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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4권, 숙종 1년 6월 24일 신사 4/5 기사 / 1675년 청 강희(康熙) 14년

동부승지 조사기가 박헌을 옹호하는 상소를 올리다

국역

동부승지(同副承旨) 조사기(趙嗣基)가 상소(上疏)하기를,

"삼가 자성(慈聖)께서 약방(藥房)에 비답(批答)하신 것을 보오니, 간담(肝膽)이 찢어지는 듯하여 운절(隕絶)함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용서받기 어려운 죄가 소신(小臣)에게 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조정으로써 말하면 전하를 보도(輔導)하여 성효(聖孝)를 더욱 다하게 함으로써 융융 예예(融融洩洩)하여 조금도 간단(間斷)이 없게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자성(慈聖)께서 마음이 불안하시어 이 하교를 내리셨는지 되풀이하여 생각하여도 그 이유를 얻지 못하겠습니다. 신은 청컨대, 주형(誅刑)을 받아 그 죄를 당함으로써 전하에게는 허물이 없음을 밝히렵니다. 자성(慈聖)께서 말씀하시기를 ‘차마 들을 수 없는 욕(辱)이 선왕(先王)께 미쳤다.’ 하셨고, 또 말씀하시기를 ‘나로 말미암아 주상(主上)의 성덕(聖德)에 해로움이 있게 되었다.’ 하셨습니다. 아! 이것이 전하의 허물입니까? 조신(朝臣)들의 죄입니까? 먼 데서나 가까운 데서 이를 전하여 들으면 어찌 의혹(疑惑)하지 않겠습니까? 삼가 원하건대, 전하께서 그 죄를 지시고 사특(邪慝)함을 인책하시어 자성(慈聖)께 다시 품(稟)하시어 기뻐하지 않으시는 것이 무슨 일에 있는지를 밝게 아셔야 합니다. 허물이 전하께 있으면 이를 빨리 개도(改圖)하셔야 하겠으며, 허물이 조신(朝臣)에게 있으면 전형(典刑)을 밝게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만일 자성(慈聖)께서 우연한 일에 지나치신 우려였다면 반드시 확연(廓然)히 깨달으시도록 기(期)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군신(君臣) 상하(上下)가 혼연일체가 되어 서로 기뻐하여 어떤 의심도 막힘도 없게 될 것입니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아니하며 궁위(宮闈) 안에서 참소와 사특한 일을 얽어 만드는 무리들이 이 틈을 타서 나온다면, 신은 그 뒤를 잘할 수 없을까 두려워합니다. 신이 소를 만들어 장차 올리려 할 즈음에 들어가 진찰하였을 때에 대신(大臣)들이 봉문(奉問)하매, 전하께서 ‘박헌(朴瀗)의 소 때문에 자성(慈聖)께서 미안한 뜻이 있었다.’고 답하심을 듣고 신의 놀랜 혼(魂)이 조금 가라앉는 듯하여 마음에 그윽이 희행(喜幸)하게 여깁니다. 대저 박헌은 썩은 쥐 같은 무리입니다. 무엇을 아까와 하겠습니까? 비록 중죄[重辟]로 처치하여도 그 죄는 속죄받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박헌의 소가 한 번 올라옴에 온 세상이 다 그를 죽이고자 하였으니, 대개 그 소의 뜻이 음벽(陰僻)하여 공교롭게도 한때의 기휘(忌諱)하는 바를 적중하였기 때문입니다. 말이 선왕(先王)과 자성(慈聖)에게 미친 데 이르러서는 대개 외간(外間)의 말을 만들어낸 자들의 무상(無狀)함을 말한 것이요, 스스로 비방한 것은 아닙니다. 신은 한결같이 엄중하게 치죄(治罪)하면 원망이 자성(慈聖)에게 돌아갈까 두렵습니다. 삼가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깊이 유념하소서."

하였다. 조사기(趙嗣基)가 박헌(朴瀗)을 사주하여 흉악한 소를 올리게 하였던 것인데, 자성(慈聖)의 하교가 내려지자, 조사기가 스스로 불안하여 소를 돌려 현혹(眩惑)하려 한 것이다. 도승지(都承旨) 이홍연(李弘淵)이 이를 물리치려 하니, 조사기가 황급하여 어지럽게 규환(叫喚)630) 하여 마지 아니하였다. 이홍연이 음성을 가다듬어 말하기를 ‘만약 대간(臺諫)에게 말하여 나의 직위를 갈아치우면 몰라도 이 소만은 올릴 수 없다.’ 하니, 조사기가 마침내 이홍연의 앞에 와서 애걸(哀乞)하여 이홍연이 비로소 입계(入啓)하게 하였다.

  • [註 630] 규환(叫喚) : 큰 소리로 부르짖음.

원문

○同副承旨趙嗣基上疏曰:

伏見慈聖藥房批答, 肝膽摧裂, 不勝隕絶, 有若難赦之罪, 在小臣者然。 以朝廷言之, 輔導殿下, 益盡聖孝, 融融洩洩, 無少間斷者, 爲如何哉? 而慈聖不安于心, 下此敎, 反覆思惟, 未得其故。 臣請伏誅而當其罪, 以明殿下之無過。 慈聖有曰: "不忍聞之辱, 及於先王。" 又曰: "由我而有害於主上聖德。" 噫! 此殿下之過耶? 朝臣之罪耶? 遠近傳聞, 豈不疑惑? 伏願殿下, 負罪引慝, 稟覆慈聖, 明知所不悅者在何事, 過在殿下, 則亟自改圖; 過在朝臣, 則明正典刑, 若慈聖偶然過慮, 則必期廓然覺悟。 如此則君臣上下, 一體交欣, 罔有疑阻。 如其不然, 宮闈之內, 有讒邪交構之輩, 乘間而出, 則臣恐無以善其後也。 臣構疏將上, 聞入診時大臣奉問, 殿下以朴瀗疏慈聖有未安之意爲答, 臣驚魂纔定, 心竊喜幸。 夫瀗, 腐鼠輩也, 何足惜哉? 雖置重辟, 不足以贖其罪。 然瀗疏一上, 擧世皆欲殺之, 蓋其疏意陰僻, 巧中一時之忌諱也。 至於語及先王、慈聖者, 蓋言外間造言者之無狀, 非自爲誹謗也。 臣恐一向重治, 適足以歸怨慈聖。 伏願殿下, 深留聖意焉。

嗣基嗾瀗投凶疏, 慈敎下, 嗣基不自安, 陳疏眩惑。 都承旨李弘淵欲却之, 嗣基慌亂叫喚不已。 弘淵厲聲曰: "若言于臺諫, 遞我職則已, 此疏不可捧也。" 嗣基終乃至弘淵前哀乞, 弘淵始令入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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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4권, 숙종 1년 6월 24일 신사 4/5 기사 / 1675년 청 강희(康熙) 14년

동부승지 조사기가 박헌을 옹호하는 상소를 올리다

국역

동부승지(同副承旨) 조사기(趙嗣基)가 상소(上疏)하기를,

"삼가 자성(慈聖)께서 약방(藥房)에 비답(批答)하신 것을 보오니, 간담(肝膽)이 찢어지는 듯하여 운절(隕絶)함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용서받기 어려운 죄가 소신(小臣)에게 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조정으로써 말하면 전하를 보도(輔導)하여 성효(聖孝)를 더욱 다하게 함으로써 융융 예예(融融洩洩)하여 조금도 간단(間斷)이 없게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자성(慈聖)께서 마음이 불안하시어 이 하교를 내리셨는지 되풀이하여 생각하여도 그 이유를 얻지 못하겠습니다. 신은 청컨대, 주형(誅刑)을 받아 그 죄를 당함으로써 전하에게는 허물이 없음을 밝히렵니다. 자성(慈聖)께서 말씀하시기를 ‘차마 들을 수 없는 욕(辱)이 선왕(先王)께 미쳤다.’ 하셨고, 또 말씀하시기를 ‘나로 말미암아 주상(主上)의 성덕(聖德)에 해로움이 있게 되었다.’ 하셨습니다. 아! 이것이 전하의 허물입니까? 조신(朝臣)들의 죄입니까? 먼 데서나 가까운 데서 이를 전하여 들으면 어찌 의혹(疑惑)하지 않겠습니까? 삼가 원하건대, 전하께서 그 죄를 지시고 사특(邪慝)함을 인책하시어 자성(慈聖)께 다시 품(稟)하시어 기뻐하지 않으시는 것이 무슨 일에 있는지를 밝게 아셔야 합니다. 허물이 전하께 있으면 이를 빨리 개도(改圖)하셔야 하겠으며, 허물이 조신(朝臣)에게 있으면 전형(典刑)을 밝게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만일 자성(慈聖)께서 우연한 일에 지나치신 우려였다면 반드시 확연(廓然)히 깨달으시도록 기(期)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군신(君臣) 상하(上下)가 혼연일체가 되어 서로 기뻐하여 어떤 의심도 막힘도 없게 될 것입니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아니하며 궁위(宮闈) 안에서 참소와 사특한 일을 얽어 만드는 무리들이 이 틈을 타서 나온다면, 신은 그 뒤를 잘할 수 없을까 두려워합니다. 신이 소를 만들어 장차 올리려 할 즈음에 들어가 진찰하였을 때에 대신(大臣)들이 봉문(奉問)하매, 전하께서 ‘박헌(朴瀗)의 소 때문에 자성(慈聖)께서 미안한 뜻이 있었다.’고 답하심을 듣고 신의 놀랜 혼(魂)이 조금 가라앉는 듯하여 마음에 그윽이 희행(喜幸)하게 여깁니다. 대저 박헌은 썩은 쥐 같은 무리입니다. 무엇을 아까와 하겠습니까? 비록 중죄[重辟]로 처치하여도 그 죄는 속죄받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박헌의 소가 한 번 올라옴에 온 세상이 다 그를 죽이고자 하였으니, 대개 그 소의 뜻이 음벽(陰僻)하여 공교롭게도 한때의 기휘(忌諱)하는 바를 적중하였기 때문입니다. 말이 선왕(先王)과 자성(慈聖)에게 미친 데 이르러서는 대개 외간(外間)의 말을 만들어낸 자들의 무상(無狀)함을 말한 것이요, 스스로 비방한 것은 아닙니다. 신은 한결같이 엄중하게 치죄(治罪)하면 원망이 자성(慈聖)에게 돌아갈까 두렵습니다. 삼가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깊이 유념하소서."

하였다. 조사기(趙嗣基)가 박헌(朴瀗)을 사주하여 흉악한 소를 올리게 하였던 것인데, 자성(慈聖)의 하교가 내려지자, 조사기가 스스로 불안하여 소를 돌려 현혹(眩惑)하려 한 것이다. 도승지(都承旨) 이홍연(李弘淵)이 이를 물리치려 하니, 조사기가 황급하여 어지럽게 규환(叫喚)630) 하여 마지 아니하였다. 이홍연이 음성을 가다듬어 말하기를 ‘만약 대간(臺諫)에게 말하여 나의 직위를 갈아치우면 몰라도 이 소만은 올릴 수 없다.’ 하니, 조사기가 마침내 이홍연의 앞에 와서 애걸(哀乞)하여 이홍연이 비로소 입계(入啓)하게 하였다.

  • [註 630] 규환(叫喚) : 큰 소리로 부르짖음.

원문

○同副承旨趙嗣基上疏曰:

伏見慈聖藥房批答, 肝膽摧裂, 不勝隕絶, 有若難赦之罪, 在小臣者然。 以朝廷言之, 輔導殿下, 益盡聖孝, 融融洩洩, 無少間斷者, 爲如何哉? 而慈聖不安于心, 下此敎, 反覆思惟, 未得其故。 臣請伏誅而當其罪, 以明殿下之無過。 慈聖有曰: "不忍聞之辱, 及於先王。" 又曰: "由我而有害於主上聖德。" 噫! 此殿下之過耶? 朝臣之罪耶? 遠近傳聞, 豈不疑惑? 伏願殿下, 負罪引慝, 稟覆慈聖, 明知所不悅者在何事, 過在殿下, 則亟自改圖; 過在朝臣, 則明正典刑, 若慈聖偶然過慮, 則必期廓然覺悟。 如此則君臣上下, 一體交欣, 罔有疑阻。 如其不然, 宮闈之內, 有讒邪交構之輩, 乘間而出, 則臣恐無以善其後也。 臣構疏將上, 聞入診時大臣奉問, 殿下以朴瀗疏慈聖有未安之意爲答, 臣驚魂纔定, 心竊喜幸。 夫瀗, 腐鼠輩也, 何足惜哉? 雖置重辟, 不足以贖其罪。 然瀗疏一上, 擧世皆欲殺之, 蓋其疏意陰僻, 巧中一時之忌諱也。 至於語及先王、慈聖者, 蓋言外間造言者之無狀, 非自爲誹謗也。 臣恐一向重治, 適足以歸怨慈聖。 伏願殿下, 深留聖意焉。

嗣基嗾瀗投凶疏, 慈敎下, 嗣基不自安, 陳疏眩惑。 都承旨李弘淵欲却之, 嗣基慌亂叫喚不已。 弘淵厲聲曰: "若言于臺諫, 遞我職則已, 此疏不可捧也。" 嗣基終乃至弘淵前哀乞, 弘淵始令入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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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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