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실록1권, 문종 즉위년 5월 21일 甲子 1/2 기사 / 1450년 명 경태(景泰) 1년
좌의정 황보인이 빈전에 시책을 올리다
국역
좌의정(左議政) 황보인(皇甫仁)이 길복(吉服)을 입고 빈전(殯殿)에 나아가서 시호(諡號)의 책보(冊寶)를 올리니, 종친(宗親)과 문무 백관(文武百官)이 최복(衰服) 차림으로 행례(行禮)하였다. 그 시책(諡冊)은 이러하였다.
"그윽이 생각하건대, 천지(天地)의 큰 덕은 비록 다 형용하여 말할 수 없지마는, 신자(臣子)의 지극한 정리(情理)로서는 다만 미덕(美德)을 나타내는 데에 간절하므로, 삼가 상헌(常憲)에 따라서 이에 휘칭(徽稱)358) 을 올립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황고 대왕(皇考大王)께서는 제성(齊聖) 광연(廣淵)하시고 총명(聰明) 예지(睿智)하시어 처음부터 끝까지 학문을 바탕으로 정치하는 근원을 깊이 연구하고, 밤이나 낮이나 정성을 다하여 정치하는 방도를 넓혔습니다. 유학(儒學)을 숭상하고 덕화(德化)를 일으켰으며, 농사를 권장하고 형옥(刑獄)을 가엾게 여기었습니다. 조(祖)359) 를 높이고 종(宗)360) 을 공경하는 정성을 다하고, 사대(事大)와 교린(交隣)의 도리를 다하였습니다. 구족(九族)은 실로 인륜(人倫)을 돈독히 하는 일에 한결 같았고, 조민(兆民)은 태평한 정치에 다 포용(包容)되었습니다. 예절이 갖추어지고 풍악이 조화(調和)되니, 문치(文治)는 일월(日月)처럼 빛나고, 가까운 곳이 편안하고 먼 곳이 엄숙하니 위무(威武)는 풍정(風霆)처럼 떨쳤습니다. 수방(殊方)361) 에서는 두려워하고 사랑하는 정성을 바치고, 중국(中國)에서는 칭찬하고 권애(眷愛)하는 은총(恩寵)을 베풀었습니다. 좋은 상서[貞符]가 자주 응하고, 칭송의 소리가 번갈아 일어 났습니다. 과연 30년간 태평의 성대이요, 진실로 천 년 사이에 만나기 어려운 행운입니다. 바야흐로 아버지께 만세(萬歲)까지 계실 것을 믿었는데, 어찌 하늘이 일조(一朝)에 무너질 줄을 생각하였겠습니까? 부비(付卑)362) 의 어려움을 길이 생각하니, 호곡(號哭) 벽용(擗踴)363) 하는 슬픔을 견딜 수 없습니다. 이에 추숭(追崇)하는 전(奠)을 거행하여, 애모(哀慕)하는 마음을 조금 펴려고 합니다. 삼가 옥책(玉冊)을 받들어 ‘영문 예무 인성 명효 대왕(英文睿武仁聖明孝大王)’이란 존시(尊諡)와 ‘세종(世宗)’이란 묘호(廟號)를 올립니다. 우러러 생각하건대, 의령(懿靈)364) 은 깊은 감찰(鑑察)을 내리셔서 빛나는 옥책(玉冊)을 받으시어 대대로 영구히 전하는 홍명(鴻名)365) 을 누리고, 순희(純禧)366) 를 거듭 주셔서 무궁(無窮)한 보조(寶祚)367) 를 말없이 도와주소서."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45장 B면【국편영인본】 6책 237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어문학-문학(文學)
- [註 358] 휘칭(徽稱) : 휘호(徽號).
- [註 359] 조(祖) : 공이 있는 임금.
- [註 360] 종(宗) : 덕이 있는 임금.
- [註 361] 수방(殊方) : 외국(外國).
- [註 362] 부비(付卑) : 나라를 맡겨 주는 일.
- [註 363] 벽용(擗踴) : 가슴을 치고 뛰며 슬퍼함.
- [註 364] 의령(懿靈) : 선왕(先王)의 혼령.
- [註 365] 홍명(鴻名) : 큰 명성.
- [註 366] 순희(純禧) : 큰 복록.
- [註 367] 보조(寶祚) : 제왕(帝王)의 자리.
원문
○甲子/左議政皇甫仁, 服吉服, 詣殯殿, 上諡冊寶, 宗親文武百官, 以衰服行禮。 其諡冊曰:
竊以天地大德, 雖莫罄於形言, 臣子至情, 惟用切於顯美, 祗率常憲, 式薦徽稱。 恭惟皇考大王, 齊聖廣淵聰明睿智, 終始典學, 極濬出治之源, 霄旰勵精, 恢張爲政之目。 崇儒興化, 勸農恤刑。 致尊祖敬宗之誠, 盡事大交隣之道。 九族實均於惇敍, 兆民咸囿於雍熙。 禮備樂和, 文治光于日月; 邇安遠肅, 威武震乎風霆。 殊方獻畏愛之忱, 上國加褒眷之寵。 貞符屢應, 頌聲交騰。 繄三紀太平之隆, 亮千載難遭之幸。 方仰父臨於萬歲, 豈意天崩於一朝? 永懷付畀之艱, 不勝號擗之痛。 庸擧追崇之奠, 小伸哀慕之心。 謹奉玉冊, 上尊諡曰: "英文睿武仁聖明孝大王。" 廟號曰: "世宗。" 仰惟懿靈, 俯垂沖鑑, 誕膺顯冊, 世享不朽之鴻名, 申錫純禧, 默贊無窮之寶祚。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45장 B면【국편영인본】 6책 237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어문학-문학(文學)
문종 즉위년 (1450) 5월 21일
문종실록1권, 문종 즉위년 5월 21일 甲子 1/2 기사 / 1450년 명 경태(景泰) 1년
좌의정 황보인이 빈전에 시책을 올리다
국역
좌의정(左議政) 황보인(皇甫仁)이 길복(吉服)을 입고 빈전(殯殿)에 나아가서 시호(諡號)의 책보(冊寶)를 올리니, 종친(宗親)과 문무 백관(文武百官)이 최복(衰服) 차림으로 행례(行禮)하였다. 그 시책(諡冊)은 이러하였다.
"그윽이 생각하건대, 천지(天地)의 큰 덕은 비록 다 형용하여 말할 수 없지마는, 신자(臣子)의 지극한 정리(情理)로서는 다만 미덕(美德)을 나타내는 데에 간절하므로, 삼가 상헌(常憲)에 따라서 이에 휘칭(徽稱)358) 을 올립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황고 대왕(皇考大王)께서는 제성(齊聖) 광연(廣淵)하시고 총명(聰明) 예지(睿智)하시어 처음부터 끝까지 학문을 바탕으로 정치하는 근원을 깊이 연구하고, 밤이나 낮이나 정성을 다하여 정치하는 방도를 넓혔습니다. 유학(儒學)을 숭상하고 덕화(德化)를 일으켰으며, 농사를 권장하고 형옥(刑獄)을 가엾게 여기었습니다. 조(祖)359) 를 높이고 종(宗)360) 을 공경하는 정성을 다하고, 사대(事大)와 교린(交隣)의 도리를 다하였습니다. 구족(九族)은 실로 인륜(人倫)을 돈독히 하는 일에 한결 같았고, 조민(兆民)은 태평한 정치에 다 포용(包容)되었습니다. 예절이 갖추어지고 풍악이 조화(調和)되니, 문치(文治)는 일월(日月)처럼 빛나고, 가까운 곳이 편안하고 먼 곳이 엄숙하니 위무(威武)는 풍정(風霆)처럼 떨쳤습니다. 수방(殊方)361) 에서는 두려워하고 사랑하는 정성을 바치고, 중국(中國)에서는 칭찬하고 권애(眷愛)하는 은총(恩寵)을 베풀었습니다. 좋은 상서[貞符]가 자주 응하고, 칭송의 소리가 번갈아 일어 났습니다. 과연 30년간 태평의 성대이요, 진실로 천 년 사이에 만나기 어려운 행운입니다. 바야흐로 아버지께 만세(萬歲)까지 계실 것을 믿었는데, 어찌 하늘이 일조(一朝)에 무너질 줄을 생각하였겠습니까? 부비(付卑)362) 의 어려움을 길이 생각하니, 호곡(號哭) 벽용(擗踴)363) 하는 슬픔을 견딜 수 없습니다. 이에 추숭(追崇)하는 전(奠)을 거행하여, 애모(哀慕)하는 마음을 조금 펴려고 합니다. 삼가 옥책(玉冊)을 받들어 ‘영문 예무 인성 명효 대왕(英文睿武仁聖明孝大王)’이란 존시(尊諡)와 ‘세종(世宗)’이란 묘호(廟號)를 올립니다. 우러러 생각하건대, 의령(懿靈)364) 은 깊은 감찰(鑑察)을 내리셔서 빛나는 옥책(玉冊)을 받으시어 대대로 영구히 전하는 홍명(鴻名)365) 을 누리고, 순희(純禧)366) 를 거듭 주셔서 무궁(無窮)한 보조(寶祚)367) 를 말없이 도와주소서."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45장 B면【국편영인본】 6책 237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어문학-문학(文學)
- [註 358] 휘칭(徽稱) : 휘호(徽號).
- [註 359] 조(祖) : 공이 있는 임금.
- [註 360] 종(宗) : 덕이 있는 임금.
- [註 361] 수방(殊方) : 외국(外國).
- [註 362] 부비(付卑) : 나라를 맡겨 주는 일.
- [註 363] 벽용(擗踴) : 가슴을 치고 뛰며 슬퍼함.
- [註 364] 의령(懿靈) : 선왕(先王)의 혼령.
- [註 365] 홍명(鴻名) : 큰 명성.
- [註 366] 순희(純禧) : 큰 복록.
- [註 367] 보조(寶祚) : 제왕(帝王)의 자리.
원문
○甲子/左議政皇甫仁, 服吉服, 詣殯殿, 上諡冊寶, 宗親文武百官, 以衰服行禮。 其諡冊曰:
竊以天地大德, 雖莫罄於形言, 臣子至情, 惟用切於顯美, 祗率常憲, 式薦徽稱。 恭惟皇考大王, 齊聖廣淵聰明睿智, 終始典學, 極濬出治之源, 霄旰勵精, 恢張爲政之目。 崇儒興化, 勸農恤刑。 致尊祖敬宗之誠, 盡事大交隣之道。 九族實均於惇敍, 兆民咸囿於雍熙。 禮備樂和, 文治光于日月; 邇安遠肅, 威武震乎風霆。 殊方獻畏愛之忱, 上國加褒眷之寵。 貞符屢應, 頌聲交騰。 繄三紀太平之隆, 亮千載難遭之幸。 方仰父臨於萬歲, 豈意天崩於一朝? 永懷付畀之艱, 不勝號擗之痛。 庸擧追崇之奠, 小伸哀慕之心。 謹奉玉冊, 上尊諡曰: "英文睿武仁聖明孝大王。" 廟號曰: "世宗。" 仰惟懿靈, 俯垂沖鑑, 誕膺顯冊, 世享不朽之鴻名, 申錫純禧, 默贊無窮之寶祚。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45장 B면【국편영인본】 6책 237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어문학-문학(文學)
원본
문종 즉위년 (1450) 5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