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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18권, 정조 8년 10월 8일 경인 2/5 기사 / 1784년 청 건륭(乾隆) 49년

관서 지방의 도신이 청 나라 예부의 자문을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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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서(關西) 지방의 도신(道臣)이 의주 부윤(義州府尹)의 보고에 의해서 예부(禮部)의 자문(咨文) 2통을 올렸다. 자문에 이르기를,

"삼가 기록하건대, 옹정(雍正)314) 13년(1735)에 황상(皇上)의 유시를 삼가 받들기를, ‘조선(朝鮮)에서 우리 황조의 은혜에 감격하여 직공(職貢)을 닦는 것이 매우 공경(恭敬)스럽다. 모든 대신(大臣)과 관리로서 그 나라에 파견되어 가는 경우에 종전에는 의물(儀物)을 주어서 보내는 구례(舊例)가 있었다. 짐은 후하게 주고 박하게 받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였다. 만일 사신으로 하여금 규례대로 수수(收受)하도록 한다면, 아마도 해당 나라에서 번잡한 비용을 면치 못할 것이고, 만약 일체 받지 않게 한다면, 또한 아마도 해당 나라의 국왕은 사신이 멀리서 왔는데 선물을 주는 예가 결례된 것을 가지고 마음에 섭섭하게 여길까 걱정된다. 이번에 가는 조사(詔使)부터 시작하여 일체 선물을 주어 보내는 백금(白金)과 의물(儀物) 등속은 모두 옛 규례에 비하여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영원한 규례로 삼도록 하라. 해당 부(部)에서는 즉시 해당 국왕에게 공문을 보내도록 하라.’라고 하였으므로, 이것에 따라 흠차(欽此)하였습니다.

건륭(乾隆)315) 원년(元年)316) 에 황상(皇上)의 유시를 받들기를, ‘조선은 우리 황조(皇朝)에 귀순하여 변방 나라의 직책을 각별히 지켜왔고, 우리 열성조(列聖祖)와 황고(皇考)의 지극한 신임을 받고 지극한 은덕을 입었다. 곧 공헌(貢獻)과 같은 한 가지 절목도 여러 차례 줄였다. 후하게 주고 박하게 받는 것은 먼데 사람에게 혜택을 입히는 지극한 뜻이 아닐 수 없다. 짐이 즉위한 이래 또 해당 나라에서 사신에게 선물로 보내는 의물(儀物)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유시하여서 흠휼히 돌보는 뜻을 보였는데, 이에 조덕(兆德) 등이 정례(正禮) 이외에 다시 옛날의 나쁜 규례를 반복하여, 도청(都請)과 별청(別請)의 두 물품 목록을 만들어서 사사로이 서로 주고받았다. 그 죄는 진실로 피할 수가 없다. 그 해당 나라의 왕도 곧 나쁜 규례대로 그 요구에 응한 것 또한 부당한 일이다. 만일 해당 나라의 국왕이 능히 짐의 마음을 몸받는다면, 스스로 나의 유시하는 뜻을 각별히 따르는 것을 나에게 공순하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 마땅하며, 사사로이 사신을 후대하는 것을 나에게 순종하는 것으로 여기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 예부(禮部)에서는 그 해당 국왕에게 공문을 보내어, 이후부터는 무릇 사신이 임명되어 그 나라에 가거든, 짐의 이전 유시를 힘써 따라서 앞으로는 정식 예물만을 보내주는 것이 마땅하다. 은냥(銀兩)이나 물건과 같은 따위는 절반으로 줄이고, 심지어 잘못된 규례에서 있었던 도청(都請)이나 별청(別請) 따위의 항목은 모조리 금지시킬 것이며 사사로이 한 가지 물건도 줄 수가 없게 하라. 그것은 이미 칙령(勅令)에 저촉되는 것이고, 먼데 사람들을 품어 주는 나의 은혜를 다시 저버리는 것이다.’라고 하였으므로 흠차하였습니다.

건륭(乾隆) 28년(1763)에 황상(皇上)의 유시를 삼가 받들기를, ‘지난번 흠차 사신(欽差使臣)이 고려(高麗)로 출사(出使)했는데, 듣자니 서울에 들어갈 때에 해당 국왕이 가마[輿]를 마련해가지고 마중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물론 속국(屬國)에서 천조(天朝)의 칙사(勅使)를 공경하는 공순한 도리를 다하는 것이지만, 다만 만주 대신(滿洲大臣)은 본래 안마(鞍馬)에 익숙한 만큼 자신이 어명을 받고 출사하였다면, 사모(四牡)를 타고 명령을 전달할 것이지, 견여(肩輿)를 타고 스스로 편안히 할 궁리를 하는 것은 마당하지 않다. 해당 아문에서 그 해당 국왕에게 공문을 보내어, 이 뒤로는 흠차 사신이 국경에 도착하면 모름지기 마필(馬匹)을 미리 준비할 것이고, 그 옛날에 견여를 쓰던 것은 영영 정지시키도록 하라. 봉사(奉使)하는 자는 이미 한때 편안한 것을 찾아서 힘들고 수고한다는 뜻을 잊어버리는 데에 이르지 않아야 할 것이며, 외번(外藩)에서도 또한 번잡한 형식을 조금 없애서, 나의 흠휼히 여기는 마음을 본받는 뜻을 표시하도록 하라. 이것을 기록하여 법령으로 만들도록 하라.’라고 하여 흠차하였습니다.

무릇 습봉(襲封)하는 의주(儀注)는 이러합니다. ‘이미 정사(正使)와 부사(副使)로 임명된 사자(使者)들이 장차 국경에 들어서면 국왕은 배신(陪臣)을 보내어 삼가 기다리고 있다가 조서(詔書)나 칙서(勅書)를 실은 용정(龍亭)을 공손히 마중하고, 삼궤구고례(三跪九叩禮)를 행하고, 정사·부사를 보면 일궤삼고례(一跪三叩禮)를 행한다. 나라에 도착하는 날에 조서·칙서와 반사하는 기물·폐백을 받들고, 사신의 관소(館所)에 안치하고, 행례(行禮)하기를 끝마친 다음에 그 배신들이 들어가 사자를 알현하는데, 모두 삼고(三叩)를 행하고 정사와 부사는 이를 받는다. 날을 받아서 조서나 칙서를 선독(宣讀)한다. 국왕은 세자와 배신들을 거느리고 관소에 이르러 엄숙히 마중하고, 조서나 칙서를 용정에 모셔 놓고, 행례를 끝마친 다음에, 국왕은 가마나 말을 타고 먼저 돌아간다. 조서나 칙서를 실은 용정과 반사하는 기물과 폐백은 바로 가마로 가져가되, 고악(鼓樂)과 의장(儀仗)이 앞에서 인도하며, 정사와 부사가 뒤따라 간다. 중문(中門)을 거쳐서 들어가서 정사와 부사가 조서나 칙서를 받들고, 전각으로 올라가서 한가운데 있는 누런 상 위에 두고, 반사할 기물과 폐백을 받들어서 곁의 상에다 올려 놓는다. 국왕이 배위(拜位)에 나아가서 세자와 배신들을 거느리고 삼궤구고례를 행하고 일어나서 조서나 칙서를 받는 자리로 나가서 끓어앉으면, 사신은 그제서야 조서나 칙서를 선포한다. 선포하기를 끝마치면 상 위에 받들어 놓는다. 국왕이 부복(俯伏)하여 삼궤구고례를 행하고 일어난다. 정사·부사가 나가고, 국왕이 소속을 거느리고 나가서 배웅하고 바로 돌아온다. 국왕과 세자는 이미 책봉을 받으면, 친히 사신의 관소에 나아가서 책봉한 것을 사례하고 위로하는 연회를 베푼다.’라고 하였으며, 예부에서 통지하여 잘 알도록 할 일은, ‘조선 국왕이 세자 책봉을 청하였으므로, 정사(正使)로는 내대신공(內大臣公) 서명(西明)을 파견하고, 부사(副使)로는 한림원(翰林院) 시독 학사(侍讀學士) 아숙(阿肅)을 파견한다.’라고 하여 흠차하였습니다.

흠준(欽遵)하여 예부에서 통지하여 잘 알도록 하는 일은, ‘조선국에서 진헌(進獻)하는 연공(年貢)은 배신(陪臣)들이 전례에는 세밑에 북경에 도착하여, 이듬해 정월에 천수연(千叟宴)이 거행될 때 중앙과 지방에서 대소 신료와 기로(耆老)와 서민들 가운데 나이가 환갑이 넘은 사람들을 모두 예연(預宴)하도록 하여 수기(壽祺)를 널리 펴는데, 조선은 본래 공순하다고 칭하므로 내신(內臣)에 비교되니, 그 배신들도 또한 일체로 연회에 들어와서 은혜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 예부에서는 즉시 해당 국왕에게 빨리 공문을 보내어 모든 금년 연공(年貢)과 정사·부사를 참작하여 파견하되, 나이 60살 이상 되는 사람 한두 명이 와서 말하게 하고, 이 성대한 연회에 참여하도록 하여 함께 영광을 누리도록 함으로써 짐이 먼 나라에 은혜를 베풀고, 나이 많은 사람들을 우대하는 지극한 뜻을 보여주도록 하라.’라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8책 18권 41장 A면【국편영인본】 45책 473면
  • 【분류】외교-야(野) /
  • [註 314] 옹정(雍正) : 청(淸)나라 세종(世宗) 때의 연호.
  • [註 315] 건륭(乾隆) : 청나라 고종(高宗) 때의 연호.
  • [註 316] 원년(元年) : 1736.

원문

○關西道臣, 以義州府尹啓, 上禮部咨二度。 咨文曰:

恭錄壅正十三年, 欽奉上諭: "朝鮮感戴我朝之恩, 虔修職貢, 甚爲恭敬, 凡大臣官員差往彼國者, 向有餽送儀物舊例。 朕以厚往薄來爲念。 若令使臣, 照例收受, 恐該國不免繁費。 若槪不收受, 又恐該國王, 以使臣遠涉, 缺餽遺之禮, 有歉於心著。 從此次詔使始, 凡餽送白金、儀物等項, 悉照舊裁減一半, 永著爲例。 該部卽行文該國王。" 遵此欽此。 乾隆元年, 欽奉上諭: "朝鮮歸順我朝, 恪守藩封之職, 蒙我列祖皇考怙冒深仁, 至優至渥, 卽如貢獻一節, 屢經裁減。 厚往薄來, 無非加惠遠人之至意。 朕卽位以來, 又將該國餽送使臣儀物, 諭令減半, 以示體䘏, 乃兆德等, 於正禮之外, 復照舊日陋規, 開都請、別請兩單, 私相授受。 其罪固不可逭, 而該國王, 卽照陋規應付, 亦屬不合。 若該國王, 能體朕心, 自當以恪遵諭旨爲恭, 不當以私厚使臣爲順也。 著禮部行文, 該國王, 嗣後凡有使臣奉差, 彼國務宜遵朕前旨, 將餽送正禮。 如銀兩物件之類, 裁減一半, 至陋規所有都請、別請等項, 悉行禁止, 不得私與一件。 旣干功令, 復負朕懷遠之恩。" 欽此。 乾隆二十八年, 欽奉上諭: "向來欽差出使高麗, 聞入京時, 該國王備輿迎候。 此固屬國敬禮天朝勅使, 以昭恭順, 但(滿州)〔滿洲〕 大臣, 素嫺鞍馬, 而身膺使命, 四牡宣勤, 尤不應乘用肩輿, 自圖安適。 著該衙門行文, 該國王嗣後欽差到境上, 須豫備馬匹, 其舊用肩輿之處, 永行停止。 在奉使者, 旣不耽逸一時, 致忘習勞之義, 而外藩亦稍省繁文, 以示體䘏, 著爲令。" 欽此。 凡襲封儀注: "旣命正、副使使者, 將入境, 國王遣陪臣, 祗候恭迎詔勑龍亭, 行三跪九叩禮, 見正副使行, 一跪三叩禮。 至國日, 奉詔勑及領賜器幣, 安於使館, 行禮訖, 其陪臣入謁使者, 俱三叩, 正副使受之。 擇日宣讀詔勑。 國王率世子、陪臣, 至館肅迎, 奉詔勑於龍亭, 行禮畢, 國王乘輿馬先回。 詔勑龍亭及頒賜器幣, 乃輿行。 皷樂、儀仗前導, 正副使隨行。 由中門入, 正副使從奉詔勑升殿, 置正中黃案上, 奉頒賜、器幣, 陳於旁案。 國王就拜位, 率世子、陪臣, 行三跪九叩禮興, 詣受詔勑位跪。 使者乃宣詔勑。 宣畢, 奉置於案。 國王俯伏, 行三跪九叩禮興。 正副使出。 國王率屬, 出送乃返。 國王、世子, 旣受封, 親詣使館, 謝封宴勞。" 禮部爲知照事: "朝鮮國王, 請封世子, 正使著派內大臣公西明、副使著派翰林院侍讀學士阿肅。" 欽此欽遵。 禮部爲知照事: "朝鮮國進獻年貢, 陪臣向例於歲週底到京, 明正擧千叟宴, 中外大小臣工耆庶, 年逾甲者, 咸得預宴, 用普壽祺, 以朝鮮素稱恭順, 比於內臣。 其陪臣亦應一體入宴, 昭寵眷着, 禮部卽速行文。 該國王所有, 今歲年貢, 正副使酌派, 年在六十以上者一二員來言, 俾得預玆盛宴, 共沐光榮, 以示朕加惠遠邦, 優禮耆年之至意。"

  • 【태백산사고본】 18책 18권 41장 A면【국편영인본】 45책 473면
  • 【분류】외교-야(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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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18권, 정조 8년 10월 8일 경인 2/5 기사 / 1784년 청 건륭(乾隆) 49년

관서 지방의 도신이 청 나라 예부의 자문을 올리다

국역

관서(關西) 지방의 도신(道臣)이 의주 부윤(義州府尹)의 보고에 의해서 예부(禮部)의 자문(咨文) 2통을 올렸다. 자문에 이르기를,

"삼가 기록하건대, 옹정(雍正)314) 13년(1735)에 황상(皇上)의 유시를 삼가 받들기를, ‘조선(朝鮮)에서 우리 황조의 은혜에 감격하여 직공(職貢)을 닦는 것이 매우 공경(恭敬)스럽다. 모든 대신(大臣)과 관리로서 그 나라에 파견되어 가는 경우에 종전에는 의물(儀物)을 주어서 보내는 구례(舊例)가 있었다. 짐은 후하게 주고 박하게 받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였다. 만일 사신으로 하여금 규례대로 수수(收受)하도록 한다면, 아마도 해당 나라에서 번잡한 비용을 면치 못할 것이고, 만약 일체 받지 않게 한다면, 또한 아마도 해당 나라의 국왕은 사신이 멀리서 왔는데 선물을 주는 예가 결례된 것을 가지고 마음에 섭섭하게 여길까 걱정된다. 이번에 가는 조사(詔使)부터 시작하여 일체 선물을 주어 보내는 백금(白金)과 의물(儀物) 등속은 모두 옛 규례에 비하여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영원한 규례로 삼도록 하라. 해당 부(部)에서는 즉시 해당 국왕에게 공문을 보내도록 하라.’라고 하였으므로, 이것에 따라 흠차(欽此)하였습니다.

건륭(乾隆)315) 원년(元年)316) 에 황상(皇上)의 유시를 받들기를, ‘조선은 우리 황조(皇朝)에 귀순하여 변방 나라의 직책을 각별히 지켜왔고, 우리 열성조(列聖祖)와 황고(皇考)의 지극한 신임을 받고 지극한 은덕을 입었다. 곧 공헌(貢獻)과 같은 한 가지 절목도 여러 차례 줄였다. 후하게 주고 박하게 받는 것은 먼데 사람에게 혜택을 입히는 지극한 뜻이 아닐 수 없다. 짐이 즉위한 이래 또 해당 나라에서 사신에게 선물로 보내는 의물(儀物)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유시하여서 흠휼히 돌보는 뜻을 보였는데, 이에 조덕(兆德) 등이 정례(正禮) 이외에 다시 옛날의 나쁜 규례를 반복하여, 도청(都請)과 별청(別請)의 두 물품 목록을 만들어서 사사로이 서로 주고받았다. 그 죄는 진실로 피할 수가 없다. 그 해당 나라의 왕도 곧 나쁜 규례대로 그 요구에 응한 것 또한 부당한 일이다. 만일 해당 나라의 국왕이 능히 짐의 마음을 몸받는다면, 스스로 나의 유시하는 뜻을 각별히 따르는 것을 나에게 공순하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 마땅하며, 사사로이 사신을 후대하는 것을 나에게 순종하는 것으로 여기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 예부(禮部)에서는 그 해당 국왕에게 공문을 보내어, 이후부터는 무릇 사신이 임명되어 그 나라에 가거든, 짐의 이전 유시를 힘써 따라서 앞으로는 정식 예물만을 보내주는 것이 마땅하다. 은냥(銀兩)이나 물건과 같은 따위는 절반으로 줄이고, 심지어 잘못된 규례에서 있었던 도청(都請)이나 별청(別請) 따위의 항목은 모조리 금지시킬 것이며 사사로이 한 가지 물건도 줄 수가 없게 하라. 그것은 이미 칙령(勅令)에 저촉되는 것이고, 먼데 사람들을 품어 주는 나의 은혜를 다시 저버리는 것이다.’라고 하였으므로 흠차하였습니다.

건륭(乾隆) 28년(1763)에 황상(皇上)의 유시를 삼가 받들기를, ‘지난번 흠차 사신(欽差使臣)이 고려(高麗)로 출사(出使)했는데, 듣자니 서울에 들어갈 때에 해당 국왕이 가마[輿]를 마련해가지고 마중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물론 속국(屬國)에서 천조(天朝)의 칙사(勅使)를 공경하는 공순한 도리를 다하는 것이지만, 다만 만주 대신(滿洲大臣)은 본래 안마(鞍馬)에 익숙한 만큼 자신이 어명을 받고 출사하였다면, 사모(四牡)를 타고 명령을 전달할 것이지, 견여(肩輿)를 타고 스스로 편안히 할 궁리를 하는 것은 마당하지 않다. 해당 아문에서 그 해당 국왕에게 공문을 보내어, 이 뒤로는 흠차 사신이 국경에 도착하면 모름지기 마필(馬匹)을 미리 준비할 것이고, 그 옛날에 견여를 쓰던 것은 영영 정지시키도록 하라. 봉사(奉使)하는 자는 이미 한때 편안한 것을 찾아서 힘들고 수고한다는 뜻을 잊어버리는 데에 이르지 않아야 할 것이며, 외번(外藩)에서도 또한 번잡한 형식을 조금 없애서, 나의 흠휼히 여기는 마음을 본받는 뜻을 표시하도록 하라. 이것을 기록하여 법령으로 만들도록 하라.’라고 하여 흠차하였습니다.

무릇 습봉(襲封)하는 의주(儀注)는 이러합니다. ‘이미 정사(正使)와 부사(副使)로 임명된 사자(使者)들이 장차 국경에 들어서면 국왕은 배신(陪臣)을 보내어 삼가 기다리고 있다가 조서(詔書)나 칙서(勅書)를 실은 용정(龍亭)을 공손히 마중하고, 삼궤구고례(三跪九叩禮)를 행하고, 정사·부사를 보면 일궤삼고례(一跪三叩禮)를 행한다. 나라에 도착하는 날에 조서·칙서와 반사하는 기물·폐백을 받들고, 사신의 관소(館所)에 안치하고, 행례(行禮)하기를 끝마친 다음에 그 배신들이 들어가 사자를 알현하는데, 모두 삼고(三叩)를 행하고 정사와 부사는 이를 받는다. 날을 받아서 조서나 칙서를 선독(宣讀)한다. 국왕은 세자와 배신들을 거느리고 관소에 이르러 엄숙히 마중하고, 조서나 칙서를 용정에 모셔 놓고, 행례를 끝마친 다음에, 국왕은 가마나 말을 타고 먼저 돌아간다. 조서나 칙서를 실은 용정과 반사하는 기물과 폐백은 바로 가마로 가져가되, 고악(鼓樂)과 의장(儀仗)이 앞에서 인도하며, 정사와 부사가 뒤따라 간다. 중문(中門)을 거쳐서 들어가서 정사와 부사가 조서나 칙서를 받들고, 전각으로 올라가서 한가운데 있는 누런 상 위에 두고, 반사할 기물과 폐백을 받들어서 곁의 상에다 올려 놓는다. 국왕이 배위(拜位)에 나아가서 세자와 배신들을 거느리고 삼궤구고례를 행하고 일어나서 조서나 칙서를 받는 자리로 나가서 끓어앉으면, 사신은 그제서야 조서나 칙서를 선포한다. 선포하기를 끝마치면 상 위에 받들어 놓는다. 국왕이 부복(俯伏)하여 삼궤구고례를 행하고 일어난다. 정사·부사가 나가고, 국왕이 소속을 거느리고 나가서 배웅하고 바로 돌아온다. 국왕과 세자는 이미 책봉을 받으면, 친히 사신의 관소에 나아가서 책봉한 것을 사례하고 위로하는 연회를 베푼다.’라고 하였으며, 예부에서 통지하여 잘 알도록 할 일은, ‘조선 국왕이 세자 책봉을 청하였으므로, 정사(正使)로는 내대신공(內大臣公) 서명(西明)을 파견하고, 부사(副使)로는 한림원(翰林院) 시독 학사(侍讀學士) 아숙(阿肅)을 파견한다.’라고 하여 흠차하였습니다.

흠준(欽遵)하여 예부에서 통지하여 잘 알도록 하는 일은, ‘조선국에서 진헌(進獻)하는 연공(年貢)은 배신(陪臣)들이 전례에는 세밑에 북경에 도착하여, 이듬해 정월에 천수연(千叟宴)이 거행될 때 중앙과 지방에서 대소 신료와 기로(耆老)와 서민들 가운데 나이가 환갑이 넘은 사람들을 모두 예연(預宴)하도록 하여 수기(壽祺)를 널리 펴는데, 조선은 본래 공순하다고 칭하므로 내신(內臣)에 비교되니, 그 배신들도 또한 일체로 연회에 들어와서 은혜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 예부에서는 즉시 해당 국왕에게 빨리 공문을 보내어 모든 금년 연공(年貢)과 정사·부사를 참작하여 파견하되, 나이 60살 이상 되는 사람 한두 명이 와서 말하게 하고, 이 성대한 연회에 참여하도록 하여 함께 영광을 누리도록 함으로써 짐이 먼 나라에 은혜를 베풀고, 나이 많은 사람들을 우대하는 지극한 뜻을 보여주도록 하라.’라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8책 18권 41장 A면【국편영인본】 45책 473면
  • 【분류】외교-야(野) /
  • [註 314] 옹정(雍正) : 청(淸)나라 세종(世宗) 때의 연호.
  • [註 315] 건륭(乾隆) : 청나라 고종(高宗) 때의 연호.
  • [註 316] 원년(元年) : 1736.

원문

○關西道臣, 以義州府尹啓, 上禮部咨二度。 咨文曰:

恭錄壅正十三年, 欽奉上諭: "朝鮮感戴我朝之恩, 虔修職貢, 甚爲恭敬, 凡大臣官員差往彼國者, 向有餽送儀物舊例。 朕以厚往薄來爲念。 若令使臣, 照例收受, 恐該國不免繁費。 若槪不收受, 又恐該國王, 以使臣遠涉, 缺餽遺之禮, 有歉於心著。 從此次詔使始, 凡餽送白金、儀物等項, 悉照舊裁減一半, 永著爲例。 該部卽行文該國王。" 遵此欽此。 乾隆元年, 欽奉上諭: "朝鮮歸順我朝, 恪守藩封之職, 蒙我列祖皇考怙冒深仁, 至優至渥, 卽如貢獻一節, 屢經裁減。 厚往薄來, 無非加惠遠人之至意。 朕卽位以來, 又將該國餽送使臣儀物, 諭令減半, 以示體䘏, 乃兆德等, 於正禮之外, 復照舊日陋規, 開都請、別請兩單, 私相授受。 其罪固不可逭, 而該國王, 卽照陋規應付, 亦屬不合。 若該國王, 能體朕心, 自當以恪遵諭旨爲恭, 不當以私厚使臣爲順也。 著禮部行文, 該國王, 嗣後凡有使臣奉差, 彼國務宜遵朕前旨, 將餽送正禮。 如銀兩物件之類, 裁減一半, 至陋規所有都請、別請等項, 悉行禁止, 不得私與一件。 旣干功令, 復負朕懷遠之恩。" 欽此。 乾隆二十八年, 欽奉上諭: "向來欽差出使高麗, 聞入京時, 該國王備輿迎候。 此固屬國敬禮天朝勅使, 以昭恭順, 但(滿州)〔滿洲〕 大臣, 素嫺鞍馬, 而身膺使命, 四牡宣勤, 尤不應乘用肩輿, 自圖安適。 著該衙門行文, 該國王嗣後欽差到境上, 須豫備馬匹, 其舊用肩輿之處, 永行停止。 在奉使者, 旣不耽逸一時, 致忘習勞之義, 而外藩亦稍省繁文, 以示體䘏, 著爲令。" 欽此。 凡襲封儀注: "旣命正、副使使者, 將入境, 國王遣陪臣, 祗候恭迎詔勑龍亭, 行三跪九叩禮, 見正副使行, 一跪三叩禮。 至國日, 奉詔勑及領賜器幣, 安於使館, 行禮訖, 其陪臣入謁使者, 俱三叩, 正副使受之。 擇日宣讀詔勑。 國王率世子、陪臣, 至館肅迎, 奉詔勑於龍亭, 行禮畢, 國王乘輿馬先回。 詔勑龍亭及頒賜器幣, 乃輿行。 皷樂、儀仗前導, 正副使隨行。 由中門入, 正副使從奉詔勑升殿, 置正中黃案上, 奉頒賜、器幣, 陳於旁案。 國王就拜位, 率世子、陪臣, 行三跪九叩禮興, 詣受詔勑位跪。 使者乃宣詔勑。 宣畢, 奉置於案。 國王俯伏, 行三跪九叩禮興。 正副使出。 國王率屬, 出送乃返。 國王、世子, 旣受封, 親詣使館, 謝封宴勞。" 禮部爲知照事: "朝鮮國王, 請封世子, 正使著派內大臣公西明、副使著派翰林院侍讀學士阿肅。" 欽此欽遵。 禮部爲知照事: "朝鮮國進獻年貢, 陪臣向例於歲週底到京, 明正擧千叟宴, 中外大小臣工耆庶, 年逾甲者, 咸得預宴, 用普壽祺, 以朝鮮素稱恭順, 比於內臣。 其陪臣亦應一體入宴, 昭寵眷着, 禮部卽速行文。 該國王所有, 今歲年貢, 正副使酌派, 年在六十以上者一二員來言, 俾得預玆盛宴, 共沐光榮, 以示朕加惠遠邦, 優禮耆年之至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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