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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29권, 숙종 21년 7월 27일 정해 2/2 기사 / 1695년 청 강희(康熙) 34년

전 응교 김진규에게 중전의 영자를 그리게 하려다가 정지시키다

국역

임금이 전(前) 응교(應敎) 김진규(金鎭圭)에게 명하여 중전(中殿)237) 의 영자(影子)를 그리게 하니, 제신(諸臣)이 다투었으나 따르지 않다가 우의정(右議政) 신익상(申翼相)이 상차(上箚)하여 그 불가함을 논하여서야 곧 정지할 것을 명하였다. 처음에 임금이 하교하기를,

"내간(內間)에 영자를 그릴 일이 있으나, 여기는 중관 화사(中官畫師)의 입참(入參)할 곳이 아니니, 종신(宗臣) 임창군(臨昌君) 이혼(李焜)과 전 응교 김진규로 하여금 궁궐(宮闕) 안에 출입케 하는 일로 해조(該曹)에 말하라."

하였다. 명이 내렸으나, 제신(諸臣)은 장차 누구의 영자를 그리려는 것인지 알지 못하였다. 승정원(承政院)에서, 종신(宗臣)·척완(戚畹)이 때아니게 출입함이 후폐(後弊)에 관계 있음을 가지고 진계(陳啓)하니, 답하기를,

"이는 곧 조종조(祖宗朝)의 고사(故事)이다. 인군(人君)이 때아니게 사사로이 척완의 신하를 만나보는 것은 진실로 후폐에 관계되지만, 일이 있어 출입함이 어찌 사람들의 보고 듣는 데에 놀랄 것이 있겠는가?"

하고, 또 하교하기를,

"조종조에 왕후(王后)의 영정(影幀)을 대내(大內)에 간직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에 반드시 여인의 그림 잘 그리는 자가 없었으니, 그렇다면 종척(宗戚)의 신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내가 일찍이 중전(中殿)의 영자에 뜻이 있어, 여러 가지로 종반(宗班)을 찾아 물었으나 한 사람도 없었다. 임창군 이혼으로 하여금 전 응교 김진규와 함께 궁궐 안에 출입하여 큰 일을 완성(完成)케 하라."

하였다. 좌승지(左承旨) 송창(宋昌)이 또 탑전(榻前)에서 미안(未安)의 뜻을 진달하였는데, 임금이 말하기를,

"비망기(備忘記) 안의 영자를 말한 것을 무슨 영자로 보았는가?"

하니, 송창이 말하기를,

"신 등은 인경 왕후(仁敬王后)238) 의 영자로 짐작하여 알았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인경 왕후는 승하한 지 이미 오래이니, 어떻게 추억(追憶)하여 모사(摸寫)하겠는가? 김진규는 일찍이 광성 부원군(光城府院君)의 화상을 그렸으며, 또 그 사람이 이 일에 익숙함을 들었으니, 매우 숙련(熟練)한 사람을 시켜 모사케 하고자 하여 종신으로 하여금 데리고 들어오게 하려는 것이다."

하고, 또 말하기를,

"다만 한 사람의 종신으로 하여금 데리고 들어오게 하는 것은 사체(事體)가 미안하니, 지친(至親)이 동참(同參)하지 않을 수 없다. 북평사(北評事) 민진후(閔鎭厚)도 또한 함께 입참할 일로 분부(分付)하라."

하였다. 이는 대개 임금이 중전(中殿)의 간험(艱險)을 갖추어 맛보고, 아름다운 덕이 있으며 허물이 없음을 생각하여 후세의 자손으로 하여금 모두 안색(顔色)을 우러러봄을 얻게 하고자 하였으며, 겸하여 또 본디 회화(繪畵)와 오완(娛玩)의 일을 좋아한 때문에 이 거조(擧措)를 한 것이다. 송창이 물러나와서 또 진계(陳啓)하여 정지하기를 청하였으나, 임금이 따르지 않았다. 옥당(玉堂)에서 또 상차(上箚)하여 다투니, 임금이 수십언(數十言)으로 하교(下敎)하여 따르지 않는다는 뜻으로 유시(諭示)하고, 또 김진규를 재삼(再三) 독촉하였으나 들어올 뜻이 없으니, 추고(推考)를 명하였다. 이에 헌신(憲臣)이 논계(論啓)하여 정지하기를 청하였으나, 또한 윤허하지 않았다. 최후로 우의정 신익상이 상차(上箚)하기를,

"옛 기록에 상고하여도 이미 전문(前聞)이 없고 소대(昭代)239) 에 구(求)하여서 명증(明證)이 없는데도 억지로 근거 없는 일을 행하고자 하는 것은 강구(講究)를 기다리지 않아도 그 옳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김진규(金鎭圭)가 종신(宗臣)도 아니고 척신(戚臣)도 아니면서 그림 그리는 일을 집행하여 지극히 엄숙하고 지극히 경건(敬虔)한 곳에 가깝게 하는 것은 한 말을 기다리지 않고도 그 예(禮)가 아님을 압니다."

하니, 임금이 답하기를,

"대신의 말이 이에 이르니, 마땅히 정지하리라."

하였다.

  • [註 237] 중전(中殿) : 인현 왕후(仁顯王后) 민씨(閔氏)를 가리킴.
  • [註 238] 인경 왕후(仁敬王后) : 숙종의 전비(前妃) 김씨(金氏).
  • [註 239] 소대(昭代) : 밝게 다스려진 시대.

원문

○上命前應敎金鎭圭, 圖畫中殿影子, 諸臣爭之, 不從。 右議政申翼相上箚, 論其不可, 乃命停之。 初, 上下敎曰: "內間有圖畫影子之事, 而此非中官畫師入參之地, 令宗臣臨昌君 焜與前應敎金鎭圭, 出入闕中事, 言于該曹。" 命下, 諸臣不知將畫某影子。 政院以宗臣、戚畹非時出入, 有開後弊, 陳啓, 答曰: "此乃祖宗朝故事也。 人君非時私覿戚畹之臣, 則誠有關於後弊矣, 有事而出入, 何駭瞻聆哉?" 又下敎曰: "祖宗朝, 有王后影幀, 藏于大內之事, 其時必無女人之工畫者, 則不出於宗戚之臣也。 予嘗有意於中壼影子, 多般訪問于宗班, 而無一人焉。 其令臨昌君 焜, 與前應敎金鎭圭, 出入闕中, 俾完大事。" 左承旨宋昌, 又陳未安之意於榻前, 上曰: "備忘中影子云云, 以何影子觀之耶?" 昌曰: "臣等第以仁敬王后影子, 揣知之矣。" 上曰: "仁敬王后昇遐已久, 何以追記模寫乎? 金鎭圭曾畫光城之像。 且聞其人習於此事, 欲使閑習之人模寫, 而使宗臣帶入矣。" 上又曰: "只令一宗臣帶入, 事體未安, 至親不可不同參。 北評事閔鎭厚, 亦爲一體入參事, 分付。" 蓋上念中殿, 備嘗艱險, 而懿德罔愆, 欲使後世雲仍, 皆得瞻望顔色, 而兼且素好繪畫娛玩之事, 故爲此擧也。 昌退, 又陳啓請寢, 上不從。 玉堂又上箚爭之, 上下敎數十言, 諭以不從之意, 又以金鎭圭再三督促, 無意入來, 命推考。 於是, 憲臣論啓請寢, 亦不允。 最後, 右議政申翼相上箚曰:

考之往牒, 旣無前聞, 求之昭代, 未有明證, 而强欲行無稽之事者, 不待講究而知其不可。 鎭圭非宗非戚, 而執繪事, 使近於至嚴至敬之地者, 不待一言而知其非禮。

上答曰: "大臣之言至此, 當還寢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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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29권, 숙종 21년 7월 27일 정해 2/2 기사 / 1695년 청 강희(康熙) 34년

전 응교 김진규에게 중전의 영자를 그리게 하려다가 정지시키다

국역

임금이 전(前) 응교(應敎) 김진규(金鎭圭)에게 명하여 중전(中殿)237) 의 영자(影子)를 그리게 하니, 제신(諸臣)이 다투었으나 따르지 않다가 우의정(右議政) 신익상(申翼相)이 상차(上箚)하여 그 불가함을 논하여서야 곧 정지할 것을 명하였다. 처음에 임금이 하교하기를,

"내간(內間)에 영자를 그릴 일이 있으나, 여기는 중관 화사(中官畫師)의 입참(入參)할 곳이 아니니, 종신(宗臣) 임창군(臨昌君) 이혼(李焜)과 전 응교 김진규로 하여금 궁궐(宮闕) 안에 출입케 하는 일로 해조(該曹)에 말하라."

하였다. 명이 내렸으나, 제신(諸臣)은 장차 누구의 영자를 그리려는 것인지 알지 못하였다. 승정원(承政院)에서, 종신(宗臣)·척완(戚畹)이 때아니게 출입함이 후폐(後弊)에 관계 있음을 가지고 진계(陳啓)하니, 답하기를,

"이는 곧 조종조(祖宗朝)의 고사(故事)이다. 인군(人君)이 때아니게 사사로이 척완의 신하를 만나보는 것은 진실로 후폐에 관계되지만, 일이 있어 출입함이 어찌 사람들의 보고 듣는 데에 놀랄 것이 있겠는가?"

하고, 또 하교하기를,

"조종조에 왕후(王后)의 영정(影幀)을 대내(大內)에 간직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에 반드시 여인의 그림 잘 그리는 자가 없었으니, 그렇다면 종척(宗戚)의 신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내가 일찍이 중전(中殿)의 영자에 뜻이 있어, 여러 가지로 종반(宗班)을 찾아 물었으나 한 사람도 없었다. 임창군 이혼으로 하여금 전 응교 김진규와 함께 궁궐 안에 출입하여 큰 일을 완성(完成)케 하라."

하였다. 좌승지(左承旨) 송창(宋昌)이 또 탑전(榻前)에서 미안(未安)의 뜻을 진달하였는데, 임금이 말하기를,

"비망기(備忘記) 안의 영자를 말한 것을 무슨 영자로 보았는가?"

하니, 송창이 말하기를,

"신 등은 인경 왕후(仁敬王后)238) 의 영자로 짐작하여 알았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인경 왕후는 승하한 지 이미 오래이니, 어떻게 추억(追憶)하여 모사(摸寫)하겠는가? 김진규는 일찍이 광성 부원군(光城府院君)의 화상을 그렸으며, 또 그 사람이 이 일에 익숙함을 들었으니, 매우 숙련(熟練)한 사람을 시켜 모사케 하고자 하여 종신으로 하여금 데리고 들어오게 하려는 것이다."

하고, 또 말하기를,

"다만 한 사람의 종신으로 하여금 데리고 들어오게 하는 것은 사체(事體)가 미안하니, 지친(至親)이 동참(同參)하지 않을 수 없다. 북평사(北評事) 민진후(閔鎭厚)도 또한 함께 입참할 일로 분부(分付)하라."

하였다. 이는 대개 임금이 중전(中殿)의 간험(艱險)을 갖추어 맛보고, 아름다운 덕이 있으며 허물이 없음을 생각하여 후세의 자손으로 하여금 모두 안색(顔色)을 우러러봄을 얻게 하고자 하였으며, 겸하여 또 본디 회화(繪畵)와 오완(娛玩)의 일을 좋아한 때문에 이 거조(擧措)를 한 것이다. 송창이 물러나와서 또 진계(陳啓)하여 정지하기를 청하였으나, 임금이 따르지 않았다. 옥당(玉堂)에서 또 상차(上箚)하여 다투니, 임금이 수십언(數十言)으로 하교(下敎)하여 따르지 않는다는 뜻으로 유시(諭示)하고, 또 김진규를 재삼(再三) 독촉하였으나 들어올 뜻이 없으니, 추고(推考)를 명하였다. 이에 헌신(憲臣)이 논계(論啓)하여 정지하기를 청하였으나, 또한 윤허하지 않았다. 최후로 우의정 신익상이 상차(上箚)하기를,

"옛 기록에 상고하여도 이미 전문(前聞)이 없고 소대(昭代)239) 에 구(求)하여서 명증(明證)이 없는데도 억지로 근거 없는 일을 행하고자 하는 것은 강구(講究)를 기다리지 않아도 그 옳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김진규(金鎭圭)가 종신(宗臣)도 아니고 척신(戚臣)도 아니면서 그림 그리는 일을 집행하여 지극히 엄숙하고 지극히 경건(敬虔)한 곳에 가깝게 하는 것은 한 말을 기다리지 않고도 그 예(禮)가 아님을 압니다."

하니, 임금이 답하기를,

"대신의 말이 이에 이르니, 마땅히 정지하리라."

하였다.

  • [註 237] 중전(中殿) : 인현 왕후(仁顯王后) 민씨(閔氏)를 가리킴.
  • [註 238] 인경 왕후(仁敬王后) : 숙종의 전비(前妃) 김씨(金氏).
  • [註 239] 소대(昭代) : 밝게 다스려진 시대.

원문

○上命前應敎金鎭圭, 圖畫中殿影子, 諸臣爭之, 不從。 右議政申翼相上箚, 論其不可, 乃命停之。 初, 上下敎曰: "內間有圖畫影子之事, 而此非中官畫師入參之地, 令宗臣臨昌君 焜與前應敎金鎭圭, 出入闕中事, 言于該曹。" 命下, 諸臣不知將畫某影子。 政院以宗臣、戚畹非時出入, 有開後弊, 陳啓, 答曰: "此乃祖宗朝故事也。 人君非時私覿戚畹之臣, 則誠有關於後弊矣, 有事而出入, 何駭瞻聆哉?" 又下敎曰: "祖宗朝, 有王后影幀, 藏于大內之事, 其時必無女人之工畫者, 則不出於宗戚之臣也。 予嘗有意於中壼影子, 多般訪問于宗班, 而無一人焉。 其令臨昌君 焜, 與前應敎金鎭圭, 出入闕中, 俾完大事。" 左承旨宋昌, 又陳未安之意於榻前, 上曰: "備忘中影子云云, 以何影子觀之耶?" 昌曰: "臣等第以仁敬王后影子, 揣知之矣。" 上曰: "仁敬王后昇遐已久, 何以追記模寫乎? 金鎭圭曾畫光城之像。 且聞其人習於此事, 欲使閑習之人模寫, 而使宗臣帶入矣。" 上又曰: "只令一宗臣帶入, 事體未安, 至親不可不同參。 北評事閔鎭厚, 亦爲一體入參事, 分付。" 蓋上念中殿, 備嘗艱險, 而懿德罔愆, 欲使後世雲仍, 皆得瞻望顔色, 而兼且素好繪畫娛玩之事, 故爲此擧也。 昌退, 又陳啓請寢, 上不從。 玉堂又上箚爭之, 上下敎數十言, 諭以不從之意, 又以金鎭圭再三督促, 無意入來, 命推考。 於是, 憲臣論啓請寢, 亦不允。 最後, 右議政申翼相上箚曰:

考之往牒, 旣無前聞, 求之昭代, 未有明證, 而强欲行無稽之事者, 不待講究而知其不可。 鎭圭非宗非戚, 而執繪事, 使近於至嚴至敬之地者, 不待一言而知其非禮。

上答曰: "大臣之言至此, 當還寢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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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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