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17권, 세종 4년 9월 21일 乙亥 4/5 기사 / 1422년 명 영락(永樂) 20년
성산부원군 이직 등이 소선을 금하고 육선을 권하다
국역
성산 부원군(星山府院君) 이직(李稷)과 좌의정 이원(李原)·병조 판서 조말생·공조 판서 최윤덕·도총제(都摠制) 박영(朴齡)·예조 참판 이맹균(李孟畇)·이조 참판 원숙(元肅) 등이 청하기를,
"졸곡(卒哭) 뒤에도 오히려 소선(素膳)을 하시어, 성체(聖體)가 파리하고 검게 되어, 여러 신하들이 바라보고 놀랍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없으며, 또 전하께서 평일에 육식이 아니면 수라를 드시지 못하시는 터인데, 이제 소선(素膳)한 지도 이미 오래되어, 병환이 나실까 염려되나이다. 옛날 원경 왕후(元敬王后) 초상에 태종께서 육선을 권하시면서 이르기를, ‘주상의 한 몸이 종사(宗社)의 안위(安危)에 관계되는 것이니,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라.’ 하셨나이다. 신 등의 오늘날 청하는 것도 또한 종사와 생민(生民)을 위하는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상중에 고기 먹는 것이 예로 보아 어떨까. 경들은 내가 소식(蔬食)에 익숙하지 못하여, 병이 날까 염려한 것이나, 내가 이제 병도 없으니 어찌 예에 범할 수가 있겠는가. 승려는 항상 소식만 하여도 오히려 살찐 자가 있는데, 나만 소식을 못한단 말인가. 경들은 다시 말하지 말라."
하고, 조금 있다가 말하기를,
"태조의 초상에 역월(易月)한 뒤에 백관들에게 고기 먹으라는 명령이 있었다. 이제 백관들에게 고기를 먹으라고 명하고자 하니, 어떠한가."
하니, 조말생이 아뢰기를,
"주상의 한 몸은 종사(宗社)와 생령(生靈)에 관계되면서도 오히려 소선(素膳)하시는데, 하물며 여러 신하의 무병한 자이겠사오리까. 늙고 또한 병든 자라면 먹는 것도 가합니다."
하니,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6책 17권 29장 A면【국편영인본】 2책 503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식생활-주부식(主副食)
원문
○星山府院君 李稷、左議政李原、兵曹判書趙末生、工曹判書崔閏德、都摠制朴齡、禮曹參判李孟畇、吏曹參判元肅等請曰: "卒哭之後, 猶御素膳, 聖體瘦黑, 群臣望見, 莫不驚駭。 且殿下平昔非肉未能進膳, 今素膳已久, 恐生疾病。 昔元敬王太后之喪, 太宗勸肉膳曰: ‘主上一身, 係宗社安危, 不得自專。’ 臣等今日之請, 亦爲宗社生民也。" 上曰: "居喪食肉, 於禮何? 卿等以我爲不習蔬食, 恐生疾病耳。 予今無病, 豈可犯禮? 僧常蔬食, 尙有豐肥者, 予獨不能蔬食乎? 卿等其勿復言。" 俄而曰: "太祖之喪, 易月後有百官食肉之命。 今欲令百官食肉如何?" 趙末生曰: "上之一身, 係宗社生靈, 尙且素膳, 況群臣之無病者乎? 老且病者, 食之可也。" 從之。
- 【태백산사고본】 6책 17권 29장 A면【국편영인본】 2책 503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식생활-주부식(主副食)
세종 4년 (1422) 9월 21일
국역
성산 부원군(星山府院君) 이직(李稷)과 좌의정 이원(李原)·병조 판서 조말생·공조 판서 최윤덕·도총제(都摠制) 박영(朴齡)·예조 참판 이맹균(李孟畇)·이조 참판 원숙(元肅) 등이 청하기를,
"졸곡(卒哭) 뒤에도 오히려 소선(素膳)을 하시어, 성체(聖體)가 파리하고 검게 되어, 여러 신하들이 바라보고 놀랍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없으며, 또 전하께서 평일에 육식이 아니면 수라를 드시지 못하시는 터인데, 이제 소선(素膳)한 지도 이미 오래되어, 병환이 나실까 염려되나이다. 옛날 원경 왕후(元敬王后) 초상에 태종께서 육선을 권하시면서 이르기를, ‘주상의 한 몸이 종사(宗社)의 안위(安危)에 관계되는 것이니,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라.’ 하셨나이다. 신 등의 오늘날 청하는 것도 또한 종사와 생민(生民)을 위하는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상중에 고기 먹는 것이 예로 보아 어떨까. 경들은 내가 소식(蔬食)에 익숙하지 못하여, 병이 날까 염려한 것이나, 내가 이제 병도 없으니 어찌 예에 범할 수가 있겠는가. 승려는 항상 소식만 하여도 오히려 살찐 자가 있는데, 나만 소식을 못한단 말인가. 경들은 다시 말하지 말라."
하고, 조금 있다가 말하기를,
"태조의 초상에 역월(易月)한 뒤에 백관들에게 고기 먹으라는 명령이 있었다. 이제 백관들에게 고기를 먹으라고 명하고자 하니, 어떠한가."
하니, 조말생이 아뢰기를,
"주상의 한 몸은 종사(宗社)와 생령(生靈)에 관계되면서도 오히려 소선(素膳)하시는데, 하물며 여러 신하의 무병한 자이겠사오리까. 늙고 또한 병든 자라면 먹는 것도 가합니다."
하니,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6책 17권 29장 A면【국편영인본】 2책 503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식생활-주부식(主副食)
원문
○星山府院君 李稷、左議政李原、兵曹判書趙末生、工曹判書崔閏德、都摠制朴齡、禮曹參判李孟畇、吏曹參判元肅等請曰: "卒哭之後, 猶御素膳, 聖體瘦黑, 群臣望見, 莫不驚駭。 且殿下平昔非肉未能進膳, 今素膳已久, 恐生疾病。 昔元敬王太后之喪, 太宗勸肉膳曰: ‘主上一身, 係宗社安危, 不得自專。’ 臣等今日之請, 亦爲宗社生民也。" 上曰: "居喪食肉, 於禮何? 卿等以我爲不習蔬食, 恐生疾病耳。 予今無病, 豈可犯禮? 僧常蔬食, 尙有豐肥者, 予獨不能蔬食乎? 卿等其勿復言。" 俄而曰: "太祖之喪, 易月後有百官食肉之命。 今欲令百官食肉如何?" 趙末生曰: "上之一身, 係宗社生靈, 尙且素膳, 況群臣之無病者乎? 老且病者, 食之可也。" 從之。
- 【태백산사고본】 6책 17권 29장 A면【국편영인본】 2책 503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식생활-주부식(主副食)
원본
세종 4년 (1422) 9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