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일기[중초본]153권, 광해 12년 6월 5일 신해 4/5 기사 / 1620년 명 만력(萬曆) 48년
의금부에서 죄수들의 전염병과 기아를 고하자 속히 처결하라고 하다
국역
의금부가 아뢰기를,
"본부 죄수들의 굶주리고 전염병에 걸린 정상에 대해서는 본부의 지난번 계사와 신 이첨(爾瞻)의 차자에서 이미 다 진달하였고 단지 상께서 처치하실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사이 여러 죄수들의 식량이 떨어진 지 이미 오래되었고, 전염병이 한창 성하여 2명이 죽은 뒤 현재 인사불성인 자가 10여 명이나 되고, 그밖에 병들어 눕는 자가 매일 수없이 많아져 장차 온 감옥이 모두 병들게 될 듯합니다. 〈수직하는 군사도 장차 전염될 것인데 그렇다고 곧장 나와 있도록 한다면 그나마 거의 모두 죽게 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입직하는 관원과 일을 보는 하인들은 전염병을 무릅쓰고 살아야 한다는 것도 잊은 채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신들이 관아를 비우고자 하면 하인들이 일제히 근심을 하소연하니, 그 처참한 기상과 급박한 정리(情理)를 또한 알 수 있습니다.〉
대저 이 전염병 때문에 일일이 보방(保放)한다면 감옥의 체모에 타당치 않고, 보방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남는 사람 없이 다 죽을 것이니, 〈장차 어떻게 좋은 계책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치료해 주라는 명과 먹여주라는 분부를 전후로 간곡히 내린 것이 〈진실로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극도의 굶주림과 더위로 병증세와 열(熱)이 교대로 일어나니, 비록 훌륭한 의사와 좋은 약이 있더라도 끝내 죽어가는 자를 일으켜 〈도로 살려내기는〉 어렵습니다. 〈죄있는 자와 죄없는 자를 미처 구분하여 석방하지도 못하고 그들이 죽어가는 것을 앉아서 보고만 있는 가운데 어느덧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지금의 계책으로는 여러 죄수들이 죽기 전에 속히 판결하는 것만한 일이 없습니다. 〈근래 일이 많은 것 때문에 오래도록 추국을 정지하였고 본부의 공사(公事) 가운데에도 아직 판하되지 않은 것이 많습니다.〉 삼가 성명께서는 속히 명쾌한 결단을 내리셔서 국청과 삼성(三省)으로 하여금 본부의 옥사(獄事)를 일시에 의논해 처리하도록 하소서. 그러면 죄있는 자는 법에 의하여 죽음을 당하고, 죄없는 자는 살아날 수 있을 것입니다. 〈보살펴 주시는 덕과 분명하게 배척하는 도에 있어서〉 어찌 매우 다행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황공하게도 감히 아룁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형조의 일로써 보면, 구원하여 치료해 준다는 것도 다 겉치레일 뿐이다. 월령 의원(月令醫員)이 한 사람도 없고 구원하여 살릴 약물도 하나 없이 허술하고 소홀한 일이 날로 심해지고 있는데, 어떻게 병든 죄수를 구원하여 치료할 수 있겠는가. 〈금부의 일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형방 승지가 직접 약물을 자세히 살피고 충분히 엄하게 신칙하였으나, 근래에는 색승지가 생소하여 이 일을 저버려두고 있으니 매우 한심하다. 추국하는 일은, 본부가 거행하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하겠는가. 팔십계(八十契)와 같은 역적의 무리들은 정적(情迹)이 뒤얽혀 있는데도 아직까지 형벌을 엄하게 가하지 않고 오직 구원하여 치료하는 것만을 일삼고 있으니, 역적을 토벌하는 뜻이 어디에 있는가. 윤순인(尹純仁)과 같은 패역무도한 무리들도 엄하게 국문하여 사형에 처하지 않고 있는데, 나라의 기강이 해이해지면 다시는 어떻게 해 볼 수 없으니 다시 속히 의논하여 처리하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3책 53권 40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321면
- 【분류】사법-행형(行刑) /
원문
○義州禁府啓曰: "本府罪囚飢餓癘疫之狀, 本府前日啓辭及臣爾瞻箚子, 已盡陳達, 而只侯自上處置之日矣。 近日以來, 諸囚絶食已久, 染疾大熾, 二名物故之後, 時方不省人事者十餘人。 其他臥病者, 逐日數多, 將至於擧一獄而皆(病。 守直軍士, 亦將傳染, 隨卽出置, 幾盡殞斃)。 以此官員之入直、下人之服役, 冒犯癘氣, 忘生度日。 (臣等欲爲闕衙, 則下人齊行訴憫, 其氣象之慘惻、情理之危迫, 亦可見矣。) 大抵爲此染病, 一一保放, 則獄體未妥, 不爲保放, 則必亦無噍類。 (將何以得其善策乎?) 救療之命, 供饋之敎, 前後丁寧, (固非一再)。 而飢火之極, 病熱交作, 雖有良醫善劑, 終難起死(而回生也。 有罪、無罪, 未及分䆁, 坐視其死, 淹延至此)。 爲今之計, 莫如速決於諸囚未斃之前也。 (近緣多事, 久停推鞫, 本府公事, 亦多未下。) 伏願聖明亟賜快斷, 使鞫廳三省, 本府獄事, 一時議處, 則有罪者伏其律, 無辜者得其生, (其於欽恤之德、明拆之道,) 豈不幸甚? (惶恐敢啓。)" 傳曰: "以刑曹事見之, 救療者亦虛套矣。 月令醫員無一人, 救活藥物無一服, 虛疎之事日甚, 其何以救療病囚乎? (禁府事,) 前日刑房承旨親審藥物, 十分嚴飭, 而近來色承旨生疎棄置, 極爲寒心。 推鞫事, 本府不爲擧行, 自上何以爲之乎? 如八十契賊儻, 情迹綢繆, 尙不嚴刑, 惟以救療爲事, 討賊之義安在? 如尹純仁悖逆不道之輩, 亦不嚴鞫正刑, 國綱解弛, 無復可爲, 更速議處。"
- 【태백산사고본】 53책 53권 40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321면
- 【분류】사법-행형(行刑) /
광해군일기[중초본]153권, 광해 12년 6월 5일 신해 4/5 기사 / 1620년 명 만력(萬曆) 48년
의금부에서 죄수들의 전염병과 기아를 고하자 속히 처결하라고 하다
국역
의금부가 아뢰기를,
"본부 죄수들의 굶주리고 전염병에 걸린 정상에 대해서는 본부의 지난번 계사와 신 이첨(爾瞻)의 차자에서 이미 다 진달하였고 단지 상께서 처치하실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사이 여러 죄수들의 식량이 떨어진 지 이미 오래되었고, 전염병이 한창 성하여 2명이 죽은 뒤 현재 인사불성인 자가 10여 명이나 되고, 그밖에 병들어 눕는 자가 매일 수없이 많아져 장차 온 감옥이 모두 병들게 될 듯합니다. 〈수직하는 군사도 장차 전염될 것인데 그렇다고 곧장 나와 있도록 한다면 그나마 거의 모두 죽게 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입직하는 관원과 일을 보는 하인들은 전염병을 무릅쓰고 살아야 한다는 것도 잊은 채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신들이 관아를 비우고자 하면 하인들이 일제히 근심을 하소연하니, 그 처참한 기상과 급박한 정리(情理)를 또한 알 수 있습니다.〉
대저 이 전염병 때문에 일일이 보방(保放)한다면 감옥의 체모에 타당치 않고, 보방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남는 사람 없이 다 죽을 것이니, 〈장차 어떻게 좋은 계책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치료해 주라는 명과 먹여주라는 분부를 전후로 간곡히 내린 것이 〈진실로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극도의 굶주림과 더위로 병증세와 열(熱)이 교대로 일어나니, 비록 훌륭한 의사와 좋은 약이 있더라도 끝내 죽어가는 자를 일으켜 〈도로 살려내기는〉 어렵습니다. 〈죄있는 자와 죄없는 자를 미처 구분하여 석방하지도 못하고 그들이 죽어가는 것을 앉아서 보고만 있는 가운데 어느덧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지금의 계책으로는 여러 죄수들이 죽기 전에 속히 판결하는 것만한 일이 없습니다. 〈근래 일이 많은 것 때문에 오래도록 추국을 정지하였고 본부의 공사(公事) 가운데에도 아직 판하되지 않은 것이 많습니다.〉 삼가 성명께서는 속히 명쾌한 결단을 내리셔서 국청과 삼성(三省)으로 하여금 본부의 옥사(獄事)를 일시에 의논해 처리하도록 하소서. 그러면 죄있는 자는 법에 의하여 죽음을 당하고, 죄없는 자는 살아날 수 있을 것입니다. 〈보살펴 주시는 덕과 분명하게 배척하는 도에 있어서〉 어찌 매우 다행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황공하게도 감히 아룁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형조의 일로써 보면, 구원하여 치료해 준다는 것도 다 겉치레일 뿐이다. 월령 의원(月令醫員)이 한 사람도 없고 구원하여 살릴 약물도 하나 없이 허술하고 소홀한 일이 날로 심해지고 있는데, 어떻게 병든 죄수를 구원하여 치료할 수 있겠는가. 〈금부의 일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형방 승지가 직접 약물을 자세히 살피고 충분히 엄하게 신칙하였으나, 근래에는 색승지가 생소하여 이 일을 저버려두고 있으니 매우 한심하다. 추국하는 일은, 본부가 거행하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하겠는가. 팔십계(八十契)와 같은 역적의 무리들은 정적(情迹)이 뒤얽혀 있는데도 아직까지 형벌을 엄하게 가하지 않고 오직 구원하여 치료하는 것만을 일삼고 있으니, 역적을 토벌하는 뜻이 어디에 있는가. 윤순인(尹純仁)과 같은 패역무도한 무리들도 엄하게 국문하여 사형에 처하지 않고 있는데, 나라의 기강이 해이해지면 다시는 어떻게 해 볼 수 없으니 다시 속히 의논하여 처리하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3책 53권 40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321면
- 【분류】사법-행형(行刑) /
원문
○義州禁府啓曰: "本府罪囚飢餓癘疫之狀, 本府前日啓辭及臣爾瞻箚子, 已盡陳達, 而只侯自上處置之日矣。 近日以來, 諸囚絶食已久, 染疾大熾, 二名物故之後, 時方不省人事者十餘人。 其他臥病者, 逐日數多, 將至於擧一獄而皆(病。 守直軍士, 亦將傳染, 隨卽出置, 幾盡殞斃)。 以此官員之入直、下人之服役, 冒犯癘氣, 忘生度日。 (臣等欲爲闕衙, 則下人齊行訴憫, 其氣象之慘惻、情理之危迫, 亦可見矣。) 大抵爲此染病, 一一保放, 則獄體未妥, 不爲保放, 則必亦無噍類。 (將何以得其善策乎?) 救療之命, 供饋之敎, 前後丁寧, (固非一再)。 而飢火之極, 病熱交作, 雖有良醫善劑, 終難起死(而回生也。 有罪、無罪, 未及分䆁, 坐視其死, 淹延至此)。 爲今之計, 莫如速決於諸囚未斃之前也。 (近緣多事, 久停推鞫, 本府公事, 亦多未下。) 伏願聖明亟賜快斷, 使鞫廳三省, 本府獄事, 一時議處, 則有罪者伏其律, 無辜者得其生, (其於欽恤之德、明拆之道,) 豈不幸甚? (惶恐敢啓。)" 傳曰: "以刑曹事見之, 救療者亦虛套矣。 月令醫員無一人, 救活藥物無一服, 虛疎之事日甚, 其何以救療病囚乎? (禁府事,) 前日刑房承旨親審藥物, 十分嚴飭, 而近來色承旨生疎棄置, 極爲寒心。 推鞫事, 本府不爲擧行, 自上何以爲之乎? 如八十契賊儻, 情迹綢繆, 尙不嚴刑, 惟以救療爲事, 討賊之義安在? 如尹純仁悖逆不道之輩, 亦不嚴鞫正刑, 國綱解弛, 無復可爲, 更速議處。"
- 【태백산사고본】 53책 53권 40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321면
- 【분류】사법-행형(行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