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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32권, 정조 15년 1월 1일 병자 1/2 기사 / 1791년 청 건륭(乾隆) 56년

권농에 힘쓸 것을 당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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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와 양도(兩都)001) 에 윤음을 내렸다.

"내가 하늘과 조종(祖宗)의 보살핌과 도움을 받아 지난해 경술년에 세자가 태어났고 그 해 가을에는 풍년이 들었다. 공자가 탄생한 갑자에 세자가 태어나는 큰 상서를 얻게 되어, 내가 온 나라와 더불어 그 경사를 함께 누리면서 백성을 사랑하는 일념은 언제나 은혜를 널리 베푸는 데 있고 거듭 풍년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은 금년에 더욱 간절하다.

지금 해가 새로 바뀌어 낮이 점점 길어지고 양기가 돌아와 만물이 화기를 머금고 있는 이때에 만백성을 위해 자나깨나 말없이 축원하는 것은 농사가 잘되라는 것이다. 내가 왕위에 오른 이후 새해가 되면 곧 농사를 장려하는 윤음을 내려 삼가 열성조께서 근본을 중시하고 농사에 힘쓰셨던 거룩한 법도를 계승해 왔지만, 내가 이 해 이 달에는 더욱더 잊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세자는 나라의 근본이고 백성도 나라의 근본이며 백성이 편안해야만 나라가 편안한 법이다. 이것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의 이치로서 혼연일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이 나라의 영원한 운명을 비는 근본이 되는 것이다. 나는 백성이 하늘로 삼는 것을 소중히 여기고자 권농(勸農)이란 두 글자를 현재 많은 일 가운데 첫째가는 급선무로 삼고 있다.

계절에 맞추어 들에 나가 밭갈이를 하는 것도 오늘부터 시작되고 만백성과 함께 만세토록 태평한 복을 누리는 것도 오늘부터 시작되는 것이니, 내 어찌 이 해 이 일에 정성을 다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하늘의 절기를 따르고 땅의 이로움을 이용하며 사람의 힘을 더하여 깊이 갈고 김을 잘 매는 것은 농부의 일이고, 농사 철을 뺏지 말고 생업을 흔들지 말며 수시로 살펴서 도와주는 것은 지방관의 직분이고, 볕이 나야 할 때는 볕이 나고 비가 와야 할 때는 비가 와 낮은 데는 습하지 않고 높은 데는 메마르지 않게 되는 것은 나 한 사람의 마음에 달린 것이다.

대체로 농사는 장려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감독과 통솔을 게을리하는가 부지런히 하는가에 달린 것이다. 《시경》에 ‘권농관이 와서 기뻐하였다.[田畯至喜]’ 하였고, 《서경》에 ‘구가로 권장하였다.[勸之以九歌]’ 하였으니, 지금도 지방관의 반열에 있는 자가 권농관의 책임을 다하여 육부 삼사(六府三事)002) 가 제대로 다스려진다면 해마다 풍년이 들지 않을 때가 없을 것이다. 거듭 풍년이 드는 상서가 어찌 주(周)나라 때에만 있는 미담이 될 것인가. 나 한 사람으로서는 지금 한결같은 마음으로 하늘을 대하면서 삼가고 조심하여 장차 금년 첫번째 신일(辛日)에 엄숙하게 새벽 기도를 드려 아름다운 상서가 우리를 평안하게 하기를 기대하려 한다. 너희 지방관들은 힘쓰고 힘쓰길 바란다. 지방관의 부지런함과 태만함을 평가하여 상을 주거나 벌을 주는 것은 또 묘당의 여러 신하에게 맡길 것이다. 아, 안에 있는 공경(公卿)과 밖에 있는 지방관들은 정월 초하루에 내리는 나의 하유를 똑똑히 들어보고 각기 진심으로 받들고 도와서 하늘과 조종이 돌보고 도와주시는 새로운 영광과 큰 운수에 보답하도록 하라."

  • 【태백산사고본】 32책 32권 1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194면
  • [註 001] 양도(兩都) : 한성부와 개성부.
  • [註 002] 육부 삼사(六府三事) : 민생(民生)의 근거가 되는 재용(財用)이 나오는 여섯 가지와, 사람들이 마땅히 행해야 할 세 가지 일. 육부는 수(水)·화(火)·금(金)·목(木)·토(土)·곡(穀)이며, 삼사는 정덕(正德)·이용(利用)·후생(厚生)이다.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

원문

○丙子朔/下綸音于八道兩都曰:

予承皇天祖宗之眷顧保佑, 昨歲庚戌, 國有元良, 是秋年穀告登, 符降聖之舊甲, 獲上瑞於後。 庚子, 寡人得以與八域同其慶, 而若保一念, 長在於廣惠屢豐之願, 益切於嗣歲。 于今歲籥載新, 衣尺漸長, 三陽開泰, 群品含和, 此時爲億兆黎首赤子, 寤寐默祝者, 農功也。 粤予踐祚以來, 歲首輒下勸農之綸, 卽仰述列聖重本務農之盛典, 而予於是年是月, 尤有惓惓焉者。 元良邦本, 小民亦邦本, 民安然後國安, 一理相須, 隙不容髮。 此所以諴小民爲祈永之本, 予欲重玆民天, 以勸農二字, 爲目下悠悠萬事中第一先務。 平秩東作, 俶載南畝, 其始自今日, 與億兆黎首赤子, 同我太平萬歲, 其始自今日, 予安得不惓惓於是年是月乎? 順天之時, 因地之宜, 參人之力, 而深耕而易耨, 農夫之事也; 不奪其時, 不撓其業, 時省而助補者, 長吏之職也; 曰暘而暘, 曰雨而雨, 下無濕上無乾者, 在予一人之方寸。 夫農不待勸, 而亦惟在於董率之怠勤。 《詩》曰: ‘田畯至喜’, 《書》曰: ‘勸之以九歌’。 凡今在長吏之列者, 能盡田畯之責, 而六府三事孔修, 則歲歲無非豐歲, 屢豐之祥, 豈獨專美於有周在乎? 予一人者, 方一心對越, 兢兢憧憧, 將以上辛之日, 肅將孔夙之祈, 庶冀休徵之我康, 在乎爾長吏者, 尙須勖哉勖哉! 長吏之若勤若怠, 考課而褒懲, 又屬於廊廟諸臣。 咨爾內而公卿, 外而長吏, 明聽予元朝十行之諭, 俾各實心承佐, 以答皇天祖宗眷顧保佑之新休景命!

  • 【태백산사고본】 32책 32권 1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19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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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32권, 정조 15년 1월 1일 병자 1/2 기사 / 1791년 청 건륭(乾隆) 56년

권농에 힘쓸 것을 당부하다

국역

팔도와 양도(兩都)001) 에 윤음을 내렸다.

"내가 하늘과 조종(祖宗)의 보살핌과 도움을 받아 지난해 경술년에 세자가 태어났고 그 해 가을에는 풍년이 들었다. 공자가 탄생한 갑자에 세자가 태어나는 큰 상서를 얻게 되어, 내가 온 나라와 더불어 그 경사를 함께 누리면서 백성을 사랑하는 일념은 언제나 은혜를 널리 베푸는 데 있고 거듭 풍년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은 금년에 더욱 간절하다.

지금 해가 새로 바뀌어 낮이 점점 길어지고 양기가 돌아와 만물이 화기를 머금고 있는 이때에 만백성을 위해 자나깨나 말없이 축원하는 것은 농사가 잘되라는 것이다. 내가 왕위에 오른 이후 새해가 되면 곧 농사를 장려하는 윤음을 내려 삼가 열성조께서 근본을 중시하고 농사에 힘쓰셨던 거룩한 법도를 계승해 왔지만, 내가 이 해 이 달에는 더욱더 잊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세자는 나라의 근본이고 백성도 나라의 근본이며 백성이 편안해야만 나라가 편안한 법이다. 이것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의 이치로서 혼연일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이 나라의 영원한 운명을 비는 근본이 되는 것이다. 나는 백성이 하늘로 삼는 것을 소중히 여기고자 권농(勸農)이란 두 글자를 현재 많은 일 가운데 첫째가는 급선무로 삼고 있다.

계절에 맞추어 들에 나가 밭갈이를 하는 것도 오늘부터 시작되고 만백성과 함께 만세토록 태평한 복을 누리는 것도 오늘부터 시작되는 것이니, 내 어찌 이 해 이 일에 정성을 다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하늘의 절기를 따르고 땅의 이로움을 이용하며 사람의 힘을 더하여 깊이 갈고 김을 잘 매는 것은 농부의 일이고, 농사 철을 뺏지 말고 생업을 흔들지 말며 수시로 살펴서 도와주는 것은 지방관의 직분이고, 볕이 나야 할 때는 볕이 나고 비가 와야 할 때는 비가 와 낮은 데는 습하지 않고 높은 데는 메마르지 않게 되는 것은 나 한 사람의 마음에 달린 것이다.

대체로 농사는 장려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감독과 통솔을 게을리하는가 부지런히 하는가에 달린 것이다. 《시경》에 ‘권농관이 와서 기뻐하였다.[田畯至喜]’ 하였고, 《서경》에 ‘구가로 권장하였다.[勸之以九歌]’ 하였으니, 지금도 지방관의 반열에 있는 자가 권농관의 책임을 다하여 육부 삼사(六府三事)002) 가 제대로 다스려진다면 해마다 풍년이 들지 않을 때가 없을 것이다. 거듭 풍년이 드는 상서가 어찌 주(周)나라 때에만 있는 미담이 될 것인가. 나 한 사람으로서는 지금 한결같은 마음으로 하늘을 대하면서 삼가고 조심하여 장차 금년 첫번째 신일(辛日)에 엄숙하게 새벽 기도를 드려 아름다운 상서가 우리를 평안하게 하기를 기대하려 한다. 너희 지방관들은 힘쓰고 힘쓰길 바란다. 지방관의 부지런함과 태만함을 평가하여 상을 주거나 벌을 주는 것은 또 묘당의 여러 신하에게 맡길 것이다. 아, 안에 있는 공경(公卿)과 밖에 있는 지방관들은 정월 초하루에 내리는 나의 하유를 똑똑히 들어보고 각기 진심으로 받들고 도와서 하늘과 조종이 돌보고 도와주시는 새로운 영광과 큰 운수에 보답하도록 하라."

  • 【태백산사고본】 32책 32권 1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194면
  • [註 001] 양도(兩都) : 한성부와 개성부.
  • [註 002] 육부 삼사(六府三事) : 민생(民生)의 근거가 되는 재용(財用)이 나오는 여섯 가지와, 사람들이 마땅히 행해야 할 세 가지 일. 육부는 수(水)·화(火)·금(金)·목(木)·토(土)·곡(穀)이며, 삼사는 정덕(正德)·이용(利用)·후생(厚生)이다.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

원문

○丙子朔/下綸音于八道兩都曰:

予承皇天祖宗之眷顧保佑, 昨歲庚戌, 國有元良, 是秋年穀告登, 符降聖之舊甲, 獲上瑞於後。 庚子, 寡人得以與八域同其慶, 而若保一念, 長在於廣惠屢豐之願, 益切於嗣歲。 于今歲籥載新, 衣尺漸長, 三陽開泰, 群品含和, 此時爲億兆黎首赤子, 寤寐默祝者, 農功也。 粤予踐祚以來, 歲首輒下勸農之綸, 卽仰述列聖重本務農之盛典, 而予於是年是月, 尤有惓惓焉者。 元良邦本, 小民亦邦本, 民安然後國安, 一理相須, 隙不容髮。 此所以諴小民爲祈永之本, 予欲重玆民天, 以勸農二字, 爲目下悠悠萬事中第一先務。 平秩東作, 俶載南畝, 其始自今日, 與億兆黎首赤子, 同我太平萬歲, 其始自今日, 予安得不惓惓於是年是月乎? 順天之時, 因地之宜, 參人之力, 而深耕而易耨, 農夫之事也; 不奪其時, 不撓其業, 時省而助補者, 長吏之職也; 曰暘而暘, 曰雨而雨, 下無濕上無乾者, 在予一人之方寸。 夫農不待勸, 而亦惟在於董率之怠勤。 《詩》曰: ‘田畯至喜’, 《書》曰: ‘勸之以九歌’。 凡今在長吏之列者, 能盡田畯之責, 而六府三事孔修, 則歲歲無非豐歲, 屢豐之祥, 豈獨專美於有周在乎? 予一人者, 方一心對越, 兢兢憧憧, 將以上辛之日, 肅將孔夙之祈, 庶冀休徵之我康, 在乎爾長吏者, 尙須勖哉勖哉! 長吏之若勤若怠, 考課而褒懲, 又屬於廊廟諸臣。 咨爾內而公卿, 外而長吏, 明聽予元朝十行之諭, 俾各實心承佐, 以答皇天祖宗眷顧保佑之新休景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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