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실록4권, 현종 2년 5월 11일 기미 4/5 기사 / 1661년 청 순치(順治) 18년
장령 윤비경이 영의정 정태화, 좌의정 심지원의 차자문에 대해 인피하다
국역
장령 윤비경(尹飛卿)이 인피하였다. 그 대략에,
"삼가 대신의 차자에 대한 비답을 보건대, 성지가 지극히 준엄하여 ‘경망스럽고 무식하다.’는 등의 말씀까지 계셨으니, 신은 본래 황공하여 대죄하는 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다만 신의 잘못된 견해로는 다음과 같이 여겨집니다.
악을 엄하게 징계하지 않으면 소인을 두렵게 할 길이 없고, 사특한 것을 명확하게 분별하지 않으면 공의가 행해질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 조경의 소야말로 위험천만한 것으로서 물의가 놀라고 분개하여 공론이 바야흐로 펼쳐지고 있었는데, 대신이 그를 죄주어서는 안 된다는 말로 전하의 앞에서 진달드렸는가 하면, 대계(臺啓)가 합동으로 발론(發論)된 날에는 미리 앞서서 청대(請對)하여 죄를 가하지 말라고 청하였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전에 없었던 일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 그를 비호해주고 대장(臺章)을 막아버린다고 말하더라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조경이 음흉한 마음으로 흉계를 품고 시기에 편승해 넘본 정상을 살피건대, 유지에 응했다는 핑계로 용서해줄 수는 결코 없는 일입니다. 만약 유지에 응했다는 이유로 끝내 통렬하게 징계하지 않는다면, 이는 구언하신 훌륭한 일이 그저 괴귀배(怪鬼輩)들이 간악한 꾀를 이루는 발판이 되기에 안성맞춤이 될 뿐이니, 어찌 이런 이치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대신의 차자를 보건대, 어투가 너무나도 준엄하여 심지어는 ‘힘하나 남기지 않고 마구 제멋대로 배척하였다.’고까지 하였습니다. 만약 위와 아래가 서로 부화뇌동하여 아첨하는 풍조가 이루어지게 한다면, 장차 대관(臺官)을 어디에다 쓰겠습니까. 신이 한 마디 말을 망발한 탓으로 앞에서는 대신이 배척하고 뒤에서는 엄한 비답이 잇따라 내려오게 되었으니, 그 죄는 만 번 죽어 마땅합니다. 파직하소서."
하고, 물러가 물론을 기다렸다.
원문
○掌令尹飛卿引避。 略曰: "伏見大臣箚批, 聖旨極嚴, 有輕妄無識等語, 臣固當惶蹙竢罪之不暇。 而第臣謬見以爲: "懲惡不嚴, 則小人無所懼, 卞邪不明, 則公議無以行。 趙絅之疏, 危險莫甚, 物議駭憤, 公論方張, 而大臣以不可罪之言, 陳達於前席, 當臺啓俱發之日, 徑先請對, 請勿加罪。 此實前所未有之事, 雖謂之容覆抑塞, 亦不爲過矣。 趙絅之陰懷凶計, 乘時覬覦之狀, 決不可諉之應旨, 而有所容貸也。 若爲應旨, 而終不痛懲, 則是求言之盛擧, 適足爲怪鬼輩售奸之地, 寧有是理哉? 大臣之箚, 辭氣太峻, 至曰橫肆侵斥, 不遺餘力。 如使上下雷同, 諂諛成風, 則將焉用臺官哉? 緣臣一言妄發, 大臣詆斥於前, 嚴批繼下於後, 罪合萬殞。 請罷。" 退待。
현종실록4권, 현종 2년 5월 11일 기미 4/5 기사 / 1661년 청 순치(順治) 18년
장령 윤비경이 영의정 정태화, 좌의정 심지원의 차자문에 대해 인피하다
국역
장령 윤비경(尹飛卿)이 인피하였다. 그 대략에,
"삼가 대신의 차자에 대한 비답을 보건대, 성지가 지극히 준엄하여 ‘경망스럽고 무식하다.’는 등의 말씀까지 계셨으니, 신은 본래 황공하여 대죄하는 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다만 신의 잘못된 견해로는 다음과 같이 여겨집니다.
악을 엄하게 징계하지 않으면 소인을 두렵게 할 길이 없고, 사특한 것을 명확하게 분별하지 않으면 공의가 행해질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 조경의 소야말로 위험천만한 것으로서 물의가 놀라고 분개하여 공론이 바야흐로 펼쳐지고 있었는데, 대신이 그를 죄주어서는 안 된다는 말로 전하의 앞에서 진달드렸는가 하면, 대계(臺啓)가 합동으로 발론(發論)된 날에는 미리 앞서서 청대(請對)하여 죄를 가하지 말라고 청하였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전에 없었던 일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 그를 비호해주고 대장(臺章)을 막아버린다고 말하더라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조경이 음흉한 마음으로 흉계를 품고 시기에 편승해 넘본 정상을 살피건대, 유지에 응했다는 핑계로 용서해줄 수는 결코 없는 일입니다. 만약 유지에 응했다는 이유로 끝내 통렬하게 징계하지 않는다면, 이는 구언하신 훌륭한 일이 그저 괴귀배(怪鬼輩)들이 간악한 꾀를 이루는 발판이 되기에 안성맞춤이 될 뿐이니, 어찌 이런 이치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대신의 차자를 보건대, 어투가 너무나도 준엄하여 심지어는 ‘힘하나 남기지 않고 마구 제멋대로 배척하였다.’고까지 하였습니다. 만약 위와 아래가 서로 부화뇌동하여 아첨하는 풍조가 이루어지게 한다면, 장차 대관(臺官)을 어디에다 쓰겠습니까. 신이 한 마디 말을 망발한 탓으로 앞에서는 대신이 배척하고 뒤에서는 엄한 비답이 잇따라 내려오게 되었으니, 그 죄는 만 번 죽어 마땅합니다. 파직하소서."
하고, 물러가 물론을 기다렸다.
원문
○掌令尹飛卿引避。 略曰: "伏見大臣箚批, 聖旨極嚴, 有輕妄無識等語, 臣固當惶蹙竢罪之不暇。 而第臣謬見以爲: "懲惡不嚴, 則小人無所懼, 卞邪不明, 則公議無以行。 趙絅之疏, 危險莫甚, 物議駭憤, 公論方張, 而大臣以不可罪之言, 陳達於前席, 當臺啓俱發之日, 徑先請對, 請勿加罪。 此實前所未有之事, 雖謂之容覆抑塞, 亦不爲過矣。 趙絅之陰懷凶計, 乘時覬覦之狀, 決不可諉之應旨, 而有所容貸也。 若爲應旨, 而終不痛懲, 則是求言之盛擧, 適足爲怪鬼輩售奸之地, 寧有是理哉? 大臣之箚, 辭氣太峻, 至曰橫肆侵斥, 不遺餘力。 如使上下雷同, 諂諛成風, 則將焉用臺官哉? 緣臣一言妄發, 大臣詆斥於前, 嚴批繼下於後, 罪合萬殞。 請罷。" 退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