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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40권, 숙종 30년 12월 16일 임오 4/4 기사 / 1704년 청 강희(康熙) 43년

대보단에 악을 쓰는 것에 대해 의논하고 시행하게 하다

국역

앞서 형조 판서 김진귀(金鎭龜)가 차자(箚子)를 올려 대보단(大報壇)에 악(樂)을 써야 마땅하다고 아뢰기를,

"엎드려 ‘대보단’에 사용할 아악(雅樂)을 어떤 제사에 의거해야 할지 지난번 악원(樂院)에서 예조(禮曹)에 조목조목 물었던 것은 대개 국조(國朝)에서 아악(雅樂)의 씀이 무릇 천(天)·지(地)·인(人) 삼사(三祀)가 있기 때문인데, 예조에서 한결같이 사직(社稷)에 따를 것으로 회답했습니다. 저으기 생각건대 사직은 곧 지악(地樂)이니, 이 제단의 일을 어찌 지악에 취예(取例)하겠습니까? 더군다나 소위 인신(人神)은 선농(先農)이 있는데 이는 역시 옛날의 황제이니, 지금 제단의 악은 이에 모방(模倣)함이 마땅할 듯합니다. 또 삼사(三祀)의 악(樂)은 6·8·9의 변(變)621)묘(卯)·미(未)·자(子)622) 의 음율이 모두 같지 않고 각각 뜻이 있어 혼용할 수 없으니, 《악학궤범(樂學軌範)》의 여러 설(說)을 고찰해 보면 알 것입니다. 신이 비록 이 일에 몽매(夢昧)하나 마침 악원에 대죄(待罪)하고 있으므로 등대하여 우러러 품의하고자 하였으나 하지 못하고 감히 차자로 진달합니다. 오직 성명(聖明)께서는 대신과 예관(禮官)에게 순문(詢問)하여 처리하소서."

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좌의정 이여(李畬)가 말하기를,

"신은 악학(樂學)에 아주 어두워 논의하기가 어렵습니다만, 오직 《주례(周禮)》에 이른바 ‘악(樂)이 6변(變)하여야 천신(天神)을 예(禮)로써 얻을 수 있고, 8변(變)하여야 지기(地祇)623) 를 예로써 얻을 수 있으며, 9변(變)하면 인귀(人鬼)를 예로써 얻을 수 있다.’고 한 것은 곧 제사에 악(樂)을 씀이 크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 나라는 악(樂)의 도(道)가 비록 미미하나 여러 제사에 쓰는 아악(雅樂)은 풍운 뇌우단(風雲雷雨壇)의 6변(變)과 사단(社壇)의 8변(變)과 선농단(先農壇)·문묘(文廟)의 9변(變)에서 오히려 고징(考徵)할 수 있습니다. 지금 사단(社壇)에 대사(大祀)하는 일로 8변의 악을 이 제단에 쓰는 것이 그릇됨이 없겠습니까? 선농(先農)문묘(文廟)는 비록 중사(中祀)로 하지만 원래 왕자(王者)의 예를 썼는데, 《악학궤범》을 상고해 본다면 양사(兩祀)624) 의 전폐(奠廢)·삼헌(三獻)·철변두(撤籩豆)에 속한 악장(樂章)의 자구(字句) 수(數)가 사단의 악장과 더불어 별로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지금 악장을 비록 계하하셨으나 이어 9변의 악을 합주토록 하심이 아마도 악을 제정한 뜻에 맞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우의정 이유(李濡)는 말하기를,

"당초에 사단(社壇)에 의하여 악(樂)을 쓰자는 설(說)은 대개 사전(社典)에서 가장 높은 곳의 대체(大體)를 취하여 말한 것입니다. 만약 천(天)·지(地)·인(人) 삼사(三祀)에 있어 6·8·9성(聲)의 변(變)으로 논한다면 각각 그 뜻이 있어 혼동할 수 없습니다. 지금 선농단(先農壇)의 악을 써서 9변으로 연주한다면 아마도 인신(人神)을 예로써 섬기는 뜻에 합당할 듯합니다."

하니, 임금이 의논한 대로 시행하라 명하였다.

  • [註 621] 변(變) : 변(變)은 악을 연주할 때 1곡을 마치고 다시 변경하여 연주하는 것. 한 번 마치고 변하는 것을 1변이라 하는데, 대상에 따라 6변·8변·9변이 있음.
  • [註 622] 묘(卯)·미(未)·자(子) : 12율(律) 가운데 묘는 협종(夾鍾), 미는 임종(林鍾), 자는 황종(黃鍾)을 가리킴.
  • [註 623] 지기(地祇) : 지신(地神), 즉 사직(社稷).
  • [註 624] 양사(兩祀) : 선농(先農)·문묘(文廟)의 제사.

원문

○先是, 刑曺判書金鎭龜上箚, 論大報壇用樂之宜曰:

伏以, 大報壇所用雅樂之當依何祀, 頃自樂院, 條問禮曹。 蓋以國朝雅樂之用, 凡有天、地、人三祀故也。 禮曹報以一從社稷, 竊念社稷, 卽地樂也。 玆壇之事, 豈可取例於地樂, 而況於所謂人神有先農焉, 是亦古之帝也, 則今壇樂, 似宜旁照於此。且夫三祀之樂, 六、八、九之變, 卯、未、子之律, 凡所不同, 各有其義, 不可混用, 《軌範》諸說, 可考而知也。 臣雖懜於此事, 適待罪該院, 欲登對仰稟而不果, 敢用箚陳。 惟聖明卽詢于大臣、禮官而處之。

至是, 左議政李畬以爲: "臣於樂學全昧, 有難僭論, 而惟《周禮》所稱樂六變, 天神可得以禮, 八變, 地(袛)〔祇〕 可得以禮, 九變, 人鬼可得以禮者, 乃祭祀用樂之大致也。 我國樂道雖微, 諸祀所用雅樂, 風雲雷雨壇之六變, 社壇之八變, 先農壇文廟之九變, 則尙可徵也。 今以社壇大祀之故, 用其八變之樂於此壇, 得無謬乎? 先農、文廟, 雖爲中祀, 本用王者之禮, 而考諸《樂學軌範》, 兩祀奠幣、三獻、撤籩豆樂章字句之數, 與社壇樂章, 別無所異。 今樂章雖已啓下, 仍令合奏於九變之樂, 恐合制樂之意。" 右議政李濡以爲: "當初依社壇用樂之說, 蓋取祀典最尊處, 大體而言者也。 若以天、地、人三祀, 六、八、九聲之變論之, 則各有其義, 不可混也。 今用先農壇之樂, 九變奏之, 恐有得於人神可得而禮之之意。" 命依議施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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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40권, 숙종 30년 12월 16일 임오 4/4 기사 / 1704년 청 강희(康熙) 43년

대보단에 악을 쓰는 것에 대해 의논하고 시행하게 하다

국역

앞서 형조 판서 김진귀(金鎭龜)가 차자(箚子)를 올려 대보단(大報壇)에 악(樂)을 써야 마땅하다고 아뢰기를,

"엎드려 ‘대보단’에 사용할 아악(雅樂)을 어떤 제사에 의거해야 할지 지난번 악원(樂院)에서 예조(禮曹)에 조목조목 물었던 것은 대개 국조(國朝)에서 아악(雅樂)의 씀이 무릇 천(天)·지(地)·인(人) 삼사(三祀)가 있기 때문인데, 예조에서 한결같이 사직(社稷)에 따를 것으로 회답했습니다. 저으기 생각건대 사직은 곧 지악(地樂)이니, 이 제단의 일을 어찌 지악에 취예(取例)하겠습니까? 더군다나 소위 인신(人神)은 선농(先農)이 있는데 이는 역시 옛날의 황제이니, 지금 제단의 악은 이에 모방(模倣)함이 마땅할 듯합니다. 또 삼사(三祀)의 악(樂)은 6·8·9의 변(變)621)묘(卯)·미(未)·자(子)622) 의 음율이 모두 같지 않고 각각 뜻이 있어 혼용할 수 없으니, 《악학궤범(樂學軌範)》의 여러 설(說)을 고찰해 보면 알 것입니다. 신이 비록 이 일에 몽매(夢昧)하나 마침 악원에 대죄(待罪)하고 있으므로 등대하여 우러러 품의하고자 하였으나 하지 못하고 감히 차자로 진달합니다. 오직 성명(聖明)께서는 대신과 예관(禮官)에게 순문(詢問)하여 처리하소서."

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좌의정 이여(李畬)가 말하기를,

"신은 악학(樂學)에 아주 어두워 논의하기가 어렵습니다만, 오직 《주례(周禮)》에 이른바 ‘악(樂)이 6변(變)하여야 천신(天神)을 예(禮)로써 얻을 수 있고, 8변(變)하여야 지기(地祇)623) 를 예로써 얻을 수 있으며, 9변(變)하면 인귀(人鬼)를 예로써 얻을 수 있다.’고 한 것은 곧 제사에 악(樂)을 씀이 크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 나라는 악(樂)의 도(道)가 비록 미미하나 여러 제사에 쓰는 아악(雅樂)은 풍운 뇌우단(風雲雷雨壇)의 6변(變)과 사단(社壇)의 8변(變)과 선농단(先農壇)·문묘(文廟)의 9변(變)에서 오히려 고징(考徵)할 수 있습니다. 지금 사단(社壇)에 대사(大祀)하는 일로 8변의 악을 이 제단에 쓰는 것이 그릇됨이 없겠습니까? 선농(先農)문묘(文廟)는 비록 중사(中祀)로 하지만 원래 왕자(王者)의 예를 썼는데, 《악학궤범》을 상고해 본다면 양사(兩祀)624) 의 전폐(奠廢)·삼헌(三獻)·철변두(撤籩豆)에 속한 악장(樂章)의 자구(字句) 수(數)가 사단의 악장과 더불어 별로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지금 악장을 비록 계하하셨으나 이어 9변의 악을 합주토록 하심이 아마도 악을 제정한 뜻에 맞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우의정 이유(李濡)는 말하기를,

"당초에 사단(社壇)에 의하여 악(樂)을 쓰자는 설(說)은 대개 사전(社典)에서 가장 높은 곳의 대체(大體)를 취하여 말한 것입니다. 만약 천(天)·지(地)·인(人) 삼사(三祀)에 있어 6·8·9성(聲)의 변(變)으로 논한다면 각각 그 뜻이 있어 혼동할 수 없습니다. 지금 선농단(先農壇)의 악을 써서 9변으로 연주한다면 아마도 인신(人神)을 예로써 섬기는 뜻에 합당할 듯합니다."

하니, 임금이 의논한 대로 시행하라 명하였다.

  • [註 621] 변(變) : 변(變)은 악을 연주할 때 1곡을 마치고 다시 변경하여 연주하는 것. 한 번 마치고 변하는 것을 1변이라 하는데, 대상에 따라 6변·8변·9변이 있음.
  • [註 622] 묘(卯)·미(未)·자(子) : 12율(律) 가운데 묘는 협종(夾鍾), 미는 임종(林鍾), 자는 황종(黃鍾)을 가리킴.
  • [註 623] 지기(地祇) : 지신(地神), 즉 사직(社稷).
  • [註 624] 양사(兩祀) : 선농(先農)·문묘(文廟)의 제사.

원문

○先是, 刑曺判書金鎭龜上箚, 論大報壇用樂之宜曰:

伏以, 大報壇所用雅樂之當依何祀, 頃自樂院, 條問禮曹。 蓋以國朝雅樂之用, 凡有天、地、人三祀故也。 禮曹報以一從社稷, 竊念社稷, 卽地樂也。 玆壇之事, 豈可取例於地樂, 而況於所謂人神有先農焉, 是亦古之帝也, 則今壇樂, 似宜旁照於此。且夫三祀之樂, 六、八、九之變, 卯、未、子之律, 凡所不同, 各有其義, 不可混用, 《軌範》諸說, 可考而知也。 臣雖懜於此事, 適待罪該院, 欲登對仰稟而不果, 敢用箚陳。 惟聖明卽詢于大臣、禮官而處之。

至是, 左議政李畬以爲: "臣於樂學全昧, 有難僭論, 而惟《周禮》所稱樂六變, 天神可得以禮, 八變, 地(袛)〔祇〕 可得以禮, 九變, 人鬼可得以禮者, 乃祭祀用樂之大致也。 我國樂道雖微, 諸祀所用雅樂, 風雲雷雨壇之六變, 社壇之八變, 先農壇文廟之九變, 則尙可徵也。 今以社壇大祀之故, 用其八變之樂於此壇, 得無謬乎? 先農、文廟, 雖爲中祀, 本用王者之禮, 而考諸《樂學軌範》, 兩祀奠幣、三獻、撤籩豆樂章字句之數, 與社壇樂章, 別無所異。 今樂章雖已啓下, 仍令合奏於九變之樂, 恐合制樂之意。" 右議政李濡以爲: "當初依社壇用樂之說, 蓋取祀典最尊處, 大體而言者也。 若以天、地、人三祀, 六、八、九聲之變論之, 則各有其義, 不可混也。 今用先農壇之樂, 九變奏之, 恐有得於人神可得而禮之之意。" 命依議施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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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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