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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실록9권, 문종 1년 8월 7일 壬申 1/2 기사 / 1451년 명 경태(景泰) 2년

강원도 횡성현 백성들이 유망한 사람들의 공부를 감해 줄 것을 청하다

국역

지평(持平) 문여량(文汝良)이 아뢰기를,

"강원도 횡성현(橫城縣)의 백성 1백여 명이 본부(本府)1011) 에 장고(狀告)하여 이르기를, ‘본현이 지역이 좁고 토질이 척박(瘠薄)1012) 하여 거주민의 원액(元額)이 3백여 호인데, 근년에 흉년으로 말미암아 외지로 유망(流亡)한 자가 계속 늘어나, 남아 있는 자는 단지 96호입니다. 설사 척박한 밭을 갈아 짓는다 해도 원유(園囿) 속의 뭇짐승들이 먹어서 손실되고 생활이 몹시 어려워 항상 부역에 견디어 내기 어려운 터에, 또 유망(流亡)한 사람들의 공부(貢賦)까지 징수하여 백성들의 살림이 더욱 궁핍하고 호구(戶口)가 날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청컨대 유망한 사람들의 공부를 감(減)하여 주소서.’ 하였습니다. 본부(本府)에서는 일찍이 이 현의 원유(園囿)에서 제거할 만한 곳은 이를 초출(抄出)하여 제거(除去)하라고 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듣건대, 원유가 남북으로 수십리(數十里)나 뻗쳐 있어 부근에 거주하는 인민들이 겨우 손바닥만한 전지를 경작하고 있는데도 모두 뭇짐승의 침해로 감손되어, 매양 이를 계청(啓請)하여 면제하려 해도 상세히 알지 못하여 아직껏 계청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제 횡성 백성들이 그 폐단을 들어 호소해 왔으니, 혹시 그 강무장(講武場)1013) 안에 제거할 만한 곳이 있는데도 제거하지 않은 탓입니까? 청컨대 적당히 이를 면제하게 하소서. 또 유망한 사람들의 공부를 도리어 남아 있는 백성들에게 징수하는 것은 뜻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청컨대 이 고을로 인하여 강원도 내의 모든 고을의 묵고 황폐한 전토의 공부를 일체 감면하여 민생을 쉬게 하소서. 특히 이 도(道)만이 아니라, 황해도 전역이 역시 누차 흉년을 만나 유망한 자가 반이 넘으니, 역시 이 예에 의하여 면제하게 하소서. 운성위(雲城尉) 박종우(朴從愚)의 첩의 아들 박귀손(朴貴孫)에게 이제 선공 감(繕工監) 부록사(副錄事)를 제수하였습니다. 첩의 아들을 동반(東班)1014) 에 서용(敍用)한다는 것은 대체(大體)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만약 마지못해 준다면 서반(西班)1015) 에 서용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강무장(講武場)에는 내 이미 조유례(趙由禮)를 보내어 심정(審定)해 면제한 바 있으므로 다시 더 면제할 수 없다. 강무장 소재지의 거주민들이 모두 이를 싫어하고 꺼려해서 반드시 다 제거해 버린 뒤에야 말 것이니, 어찌 영세한 백성들의 마음을 다 좇아서 제거하겠는가? 유망한 사람들의 공부에 관한 일은 마땅히 이를 호조(戶曹)에 내려 평의토록 할 것이며, 박귀손의 동반직 제수는 내가 독단해 한 것이 아니라 여러 대신들과 의논해 하였고 또 전례도 있었다."

하였다. 문여량이 다시 아뢰기를,

"양첩(良妾)의 자식은 충순위(忠順衛)에 허통(許通)시킨다고 이미 정한 법이 있어 이 사람은 충순위에 들어갈 만하며, 또 서반이 적합한데 어찌 반드시 동반에 서용하여 적첩(嫡妾)의 분별을 어지럽게 합니까? 청하건대, 이를 파하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였다.

"박귀손을 동반에 서용한 것은 분의(分義)에 해로울 것이 없다."

  • [註 1011] 본부(本府) : 사헌부.
  • [註 1012] 척박(瘠薄) : 땅이 메마르고 기름지지 못함.
  • [註 1013] 강무장(講武場) : 임금이 봄·가을로 문무 관원을 거느리고 사냥을 하면서 무예(武藝)를 닦던 장소. 세종(世宗) 때부터 상소(常所)를 정하여, 철원(鐵原)·평강(平康)·이천(伊川) 등지로 하였음.
  • [註 1014] 동반(東班) : 문관.
  • [註 1015] 서반(西班) : 무반.

원문

○壬申/持平文汝良啓: "江原道 橫城縣百餘人, 狀告本府曰: ‘本縣地狹土瘠, 居民元額三百餘戶, 比因飢饉, 流亡相繼, 遺存者但九十六戶。 縱耕瘠薄之田, 亦爲園囿衆獸喫損, 生業甚艱, 常未堪役, 又徵流亡人貢賦, 民産益窮, 戶口日耗。 請減流亡人貢賦。’ 本府曾聞, 此縣園囿, 命抄可除處而除之。 然今聞園囿延袤數十餘里, 旁近居民, 僅耕寸田, 盡爲群獸喫損, 每欲啓請除之, 未能詳知, 而未啓耳。 今橫城之民, 陳弊來訴, 無乃講武場有可除處而不除歟? 請量宜除之。 且流亡人貢賦, 反徵於遺存之民, 於義未安。 請因此縣, 江原道內諸郡, 陳荒貢賦, 一皆蠲免, 以休民生。 非特此道, 黃海一道, 亦屨被飢饉, 流亡者過半, 亦依此除之。 雲城尉 朴從愚, 妾子貴孫, 今除繕工副錄事。 以妾子而敍於東班, 有違大體。 若不得已, 則敍於西班何如?" 上曰: "講武場, 予已遣趙由禮, 審定除之, 不可更除。 講武場所在居民, 皆厭憚必盡草然後已耳, 豈盡從小民之心而除之乎? 流亡人貢賦事, 當下戶曹議之, 貴孫東班除授, 非予擅爲, 已議諸大臣而爲之, 且有前例。" 汝良更啓曰: "良妾子許通忠順衛, 已有定法, 此人可入忠順衛, 亦宜西班, 何必敍於東班, 以亂妾嫡之分乎? 請罷之。" 上曰: "貴孫敍東班, 無害於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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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실록9권, 문종 1년 8월 7일 壬申 1/2 기사 / 1451년 명 경태(景泰) 2년

강원도 횡성현 백성들이 유망한 사람들의 공부를 감해 줄 것을 청하다

국역

지평(持平) 문여량(文汝良)이 아뢰기를,

"강원도 횡성현(橫城縣)의 백성 1백여 명이 본부(本府)1011) 에 장고(狀告)하여 이르기를, ‘본현이 지역이 좁고 토질이 척박(瘠薄)1012) 하여 거주민의 원액(元額)이 3백여 호인데, 근년에 흉년으로 말미암아 외지로 유망(流亡)한 자가 계속 늘어나, 남아 있는 자는 단지 96호입니다. 설사 척박한 밭을 갈아 짓는다 해도 원유(園囿) 속의 뭇짐승들이 먹어서 손실되고 생활이 몹시 어려워 항상 부역에 견디어 내기 어려운 터에, 또 유망(流亡)한 사람들의 공부(貢賦)까지 징수하여 백성들의 살림이 더욱 궁핍하고 호구(戶口)가 날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청컨대 유망한 사람들의 공부를 감(減)하여 주소서.’ 하였습니다. 본부(本府)에서는 일찍이 이 현의 원유(園囿)에서 제거할 만한 곳은 이를 초출(抄出)하여 제거(除去)하라고 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듣건대, 원유가 남북으로 수십리(數十里)나 뻗쳐 있어 부근에 거주하는 인민들이 겨우 손바닥만한 전지를 경작하고 있는데도 모두 뭇짐승의 침해로 감손되어, 매양 이를 계청(啓請)하여 면제하려 해도 상세히 알지 못하여 아직껏 계청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제 횡성 백성들이 그 폐단을 들어 호소해 왔으니, 혹시 그 강무장(講武場)1013) 안에 제거할 만한 곳이 있는데도 제거하지 않은 탓입니까? 청컨대 적당히 이를 면제하게 하소서. 또 유망한 사람들의 공부를 도리어 남아 있는 백성들에게 징수하는 것은 뜻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청컨대 이 고을로 인하여 강원도 내의 모든 고을의 묵고 황폐한 전토의 공부를 일체 감면하여 민생을 쉬게 하소서. 특히 이 도(道)만이 아니라, 황해도 전역이 역시 누차 흉년을 만나 유망한 자가 반이 넘으니, 역시 이 예에 의하여 면제하게 하소서. 운성위(雲城尉) 박종우(朴從愚)의 첩의 아들 박귀손(朴貴孫)에게 이제 선공 감(繕工監) 부록사(副錄事)를 제수하였습니다. 첩의 아들을 동반(東班)1014) 에 서용(敍用)한다는 것은 대체(大體)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만약 마지못해 준다면 서반(西班)1015) 에 서용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강무장(講武場)에는 내 이미 조유례(趙由禮)를 보내어 심정(審定)해 면제한 바 있으므로 다시 더 면제할 수 없다. 강무장 소재지의 거주민들이 모두 이를 싫어하고 꺼려해서 반드시 다 제거해 버린 뒤에야 말 것이니, 어찌 영세한 백성들의 마음을 다 좇아서 제거하겠는가? 유망한 사람들의 공부에 관한 일은 마땅히 이를 호조(戶曹)에 내려 평의토록 할 것이며, 박귀손의 동반직 제수는 내가 독단해 한 것이 아니라 여러 대신들과 의논해 하였고 또 전례도 있었다."

하였다. 문여량이 다시 아뢰기를,

"양첩(良妾)의 자식은 충순위(忠順衛)에 허통(許通)시킨다고 이미 정한 법이 있어 이 사람은 충순위에 들어갈 만하며, 또 서반이 적합한데 어찌 반드시 동반에 서용하여 적첩(嫡妾)의 분별을 어지럽게 합니까? 청하건대, 이를 파하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였다.

"박귀손을 동반에 서용한 것은 분의(分義)에 해로울 것이 없다."

  • [註 1011] 본부(本府) : 사헌부.
  • [註 1012] 척박(瘠薄) : 땅이 메마르고 기름지지 못함.
  • [註 1013] 강무장(講武場) : 임금이 봄·가을로 문무 관원을 거느리고 사냥을 하면서 무예(武藝)를 닦던 장소. 세종(世宗) 때부터 상소(常所)를 정하여, 철원(鐵原)·평강(平康)·이천(伊川) 등지로 하였음.
  • [註 1014] 동반(東班) : 문관.
  • [註 1015] 서반(西班) : 무반.

원문

○壬申/持平文汝良啓: "江原道 橫城縣百餘人, 狀告本府曰: ‘本縣地狹土瘠, 居民元額三百餘戶, 比因飢饉, 流亡相繼, 遺存者但九十六戶。 縱耕瘠薄之田, 亦爲園囿衆獸喫損, 生業甚艱, 常未堪役, 又徵流亡人貢賦, 民産益窮, 戶口日耗。 請減流亡人貢賦。’ 本府曾聞, 此縣園囿, 命抄可除處而除之。 然今聞園囿延袤數十餘里, 旁近居民, 僅耕寸田, 盡爲群獸喫損, 每欲啓請除之, 未能詳知, 而未啓耳。 今橫城之民, 陳弊來訴, 無乃講武場有可除處而不除歟? 請量宜除之。 且流亡人貢賦, 反徵於遺存之民, 於義未安。 請因此縣, 江原道內諸郡, 陳荒貢賦, 一皆蠲免, 以休民生。 非特此道, 黃海一道, 亦屨被飢饉, 流亡者過半, 亦依此除之。 雲城尉 朴從愚, 妾子貴孫, 今除繕工副錄事。 以妾子而敍於東班, 有違大體。 若不得已, 則敍於西班何如?" 上曰: "講武場, 予已遣趙由禮, 審定除之, 不可更除。 講武場所在居民, 皆厭憚必盡草然後已耳, 豈盡從小民之心而除之乎? 流亡人貢賦事, 當下戶曹議之, 貴孫東班除授, 非予擅爲, 已議諸大臣而爲之, 且有前例。" 汝良更啓曰: "良妾子許通忠順衛, 已有定法, 此人可入忠順衛, 亦宜西班, 何必敍於東班, 以亂妾嫡之分乎? 請罷之。" 上曰: "貴孫敍東班, 無害於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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