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85권, 세종 21년 5월 26일 癸酉 1/2 기사 / 1439년 명 정통(正統) 4년
허조·송거신 등이 사은전을 올리다
국역
우의정 허조와 여산군 송거신이 모두 전(箋)을 올려 사은(謝恩)하였다. 조의 전에 이르기를,
"윤음(綸音)이 간절하사 총장(寵章)087) 을 밝게 보이시며, 은혜가 우악(優渥)하사 용렬한 몸에 거듭 더하시니, 놀라고 황송하여 몸둘 바를 모르겠사오며, 감격함을 마음에 새김이 더욱 깊사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신은 저력(樗櫟)같은 못쓸 재목과 포류(蒲柳)088) 처럼 쇠약한 바탕으로서 사세(四世)에 걸쳐 은혜를 받자왔으나, 어찌 모기[蚊]의 힘으로 산을 지는 데 비할 바이오며, 제조(諸曹)를 도와 섬겼으나 표주박[蠡]의 지식으로 바다를 측량함과 같습니다. 하물며 정승의 벼슬에 있사오매, 정치를 그르칠 근심이 더욱 간절하옵니다. 작은 수고로움도 힘쓰지 못함을 항상 부끄러워 하옵거늘, 어찌 외람되게 특별한 은혜를 받자옴이 마땅하겠습니까. 특별히 교서를 내려 포장(褒奬)하시고, 인하여 궤장을 하사하여 어여삐 여기시니, 영광은 여리(閭里)를 움직이고 기쁨은 친척이 함께 하옵니다. 이는 대개 주상 전하께서 지극한 어지심으로 아울러 기르시고, 크신 도량으로 함께 용납하여 만물로 하여금 각각 그 삶을 이루게 하사, 한 사람이라도 그 은택(恩澤)을 입지 아니한 이가 없음을 만나, 노둔(駑鈍)한 자로 크신 은혜를 입게 한 것이옵니다. 신은 삼가 마땅히 쇠잔한 몸을 보호하여 넓은 은혜를 길이 보답하겠사오며, 더욱 만절(晩節)을 굳게 지켜서 높으신 수명(壽命)을 갑절이나 축원하옵니다."
하였다. 거신의 전(箋)에는 이르기를,
"돌보시는 사랑이 깊으시매 내리시는 물건이 우악(優渥)하시고, 은택(恩澤)이 메마른 몸에 흡족하오매 감격하온 심정이 망극하옵니다. 몸을 어루만져 황감하오며 뼈에 새겨 잊기 어렵습니다. 외람되게 용렬한 자격으로 문명한 시대를 만나 다행히 벼슬에 오름을 얻었사오나, 일찍이 견마(犬馬)의 공(功)도 없사옵거늘, 잘못 훈적(勳籍)을 더럽혔으며, 치우치게 성상의 크신 은혜를 입사와 앉아서 후한 녹(祿)을 먹사옵고, 나이 겨우 70이 지났사온데, 어찌 분수에 지나치는 나머지에 다시 특별한 은혜를 받을 줄을 도모하였겠사옵니까. 늙은 대신을 남기지 아니하고 윤리(倫理)를 밝혀 표창하시고, 궤장을 내리사 쇠한 몸을 붙들게 하시니, 영광은 여항(閭巷)에 넘치고 명예는 진신(搢紳)을 움직입니다. 이는 대개 주상 전하께서 너그러우심으로 용납함이 있고 신성(神聖)하사, 널리 운용(運用)하여 어진 이가 관(官)에 있고 능한 이가 벼슬에 있어, 모든 정치를 새롭게 하여 늙은이를 편히 하고 젊은이를 회유(懷柔)하여, 모든 생물(生物)이 함께 삶을 이루게 함을 만나, 포류(蒲柳)와 같이 쇠약한 몸으로도 북돋우어 심는 은혜를 입게 함이옵니다. 신은 나이가 서녘에 지는 저녁 햇볕과 같사오매, 감히 안장에 걸어앉아서 적(敵)을 방어하는 공을 바라겠습니까. 마음만은 해바라기처럼 해를 향하여 결초보은(結草報恩)하는 정성을 바치기에 기울이겠사옵니다."
하였다. 조말생도 전을 올려 사은(謝恩)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7책 85권 35장 B면【국편영인본】 4책 216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사급(賜給) / 어문학-문학(文學)
원문
綸音密勿, 昭示寵章。 睿渥涵濡, 荐加庸品。 驚惶罔措, 感佩冞深。 伏念臣樗櫟散材, 蒲柳衰質。 承恩四世, 奚啻蚊力之負山? 押事諸曹, 有同蠡知之測海。 矧居調鼎之職, 尤切覆餗之憂? 常愧未效於微勞, 豈宜濫叨於異數? 特降璽書而褒奬, 仍賜几杖以眷憐。 榮動里閭, 喜均親戚。 玆蓋伏遇主上殿下至仁竝育, 大度兼容。 俾萬物各遂其生, 無一夫不被其澤。 乃令駑鈍, 亦荷鴻恩。 臣謹當僅保殘軀, 誓永酬於洪造; 益堅晩節, 恒倍祝於遐齡。
居信箋曰:
仁深眷顧, 寵賚旣優。 澤洽枯羸, 感情罔極。 撫躬知感, 銘骨難忘。 猥以庸資, 端逢熙運。 幸叨攀附, 曾微犬馬之勞; 謬忝勳盟, 偏荷乾坤之造。 坐糜厚祿, 穩過稀年。 何圖踰分之餘, 復承非常之渥! 不遺簪履之舊, 褒示明倫; 爰加几杖之頒, 用扶衰質。 光騰榮門, 動巷縉紳。 玆蓋伏遇主上殿下寬裕有容, 聖神廣運。 賢在官能在職, 庶政維新; 老者安少者懷, 群生咸遂。 乃令蒲柳之賤, 亦被培植之恩。 臣景迫桑楡, 敢望據鞍之效! 心傾葵藿, 庶輸結草之誠。
趙末生亦上箋謝恩。
- 【태백산사고본】 27책 85권 35장 B면【국편영인본】 4책 216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사급(賜給) / 어문학-문학(文學)
세종 21년 (1439) 5월 26일
국역
우의정 허조와 여산군 송거신이 모두 전(箋)을 올려 사은(謝恩)하였다. 조의 전에 이르기를,
"윤음(綸音)이 간절하사 총장(寵章)087) 을 밝게 보이시며, 은혜가 우악(優渥)하사 용렬한 몸에 거듭 더하시니, 놀라고 황송하여 몸둘 바를 모르겠사오며, 감격함을 마음에 새김이 더욱 깊사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신은 저력(樗櫟)같은 못쓸 재목과 포류(蒲柳)088) 처럼 쇠약한 바탕으로서 사세(四世)에 걸쳐 은혜를 받자왔으나, 어찌 모기[蚊]의 힘으로 산을 지는 데 비할 바이오며, 제조(諸曹)를 도와 섬겼으나 표주박[蠡]의 지식으로 바다를 측량함과 같습니다. 하물며 정승의 벼슬에 있사오매, 정치를 그르칠 근심이 더욱 간절하옵니다. 작은 수고로움도 힘쓰지 못함을 항상 부끄러워 하옵거늘, 어찌 외람되게 특별한 은혜를 받자옴이 마땅하겠습니까. 특별히 교서를 내려 포장(褒奬)하시고, 인하여 궤장을 하사하여 어여삐 여기시니, 영광은 여리(閭里)를 움직이고 기쁨은 친척이 함께 하옵니다. 이는 대개 주상 전하께서 지극한 어지심으로 아울러 기르시고, 크신 도량으로 함께 용납하여 만물로 하여금 각각 그 삶을 이루게 하사, 한 사람이라도 그 은택(恩澤)을 입지 아니한 이가 없음을 만나, 노둔(駑鈍)한 자로 크신 은혜를 입게 한 것이옵니다. 신은 삼가 마땅히 쇠잔한 몸을 보호하여 넓은 은혜를 길이 보답하겠사오며, 더욱 만절(晩節)을 굳게 지켜서 높으신 수명(壽命)을 갑절이나 축원하옵니다."
하였다. 거신의 전(箋)에는 이르기를,
"돌보시는 사랑이 깊으시매 내리시는 물건이 우악(優渥)하시고, 은택(恩澤)이 메마른 몸에 흡족하오매 감격하온 심정이 망극하옵니다. 몸을 어루만져 황감하오며 뼈에 새겨 잊기 어렵습니다. 외람되게 용렬한 자격으로 문명한 시대를 만나 다행히 벼슬에 오름을 얻었사오나, 일찍이 견마(犬馬)의 공(功)도 없사옵거늘, 잘못 훈적(勳籍)을 더럽혔으며, 치우치게 성상의 크신 은혜를 입사와 앉아서 후한 녹(祿)을 먹사옵고, 나이 겨우 70이 지났사온데, 어찌 분수에 지나치는 나머지에 다시 특별한 은혜를 받을 줄을 도모하였겠사옵니까. 늙은 대신을 남기지 아니하고 윤리(倫理)를 밝혀 표창하시고, 궤장을 내리사 쇠한 몸을 붙들게 하시니, 영광은 여항(閭巷)에 넘치고 명예는 진신(搢紳)을 움직입니다. 이는 대개 주상 전하께서 너그러우심으로 용납함이 있고 신성(神聖)하사, 널리 운용(運用)하여 어진 이가 관(官)에 있고 능한 이가 벼슬에 있어, 모든 정치를 새롭게 하여 늙은이를 편히 하고 젊은이를 회유(懷柔)하여, 모든 생물(生物)이 함께 삶을 이루게 함을 만나, 포류(蒲柳)와 같이 쇠약한 몸으로도 북돋우어 심는 은혜를 입게 함이옵니다. 신은 나이가 서녘에 지는 저녁 햇볕과 같사오매, 감히 안장에 걸어앉아서 적(敵)을 방어하는 공을 바라겠습니까. 마음만은 해바라기처럼 해를 향하여 결초보은(結草報恩)하는 정성을 바치기에 기울이겠사옵니다."
하였다. 조말생도 전을 올려 사은(謝恩)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7책 85권 35장 B면【국편영인본】 4책 216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사급(賜給) / 어문학-문학(文學)
원문
綸音密勿, 昭示寵章。 睿渥涵濡, 荐加庸品。 驚惶罔措, 感佩冞深。 伏念臣樗櫟散材, 蒲柳衰質。 承恩四世, 奚啻蚊力之負山? 押事諸曹, 有同蠡知之測海。 矧居調鼎之職, 尤切覆餗之憂? 常愧未效於微勞, 豈宜濫叨於異數? 特降璽書而褒奬, 仍賜几杖以眷憐。 榮動里閭, 喜均親戚。 玆蓋伏遇主上殿下至仁竝育, 大度兼容。 俾萬物各遂其生, 無一夫不被其澤。 乃令駑鈍, 亦荷鴻恩。 臣謹當僅保殘軀, 誓永酬於洪造; 益堅晩節, 恒倍祝於遐齡。
居信箋曰:
仁深眷顧, 寵賚旣優。 澤洽枯羸, 感情罔極。 撫躬知感, 銘骨難忘。 猥以庸資, 端逢熙運。 幸叨攀附, 曾微犬馬之勞; 謬忝勳盟, 偏荷乾坤之造。 坐糜厚祿, 穩過稀年。 何圖踰分之餘, 復承非常之渥! 不遺簪履之舊, 褒示明倫; 爰加几杖之頒, 用扶衰質。 光騰榮門, 動巷縉紳。 玆蓋伏遇主上殿下寬裕有容, 聖神廣運。 賢在官能在職, 庶政維新; 老者安少者懷, 群生咸遂。 乃令蒲柳之賤, 亦被培植之恩。 臣景迫桑楡, 敢望據鞍之效! 心傾葵藿, 庶輸結草之誠。
趙末生亦上箋謝恩。
- 【태백산사고본】 27책 85권 35장 B면【국편영인본】 4책 216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사급(賜給) / 어문학-문학(文學)
원본
세종 21년 (1439) 5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