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폐(奠幣)

제삿날 축시(丑時) 전 5각에 【축시 전 5각은 곧 3경 3점이니, 행사(行事)는 축시 1각에 한다. 】 전사관이 그 소속을 거느리고 들어와서 찬구(饌具)를 담고 나서, 물러와 막차[次]에 나아가서 그 복색(服色)을 갖추고, 올라가서 대사 후토씨와 대직 후직씨의 신위판을 자리[座]에 설치하고, 찬인이 감찰을 인도하여 서계[西陛]로 올라가서 단의 상하(上下)를 살펴보고 의식과 같지 아니한 것을 규찰하고 도로 나온다. 전 3각에 여러 제관이 각기 그 복색을 갖춘다. 집례가 알자·찬차·찬인을 거느리고 서문으로 들어가서 먼저 단의 북쪽, 악현의 남쪽 배위에 나아가서, 겹줄로써 남향하고 동쪽을 위[上]로 하여 사배하고 나서 각기 자리로 나아간다. 아악령(雅樂令)이 공인과 이무를 거느리고 들어가서 자리에 나아가는데, 문무(文舞)는 악현(樂懸)의 남쪽에 들어가 진열하고, 무무(武舞)는 악현의 북쪽 길[道] 동편에 선다. 알자와 찬인이 각기 제관을 인도하여 모두 서문 밖의 자리[位]로 나아간다. 전 1각(刻)에 찬인이 감찰·전사관·대축·축사·재랑·협률랑·봉조관(捧俎官)을 인도하여 들어가서 악현의 남쪽 배위(拜位)에 나아가, 겹줄로써 남향하고 동쪽을 위로 해서 선다. 집례가

"사배하라."

하면, 찬자가 전갈(傳喝)하여, 【무릇 집례가 말이 있으면, 찬자가 다 전갈한다. 】 감찰 이하가 다 사배한다. 이를 마치면, 찬인이 감찰을 인도하여 자리로 나아가고, 찬인이 여러 집사를 인도하여 관세위(盥洗位)에 나아가서 관세하게 한다. 이를 마치면 각기 자리로 나아간다. 찬인이 재랑을 인도하여 작세위에 나아가서 작을 씻고 작을 닦게 한다. 이를 마치면, 비에 놓아 받들고 준소로 나아가서 점 위에 둔다. 알자가 초헌관을 인도하고, 찬인이 아헌관·종헌관·천조관을 인도하여 들어와 자리로 나아가면, 집례가

"사배하라."

하여, 중관(衆官)으로 자리에 있는 자가 다 사배한다. 【먼저 절한 자는 절하지 아니한다. 】 알자가 초헌관의 왼쪽으로 나아가서 아뢰기를,

"유사(有司)가 삼가 갖추었사오니 행사(行事)하기를 청합니다."

하고, 물러나 제자리로 돌아간다. 협률랑이 꿇어앉아 면복하였다가 휘(麾)를 들고 일어나고, 【무릇 물건을 취하는 것은 다 꿇어앉아 면복하고 나서, 물건을 취하여 일어난다. 물건을 올릴[奠] 때에는 꿇어앉아 올리고 나서 면복하고, 뒤에 일어난다. 】 악공이 축을 쳐서, 헌가에서 순안지악(順安之樂)을 연주하고, 열문지무(烈文之舞)를 추는데, 팔성을 연주한다. 협률랑이 휘를 눕히고, 어를 긁어서, 악이 그친다. 【무릇 악은 다 협률랑이 꿇어앉아 면복하였다가 휘를 들고 일어나고, 악공이 축을 친 뒤에 연주하고, 휘를 눕히고 어를 긁은 뒤에 그친다. 】 집례가

"털과 피를 묻으라."

하여, 대축이 각기 털과 피를 구덩이에 묻는다. 집례가

"재배하라."

하여, 중관으로 자리에 있는 자가 다 재배한다. 집례가

"전폐례(奠幣禮)를 행하라."

하면, 알자가 초헌관을 인도하여 관세위로 나아가서 남향하여 서게 하고,

"홀(笏)을 꽂으라."

고 찬하여, 손을 씻고 손을 닦게 한다. 【손을 씻고 닦는 것은 찬하지 아니한다. 】

"홀을 잡으라,"

고 찬하고, 인도하여 단으로 나아가 북계로 올라가서, 대사 신위 앞에 나아가 남향하여 선다. 등가(登歌)에서 숙안지악(肅安之樂)을 연주하고, 열문지무를 춘다.

"꿇어앉아서 홀을 꽂으라."

고 찬하면, 집사자 한 사람이 향합을 받들고, 집사자 한 사람이 향로를 받든다. 알자가

"세 번 상향(上香)하라."

고 찬하고, 집사자가 향로를 신위 앞에 올려놓는다. 대축이 폐비를 초헌관에게 주면, 초헌관이 집폐 헌폐(執幣獻幣)하는데, 폐백을 대축에게 주어서 신위 앞에 드리게 한다. 【무릇 봉향(捧香)·수폐(授幣)는 다 헌관의 오른쪽에서 하고, 전로(奠爐)·전폐(奠幣)는 다 헌관의 왼쪽에서 한다. 수작(授爵)·전작(奠爵)도 이에 준한다. 】 알자가

"홀을 잡고 면복하였다 일어나라."

고 찬하고, 초헌관을 인도하여 후토씨의 신위 앞에서 나아가서 서향하여 서게 하고,

"꿇어앉아 홀을 꽂으라."

고 찬한다. 집사자 한 사람이 향합을 받들고, 집사자 한 사람이 향로를 받든다. 알자가

"세 번 상향하라."

고 찬하여, 집사자가 향로를 신위 앞에 드린다. 대축이 폐백을 초헌관에게 주면, 초헌관이 집혜 헌폐하는데, 폐백을 대축에게 주어서 신위 앞에 드리게 한다. 알자가

"홀을 잡고 면복하였다 일어나라."

고 찬하고, 등가가 그친다. 알자가 초헌관을 인도하여 북계로 내려와서 대직 후직씨의 신위 앞에 나아간다. 악을 연주한다. 상향·전폐를 모두 대사 후토씨의 의식과 같이 한다. 이를 마치면 등가가 그친다. 알자가 인도하여 내려와서 제자리로 돌아간다.

• 【태백산사고본】 41책 129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5책 23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