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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실록15권, 인조 5년 1월 19일 정해 7/7 기사 / 1627년 명 천계(天啓) 7년

강도로 파천할 것을 하교하다

국역

상이 장유에게 명하여 애통한 교서를 지어서 올리도록 하였다.

"왕은 말하노라. 아! 국가에 치란 흥망(治亂興亡)이 있는 것은 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된 까닭을 추구해 보면 언제고 한 사람 임금의 잘하고 잘못한 것에 연유하지 않음이 없다. 나는 이치를 환히 알 만큼 현명하지도 못하고 사물에 은택이 미칠 만큼 어질지도 못하고, 사람을 감동시킬 만큼 신의롭지도 못하고 난리를 제압할 만큼 무예롭지도 못하다. 정사를 펼치고 일을 도모하다 보면 번번이 도리에 어긋났고, 부역은 번거롭고 무거워 백성과 군병들은 피곤에 지쳐 있다. 갑자년의 변란에는 역수(逆竪)012) 가 반기를 들고 일어나 종묘 사직이 전도되었고 왕위(王位)는 위태로운 지경에 빠졌었다. 난(亂)이 일어나게 된 동기를 깊이 생각해 보면 허물은 실로 나에게 있었다. 하늘의 재앙과 괴상한 일들이 매달 발생하였고 군중들의 비방과 원망이 한없이 이르러 왔다. 장졸(將卒)들이 기회를 잃어버렸는데 나는 알지 못하였고 이웃의 적국이 틈을 엿보고 있었는데도 나는 깨닫지 못하였다. 그래서 결국 역노(逆奴)가 대거 출동하여 갑자기 서쪽 변경을 침범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무기와 군량은 모조리 적의 소유가 되었고 흉악한 금나라 군병의 내침(內侵)은 이미 정주(定州)를 지났는데 저돌적으로 밀려 오는 기세를 방어하여 제지할 수가 없다.

종사의 대계를 깊이 생각하고 묘당의 여론도 채택하여 이에 종묘 사직의 신주와 자전과 중궁을 받들고 강도에 들어가 피난토록 한다. 만일 적의 기세가 점차 핍박해 온다면 나도 장차 파천(播遷)을 하게 될 것이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다시 무슨 말을 하겠는가. 대개 나의 민심을 잃어버린 처사는 한두 가지에 그치지 않는다. 내가 즉위한 시초에 백성의 고통을 염려하여 그것을 덜어주라는 명령을 누차 반포하였는데 받들어 시행하는 자가 제대로 못하여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못했으니 도탄에 빠진 불쌍한 백성들이 나더러 백성을 기만한다고 말하지 않았겠는가. 이것이 내가 민심을 잃어버린 것의 첫번째이다.

패역한 일들이 누차 발생하고 큰 옥사가 서로 연이어지니 잘못을 저지른 우두머리야 본시 법에 따라 처벌되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거기 연루시키는 일이 여러 번에 걸쳐 있었으니 어찌 억울하게 당한 사람이 없겠는가. 한 지아비가 원한을 품어도 족히 하늘의 화기[天和]를 손상시키는데 더구나 비단 한 지아비뿐이 아닌 데이겠는가. 이것이 내가 민심을 잃어버린 것의 두 번째이다.

서쪽 변경에 군사를 주둔시키고 모문룡의 진영에서는 군량을 독촉하는 바람에 출발하는 사람은 양식을 싸서 떠나 보내고 부세(賦稅)는 혹독하게 거두어 들었으니 백성들은 곤궁에 빠지고 국고는 탕갈되어 안과 밖이 소동을 겪었다. 비록 부득이한 일이었다 하지만 백성들이 어떻게 감내할 수 있었겠는가. 이것이 내가 민심을 잃어버린 것의 세 번째이다.

호패법에 있어서는 본래 도망갔거나 고인이 된 사람들의 결원을 보충하고, 인족(隣族)의 폐해를 제거하고자 한 것이었으며 백성들을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1백 년 동안이나 폐지되었던 법을 갑자기 거행하여 허다한 유민을 강제로 묶어놓았으며 일을 추진하는 데 급급하여 점진적으로 하지 못하였다. 구속하기를 지나치게 엄정하게 하고 독촉하기를 너무 치밀하게 하니, 사람들이 그 불편한 점을 많이 말하였으나 나는 중간에 중지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뭇사람들의 많은 분노를 샀으니 누가 나의 본심을 이해하겠는가. 유생의 고강(考講)은 실제로 창시(創始)한 것이 아니라 고전(古典)에 의거한 일이었으나 역시 시의(時宜)에는 위배되었다. 뜻은 비록 권과(勸課)에 있었으나 사람들은 도리어 그 가혹하고 각박함을 의심하였다. 이것이 내가 민심을 잃어버린 것의 네 번째이다.

《서경》 오자지가편(五子之歌篇)에 말하지 않았는가. ‘한 사람이 실수가 셋이니 민심의 원망이 어찌 밖에 드러난 것에만 있겠는가’라고. 더구나 나는 이와 같은 네 가지 실수가 있었으니 위망이 닥친 것은 불행이 아니라고 하겠다. 오묘(五廟)가 몽진을 하고 자성(慈聖)이 발사(茇舍)013) 를 하는데 수비할 군병이 없고 지급할 양식이 없으며 지혜로운 자는 계책을 내지 못하고 용감한 자는 손을 쓰지 못하며 사방을 둘러보아도 의지할 데가 없고 큰 강물을 건너려 해도 나루터가 없으니 이 시대의 사태를 생각해 볼 때 형극(荊棘)의 길이 가로 놓여 있다 하겠다. 비록 그러하나 천지는 지극히 인자한 마음이 있어서 일찍이 만물을 끊지[絶物] 아니하고, 군신은 본시 정한 의리가 있으니 어찌 차마 나를 버릴 수 있겠는가. 이제 내가 장차 마음을 돌리고 계획을 바꾸어서 여러 백성들과 함께 고쳐서 다시 시작하여 새롭게 하려고 한다. 양정(良丁)들을 끌어 모아 이미 여러 가지 종류의 군역을 정한 자는 그대로 두고서 고치지 않았고, 각도의 적군(籍軍)의 성안(成案)은 불살라버리지 않았다.

아! 그대들 중외(中外)의 사민들은 비록 나를 임금답지 못하다고 하겠지마는 열성들의 사랑하고 보살펴주신 유택(遺澤)에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가 나라를 잃는 것이야 오히려 안타까울 것이 없겠지만 종묘의 제사가 끊기고 팔도가 어육이 되는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에 옛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좇아서 제도의 어사를 소환하여 호패를 모두 파기하고 그 성적(成籍)들을 불사르며 무릇 전후에 걸쳐서 호패의 일로 인하여 구류되었거나 도배된 자들도 다 사면시켜 석방한다.

나의 진심을 한 장의 종이에 담아 사방에 널리 고하노니 모두 나의 이 마음을 이해하여 충의(忠義)를 격앙(激昂)하고 온 몸의 힘을 다하여, 혹 의병을 소집하여 행재(行在)로 달려오기도 하고 혹 군량미를 모아서 군인들 앞으로 실어 보내기도 하여, 제각기 힘이 미치는 대로 분의(分義)의 당연함을 다하도록 하라."

원문

○上命張維, 製哀痛敎以進。

王若曰: 嗚呼! 治亂、興衰, 有國之所不免。 然究其所以致之, 未嘗不由於一人之得失。 予明不足以燭理, 仁不足以澤物, 信不足以感人, 武不足以制亂。 發政圖事, 動乖道理, 賦繁、役重, 民困、兵疲。 甲子之變, 逆竪反噬, 廟貌顚倒, 神器阽危。 深思亂階, 咎實在予。 天災、物怪, 式月斯生; 衆謗、群讟, 靡所不至。 將卒失機, 而予不知; 隣敵伺釁, 而予不覺, 以致逆奴大擧, 猝犯西陲。 武鋒、軍實, 盡爲賊有, 凶燹內侵, 已過定州, 豕突之勢, 莫可遏制。 深惟宗社大計, 兼採廟堂群議, 玆奉廟ㆍ社主、慈殿及中宮, 入避江都。 倘賊勢漸逼, 則予亦將遷幸。 事至於此, 更何言哉? 蓋予失民之擧, 非止一二。 卽祚之始, 有意民隱, 蠲除之令, 蓋嘗屢布, 而奉行不稱, 實惠未究, 嗷嗷塗炭者, 其不謂予罔民乎? 此予失民之一也。 逆節屢起, 大獄相仍, 元惡、渠魁, 固宜伏辜, 株連累及, 豈無橫枉? 一夫抱冤, 足傷天和, 況不特一夫者乎? 此予失民之二也。 西鄙宿師, 毛鎭督餉, 行齎而居送, 頭會而箕斂, 民窮、財盡, 外內繹騷。 雖事非得已, 民何堪命? 此予失民之三也。 至於號牌之法, 本欲補逃故之闕, 除隣族之弊, 非所以厲民也。 然猝擧百年廢典, 强束許多游民, 急於就緖, 未免無漸。 鉗勒過嚴, 程督太密, 人多言其不便, 予獨難於中輟。 積犯衆怒, 誰諒本心? 儒生考講, 實非創始。 事倣古典, 亦乖時宜。 志雖存於勸課, 人反疑其苛刻。 此予之所以失民之四也。 《書》不云乎? 一人三失, 怨豈在明? 況予有此四失, 危亡之至, 非不幸也。 五廟蒙塵, 慈聖苃舍, 無兵可以戰守, 無食可以給支, 智者不能爲謀, 勇者不能出手, 瞻四方而靡騁, 涉大水而無津, 永念時事, 維其棘矣。 雖然, 天地有至仁之心, 未嘗絶物; 君臣有素定之義, 豈忍棄予? 今予將回心易圖, 以與斯民, 更始惟新。 括得良丁, 已定諸色軍役者, 仍存不改, 各道籍軍成案, 不在焚燒中。 咨爾中外士民, 雖以予爲不君, 獨不感列聖覆燾之遺澤乎? 卽予喪國, 猶不足恤, 獨不念宗祊之殄祀, 八道之魚爛乎? 玆舍舊從新, 召還諸道御史, 悉罷號牌, 焚其成籍, 凡前後坐號牌事, 囚係徒配者, 亦皆宥除。 以一紙悃愊, 敷告多方, 其各諒予此心, 激昻忠義, 奮勵股肱, 或召集義旅, 來赴行在; 或鳩聚糧儲, 轉輸軍前, 各隨事力之所及, 以盡分義之當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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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실록15권, 인조 5년 1월 19일 정해 7/7 기사 / 1627년 명 천계(天啓) 7년

강도로 파천할 것을 하교하다

국역

상이 장유에게 명하여 애통한 교서를 지어서 올리도록 하였다.

"왕은 말하노라. 아! 국가에 치란 흥망(治亂興亡)이 있는 것은 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된 까닭을 추구해 보면 언제고 한 사람 임금의 잘하고 잘못한 것에 연유하지 않음이 없다. 나는 이치를 환히 알 만큼 현명하지도 못하고 사물에 은택이 미칠 만큼 어질지도 못하고, 사람을 감동시킬 만큼 신의롭지도 못하고 난리를 제압할 만큼 무예롭지도 못하다. 정사를 펼치고 일을 도모하다 보면 번번이 도리에 어긋났고, 부역은 번거롭고 무거워 백성과 군병들은 피곤에 지쳐 있다. 갑자년의 변란에는 역수(逆竪)012) 가 반기를 들고 일어나 종묘 사직이 전도되었고 왕위(王位)는 위태로운 지경에 빠졌었다. 난(亂)이 일어나게 된 동기를 깊이 생각해 보면 허물은 실로 나에게 있었다. 하늘의 재앙과 괴상한 일들이 매달 발생하였고 군중들의 비방과 원망이 한없이 이르러 왔다. 장졸(將卒)들이 기회를 잃어버렸는데 나는 알지 못하였고 이웃의 적국이 틈을 엿보고 있었는데도 나는 깨닫지 못하였다. 그래서 결국 역노(逆奴)가 대거 출동하여 갑자기 서쪽 변경을 침범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무기와 군량은 모조리 적의 소유가 되었고 흉악한 금나라 군병의 내침(內侵)은 이미 정주(定州)를 지났는데 저돌적으로 밀려 오는 기세를 방어하여 제지할 수가 없다.

종사의 대계를 깊이 생각하고 묘당의 여론도 채택하여 이에 종묘 사직의 신주와 자전과 중궁을 받들고 강도에 들어가 피난토록 한다. 만일 적의 기세가 점차 핍박해 온다면 나도 장차 파천(播遷)을 하게 될 것이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다시 무슨 말을 하겠는가. 대개 나의 민심을 잃어버린 처사는 한두 가지에 그치지 않는다. 내가 즉위한 시초에 백성의 고통을 염려하여 그것을 덜어주라는 명령을 누차 반포하였는데 받들어 시행하는 자가 제대로 못하여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못했으니 도탄에 빠진 불쌍한 백성들이 나더러 백성을 기만한다고 말하지 않았겠는가. 이것이 내가 민심을 잃어버린 것의 첫번째이다.

패역한 일들이 누차 발생하고 큰 옥사가 서로 연이어지니 잘못을 저지른 우두머리야 본시 법에 따라 처벌되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거기 연루시키는 일이 여러 번에 걸쳐 있었으니 어찌 억울하게 당한 사람이 없겠는가. 한 지아비가 원한을 품어도 족히 하늘의 화기[天和]를 손상시키는데 더구나 비단 한 지아비뿐이 아닌 데이겠는가. 이것이 내가 민심을 잃어버린 것의 두 번째이다.

서쪽 변경에 군사를 주둔시키고 모문룡의 진영에서는 군량을 독촉하는 바람에 출발하는 사람은 양식을 싸서 떠나 보내고 부세(賦稅)는 혹독하게 거두어 들었으니 백성들은 곤궁에 빠지고 국고는 탕갈되어 안과 밖이 소동을 겪었다. 비록 부득이한 일이었다 하지만 백성들이 어떻게 감내할 수 있었겠는가. 이것이 내가 민심을 잃어버린 것의 세 번째이다.

호패법에 있어서는 본래 도망갔거나 고인이 된 사람들의 결원을 보충하고, 인족(隣族)의 폐해를 제거하고자 한 것이었으며 백성들을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1백 년 동안이나 폐지되었던 법을 갑자기 거행하여 허다한 유민을 강제로 묶어놓았으며 일을 추진하는 데 급급하여 점진적으로 하지 못하였다. 구속하기를 지나치게 엄정하게 하고 독촉하기를 너무 치밀하게 하니, 사람들이 그 불편한 점을 많이 말하였으나 나는 중간에 중지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뭇사람들의 많은 분노를 샀으니 누가 나의 본심을 이해하겠는가. 유생의 고강(考講)은 실제로 창시(創始)한 것이 아니라 고전(古典)에 의거한 일이었으나 역시 시의(時宜)에는 위배되었다. 뜻은 비록 권과(勸課)에 있었으나 사람들은 도리어 그 가혹하고 각박함을 의심하였다. 이것이 내가 민심을 잃어버린 것의 네 번째이다.

《서경》 오자지가편(五子之歌篇)에 말하지 않았는가. ‘한 사람이 실수가 셋이니 민심의 원망이 어찌 밖에 드러난 것에만 있겠는가’라고. 더구나 나는 이와 같은 네 가지 실수가 있었으니 위망이 닥친 것은 불행이 아니라고 하겠다. 오묘(五廟)가 몽진을 하고 자성(慈聖)이 발사(茇舍)013) 를 하는데 수비할 군병이 없고 지급할 양식이 없으며 지혜로운 자는 계책을 내지 못하고 용감한 자는 손을 쓰지 못하며 사방을 둘러보아도 의지할 데가 없고 큰 강물을 건너려 해도 나루터가 없으니 이 시대의 사태를 생각해 볼 때 형극(荊棘)의 길이 가로 놓여 있다 하겠다. 비록 그러하나 천지는 지극히 인자한 마음이 있어서 일찍이 만물을 끊지[絶物] 아니하고, 군신은 본시 정한 의리가 있으니 어찌 차마 나를 버릴 수 있겠는가. 이제 내가 장차 마음을 돌리고 계획을 바꾸어서 여러 백성들과 함께 고쳐서 다시 시작하여 새롭게 하려고 한다. 양정(良丁)들을 끌어 모아 이미 여러 가지 종류의 군역을 정한 자는 그대로 두고서 고치지 않았고, 각도의 적군(籍軍)의 성안(成案)은 불살라버리지 않았다.

아! 그대들 중외(中外)의 사민들은 비록 나를 임금답지 못하다고 하겠지마는 열성들의 사랑하고 보살펴주신 유택(遺澤)에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가 나라를 잃는 것이야 오히려 안타까울 것이 없겠지만 종묘의 제사가 끊기고 팔도가 어육이 되는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에 옛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좇아서 제도의 어사를 소환하여 호패를 모두 파기하고 그 성적(成籍)들을 불사르며 무릇 전후에 걸쳐서 호패의 일로 인하여 구류되었거나 도배된 자들도 다 사면시켜 석방한다.

나의 진심을 한 장의 종이에 담아 사방에 널리 고하노니 모두 나의 이 마음을 이해하여 충의(忠義)를 격앙(激昂)하고 온 몸의 힘을 다하여, 혹 의병을 소집하여 행재(行在)로 달려오기도 하고 혹 군량미를 모아서 군인들 앞으로 실어 보내기도 하여, 제각기 힘이 미치는 대로 분의(分義)의 당연함을 다하도록 하라."

원문

○上命張維, 製哀痛敎以進。

王若曰: 嗚呼! 治亂、興衰, 有國之所不免。 然究其所以致之, 未嘗不由於一人之得失。 予明不足以燭理, 仁不足以澤物, 信不足以感人, 武不足以制亂。 發政圖事, 動乖道理, 賦繁、役重, 民困、兵疲。 甲子之變, 逆竪反噬, 廟貌顚倒, 神器阽危。 深思亂階, 咎實在予。 天災、物怪, 式月斯生; 衆謗、群讟, 靡所不至。 將卒失機, 而予不知; 隣敵伺釁, 而予不覺, 以致逆奴大擧, 猝犯西陲。 武鋒、軍實, 盡爲賊有, 凶燹內侵, 已過定州, 豕突之勢, 莫可遏制。 深惟宗社大計, 兼採廟堂群議, 玆奉廟ㆍ社主、慈殿及中宮, 入避江都。 倘賊勢漸逼, 則予亦將遷幸。 事至於此, 更何言哉? 蓋予失民之擧, 非止一二。 卽祚之始, 有意民隱, 蠲除之令, 蓋嘗屢布, 而奉行不稱, 實惠未究, 嗷嗷塗炭者, 其不謂予罔民乎? 此予失民之一也。 逆節屢起, 大獄相仍, 元惡、渠魁, 固宜伏辜, 株連累及, 豈無橫枉? 一夫抱冤, 足傷天和, 況不特一夫者乎? 此予失民之二也。 西鄙宿師, 毛鎭督餉, 行齎而居送, 頭會而箕斂, 民窮、財盡, 外內繹騷。 雖事非得已, 民何堪命? 此予失民之三也。 至於號牌之法, 本欲補逃故之闕, 除隣族之弊, 非所以厲民也。 然猝擧百年廢典, 强束許多游民, 急於就緖, 未免無漸。 鉗勒過嚴, 程督太密, 人多言其不便, 予獨難於中輟。 積犯衆怒, 誰諒本心? 儒生考講, 實非創始。 事倣古典, 亦乖時宜。 志雖存於勸課, 人反疑其苛刻。 此予之所以失民之四也。 《書》不云乎? 一人三失, 怨豈在明? 況予有此四失, 危亡之至, 非不幸也。 五廟蒙塵, 慈聖苃舍, 無兵可以戰守, 無食可以給支, 智者不能爲謀, 勇者不能出手, 瞻四方而靡騁, 涉大水而無津, 永念時事, 維其棘矣。 雖然, 天地有至仁之心, 未嘗絶物; 君臣有素定之義, 豈忍棄予? 今予將回心易圖, 以與斯民, 更始惟新。 括得良丁, 已定諸色軍役者, 仍存不改, 各道籍軍成案, 不在焚燒中。 咨爾中外士民, 雖以予爲不君, 獨不感列聖覆燾之遺澤乎? 卽予喪國, 猶不足恤, 獨不念宗祊之殄祀, 八道之魚爛乎? 玆舍舊從新, 召還諸道御史, 悉罷號牌, 焚其成籍, 凡前後坐號牌事, 囚係徒配者, 亦皆宥除。 以一紙悃愊, 敷告多方, 其各諒予此心, 激昻忠義, 奮勵股肱, 或召集義旅, 來赴行在; 或鳩聚糧儲, 轉輸軍前, 各隨事力之所及, 以盡分義之當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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