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공과 대동청의 일에 대해 의논하다
상이 자정전에 나아가 삼공을 인견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대동청의 일은 어쩌면 이토록 어지러운가? 그리고 이번에 줄인 수량은 얼마인가?"
하니, 영상 이원익(李元翼)이 아뢰기를,
"제향(祭享)에 진공(進供)하는 것을 많이 줄였으므로 이번에 백성에게 미치는 혜택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법을 만든 지 1년도 못 되어 다시 폐지하게 될 터이니, 법을 만든 본의가 아니다."
하니, 좌상 윤방(尹昉)이 아뢰기를,
"조존성(趙存性)이 늘 시행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미곡의 수량이 많으면 실어 나르기가 매우 어려운데다가 운송하는 배가 혹시 뒤집힐 걱정이 있을까 염려된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조정의 의논에 이의가 없지 않은데 백성도 시작을 염려하니, 이해를 살펴서 결행해야 할 것이다."
하니, 이원익이 아뢰기를,
"흉년이 들었기 때문에 뜻을 결정하여 행하지 못하는 것인데, 사세를 살펴 보아 적당히 처리해야겠습니다. 민역(民役)을 고르게 하는 데에는 이 법만한 것이 없습니다. 공물의 규칙을 상세히 정해놓으면 큰 고을, 작은 고을이 똑같이 될 것인데 이 법의 시행을 원하는 것은 작은 고을이고 원하지 않는 것은 큰 고을입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5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594면
- 【분류】재정-전세(田稅) / 재정-공물(貢物)
○上御資政殿, 引見三公。 上曰: "大同廳事, 何若是紛更耶? 且今番所減之數幾何?" 領相李元翼曰: "祭享進供, 多數蠲減, 今番惠澤及民者, 不爲少矣。" 上曰: "法立未一年而復將廢閣, 殊非立法之本意也。" 左相尹昉曰: "趙存性每言其不可行, 米數若多則輸運甚難。 且慮輸運之舡, 或致覆敗之患云。" 上曰: "庭議不無異同, 而百姓亦難慮始, 惟當審利害決行耳。" 元翼曰: "但以年凶之故, 不能決意行之。 當觀事勢而量處也。 均一民役, 莫如此法貢物之規。 旣已詳定, 則大邑小邑, 如畫一矣。 此法之行, 願之者小邑也; 不願者大邑也。"
- 【태백산사고본】 5책 5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594면
- 【분류】재정-전세(田稅) / 재정-공물(貢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