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일기[정초본]142권, 광해 11년 7월 14일 을미 3/4 기사 / 1619년 명 만력(萬曆) 47년
강홍립 등이 장계로 화친의 일로 변명을 하여 올리다
국역
강홍립(姜弘立) 등이 장계를 올리기를,
"죄를 진 신 강홍립·김경서(金景瑞)·이민환(李民寏) 등은 삼가 아룁니다. 신들은 지극히 어리석고 비루한데도 외람되게 성상의 돌보심을 입어 원수(元帥)에까지 이르렀고, 중국 장수를 함께 수행하여 노적(虜賊)의 지대에 깊이 들어왔는데, 그 사이의 사세는 자유로이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곡절은 전일의 장계에 이미 모두 아뢰었습니다. 신들이 일을 망치고 전쟁에서 패하고도 진지에서 즉시 죽지 못하였으니, 그 죄는 노륙(孥戮)을 당하여도 변명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다만 그 형세만 가지고 사실을 의심하고 그 일로 인하여 실정을 의심할 경우 또한 원통하지 않겠습니까. 신들이 면박(面縛)당하였다고 하는 것입니까? 항복하기를 빌었다고 하는 것입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털끝만큼도 굴복한 일이 없었는데 투항하였다는 말은 무엇에 근거하여 운운한 것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가만히 생각건대, 신들의 평소 처신이 남에게 믿음을 받지 못하여 이러한 말들이 있게 되었으니 그지없이 통탄스럽습니다. 이러한 말을 듣고부터는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고 슬픔과 분노에 북바쳐 자결을 해 이러한 심정을 밝히고 싶었으나 화친이 성숙되어 가기에 분나는대로 할 수 없어서 구차히 살다가 화친이 이뤄지고 나면 돌아가 형조의 형벌을 받고자 할 뿐입니다. 바라건대, 성상께서는 속히 묘당으로 하여금 장점을 따라 선처하게 하소서."
하였다. 【강홍립 등이 장수의 막중한 임명을 받고 국가에 순절하는 대의는 생각지 않은 채 더러운 노적에게 무릎을 꿇고 나서 스스로 죄를 진 신하라고 칭하며 태연히 장계를 올려 화친의 일을 힘써 진술함으로써 우리 동방 예의의 나라로 하여금 금수의 구역으로 만들었으니, 이른바 이릉(李陵)과 위율(衛律)의 죄가 하늘에 닿았다는 말이 진실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 【정족산사고본】 34책 142권 6장 B면【국편영인본】 광해군일기33책 245면
- 【분류】외교-야(野)
원문
○姜弘立等狀啓云:
負罪臣姜弘立、金景瑞、李民寏等, 伏以臣至愚極陋, 猥蒙聖眷, 至叨元帥, 協隨天將, 深入虜地, 其間事勢, 有不得自由者。 此間曲折, 已悉於前狀啓矣。 臣等僨事敗軍, 不卽死於陣上, 孥戮無辭。 但若執其形而疑其迹, 因其事而疑其情, 不亦冤乎? 其謂臣等, 面縛乎? 乞降乎? 自初至終, 無一毫屈伏之事, 投降之說, 不知何所據而云耶。 因竊自念, 臣等平生行己, 不足取信於人, 有此云云, 不勝痛甚。 自聞此說, 心腸如割, 悲憤自激, 欲爲自裁, 以暴此心, 而惟是和約垂成, 不可悻悻, 姑息苟活, 以期和事之成, 歸伏司敗之刑而已。 伏願聖上, 亟令廟堂, 從長善處。
【弘立等受命閫外, 不思徇國之義, 屈膝醜虜, 自稱負罪, 臣偃然狀啓, 力陳和事, 使我東禮義之邦, 變爲禽獸之域, 所謂陵與、衛律之罪, 上通于天者誠是矣。】
- 【정족산사고본】 34책 142권 6장 B면【국편영인본】 광해군일기33책 245면
- 【분류】외교-야(野)
광해 11년 (1619) 7월 14일
광해군일기[정초본]142권, 광해 11년 7월 14일 을미 3/4 기사 / 1619년 명 만력(萬曆) 47년
강홍립 등이 장계로 화친의 일로 변명을 하여 올리다
국역
강홍립(姜弘立) 등이 장계를 올리기를,
"죄를 진 신 강홍립·김경서(金景瑞)·이민환(李民寏) 등은 삼가 아룁니다. 신들은 지극히 어리석고 비루한데도 외람되게 성상의 돌보심을 입어 원수(元帥)에까지 이르렀고, 중국 장수를 함께 수행하여 노적(虜賊)의 지대에 깊이 들어왔는데, 그 사이의 사세는 자유로이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곡절은 전일의 장계에 이미 모두 아뢰었습니다. 신들이 일을 망치고 전쟁에서 패하고도 진지에서 즉시 죽지 못하였으니, 그 죄는 노륙(孥戮)을 당하여도 변명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다만 그 형세만 가지고 사실을 의심하고 그 일로 인하여 실정을 의심할 경우 또한 원통하지 않겠습니까. 신들이 면박(面縛)당하였다고 하는 것입니까? 항복하기를 빌었다고 하는 것입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털끝만큼도 굴복한 일이 없었는데 투항하였다는 말은 무엇에 근거하여 운운한 것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가만히 생각건대, 신들의 평소 처신이 남에게 믿음을 받지 못하여 이러한 말들이 있게 되었으니 그지없이 통탄스럽습니다. 이러한 말을 듣고부터는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고 슬픔과 분노에 북바쳐 자결을 해 이러한 심정을 밝히고 싶었으나 화친이 성숙되어 가기에 분나는대로 할 수 없어서 구차히 살다가 화친이 이뤄지고 나면 돌아가 형조의 형벌을 받고자 할 뿐입니다. 바라건대, 성상께서는 속히 묘당으로 하여금 장점을 따라 선처하게 하소서."
하였다. 【강홍립 등이 장수의 막중한 임명을 받고 국가에 순절하는 대의는 생각지 않은 채 더러운 노적에게 무릎을 꿇고 나서 스스로 죄를 진 신하라고 칭하며 태연히 장계를 올려 화친의 일을 힘써 진술함으로써 우리 동방 예의의 나라로 하여금 금수의 구역으로 만들었으니, 이른바 이릉(李陵)과 위율(衛律)의 죄가 하늘에 닿았다는 말이 진실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 【정족산사고본】 34책 142권 6장 B면【국편영인본】 광해군일기33책 245면
- 【분류】외교-야(野)
원문
○姜弘立等狀啓云:
負罪臣姜弘立、金景瑞、李民寏等, 伏以臣至愚極陋, 猥蒙聖眷, 至叨元帥, 協隨天將, 深入虜地, 其間事勢, 有不得自由者。 此間曲折, 已悉於前狀啓矣。 臣等僨事敗軍, 不卽死於陣上, 孥戮無辭。 但若執其形而疑其迹, 因其事而疑其情, 不亦冤乎? 其謂臣等, 面縛乎? 乞降乎? 自初至終, 無一毫屈伏之事, 投降之說, 不知何所據而云耶。 因竊自念, 臣等平生行己, 不足取信於人, 有此云云, 不勝痛甚。 自聞此說, 心腸如割, 悲憤自激, 欲爲自裁, 以暴此心, 而惟是和約垂成, 不可悻悻, 姑息苟活, 以期和事之成, 歸伏司敗之刑而已。 伏願聖上, 亟令廟堂, 從長善處。
【弘立等受命閫外, 不思徇國之義, 屈膝醜虜, 自稱負罪, 臣偃然狀啓, 力陳和事, 使我東禮義之邦, 變爲禽獸之域, 所謂陵與、衛律之罪, 上通于天者誠是矣。】
- 【정족산사고본】 34책 142권 6장 B면【국편영인본】 광해군일기33책 245면
- 【분류】외교-야(野)
원본
광해 11년 (1619) 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