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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4권, 태종 2년 9월 24일 甲辰 2/2 기사 / 1402년 명 건문(建文) 4년

사헌부와 사간원에서 저화 통용의 폐단을 연명 상소하다

국역

사헌부·사간원에서 또 교장(交章)하여 상언(上言)하기를,

"자고로 제왕이 법을 세우고 제도를 창설하는 것이 민정(民情)에 근본을 두지 않음이 없는데, 지금 국가에서 중조(中朝)를 모방하여 저화(楮貨)를 인쇄하여 만들어서 공사(公私)의 보화(寶貨)로 삼았으니, 국가의 무궁한 이익이 될 뿐 아니라, 또 수운(輸運)하고 저축하는 데에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입법(立法)하던 초에 신하들이 미법(美法)이라고 말하지 않는 자가 없어서, 나라와 백성을 넉넉하게 하는 좋은 법이라고 하였습니다. 신 등이 가만히 보건대, 저화(楮貨)가 반행(頒行)된 이래로 맨 먼저 창름(倉廩)을 풀어서 백성들이 무역하도록 들어주어 백성에게 신(信)을 보이고, 또 백성들이 가지고 있는 상오승포(常五升布)를 교환하여 끊어서 세 끝[三端]으로 만들어서 그 의심하는 바를 막았으니, 법을 세운 뜻이 엄하고 정밀합니다. 그러나 토풍(土風)과 민산(民産)이 중국과 같지 아니하여, 일국(一國)의 인민이 수군수군[囂囂]하고 믿지 않아서 저화를 무용지물로 여기어, 날로 더욱 근심하고 의심하여 물가가 오르는 것이 한이 없습니다. 시관(市官)이 금하는 바가 더욱 엄하나 저화의 가치는 더욱 천하여지니, 어찌 오래 행하여도 폐단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하물며 지금 곡식이 이미 마당에 올랐으니, 미속(米粟)의 값은 마땅히 떨어져야 될 것인데, 거리[委巷]의 가난한 백성들이 한 장(張)의 저화를 가지고 한 말[斗]의 쌀을 사려고 하여도 살 수가 없어, 굶주림에 부대끼어 원망이 막심하니,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니(仲尼)085) 가 말하기를, ‘인정(人情)은 성인(聖人)의 밭[田]으로서 치도(治道)가 나오는 곳이라.’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당나라 육지(陸贄)가 말하기를, ‘나라를 다스리는 요도(要道)는 민중의 마음을 얻는 데에 있고, 민중의 마음을 얻는 요도는 정(情)을 보는 데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저화를 쓰는 것이 원망을 살 뿐이고, 이익은 백성에게 미치지 못하니, 민정(民情)에 거슬리는 바를 환하게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 저화를 좋은 법이라고 하였다가, 행한 뒤의 폐단이 이와 같으니, 어찌 고치기를 꺼릴 것이 있겠습니까? 원컨대 전하께서는 군정(群情)을 살피시어 유사(攸司)에 영(令)을 내려 구제(舊制)를 고치도록 하시면, 참으로 편하고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만일 갑자기 고칠 수 없다면, 저화에 써 있는 글에 ‘상오승포(常五升布)와 통행(通行)한다.’고 하였으니, 저화와 병용하게 하여, 백성이 좋아하는 대로 들어주고, 억지로 행하게 하지 말아서, 그 정(情)을 순(順)히 하소서."

하였다. 모두 의정부에 내려서 의논하게 하였다. 삼부(三府)에서 함께 의논하였는데, 저화를 쓰자는 의논은 가부(可否)가 서로 반반이고, 주포(紬布)를 회복하자는 의논은 가(可)가 반이 넘었다.

  • [註 085] 중니(仲尼) : 공자(孔子)의 자(字).

원문

○司憲府、司諫院又交章上言:

自古帝王, 立法創制, 莫不本乎民情。 今國家遵倣中朝, 印造楮貨, 以爲公私之寶, 非特國家無窮之利, 又有便於輸貯。 是以立法之始, 廷臣莫不稱美, 以爲裕國裕民之良法。 臣等竊見, 自楮貨頒行以來, 首發倉廩, 聽民貿易, 以示信於民, 又換民所儲常五升布, 絶爲三端, 以沮其疑, 立法之意, 嚴且密矣。 然土風民産, 與中國不同, 一國人民囂囂不信, 視楮貨爲無用之物, 日益憂疑, 物價騰踴, 未有紀極, 市官之禁愈嚴, 而楮貨之直愈賤, 豈能行之悠久而無弊哉? 況今穀已登場, 米粟之價, 宜其賤矣。 委巷窮民, (特)〔持〕 一張楮貨, 售索一斗之米, 尙不能得。 迫於飢饑, 怨讟莫甚, 不可不慮也。 仲尼曰: "人情, 聖人之田, 治道之所由出也。" 故陸贄曰: "爲國之要, 在乎得衆, 得衆之要, 在乎見情。" 今楮貨之用, 適以斂怨, 利不及民, 其拂民情, 炳炳可見。 初以楮貨爲良法, 而及其行也, 其弊若此, 尙何憚於更改耶? 願殿下審察群情, 下令攸司, 俾改舊制, 誠爲便益。 如以爲不可遽改, 則其楮貨之文, 有曰: "與常五升布通行。" 姑令楮貨竝用, 聽民所好, 毋使强之, 以順其情。

皆下議政府擬議。 三府會議, 用楮貨可否相半, 復紬布可者過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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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4권, 태종 2년 9월 24일 甲辰 2/2 기사 / 1402년 명 건문(建文) 4년

사헌부와 사간원에서 저화 통용의 폐단을 연명 상소하다

국역

사헌부·사간원에서 또 교장(交章)하여 상언(上言)하기를,

"자고로 제왕이 법을 세우고 제도를 창설하는 것이 민정(民情)에 근본을 두지 않음이 없는데, 지금 국가에서 중조(中朝)를 모방하여 저화(楮貨)를 인쇄하여 만들어서 공사(公私)의 보화(寶貨)로 삼았으니, 국가의 무궁한 이익이 될 뿐 아니라, 또 수운(輸運)하고 저축하는 데에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입법(立法)하던 초에 신하들이 미법(美法)이라고 말하지 않는 자가 없어서, 나라와 백성을 넉넉하게 하는 좋은 법이라고 하였습니다. 신 등이 가만히 보건대, 저화(楮貨)가 반행(頒行)된 이래로 맨 먼저 창름(倉廩)을 풀어서 백성들이 무역하도록 들어주어 백성에게 신(信)을 보이고, 또 백성들이 가지고 있는 상오승포(常五升布)를 교환하여 끊어서 세 끝[三端]으로 만들어서 그 의심하는 바를 막았으니, 법을 세운 뜻이 엄하고 정밀합니다. 그러나 토풍(土風)과 민산(民産)이 중국과 같지 아니하여, 일국(一國)의 인민이 수군수군[囂囂]하고 믿지 않아서 저화를 무용지물로 여기어, 날로 더욱 근심하고 의심하여 물가가 오르는 것이 한이 없습니다. 시관(市官)이 금하는 바가 더욱 엄하나 저화의 가치는 더욱 천하여지니, 어찌 오래 행하여도 폐단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하물며 지금 곡식이 이미 마당에 올랐으니, 미속(米粟)의 값은 마땅히 떨어져야 될 것인데, 거리[委巷]의 가난한 백성들이 한 장(張)의 저화를 가지고 한 말[斗]의 쌀을 사려고 하여도 살 수가 없어, 굶주림에 부대끼어 원망이 막심하니,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니(仲尼)085) 가 말하기를, ‘인정(人情)은 성인(聖人)의 밭[田]으로서 치도(治道)가 나오는 곳이라.’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당나라 육지(陸贄)가 말하기를, ‘나라를 다스리는 요도(要道)는 민중의 마음을 얻는 데에 있고, 민중의 마음을 얻는 요도는 정(情)을 보는 데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저화를 쓰는 것이 원망을 살 뿐이고, 이익은 백성에게 미치지 못하니, 민정(民情)에 거슬리는 바를 환하게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 저화를 좋은 법이라고 하였다가, 행한 뒤의 폐단이 이와 같으니, 어찌 고치기를 꺼릴 것이 있겠습니까? 원컨대 전하께서는 군정(群情)을 살피시어 유사(攸司)에 영(令)을 내려 구제(舊制)를 고치도록 하시면, 참으로 편하고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만일 갑자기 고칠 수 없다면, 저화에 써 있는 글에 ‘상오승포(常五升布)와 통행(通行)한다.’고 하였으니, 저화와 병용하게 하여, 백성이 좋아하는 대로 들어주고, 억지로 행하게 하지 말아서, 그 정(情)을 순(順)히 하소서."

하였다. 모두 의정부에 내려서 의논하게 하였다. 삼부(三府)에서 함께 의논하였는데, 저화를 쓰자는 의논은 가부(可否)가 서로 반반이고, 주포(紬布)를 회복하자는 의논은 가(可)가 반이 넘었다.

  • [註 085] 중니(仲尼) : 공자(孔子)의 자(字).

원문

○司憲府、司諫院又交章上言:

自古帝王, 立法創制, 莫不本乎民情。 今國家遵倣中朝, 印造楮貨, 以爲公私之寶, 非特國家無窮之利, 又有便於輸貯。 是以立法之始, 廷臣莫不稱美, 以爲裕國裕民之良法。 臣等竊見, 自楮貨頒行以來, 首發倉廩, 聽民貿易, 以示信於民, 又換民所儲常五升布, 絶爲三端, 以沮其疑, 立法之意, 嚴且密矣。 然土風民産, 與中國不同, 一國人民囂囂不信, 視楮貨爲無用之物, 日益憂疑, 物價騰踴, 未有紀極, 市官之禁愈嚴, 而楮貨之直愈賤, 豈能行之悠久而無弊哉? 況今穀已登場, 米粟之價, 宜其賤矣。 委巷窮民, (特)〔持〕 一張楮貨, 售索一斗之米, 尙不能得。 迫於飢饑, 怨讟莫甚, 不可不慮也。 仲尼曰: "人情, 聖人之田, 治道之所由出也。" 故陸贄曰: "爲國之要, 在乎得衆, 得衆之要, 在乎見情。" 今楮貨之用, 適以斂怨, 利不及民, 其拂民情, 炳炳可見。 初以楮貨爲良法, 而及其行也, 其弊若此, 尙何憚於更改耶? 願殿下審察群情, 下令攸司, 俾改舊制, 誠爲便益。 如以爲不可遽改, 則其楮貨之文, 有曰: "與常五升布通行。" 姑令楮貨竝用, 聽民所好, 毋使强之, 以順其情。

皆下議政府擬議。 三府會議, 用楮貨可否相半, 復紬布可者過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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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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