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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43권, 고종 40년 7월 19일 양력 4/4 기사 / 1903년 대한 광무(光武) 7년

중추원 의관 김성기가 변방 방어를 위해 충의계 등을 조직하도록 아뢰다

국역

중추원 의관 김성기(金聖基)가 올린 상소의 대략에,

"삼가 아룁니다. 우리의 역대 임금들이 문(文)을 숭상하여 융성하게 나라를 다스리신 것을 폐하께서 계승하여 교화를 널리 펴서 풍속을 아름답게 만들었으니, 물론 무력을 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에 병사를 징발하라는 조령(詔令)를 내리신 것이 어찌 문무(文武)를 병행하려는 장구한 계책이 아니겠습니까? 나라를 다스리는 방도에서 대비가 없어서는 안 되니, 아! 훌륭하십니다. 폐하의 덕이 광대하게 운행하여 성스럽고 신묘하시며 문이 있으시고 무가 있으시니, 신은 너무도 흠모하고 송축하는 마음을 이길 수 없습니다. 더구나 지금 변방에 비적(匪賊)들이 날뛰어 백성들이 흩어지고 있는 만큼, 지금이야말로 분발하여 대책을 강구하고 견고하게 방비할 길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이어 삼가 생각하니, 몇 해 전에 평안북도의 뜻이 있는 인사들이 변방의 대비가 허술한 것을 우려하여 충의계(忠義契)를 만들고 무기를 다루는 법을 습득하여 뜻밖의 사변에 대처하도록 하였는데, 참으로 그 뜻이 지극하고도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적으로 만든 것이다 보니 자연 견제가 많아 훌륭한 의도를 다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니 탄식을 금할 수 있겠습니까?

옛것을 따르면 풍속이 절로 안정되어 일이 쉽사리 성취되며, 마음을 따라주면 기꺼이 쓰여 공이 반드시 곱절이 될 것입니다. 만일 조정에서 다시 이런 계를 확장시키고 단속하여 도(道)에서는 관찰사(觀察使)로 하여금 관할하게 하고 고을에서는 두령(頭領)을 두어 총괄하게 하되, 두령은 매달 재주를 시험하여 매년 연말에 우수한 사람을 관찰사에게 보고하고, 관찰사는 그 중에서도 특히 우수한 사람을 원수부(元帥府)에 올리고, 원수부에서는 시관(試官)에게 아뢰어 영광스럽게 해 준다면 사람마다 절로 고무되어 집집마다 무예를 익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평안도의 사람들은 모두 병사가 될 것이고, 부모와 처자식, 묘지와 재산까지 다 이곳에 있으므로 유사시에는 반드시 일심동체(一心同體)가 되어 지킬 것이니, 차라리 적 앞에 나아가 함께 죽을지언정 차마 물러서서 저만 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손무(孫武)와 오기(吳起)의 병법(兵法)인들 어찌 이보다 더할 것이 있겠습니까? 장차 천하에 대적할 상대가 없을 것이니, 이 어찌 방어하는 정도로만 끝나는 것이겠습니까? 나라에서는 비용을 조금도 들이지 않고서 몇 십만 명의 병사에 해당되는 군비를 남길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에 조조(鼂操)가 변방을 수호하고 요새를 방비하는 데 대해 말하였는데,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그 지역에 늘 살고 있는 사람을 뽑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으니, 거기에 집과 땅까지 갖추어 주면 고을 사람들이 서로 가서 도와줄 것이다. 어찌하여 죽음을 피하지 않는가? 이는 친척을 온전하게 지키고 자기의 재산을 위해서이다.’ 예나 지금이나 변방을 지키기 위한 계책은 토병(土兵)과 둔전(屯田)보다 나은 것이 없는데, 비용을 줄일 뿐만이 아니니, 이들은 지형에 익숙하고 형편을 잘 아는 데다가 의지할 데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충의계도 그러한 것입니다. 제도를 개선하고 규정을 엄격히 세워 단속하고 교육하면 그래도 유사시에 충분히 동원하여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니, 이것 역시 징병의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송(宋) 나라 신하 충세형(种世衡)이 청간성(靑澗城)을 지킬 때에 아전들과 백성들에게 활쏘기를 익히게 하여 상벌을 시행하였는데, 그것을 가지고 부역을 지우고 속죄도 시켰을 뿐만 아니라, 은 술잔에 술을 따라 고무하기도 하였으니, 이것은 실로 이미 검증된 훌륭한 방책으로 오늘날 응당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삼가 바라건대, 밝으신 성상께서는 굽어살피시어 신의 이 의견을 유사(有司)에게 내려 특별히 시행함으로써 미리 대비하여 변방의 방어를 견고하게 하여 문무(文武)를 병행한다면 백성과 나라가 모두 그 덕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상소의 내용은 정부로 하여금 품처(稟處)하도록 하겠다."

하였다.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원문

中樞院議官金聖基疏略:

欽惟我列聖, 右文治, 臻隆郅, 陛下繼述, 化洽俗熙, 固可偃武而不用矣。 然迺下徵兵之詔, 豈不以文武竝用長久之術? 而爲國之道, 不可以無備, 猗歟盛哉! 帝德廣運, 乃聖乃神, 乃文乃武, 臣不勝欽仰攢頌之至。 況今邊匪闖突, 百姓離散, 政宜奮勵講究, 思所以自固也。 仍伏念往在年前, 平安北道有志人士, 慮邊備之虛疎, 設忠義之契, 習銃劍之技, 擬爲不虞之備, 誠其意, 至矣美矣! 事係私設, 自多掣肘, 有不能盡善而就圓, 可勝歎哉? 夫因其故, 則俗自安而事易集; 順其心, 則樂爲用而功必倍。 若自朝家更將此契, 擴而張之, 團而束之, 道令觀察管之, 邑置頭領總之, 而頭領逐朔試才, 每於年終, 報其優等于觀察, 拔其尤, 上于元帥府覆試官而榮之, 則人人自勸, 而家家講武矣。 苟如是也, 平安一道, 人盡兵也, 而其父母、妻子、墳墓、財産俱在此地, 如有緩急, 必將一心齊力以保存之, 寧可前敵而俱死, 不忍退步而獨生。 孫、吳之兵, 何以加諸? 將見無敵於天下, 豈特備禦而已哉? 國家不費錙銖, 可剩幾十萬兵之用也。 昔鼂錯言守邊備塞, 略曰: "不如選常居者。 家室、田作, 且以備之, 則邑里相救助, 赴胡不避死, 欲全親戚而利其財也。" 古今備邊之策, 莫先於土兵、屯田, 非但省費, 爲其習地勢、知情形, 且有顧藉也。 今此忠義之契, 亦猶是也。 善其制度, 嚴其章程, 部勒之, 敎育之, 尙足徵用於有事之時, 此亦徵兵也耳。 宋臣种世衡之守靑澗也, 令吏民習射, 賞罰以之, 差役以射, 贖罪亦以射, 且爲銀的以勸之。 此實已驗之良策, 當今之所宜倣行也。 伏乞聖明俯垂鑑諒, 下臣此言于有司, 特爲施行, 陰雨有備, 邊圉自固, 文武竝行, 民國俱賴矣。

批曰: "疏辭令政府稟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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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43권, 고종 40년 7월 19일 양력 4/4 기사 / 1903년 대한 광무(光武) 7년

중추원 의관 김성기가 변방 방어를 위해 충의계 등을 조직하도록 아뢰다

국역

중추원 의관 김성기(金聖基)가 올린 상소의 대략에,

"삼가 아룁니다. 우리의 역대 임금들이 문(文)을 숭상하여 융성하게 나라를 다스리신 것을 폐하께서 계승하여 교화를 널리 펴서 풍속을 아름답게 만들었으니, 물론 무력을 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에 병사를 징발하라는 조령(詔令)를 내리신 것이 어찌 문무(文武)를 병행하려는 장구한 계책이 아니겠습니까? 나라를 다스리는 방도에서 대비가 없어서는 안 되니, 아! 훌륭하십니다. 폐하의 덕이 광대하게 운행하여 성스럽고 신묘하시며 문이 있으시고 무가 있으시니, 신은 너무도 흠모하고 송축하는 마음을 이길 수 없습니다. 더구나 지금 변방에 비적(匪賊)들이 날뛰어 백성들이 흩어지고 있는 만큼, 지금이야말로 분발하여 대책을 강구하고 견고하게 방비할 길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이어 삼가 생각하니, 몇 해 전에 평안북도의 뜻이 있는 인사들이 변방의 대비가 허술한 것을 우려하여 충의계(忠義契)를 만들고 무기를 다루는 법을 습득하여 뜻밖의 사변에 대처하도록 하였는데, 참으로 그 뜻이 지극하고도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적으로 만든 것이다 보니 자연 견제가 많아 훌륭한 의도를 다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니 탄식을 금할 수 있겠습니까?

옛것을 따르면 풍속이 절로 안정되어 일이 쉽사리 성취되며, 마음을 따라주면 기꺼이 쓰여 공이 반드시 곱절이 될 것입니다. 만일 조정에서 다시 이런 계를 확장시키고 단속하여 도(道)에서는 관찰사(觀察使)로 하여금 관할하게 하고 고을에서는 두령(頭領)을 두어 총괄하게 하되, 두령은 매달 재주를 시험하여 매년 연말에 우수한 사람을 관찰사에게 보고하고, 관찰사는 그 중에서도 특히 우수한 사람을 원수부(元帥府)에 올리고, 원수부에서는 시관(試官)에게 아뢰어 영광스럽게 해 준다면 사람마다 절로 고무되어 집집마다 무예를 익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평안도의 사람들은 모두 병사가 될 것이고, 부모와 처자식, 묘지와 재산까지 다 이곳에 있으므로 유사시에는 반드시 일심동체(一心同體)가 되어 지킬 것이니, 차라리 적 앞에 나아가 함께 죽을지언정 차마 물러서서 저만 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손무(孫武)와 오기(吳起)의 병법(兵法)인들 어찌 이보다 더할 것이 있겠습니까? 장차 천하에 대적할 상대가 없을 것이니, 이 어찌 방어하는 정도로만 끝나는 것이겠습니까? 나라에서는 비용을 조금도 들이지 않고서 몇 십만 명의 병사에 해당되는 군비를 남길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에 조조(鼂操)가 변방을 수호하고 요새를 방비하는 데 대해 말하였는데,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그 지역에 늘 살고 있는 사람을 뽑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으니, 거기에 집과 땅까지 갖추어 주면 고을 사람들이 서로 가서 도와줄 것이다. 어찌하여 죽음을 피하지 않는가? 이는 친척을 온전하게 지키고 자기의 재산을 위해서이다.’ 예나 지금이나 변방을 지키기 위한 계책은 토병(土兵)과 둔전(屯田)보다 나은 것이 없는데, 비용을 줄일 뿐만이 아니니, 이들은 지형에 익숙하고 형편을 잘 아는 데다가 의지할 데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충의계도 그러한 것입니다. 제도를 개선하고 규정을 엄격히 세워 단속하고 교육하면 그래도 유사시에 충분히 동원하여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니, 이것 역시 징병의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송(宋) 나라 신하 충세형(种世衡)이 청간성(靑澗城)을 지킬 때에 아전들과 백성들에게 활쏘기를 익히게 하여 상벌을 시행하였는데, 그것을 가지고 부역을 지우고 속죄도 시켰을 뿐만 아니라, 은 술잔에 술을 따라 고무하기도 하였으니, 이것은 실로 이미 검증된 훌륭한 방책으로 오늘날 응당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삼가 바라건대, 밝으신 성상께서는 굽어살피시어 신의 이 의견을 유사(有司)에게 내려 특별히 시행함으로써 미리 대비하여 변방의 방어를 견고하게 하여 문무(文武)를 병행한다면 백성과 나라가 모두 그 덕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상소의 내용은 정부로 하여금 품처(稟處)하도록 하겠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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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中樞院議官金聖基疏略:

欽惟我列聖, 右文治, 臻隆郅, 陛下繼述, 化洽俗熙, 固可偃武而不用矣。 然迺下徵兵之詔, 豈不以文武竝用長久之術? 而爲國之道, 不可以無備, 猗歟盛哉! 帝德廣運, 乃聖乃神, 乃文乃武, 臣不勝欽仰攢頌之至。 況今邊匪闖突, 百姓離散, 政宜奮勵講究, 思所以自固也。 仍伏念往在年前, 平安北道有志人士, 慮邊備之虛疎, 設忠義之契, 習銃劍之技, 擬爲不虞之備, 誠其意, 至矣美矣! 事係私設, 自多掣肘, 有不能盡善而就圓, 可勝歎哉? 夫因其故, 則俗自安而事易集; 順其心, 則樂爲用而功必倍。 若自朝家更將此契, 擴而張之, 團而束之, 道令觀察管之, 邑置頭領總之, 而頭領逐朔試才, 每於年終, 報其優等于觀察, 拔其尤, 上于元帥府覆試官而榮之, 則人人自勸, 而家家講武矣。 苟如是也, 平安一道, 人盡兵也, 而其父母、妻子、墳墓、財産俱在此地, 如有緩急, 必將一心齊力以保存之, 寧可前敵而俱死, 不忍退步而獨生。 孫、吳之兵, 何以加諸? 將見無敵於天下, 豈特備禦而已哉? 國家不費錙銖, 可剩幾十萬兵之用也。 昔鼂錯言守邊備塞, 略曰: "不如選常居者。 家室、田作, 且以備之, 則邑里相救助, 赴胡不避死, 欲全親戚而利其財也。" 古今備邊之策, 莫先於土兵、屯田, 非但省費, 爲其習地勢、知情形, 且有顧藉也。 今此忠義之契, 亦猶是也。 善其制度, 嚴其章程, 部勒之, 敎育之, 尙足徵用於有事之時, 此亦徵兵也耳。 宋臣种世衡之守靑澗也, 令吏民習射, 賞罰以之, 差役以射, 贖罪亦以射, 且爲銀的以勸之。 此實已驗之良策, 當今之所宜倣行也。 伏乞聖明俯垂鑑諒, 下臣此言于有司, 特爲施行, 陰雨有備, 邊圉自固, 文武竝行, 民國俱賴矣。

批曰: "疏辭令政府稟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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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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