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16권, 태종 8년 10월 1일 乙亥 6/7 기사 / 1408년 명 영락(永樂) 6년
교지에 민무구의 죄상을 자세히 열거했으니 벌도 중하게 해야한다는 대간의 교장
국역
대간(臺諫)이 다시 민무구 등의 죄를 청하였다. 그 교장(交章)에 이르기를,
"생각하옵건대, 지난번에 신 등이 민무구와 민무질 등의 불충한 죄를 마땅히 법에 의해 처치하자고 연장(聯章)하여 청죄(請罪)하였사온데, 날이 쌓이고 달이 쌓였으나 전하께서 사은(私恩)에 빼앗겨 그 자원(自願)을 들어주어 몸을 보전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무구·무질 등은 일찍이 일호(一毫)의 자신(自新)하는 계책도 없이 다시 붕당(朋黨)을 교결(交結)하고 불법을 자행하여 못하는 짓이 없으므로, 신 등이 다시 은혜를 끊고 의(義)를 들어 왕법(王法)을 보일 것을 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전하께서 차마 베지 못하시고 유예(猶豫)하는 바가 더욱 심하십니다. 신 등은 생각하기를, 만일 대의(大義)로 친(親)을 멸(滅)하지 못하신다면 우선 해상(海上)으로 옮기시면 무구 등에게도 또한 다행할 것입니다. 전하께서 신 등에게 명하시기를, ‘칙위(勅慰)187) 를 받은 뒤에 처치하겠다.’ 하셨으므로, 신 등이 여러 날을 기다렸습니다. 이달 초1일에 반강(頒降)하신 교지(敎旨) 안에 무구·무질 등의 금장지심(今將之心)과 불궤지상(不軌之狀)이 저토록 많습니다. 대저 인주(人主)가 간궤(奸宄)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이 걱정인데, 만일 알고서 다시 용서한다면 저들이 반드시 방종하여 꺼리는 바가 없을 것입니다. 지금 전하께서 무구 등의 죄를 조목조목 열거하여 신서(臣庶)에 포고(布告)해 모두 들어 알게 하셨으니, 전하의 지성(至聖)·지공(至公)이 아니면 어찌 여기에 이르겠습니까?
그러나 그 죄를 논한 것은 매우 자세하게 들고, 벌에 이르러서는 그대로 자원(自願)한 곳에 두어서 본래의 계책을 이루게 하셨으니, 신 등은 전하를 위하여 취(取)하지 않습니다. 옛적에 관숙(管叔)188) ·채숙(蔡叔)189) 이 나라 안에 말을 퍼뜨리매, 주공(周公)의 인성(仁聖)으로서도 사(私)로써 의(義)를 멸(滅)하지 못하고 극형에 처치하여 주실(周室)을 편안하게 하였으니, 하물며 인친(姻親)이겠습니까? 여씨(呂氏)와 무씨(武氏)가 역모(逆謀)를 꾸민 것을 전하(殿下)의 총명(聰明)이 보신 바이고, 회안군(懷安君)이 반란을 꾸몄으나 온전함을 얻으매, 이거이(李居易)가 뒤를 이어 가만히 꾀하였었습니다. 전하께서 옛일에 상고하시고 지금에 보신 바인데, 어째서 사(私)로 법을 폐하기를 이렇게 지극하게 하십니까? 인군(人君)을 넘보는 역적은 신자(臣子)가 불공대천(不共戴天)으로 여겨서 사람마다 토벌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신 등이 다만 천위(天威)를 두려워하여 임의로 베지 못하고 오늘에 이른 것입니다. 만일 무구 등이 그 계책을 행할 수 있었다면 오늘의 사직(社稷)이 필경 뉘 집의 나라가 되었겠습니까? 전하께서 고식적 계책[姑息之計]과 차마 못하는 정[不忍之情]으로 대의(大義)를 폐하여 버리시니, 신 등은 두렵건대, 간사하고 넘겨다보는 무리가 서로 잇달아 일어나서 이루 다 벨 수 없을까 염려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심사 장려(深思長慮)하시고 무구·무질을 중전(重典)에 처치하시어 난적(亂賊)을 징계하소서."
하였는데, 궁중에 머물러 두고 내리지 아니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책 16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1책 456면
- 【분류】역사-고사(故事) /
- [註 187] 칙위(勅慰) : 태조의 상사(喪事)에 대한 중국 황제의 조상을 말함.
- [註 188] 관숙(管叔) : 주공(周公)의 형.
- [註 189] 채숙(蔡叔) : 주공(周公)의 아우.
원문
○臺諫復請無咎等罪。 交章曰:
竊惟往者, 臣等以無咎、無疾等不忠之罪, 當置於法, 聯章請罪, 積日累月, 殿下奪於私恩, 聽其自願, 俾全其身。 無咎、無疾等, 曾無一毫自新之計, 乃復交結朋黨, 恣行不法, 無所不至。 臣等復請割恩擧義, 以示王法, 殿下不忍加誅, 猶豫益甚。 臣等以謂儻不以大義滅親, 姑徙海上, 於無咎等亦幸矣。 殿下乃命臣等曰: "受勑慰而後, 有以處之。" 臣等待之有日。 月初一日頒降敎旨內, 無咎、無疾等今將之心、不軌之狀, 如彼其多也。 夫人主之於姦(究)〔宄〕 也, 患在不知, 苟或知之而復赦之, 則彼必放縱而無所顧矣。 今殿下條列無咎等罪, 布告臣庶, 咸使聞知。 非殿下之至聖至公, 何以臻此! 然論其罪, 纖悉備擧, 而至於罰, 則仍置自願之地, 得遂夙計, 臣等竊爲殿下不取。 昔管、蔡流言於國, 以周公之仁聖, 不能以私滅義, 置之極刑, 以安周室。 況姻親乎? 呂、武之構逆, 殿下聰明之所接也。 懷安構亂而得全, 居易接踵而潛謀。 殿下稽之於古, 見之於今, 何以私廢法若此其至耶? 無君之賊, 爲臣子不共戴天, 人人之所得討也。 臣等但恐天威, 不能擅誅, 以至今日。 儻無咎等得行其計, 則今日之社稷, 竟是誰家之國也? 殿下以姑息之計、不忍之情, 廢棄大義, 臣等恐奸詐覬覦之輩, 相繼而起, 不可勝誅矣。 伏望殿下, 深思長慮, 置無咎、無疾於重典, 以懲亂賊。
留中不下。
- 【태백산사고본】 6책 16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1책 456면
- 【분류】역사-고사(故事) /
태종실록16권, 태종 8년 10월 1일 乙亥 6/7 기사 / 1408년 명 영락(永樂) 6년
교지에 민무구의 죄상을 자세히 열거했으니 벌도 중하게 해야한다는 대간의 교장
국역
대간(臺諫)이 다시 민무구 등의 죄를 청하였다. 그 교장(交章)에 이르기를,
"생각하옵건대, 지난번에 신 등이 민무구와 민무질 등의 불충한 죄를 마땅히 법에 의해 처치하자고 연장(聯章)하여 청죄(請罪)하였사온데, 날이 쌓이고 달이 쌓였으나 전하께서 사은(私恩)에 빼앗겨 그 자원(自願)을 들어주어 몸을 보전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무구·무질 등은 일찍이 일호(一毫)의 자신(自新)하는 계책도 없이 다시 붕당(朋黨)을 교결(交結)하고 불법을 자행하여 못하는 짓이 없으므로, 신 등이 다시 은혜를 끊고 의(義)를 들어 왕법(王法)을 보일 것을 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전하께서 차마 베지 못하시고 유예(猶豫)하는 바가 더욱 심하십니다. 신 등은 생각하기를, 만일 대의(大義)로 친(親)을 멸(滅)하지 못하신다면 우선 해상(海上)으로 옮기시면 무구 등에게도 또한 다행할 것입니다. 전하께서 신 등에게 명하시기를, ‘칙위(勅慰)187) 를 받은 뒤에 처치하겠다.’ 하셨으므로, 신 등이 여러 날을 기다렸습니다. 이달 초1일에 반강(頒降)하신 교지(敎旨) 안에 무구·무질 등의 금장지심(今將之心)과 불궤지상(不軌之狀)이 저토록 많습니다. 대저 인주(人主)가 간궤(奸宄)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이 걱정인데, 만일 알고서 다시 용서한다면 저들이 반드시 방종하여 꺼리는 바가 없을 것입니다. 지금 전하께서 무구 등의 죄를 조목조목 열거하여 신서(臣庶)에 포고(布告)해 모두 들어 알게 하셨으니, 전하의 지성(至聖)·지공(至公)이 아니면 어찌 여기에 이르겠습니까?
그러나 그 죄를 논한 것은 매우 자세하게 들고, 벌에 이르러서는 그대로 자원(自願)한 곳에 두어서 본래의 계책을 이루게 하셨으니, 신 등은 전하를 위하여 취(取)하지 않습니다. 옛적에 관숙(管叔)188) ·채숙(蔡叔)189) 이 나라 안에 말을 퍼뜨리매, 주공(周公)의 인성(仁聖)으로서도 사(私)로써 의(義)를 멸(滅)하지 못하고 극형에 처치하여 주실(周室)을 편안하게 하였으니, 하물며 인친(姻親)이겠습니까? 여씨(呂氏)와 무씨(武氏)가 역모(逆謀)를 꾸민 것을 전하(殿下)의 총명(聰明)이 보신 바이고, 회안군(懷安君)이 반란을 꾸몄으나 온전함을 얻으매, 이거이(李居易)가 뒤를 이어 가만히 꾀하였었습니다. 전하께서 옛일에 상고하시고 지금에 보신 바인데, 어째서 사(私)로 법을 폐하기를 이렇게 지극하게 하십니까? 인군(人君)을 넘보는 역적은 신자(臣子)가 불공대천(不共戴天)으로 여겨서 사람마다 토벌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신 등이 다만 천위(天威)를 두려워하여 임의로 베지 못하고 오늘에 이른 것입니다. 만일 무구 등이 그 계책을 행할 수 있었다면 오늘의 사직(社稷)이 필경 뉘 집의 나라가 되었겠습니까? 전하께서 고식적 계책[姑息之計]과 차마 못하는 정[不忍之情]으로 대의(大義)를 폐하여 버리시니, 신 등은 두렵건대, 간사하고 넘겨다보는 무리가 서로 잇달아 일어나서 이루 다 벨 수 없을까 염려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심사 장려(深思長慮)하시고 무구·무질을 중전(重典)에 처치하시어 난적(亂賊)을 징계하소서."
하였는데, 궁중에 머물러 두고 내리지 아니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책 16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1책 456면
- 【분류】역사-고사(故事) /
- [註 187] 칙위(勅慰) : 태조의 상사(喪事)에 대한 중국 황제의 조상을 말함.
- [註 188] 관숙(管叔) : 주공(周公)의 형.
- [註 189] 채숙(蔡叔) : 주공(周公)의 아우.
원문
○臺諫復請無咎等罪。 交章曰:
竊惟往者, 臣等以無咎、無疾等不忠之罪, 當置於法, 聯章請罪, 積日累月, 殿下奪於私恩, 聽其自願, 俾全其身。 無咎、無疾等, 曾無一毫自新之計, 乃復交結朋黨, 恣行不法, 無所不至。 臣等復請割恩擧義, 以示王法, 殿下不忍加誅, 猶豫益甚。 臣等以謂儻不以大義滅親, 姑徙海上, 於無咎等亦幸矣。 殿下乃命臣等曰: "受勑慰而後, 有以處之。" 臣等待之有日。 月初一日頒降敎旨內, 無咎、無疾等今將之心、不軌之狀, 如彼其多也。 夫人主之於姦(究)〔宄〕 也, 患在不知, 苟或知之而復赦之, 則彼必放縱而無所顧矣。 今殿下條列無咎等罪, 布告臣庶, 咸使聞知。 非殿下之至聖至公, 何以臻此! 然論其罪, 纖悉備擧, 而至於罰, 則仍置自願之地, 得遂夙計, 臣等竊爲殿下不取。 昔管、蔡流言於國, 以周公之仁聖, 不能以私滅義, 置之極刑, 以安周室。 況姻親乎? 呂、武之構逆, 殿下聰明之所接也。 懷安構亂而得全, 居易接踵而潛謀。 殿下稽之於古, 見之於今, 何以私廢法若此其至耶? 無君之賊, 爲臣子不共戴天, 人人之所得討也。 臣等但恐天威, 不能擅誅, 以至今日。 儻無咎等得行其計, 則今日之社稷, 竟是誰家之國也? 殿下以姑息之計、不忍之情, 廢棄大義, 臣等恐奸詐覬覦之輩, 相繼而起, 不可勝誅矣。 伏望殿下, 深思長慮, 置無咎、無疾於重典, 以懲亂賊。
留中不下。
- 【태백산사고본】 6책 16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1책 456면
- 【분류】역사-고사(故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