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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실록71권, 영조 26년 1월 21일 을축 1/1 기사 / 1750년 청 건륭(乾隆) 15년

야대에 《자성편》을 강하다

국역

임금이 야대에 나아가 《자성편(自省編)》을 강하였다. 검토관 이게(李垍)가 말하기를,

"전하께서 이 편의 말대로 힘써 행하시겠다는 말씀은 자성(自省)의 뜻에 부끄러움이 없는 말씀입니다."

하고, 홍중효(洪重孝)가 말하기를,

"말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행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그저께 신칙하는 하유를 내렸는데, 유신(儒臣)들은 부지런히 읽고 있는가?"

하매, 이게 등이 말하기를,

"비록 성상의 권학하시는 뜻을 받들고자 하나, 성상의 뜻을 받들어 부지런히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였다. 윤광의(尹光毅)가 말하기를,

"하교하신 뒤로 입직 관원은 글을 읽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비록 조섭 중에 있기는 하나 항상 조마조마한 마음이 있어 여러 신하로 하여금 태만하여 학업을 폐기하기에 이르게는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하였다. 이때에 까치가 전(殿) 안으로 날아들어와 나갈 곳을 알지 못하였는데, 임금이 말하기를,

"지금 세상에서 방향을 모르고 다니는 사람은 바로 저 까치와 같은 것이다."

하였다. 조금 후에 까치가 날아갔는데, 우연히 떠오르는 글을 윤광의에게 받아쓰게 하였다. 대략 이르기를,

"전(傳)에 ‘사람으로서 새만도 못할 수 있겠는가?’라고 이르지 않았던가? 새는 능히 내려앉을 만한 곳에 내려앉지만 사람은 그칠 만한 곳에 그칠 줄을 모르니, 세상은 날로 소란하고 인심은 날로 들뜨고 있다. 나의 심감(心鑑)은 먼지가 쌓였어도 닦을 줄을 모르고, 바른 길이 앞에 있어도 행할 줄을 모른다. 소란 중에 골몰하고 부박(浮薄) 속에 허덕이니 공도(公道)는 침몰하여 하나의 ‘사(私)’ 자(字)의 세계가 되어버렸다. 아! 골몰하고 허덕여도 닦고 행할 줄을 모르니, 이 새의 방황함과 같도다. 새는 어두웠기 때문이지만 낮에는 그러지 않는다. 아! 세상 사람은 낮이 밤이고 밤이 낮이니, 어느 때에나 바로 보게 될 것인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3책 71권 4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361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원문

○乙丑/上御夜對, 講《自省編》。 檢討官李垍曰: "殿下果力行此編之言, 庶無愧於自省之義也。" 洪重孝曰: "非言之難, 行之惟難矣。" 上曰: "再昨飭諭之下, 儒臣能勤讀否?" 等曰: "雖仰聖上勸學之意, 而亦不能體聖意而勤讀。" 承旨尹光毅曰: "下敎後, 入直官無不讀書矣。" 上曰: "雖在靜攝之中, 常有兢兢之心, 必欲使諸臣不至於怠慢而廢業矣。" 時有鵲飛入殿內, 不知所出, 上曰: "卽今世道冥行之人, 正如彼鵲。" 俄而鵲飛去, 遂命光毅寫遇感文。 其略曰:

傳不云乎? 可以人而不如鳥乎? 鳥能止於所當止之處, 人不止於所當止之地, 世道日益囂囂, 人心日益浮薄。 我鏡堆塵而不知其磨, 正道在前而不知其行。 汨汨於囂囂, 役役於浮薄, 公道沈淪, 卽一私字世界也。 噫! 汨汨役役, 不能磨不能行, 若此鳥之彷徨。 鳥則以昏也, 晝則不然。 吁嗟! 世人晝亦夜, 夜亦晝, 何時能視也?

  • 【태백산사고본】 53책 71권 4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361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영조 26년 (1750) 1월 21일

영조실록71권, 영조 26년 1월 21일 을축 1/1 기사 / 1750년 청 건륭(乾隆) 15년

야대에 《자성편》을 강하다

국역

임금이 야대에 나아가 《자성편(自省編)》을 강하였다. 검토관 이게(李垍)가 말하기를,

"전하께서 이 편의 말대로 힘써 행하시겠다는 말씀은 자성(自省)의 뜻에 부끄러움이 없는 말씀입니다."

하고, 홍중효(洪重孝)가 말하기를,

"말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행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그저께 신칙하는 하유를 내렸는데, 유신(儒臣)들은 부지런히 읽고 있는가?"

하매, 이게 등이 말하기를,

"비록 성상의 권학하시는 뜻을 받들고자 하나, 성상의 뜻을 받들어 부지런히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였다. 윤광의(尹光毅)가 말하기를,

"하교하신 뒤로 입직 관원은 글을 읽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비록 조섭 중에 있기는 하나 항상 조마조마한 마음이 있어 여러 신하로 하여금 태만하여 학업을 폐기하기에 이르게는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하였다. 이때에 까치가 전(殿) 안으로 날아들어와 나갈 곳을 알지 못하였는데, 임금이 말하기를,

"지금 세상에서 방향을 모르고 다니는 사람은 바로 저 까치와 같은 것이다."

하였다. 조금 후에 까치가 날아갔는데, 우연히 떠오르는 글을 윤광의에게 받아쓰게 하였다. 대략 이르기를,

"전(傳)에 ‘사람으로서 새만도 못할 수 있겠는가?’라고 이르지 않았던가? 새는 능히 내려앉을 만한 곳에 내려앉지만 사람은 그칠 만한 곳에 그칠 줄을 모르니, 세상은 날로 소란하고 인심은 날로 들뜨고 있다. 나의 심감(心鑑)은 먼지가 쌓였어도 닦을 줄을 모르고, 바른 길이 앞에 있어도 행할 줄을 모른다. 소란 중에 골몰하고 부박(浮薄) 속에 허덕이니 공도(公道)는 침몰하여 하나의 ‘사(私)’ 자(字)의 세계가 되어버렸다. 아! 골몰하고 허덕여도 닦고 행할 줄을 모르니, 이 새의 방황함과 같도다. 새는 어두웠기 때문이지만 낮에는 그러지 않는다. 아! 세상 사람은 낮이 밤이고 밤이 낮이니, 어느 때에나 바로 보게 될 것인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3책 71권 4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361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원문

○乙丑/上御夜對, 講《自省編》。 檢討官李垍曰: "殿下果力行此編之言, 庶無愧於自省之義也。" 洪重孝曰: "非言之難, 行之惟難矣。" 上曰: "再昨飭諭之下, 儒臣能勤讀否?" 等曰: "雖仰聖上勸學之意, 而亦不能體聖意而勤讀。" 承旨尹光毅曰: "下敎後, 入直官無不讀書矣。" 上曰: "雖在靜攝之中, 常有兢兢之心, 必欲使諸臣不至於怠慢而廢業矣。" 時有鵲飛入殿內, 不知所出, 上曰: "卽今世道冥行之人, 正如彼鵲。" 俄而鵲飛去, 遂命光毅寫遇感文。 其略曰:

傳不云乎? 可以人而不如鳥乎? 鳥能止於所當止之處, 人不止於所當止之地, 世道日益囂囂, 人心日益浮薄。 我鏡堆塵而不知其磨, 正道在前而不知其行。 汨汨於囂囂, 役役於浮薄, 公道沈淪, 卽一私字世界也。 噫! 汨汨役役, 不能磨不能行, 若此鳥之彷徨。 鳥則以昏也, 晝則不然。 吁嗟! 世人晝亦夜, 夜亦晝, 何時能視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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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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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 26년 (1750) 1월 21일

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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