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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36권, 고종 34년 10월 3일 양력 1/4 기사 / 1897년 대한 광무(光武) 1년

심순택 등이 정청하여 다시 황제라고 부를 것을 아뢰다

국역

의정부 의정(議政府議政) 심순택(沈舜澤)과 특진관(特進官) 조병세(趙秉世) 등이 백관(百官)을 거느리고 정청(庭請)하여 아뢰기를,

"삼가 아룁니다. 더없이 중대한 전례(典禮)에 대해 신들이 서로 이끌고 나와 연명으로 호소하여 지금 이미 여러 번 연달아 상소하였으나 성상께서는 윤허를 아직도 내리지 않아서 온 조정의 신하들이 서로 돌아보면서 답답해하고 있으므로 감히 또 번거롭게 아뢴다는 혐의를 피하지 않고 번거롭게 충심을 진달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묘제(廟制)에서 공이 있는 임금은 조(祖)를, 덕이 있는 임금은 종(宗)을 쓴 것을 본래 천자(天子) 집안의 대례(大禮)입니다. 나라가 자주(自主)한 이후로 모든 의문(儀文)이 황제의 나라에 걸맞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유독 ‘황제(皇帝)’ 두 글자로 더 높이자는 것에 대해서만은 이처럼 올리는 것을 마다하고 있는데, 겉으로는 올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실상은 올린 것과 같으며, 다만 아직 만국에 공표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만국공법(萬國公法)》에, ‘자주권을 갖고 있는 각 나라는 자기 의사에 따라 스스로 존호를 세울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 승인하게 할 권리는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는 구라파와 아세아 각 대륙에서 똑같이 준수하는 것입니다. ‘제(帝)’와 ‘왕(王)’은 높기는 마찬가지이지만 한(漢) 나라와 당(唐) 나라 이래로 왕은 작호(爵號)에도 썼으니 지금 성대한 의식을 거행하면서 황제의 칭호를 받지 않는다면 어찌 왕업(王業)을 영원히 도모하고 큰 나라의 칙례(則禮)를 높임으로써 우리 자손과 백성들에게 보일 수 있겠습니까?

묘례(廟禮)를 근본으로 삼고 공법(公法)을 참작하고 또 각 나라에서 스스로 일컫는 것을 살펴서 근거로 삼으면 지금 이렇게 올리는 것에 대해 누가 옳지 않다고 말하겠습니까? 이것은 곧 신들만 하는 말뿐만 아니라 또한 온 나라의 모든 군사들과 만 백성들이 하는 말입니다. 또 온 나라의 군사들과 만백성이 하는 말일 뿐만 아니라 하늘에 계신 조종들이 말없이 도와서 명하는 것입니다만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주(周) 나라가 비록 오래된 나라이지만 천명은 새롭다.’고 한 것은 진실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이 아니겠습니까? 신 등은 외람되게 높은 반열에 있으면서 조금도 은혜에 보답한 것이 없습니다. 임금을 높이는 의리로 말하면 곧 떳떳한 성품에서 격발된 바로서 구구한 충성에서 스스로 그만두지 못한 것이니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만둘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성명(聖明)께서는 깊이 잘 살펴 빨리 여론을 따라 황제의 대호를 받음으로써 종묘 사직(宗廟社稷)을 다행스럽게 해 주시기를 크게 바라마지않습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대궐 뜰에서 호소한 지 지금 여러 날이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윤허하지 않는 것이 어찌 헤아려 생각하는 것이 없어서 그런 것이겠는가?"

하였다. 정청(庭請)하여 재차 아뢰니, 비답하기를,

"짐이 덕이 없다 보니 보위에 오른 지 34년간 어려운 일을 많이 만나다 못해 마침내 만고에 없는 변까지 있게 되었다. 또한 정사가 뜻대로 되지 않아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근심스러운 일이니 매번 생각할 때마다 부끄러워 등에 땀이 흐른다. 그런데 지금 막중한 대호(大號)를 걸맞지 않은 나에게 올리려고 관리들은 상소를 갖추어 청하고 대신(大臣)들은 연석(筵席)에 나와서 청하며 온 나라의 모든 군사들과 백성들은 복합(伏閤)하여 청하여 상하가 서로 버티어 그칠 날이 없다. 온 나라의 같은 심정을 끝내 저버릴 수 없어서 곰곰이 이에 마지못해 애써 따르겠다. 이것은 중대한 일이니 마땅히 예의(禮儀)를 참작하여 행하도록 하라."

하였다.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원문

三日。 議政府議政沈舜澤、特進官趙秉世等, 率百官庭請奏: "伏以莫重典禮事, 臣等相率聯籲, 今旣屢牘連章, 天聽愈邈, 兪音尙遲, 滿庭臣僚, 相顧鬱抑, 敢又不避瀆撓之嫌, 煩陳肝肺之衷。 我國廟制, 功祖德宗, 自是天子家大禮, 自主以後, 凡所儀文, 無非皇帝國所稱。 獨此二字之加隆, 若是靳進。 外雖不進, 內則如進, 但姑未聲明於萬國耳。 萬國公法不云乎?‘各國自主, 可隨意自立尊號, 但無權令他國認之。’ 此乃歐、亞各洲之所共遵守者。 帝之與王, 尊則一也。 然漢、唐以來, 王猶是爵, 今若大典而有擧大號, 則不膺, 曷以圖鴻基於億世, 崇大邦之則禮, 用示我子孫黎民耶? 本之以廟禮, 參之以公法, 又考據乎各與國所自稱謂者, 今此誕進之擧, 夫孰曰不可? 此非直臣等之言, 亦六軍萬民之言。 又不獨六軍萬民之言, 實皇天祖宗有以默佑而陰騭而命之也。 《詩》曰‘周雖舊邦, 其命維新’者, 固不在斯乎? 臣等忝在周行, 蔑有絲毫報效。 至於尊君之義, 卽恒性所激, 區區忠愛之忱, 有未能自已。 不得請, 則不能止。 伏乞聖明淵然澄省, 亟循輿情, 誕膺鴻號, 以幸宗社, 不勝大願。" 批曰: "庭籲今至多日, 而尙此靳許者, 豈無商量而然也?" 庭請再奏。 批曰: "以朕否德, 臨御三十四載, 遭時多艱, 竟有萬古所未有之變。 且治不徯志, 憂虞溢目, 每自思惟, 愧汗浹背。 今以莫大之典, 擬諸不稱之地, 縉紳具牘而請, 大臣登筵而請, 六軍萬民伏閤而請, 上下相持, 歇泊無期。 大同之情, 不可終孤, 積費商量, 玆不得已勉從。 此大事, 宜其斟酌禮儀而行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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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36권, 고종 34년 10월 3일 양력 1/4 기사 / 1897년 대한 광무(光武) 1년

심순택 등이 정청하여 다시 황제라고 부를 것을 아뢰다

국역

의정부 의정(議政府議政) 심순택(沈舜澤)과 특진관(特進官) 조병세(趙秉世) 등이 백관(百官)을 거느리고 정청(庭請)하여 아뢰기를,

"삼가 아룁니다. 더없이 중대한 전례(典禮)에 대해 신들이 서로 이끌고 나와 연명으로 호소하여 지금 이미 여러 번 연달아 상소하였으나 성상께서는 윤허를 아직도 내리지 않아서 온 조정의 신하들이 서로 돌아보면서 답답해하고 있으므로 감히 또 번거롭게 아뢴다는 혐의를 피하지 않고 번거롭게 충심을 진달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묘제(廟制)에서 공이 있는 임금은 조(祖)를, 덕이 있는 임금은 종(宗)을 쓴 것을 본래 천자(天子) 집안의 대례(大禮)입니다. 나라가 자주(自主)한 이후로 모든 의문(儀文)이 황제의 나라에 걸맞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유독 ‘황제(皇帝)’ 두 글자로 더 높이자는 것에 대해서만은 이처럼 올리는 것을 마다하고 있는데, 겉으로는 올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실상은 올린 것과 같으며, 다만 아직 만국에 공표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만국공법(萬國公法)》에, ‘자주권을 갖고 있는 각 나라는 자기 의사에 따라 스스로 존호를 세울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 승인하게 할 권리는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는 구라파와 아세아 각 대륙에서 똑같이 준수하는 것입니다. ‘제(帝)’와 ‘왕(王)’은 높기는 마찬가지이지만 한(漢) 나라와 당(唐) 나라 이래로 왕은 작호(爵號)에도 썼으니 지금 성대한 의식을 거행하면서 황제의 칭호를 받지 않는다면 어찌 왕업(王業)을 영원히 도모하고 큰 나라의 칙례(則禮)를 높임으로써 우리 자손과 백성들에게 보일 수 있겠습니까?

묘례(廟禮)를 근본으로 삼고 공법(公法)을 참작하고 또 각 나라에서 스스로 일컫는 것을 살펴서 근거로 삼으면 지금 이렇게 올리는 것에 대해 누가 옳지 않다고 말하겠습니까? 이것은 곧 신들만 하는 말뿐만 아니라 또한 온 나라의 모든 군사들과 만 백성들이 하는 말입니다. 또 온 나라의 군사들과 만백성이 하는 말일 뿐만 아니라 하늘에 계신 조종들이 말없이 도와서 명하는 것입니다만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주(周) 나라가 비록 오래된 나라이지만 천명은 새롭다.’고 한 것은 진실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이 아니겠습니까? 신 등은 외람되게 높은 반열에 있으면서 조금도 은혜에 보답한 것이 없습니다. 임금을 높이는 의리로 말하면 곧 떳떳한 성품에서 격발된 바로서 구구한 충성에서 스스로 그만두지 못한 것이니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만둘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성명(聖明)께서는 깊이 잘 살펴 빨리 여론을 따라 황제의 대호를 받음으로써 종묘 사직(宗廟社稷)을 다행스럽게 해 주시기를 크게 바라마지않습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대궐 뜰에서 호소한 지 지금 여러 날이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윤허하지 않는 것이 어찌 헤아려 생각하는 것이 없어서 그런 것이겠는가?"

하였다. 정청(庭請)하여 재차 아뢰니, 비답하기를,

"짐이 덕이 없다 보니 보위에 오른 지 34년간 어려운 일을 많이 만나다 못해 마침내 만고에 없는 변까지 있게 되었다. 또한 정사가 뜻대로 되지 않아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근심스러운 일이니 매번 생각할 때마다 부끄러워 등에 땀이 흐른다. 그런데 지금 막중한 대호(大號)를 걸맞지 않은 나에게 올리려고 관리들은 상소를 갖추어 청하고 대신(大臣)들은 연석(筵席)에 나와서 청하며 온 나라의 모든 군사들과 백성들은 복합(伏閤)하여 청하여 상하가 서로 버티어 그칠 날이 없다. 온 나라의 같은 심정을 끝내 저버릴 수 없어서 곰곰이 이에 마지못해 애써 따르겠다. 이것은 중대한 일이니 마땅히 예의(禮儀)를 참작하여 행하도록 하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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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三日。 議政府議政沈舜澤、特進官趙秉世等, 率百官庭請奏: "伏以莫重典禮事, 臣等相率聯籲, 今旣屢牘連章, 天聽愈邈, 兪音尙遲, 滿庭臣僚, 相顧鬱抑, 敢又不避瀆撓之嫌, 煩陳肝肺之衷。 我國廟制, 功祖德宗, 自是天子家大禮, 自主以後, 凡所儀文, 無非皇帝國所稱。 獨此二字之加隆, 若是靳進。 外雖不進, 內則如進, 但姑未聲明於萬國耳。 萬國公法不云乎?‘各國自主, 可隨意自立尊號, 但無權令他國認之。’ 此乃歐、亞各洲之所共遵守者。 帝之與王, 尊則一也。 然漢、唐以來, 王猶是爵, 今若大典而有擧大號, 則不膺, 曷以圖鴻基於億世, 崇大邦之則禮, 用示我子孫黎民耶? 本之以廟禮, 參之以公法, 又考據乎各與國所自稱謂者, 今此誕進之擧, 夫孰曰不可? 此非直臣等之言, 亦六軍萬民之言。 又不獨六軍萬民之言, 實皇天祖宗有以默佑而陰騭而命之也。 《詩》曰‘周雖舊邦, 其命維新’者, 固不在斯乎? 臣等忝在周行, 蔑有絲毫報效。 至於尊君之義, 卽恒性所激, 區區忠愛之忱, 有未能自已。 不得請, 則不能止。 伏乞聖明淵然澄省, 亟循輿情, 誕膺鴻號, 以幸宗社, 不勝大願。" 批曰: "庭籲今至多日, 而尙此靳許者, 豈無商量而然也?" 庭請再奏。 批曰: "以朕否德, 臨御三十四載, 遭時多艱, 竟有萬古所未有之變。 且治不徯志, 憂虞溢目, 每自思惟, 愧汗浹背。 今以莫大之典, 擬諸不稱之地, 縉紳具牘而請, 大臣登筵而請, 六軍萬民伏閤而請, 上下相持, 歇泊無期。 大同之情, 不可終孤, 積費商量, 玆不得已勉從。 此大事, 宜其斟酌禮儀而行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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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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