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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76권, 세종 19년 3월 11일 辛丑 3/3 기사 / 1437년 명 정통(正統) 2년

오랑캐를 토벌한 계책을 숙의하도록 김종서에게 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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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역

함길도 도절제사에게 전지하기를,

"1. 경이 전번에 올린 혐진을 치자고 청한 글을 내가 자세히 안다. 요전에 하경복(河敬復)도 또한 아뢰기를, ‘수빈강(愁濱江)의 혐진 올적합(嫌眞兀狄哈) 부락이 많지 아니하고, 또 그 족류(族類)가 잔열(孱劣)하고 도로가 평탄하니, 토벌하지 않는다면 그만이지마는, 만일 토벌하고자 한다면 섬멸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였는데, 나도 역시 생각하기를 4진의 설치가 오로지 이 적을 방비하는 것인데, 지금 까닭 없이 침입하여 인민을 죽이고 잡아가니 징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1. 다만 혐진만이 해가 될 뿐 아니라, 일찍이 들으니 홀라온의 강함이 혐진보다 나아서 근래에 여러 번 알타리 등처에 화살을 보냈다 하고, 또 야인들이 떠들어 말하기를, ‘홀라온이 장차 우리 지경을 범하려 한다.’ 하니, 오로지 혐진만을 방비하여 홀라온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1. 근년에 천시(天時)와 인사(人事)가 순하지 못하고, 또 4진이 신설되어 민심이 안정되지 아니하였으니, 지금 곧 군사를 일으키기는 사세가 어려울 것 같다. 만일 두어 해를 기다려서 천시와 인사가 함께 순하여지게 되면 거의 토죄(討罪)할 수 있는 것이다.

1. 지난번 파저(婆猪)를 정벌하던 때의 사세는 이와는 같지 아니하였다. 여연(閭延)으로부터 파저에 이르기까지의 중간에 야인의 소혈(巢穴)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저들이 전연 모르고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가 뜻밖에 쳐들어 가서 승첩(勝捷)의 공이 있었던 것이다. 혐진과 같은 지역은 진으로 부터 수빈강(愁濱江)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에 알타리·올량합의 잡종 부락이 벌여 있으므로, 우리가 만일 군사를 행하게 되면 저들이 반드시 미리 알고 도망하여 숨을 것이니, 무익한 일이 아니겠는가.

1. 요전에는 알타리와 올량합이 혐진과 더불어 원수처럼 혐의가 져 있었지마는, 지금은 듣건대 원한을 풀고 서로 화친하게 지낸다고 하니, 과연 듣는 바와 같다면 알타리와 올량합을 향도(嚮導)로 삼을 것이니, 사세가 또한 어려울 것 같다.

1. 가까운 지경에 살고 있는 알타리·올량합 등이 지금 안업(安業)하고 있지 못하여, 우리가 비록 후하게 대접한다 하여도 저들은 들떠 움직이는 마음이 없지 아니한데, 지금 만일 군사를 일으켜서 그들의 굴혈(窟穴)을 경유한다면, 저들은 반드시 동요가 증가되어 스스로 편안하지 못할 것이니, 다시 한 적을 낳게 하는 것이다. 장차 이를 어떻게 처치하겠는가.

1. 성제와 명왕은 이적(夷狄)을 대하는 것이 오면 무마하고 가면 쫓지 아니하며, 한 번 침노하였다 해서 경거(輕擧)히 보복하는 일이 없다. 저 혐진이 한 번 변경을 범하였다 해서, 우리가 갑자기 군사를 일으켜 가서 친다면, 대의에 어그러짐이 있지 않겠는가.

1. 변경의 일은 반드시 변장의 의논을 들은 연후에 만전(萬全)을 기할 수 있는 것이니, 경이 이숙치(李叔畤)·이징옥(李澄玉)·박호문(朴好問)과 더불어 한 곳에 모여서 숙의(熟議)한 연후에 그 부락의 다소와 군마의 장약(壯弱)과 생계의 허실과 도로의 험하고 평탄함과 산천의 굽고 곧음과 도정(途程)의 멀고 가까움과 들어가는 길에 몇 곳이나 부락이 있으며, 상거(相距)의 멀고 가까움과 굴혈의 광활(廣闊)·장단과 이웃에 살고 있는 야인의 유무와 다소를 자세히 조사하고, 또 정토(征討)할 방략(方略)을 심사 숙려(深思熟慮)하여 반드시 일시(一時)에 하지 말고 속속 계달하여, 그 요점을 얻도록 노력하라. 나도 또한 수년을 두고 마땅히 마음속으로 잘 계획하여 보겠다. 군기는 마땅히 비밀히 하여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비록 지친과 자제라 하더라도 알게 하지 말고 십분 비밀히 하라.

1. 지금 방어가 가장 긴요한 때를 당하여 징옥과 호문을 한 곳에 모아 의논하기가 어려울 것이니, 경이 숙치와 함께 징옥을 만나 보고 의논하고, 또 호문을 만나 보고 의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였다.

원문

○傳旨咸吉道都節制使:

一, 卿前所上請伐嫌眞之書, 予乃悉知。 前此河敬復亦啓: "愁濱江 嫌眞兀狄哈部落不多, 且其類孱劣, 道路平坦, 不爲則已, 若欲致討, 則殲之不難。" 予亦以爲四鎭之設, 專備此賊, 今其無故入侵, 殺虜人民, 不可不懲。

一, 非獨嫌眞爲害, 曾聞忽剌溫之强勝於嫌眞, 近來連次送箭於斡朶里等處。 且野人等喧說忽剌溫將犯我境, 不可專備嫌眞而忘忽剌溫也。

一, 近年天時人事不順, 且四鎭新設, 民心未固, 卽今興師, 似乎勢難, 若待數年而天時人事俱順, 則庶可討罪。

一, 往者征婆猪之勢, 與此不同。 自閭延至婆猪, 其間絶無野人巢穴, 故彼專不知, 而我出其不意, 有克捷之功。 若嫌眞之境則自四鎭至愁濱江, 其間斡朶里、兀良哈雜種部落, 布列而居, 我若行師, 則彼必預知而竄匿矣, 無乃無益乎?

一, 前此斡朶里、兀良哈與嫌眞素有讎嫌, 今聞解怨相和。 果如所聞, 則以斡朶里、兀良哈爲鄕導, 似亦勢難。

一, 近境住居斡朶里、兀良哈等, 時未安業, 我雖待之以厚, 彼不無浮動之心。 今若興師, 經由窟穴, 則彼必增加擾動, 不能自安, 更生一敵矣, 將何以處之?

一, 聖帝明王待夷狄, 來則撫之, 去則不追, 未有以一侵之故輕擧報復也。 彼嫌眞一犯邊疆, 我遽興師往討, 則無乃有乖於大義乎?

一, 邊境之事, 必聽邊將之議, 然後可以萬全。 卿與叔畤、澄玉、好問會一處熟議, 然後其部落多少、軍馬壯弱、居計虛實、道路險夷、山川汚直、程途遠近及入歸之路幾處、部落相距遐邇、窟穴廣闊長短、 隣居野人有無多少, 備悉訪問。 且征討方略, 深思熟慮, 不必一時, 續續啓達, 務得其要。 予亦數年當熟計於心矣, 軍機當密, 不可漏洩, 雖至親子弟, 毋使知之, 十分隱秘。

一, 今當防禦最繄之時, 澄玉、好問一處會議勢難, 則卿與叔畤見澄玉議之, 又見好問議之亦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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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76권, 세종 19년 3월 11일 辛丑 3/3 기사 / 1437년 명 정통(正統) 2년

오랑캐를 토벌한 계책을 숙의하도록 김종서에게 명하다

국역

함길도 도절제사에게 전지하기를,

"1. 경이 전번에 올린 혐진을 치자고 청한 글을 내가 자세히 안다. 요전에 하경복(河敬復)도 또한 아뢰기를, ‘수빈강(愁濱江)의 혐진 올적합(嫌眞兀狄哈) 부락이 많지 아니하고, 또 그 족류(族類)가 잔열(孱劣)하고 도로가 평탄하니, 토벌하지 않는다면 그만이지마는, 만일 토벌하고자 한다면 섬멸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였는데, 나도 역시 생각하기를 4진의 설치가 오로지 이 적을 방비하는 것인데, 지금 까닭 없이 침입하여 인민을 죽이고 잡아가니 징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1. 다만 혐진만이 해가 될 뿐 아니라, 일찍이 들으니 홀라온의 강함이 혐진보다 나아서 근래에 여러 번 알타리 등처에 화살을 보냈다 하고, 또 야인들이 떠들어 말하기를, ‘홀라온이 장차 우리 지경을 범하려 한다.’ 하니, 오로지 혐진만을 방비하여 홀라온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1. 근년에 천시(天時)와 인사(人事)가 순하지 못하고, 또 4진이 신설되어 민심이 안정되지 아니하였으니, 지금 곧 군사를 일으키기는 사세가 어려울 것 같다. 만일 두어 해를 기다려서 천시와 인사가 함께 순하여지게 되면 거의 토죄(討罪)할 수 있는 것이다.

1. 지난번 파저(婆猪)를 정벌하던 때의 사세는 이와는 같지 아니하였다. 여연(閭延)으로부터 파저에 이르기까지의 중간에 야인의 소혈(巢穴)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저들이 전연 모르고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가 뜻밖에 쳐들어 가서 승첩(勝捷)의 공이 있었던 것이다. 혐진과 같은 지역은 진으로 부터 수빈강(愁濱江)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에 알타리·올량합의 잡종 부락이 벌여 있으므로, 우리가 만일 군사를 행하게 되면 저들이 반드시 미리 알고 도망하여 숨을 것이니, 무익한 일이 아니겠는가.

1. 요전에는 알타리와 올량합이 혐진과 더불어 원수처럼 혐의가 져 있었지마는, 지금은 듣건대 원한을 풀고 서로 화친하게 지낸다고 하니, 과연 듣는 바와 같다면 알타리와 올량합을 향도(嚮導)로 삼을 것이니, 사세가 또한 어려울 것 같다.

1. 가까운 지경에 살고 있는 알타리·올량합 등이 지금 안업(安業)하고 있지 못하여, 우리가 비록 후하게 대접한다 하여도 저들은 들떠 움직이는 마음이 없지 아니한데, 지금 만일 군사를 일으켜서 그들의 굴혈(窟穴)을 경유한다면, 저들은 반드시 동요가 증가되어 스스로 편안하지 못할 것이니, 다시 한 적을 낳게 하는 것이다. 장차 이를 어떻게 처치하겠는가.

1. 성제와 명왕은 이적(夷狄)을 대하는 것이 오면 무마하고 가면 쫓지 아니하며, 한 번 침노하였다 해서 경거(輕擧)히 보복하는 일이 없다. 저 혐진이 한 번 변경을 범하였다 해서, 우리가 갑자기 군사를 일으켜 가서 친다면, 대의에 어그러짐이 있지 않겠는가.

1. 변경의 일은 반드시 변장의 의논을 들은 연후에 만전(萬全)을 기할 수 있는 것이니, 경이 이숙치(李叔畤)·이징옥(李澄玉)·박호문(朴好問)과 더불어 한 곳에 모여서 숙의(熟議)한 연후에 그 부락의 다소와 군마의 장약(壯弱)과 생계의 허실과 도로의 험하고 평탄함과 산천의 굽고 곧음과 도정(途程)의 멀고 가까움과 들어가는 길에 몇 곳이나 부락이 있으며, 상거(相距)의 멀고 가까움과 굴혈의 광활(廣闊)·장단과 이웃에 살고 있는 야인의 유무와 다소를 자세히 조사하고, 또 정토(征討)할 방략(方略)을 심사 숙려(深思熟慮)하여 반드시 일시(一時)에 하지 말고 속속 계달하여, 그 요점을 얻도록 노력하라. 나도 또한 수년을 두고 마땅히 마음속으로 잘 계획하여 보겠다. 군기는 마땅히 비밀히 하여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비록 지친과 자제라 하더라도 알게 하지 말고 십분 비밀히 하라.

1. 지금 방어가 가장 긴요한 때를 당하여 징옥과 호문을 한 곳에 모아 의논하기가 어려울 것이니, 경이 숙치와 함께 징옥을 만나 보고 의논하고, 또 호문을 만나 보고 의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였다.

원문

○傳旨咸吉道都節制使:

一, 卿前所上請伐嫌眞之書, 予乃悉知。 前此河敬復亦啓: "愁濱江 嫌眞兀狄哈部落不多, 且其類孱劣, 道路平坦, 不爲則已, 若欲致討, 則殲之不難。" 予亦以爲四鎭之設, 專備此賊, 今其無故入侵, 殺虜人民, 不可不懲。

一, 非獨嫌眞爲害, 曾聞忽剌溫之强勝於嫌眞, 近來連次送箭於斡朶里等處。 且野人等喧說忽剌溫將犯我境, 不可專備嫌眞而忘忽剌溫也。

一, 近年天時人事不順, 且四鎭新設, 民心未固, 卽今興師, 似乎勢難, 若待數年而天時人事俱順, 則庶可討罪。

一, 往者征婆猪之勢, 與此不同。 自閭延至婆猪, 其間絶無野人巢穴, 故彼專不知, 而我出其不意, 有克捷之功。 若嫌眞之境則自四鎭至愁濱江, 其間斡朶里、兀良哈雜種部落, 布列而居, 我若行師, 則彼必預知而竄匿矣, 無乃無益乎?

一, 前此斡朶里、兀良哈與嫌眞素有讎嫌, 今聞解怨相和。 果如所聞, 則以斡朶里、兀良哈爲鄕導, 似亦勢難。

一, 近境住居斡朶里、兀良哈等, 時未安業, 我雖待之以厚, 彼不無浮動之心。 今若興師, 經由窟穴, 則彼必增加擾動, 不能自安, 更生一敵矣, 將何以處之?

一, 聖帝明王待夷狄, 來則撫之, 去則不追, 未有以一侵之故輕擧報復也。 彼嫌眞一犯邊疆, 我遽興師往討, 則無乃有乖於大義乎?

一, 邊境之事, 必聽邊將之議, 然後可以萬全。 卿與叔畤、澄玉、好問會一處熟議, 然後其部落多少、軍馬壯弱、居計虛實、道路險夷、山川汚直、程途遠近及入歸之路幾處、部落相距遐邇、窟穴廣闊長短、 隣居野人有無多少, 備悉訪問。 且征討方略, 深思熟慮, 不必一時, 續續啓達, 務得其要。 予亦數年當熟計於心矣, 軍機當密, 不可漏洩, 雖至親子弟, 毋使知之, 十分隱秘。

一, 今當防禦最繄之時, 澄玉、好問一處會議勢難, 則卿與叔畤見澄玉議之, 又見好問議之亦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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