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태묘(太廟)에 나아가니, 왕세손이 수가(隨駕)하였다. 당실(當室)의 책보 도감(冊寶都監)의 당랑(堂郞)이 도감에서부터 고취(鼓吹)하면서 전도(前導)하여 모시고 가 묘문(廟門) 밖 막차(幕次)에 봉안하였다. 임금이 태묘 문밖에 이르러 연(輦)에서 내려 여(輿)를 타고 묘문(廟門) 안 재실(齋室)에 들어가 평천관(平天冠)·현단복(玄端服)·적석(赤舃)을 갖추고 걸어서 재실 서문(西門)으로 나아가 전전(前殿)의 판위(板位)에 나아가 사배(四拜)를 행한 후 전으로 올라갔다. 먼저 제1실(室)에 나아가 부복하여 신위(神位) 앞에 한참 동안 있다가 차례로 봉심(奉審)하였다. 제10실에 이르러 부복하고, 제11실에 나아가 또 부복하였다. 왕세손이 면복(冕服)을 갖추고 따라서 전내(殿內)로 들어가고 승사(承史)와 춘방(春坊)이 모두 조복을 갖추고 전으로 올라가니, 임금이 뜰에서 내려와 왕세손에게 다시 전에 올라 제기(祭器) 살필 것을 명하였다. 임금이 인하여 후전(後殿)으로 나아가 판위에 가서 사배를 행한 다음 왕세손에게 봉심하기를 명하고 또 제기를 살피게 하였다. 임금이 여를 타고 재실 서문 밖에 이르러 자리에 앉으니, 왕세손이 뒤따라 와 시좌(侍坐)하였다. 임금이 친히 희생(犧牲)을 살피고는 전전(前殿)의 아헌관(亞獻官) 김양택(金陽澤)에게 명하여 전전의 명수(明水)를 살피라 명하고, 후전 초헌관(初獻官) 이사관(李思觀)에게 명하여 후전의 명수를 살피게 하였다. 예조 판서 심각(沈殼)에게 명하여 다듬잇돌과 절구를 살피기를 명하고, 승지 이택진(李宅鎭)에게 명하여 진배관(進排官)을 적간(摘奸)하도록 명하였다. 인하여 재실로 들어가 4경(更)에 임금이 평천관·현단복·적석을 갖추고 걸어서 재실 서문으로 나가 태묘 동문으로 들어가 판위에 나아가고 왕세손이 뒤따라 판위에 나아가니, 책보를 오문으로부터 도감 당랑이 봉입하였다. 임금이 부복하여 맞이한 후에 사배를 행하니, 왕세손 이하가 모두 사배하였다. 임금이 전전(前殿) 판위로 나아가고 왕세손이 역시 자리로 나아가니, 인의(引儀)가 전내로 들어와 치사문(致詞文)을 읽었다. 임금이 다시 배위(拜位)로 나아가 사배를 행하니, 왕세손 이하가 모두 사배하였다. 임금이 다시 전전으로 나아가 부복하니, 도감 제조가 책보(冊寶)를 받들어 올리고 임금이 꿇어앉아 받아서 올리었다. 독책관(讀冊官) 홍용한(洪龍漢)이 전 안으로 들어가 당실(當室)의 대왕(大王) 신위 앞에 나아가 책문을 읽기를 마치고, 독보관(讀寶官) 김문순(金文淳)과 독보 독책관(讀寶讀冊官) 정창순(鄭昌順)이 당실의 왕비(王妃) 신위 앞에 나아가 책을 읽고 독보관 윤사국(尹師國)이 보(寶)를 읽었다. 임금이 전내로 들어가 당실 신위 앞에 나아가 봉심하고, 한참 동안 부복하였다가 전에서 내려가 다시 판위로 가 사배를 행하니, 왕세손 이하 역시 모두 사배하였다. 임금이 다시 재실로 들어가니, 왕세손 역시 환차(還次)하였다. 외의(外儀)를 이미 마치고 왕세손이 전내로 들어가 대제(大祭)를 섭행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9책 119권 34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440면
• 【분류】
  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 / 왕실-종친(宗親) / 왕실-종사(宗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