以大臣所與知, 而不汲汲改正也; 上敎雖曰: "往就乃職。" 然事體如此, 臣義不敢奉旨。 伏惟, 上鑑留意, 廓揮乾斷, 卽收成命, 以昭公道, 以嚴公選, 以杜僥倖之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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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실록6권, 단종 1년 4월 22일 己酉 1/2 기사 / 1453년 명 경태(景泰) 4년

하위지가 자신은 상을 받을 만한 공이 없음을 아뢰다

국역

집의(執義) 하위지(河緯地)가 아뢰기를,

"《병요(兵要)》·병서(兵書)를 수찬한 사람들에게 모두 가자(加資)하도록 명하였는데, 신도 또한 이에 참여하였으나, 신은 이 책에 진실로 상을 받을 만한 공(功)이 없습니다. 집현전(集賢殿)은 본래 책을 만드는 곳이요, 〈서적을〉 고열(考閱)하는 것이 그 직분(職分)입니다. 그윽이 듣건대, 수양 대군(首陽大君)이 가자(加資)하도록 논하여 아뢰었다고 하나, 대저 상작(賞爵)이란 국가의 공기(公器)이니 가볍게 시행할 수가 없는데, 하물며 ‘일체 사사로운 일은 아뢸 수가 없다.’고 이미 교지(敎旨)가 있는데, 종실에서는 이를 계속하여 아뢰어서 사사로운 은혜를 베푸는 것은 심히 부당합니다. 청컨대 이러한 명을 거두소서."

하니, 전지하기를,

"이 책은 바로 문종(文宗)께서 친히 지으신 책이니, 참여하여 도운 사람은 그 공을 상줄 만하고 또 글자를 베껴 쓴 사람도 또한 이미 가자(加資)한 까닭에 대신과 더불어 의논하여 이를 제수(除授)한 것이다."

하니, 하위지(河緯地)가 다시 아뢰기를,

"비록 전례가 있다고 하지만 종실에서 사사로이 아뢰어서 가자(加資)하는 것은 미편합니다. 신이 직사에 나가는 것은 의리에 불가하니, 청컨대 모름지기 고치소서."

하였으나, 윤허하지 않았다. 하위지가 물러가서 상소하기를,

"이달 20일에 신을 중직 대부(中直大夫)272) 로 삼는다고 하비(下批)273) 하였으나 그 사유를 알지 못하여서 감히 사은하지 못하다가, 곧 들으니 수양 대군(首陽大君)이 《병요(兵要)》로 수찬한 공(功)을 논하여 아뢴 때문이라 하니, 황공하고 놀라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윽이 생각건대, 그때에 《병요》를 수찬하는 데 종사한 자는 모두 기록할 만한 공이 없으며, 신은 더욱 수고한 것이 없고, 또 종친의 아룀으로 인하여 보람되게 특별한 은혜를 받는 것은 의리에 크게 옳지 않습니다. 신은 이러한 뜻을 가지고 내리신 명령을 거두도록 애걸하였으나 윤허를 받지 못하여, 부끄럽고 두려운 마음의 지극함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대저 작명(爵命)은 국가의 공기(公器)이고 인주(人主)의 큰 권한입니다. 공기이기 때문에 인주가 가볍게 시행할 수 없으며, 큰 권한이기 때문에 인신(人臣)이 감히 가볍게 의논하지 못하니 그 지험하기가 이와 같으므로 이로써 오히려 좌우 근신에 연줄을 대어서 사문(私門)이 저자와 같다는 백성들의 탄식이 있음을 막는데, 하물며 아랫사람이 가볍게 의논하는데도 금방(禁防)하지 아니하거나 위에서 가볍게 시행하는데도 무겁게 여기지 아니하고, 먼저 그 금방을 없앤다면 폐단은 장차 어떻게 되겠습니까? 세종 대왕(世宗大王)께서는 일찍이 작명(爵命)을 무겁게 여겨서 비록 한 자급(資級)이라도 일찍이 가볍게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제조관(提調官)에서 낭청(郞廳)을 추천하여 쓰는 데도 오히려 금방이 있었으나 은혜와 권세가 아랫사람으로 옮겨 갈까 두려워하였으니, 그 후세(後世)를 위하여 염려하심이 원대하였습니다. 또 인재를 천거하여 올리는 것은 대신의 직분이나 옛날의 어린 대신들도 오히려 마땅한 사람 알기를 두려워하고 그 은혜가 자기에게서 나올까 두려워하였습니다. 더구나 종실의 존장(尊長)으로서 이와 같은 짓을 감히 행하여 공공연히 사람을 추천하여 올린다면 은혜가 누구에게서 나오게 하려고 하는 것입니까? 종실(宗室)의 처신하는 도리가 크게 어그러졌습니다. 근일에 가자(加資)한 자는 경연(經筵)에서 시종한 사람들이 많고, 신과 같은 자는 공로가 없고 또한 대간(臺諫)의 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시종(侍從)하는 관헌도 종친에게 사사로이 지우(知遇)를 받는 것은 진실로 대체에 어그러짐이 있는데, 하물며 대헌(臺憲)의 규탄(糾彈)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감히 우매함을 무릅쓰고 직사에 나아가는 것은 더욱 크게 불가한 것입니다. 비록 스스로 아깝게 여긴다한들 이에 조종을 욕먹이는 것이 얼마이겠습니까? 성상의 하교에서 비록 말씀하시기를, ‘이미 대신에게 의논하였다.’ 하시지만, 그러나 일에는 불가(不可)한 것이 있는데, 대신이 참여하여 알고 있으면서도 서둘러 급히 고쳐서 바로잡지 않는 것은 부당하며, 성상의 하교에서는 비록 말씀하시기를, ‘가서 너의 직사에 나아가라.’ 하시나 사체(事體)가 이와 같으니, 신이 의리상 교지(敎旨)를 받들 수 없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상감께서 유의하여 확연히 굳건한 용단을 내려서 즉시 내리신 명령을 거두시고 공도(公道)를 밝히고 공선(公選)을 엄하게 하여서 요행을 바라는 문(門)을 막으소서."

하였다.

  • [註 272] 중직 대부(中直大夫) : 문관의 종3품 품계.
  • [註 273] 하비(下批) : 삼망을 갖추지 않고 한 사람만 적어 올려서 임금이 임명하던 일.

원문

○己酉/執義河緯地啓曰: "《兵要》兵書修撰人, 命皆加資, 而臣亦與焉, 臣於此書, 固無可賞之功。 集賢殿, 本是治書之地, 而考閱, 乃是職分。 竊聞, 首陽大君論啓加資, 大抵爵賞, 國家公器, 不可輕施。 況一應私事, 毋得啓之, 已有敎旨, 而宗室續續啓之, 以市私恩, 甚爲不當。 請收是命。" 傳曰: "此書, 乃文宗親製之書, 參侍之人, 其功可賞, 且寫字者亦已加資, 故與大臣議而授之。" 緯地更啓曰: "雖有前例, 因宗室私啓而加資, 未便。 臣之就職, 於義不可, 請須改之。" 不允。 緯地退而上疏曰:

今月二十日批以臣爲中直, 未知事由, 不敢謝恩, 尋聞, 因首陽大君所啓論《兵要》之功, 惶駭無措。 竊念, 其時仕於《兵要》者, 皆無可錄之功, 而臣尤無勞。 且因宗親之啓, 而冒叨特恩, 義大不可。 臣將此意, 乞還成命, 未蒙允許, 不勝慙恐之至。 夫爵命, 國家之公器、人主之大柄也。 公器, 故人主不得輕施; 大柄, 故人臣不敢輕議。 其嚴如此, 以此防民, 猶有夤緣左右, 私門如市之嘆。 況在下輕議而不禁, 在上輕施而不重, 先去其防, 弊將若何? 世宗大王嘗重爵命, 雖一資級, 未嘗輕施。 提調官薦用郞廳, 尙有禁防, 懼恩柄之下移, 其爲後世慮, 遠矣。 且薦進人才, 大臣之職也, 而古之賢大臣, 猶恐其人之知, 畏其恩出於己也。 況以宗室之尊, 敢行如此, 公然薦達, 欲使恩出於誰也? 大非宗室處己之道也。 近日加資者, 多經帷侍從之人也。 如臣無狀, 亦參臺職、侍從之官, 私受知於宗親, 固虧大體。 矧以臺憲彈糾之地, 而敢冒昧就職, 尤不可之大者。 縱不自惜, 乃辱朝着何? 上敎雖曰: "已議於大臣。" 然事有不可, 不當以大臣所與知, 而不汲汲改正也; 上敎雖曰: "往就乃職。" 然事體如此, 臣義不敢奉旨。 伏惟, 上鑑留意, 廓揮乾斷, 卽收成命, 以昭公道, 以嚴公選, 以杜僥倖之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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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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