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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일기[중초본]14권, 광해 1년 3월 10일 신묘 4/5 기사 / 1609년 명 만력(萬曆) 37년

비변사가 북방 홀온에 대한 방비책을 아뢰다

국역

비변사가 아뢰기를,

"홀온(忽溫)은 원래 소추(小酋)로서 무리가 1만 미만이었습니다. 지난날 우리 변방을 쇠모하게 만든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나 승부가 서로 엇비슷하였으므로 오히려 살육과 약탈을 크게 자행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문암(門岩)의 패전에 이르러 일군(一軍)이 여지없이 패망하여, 우리 국경에 즐비하게 엎어져 있는 적의 시체가 우리 나라의 변신(邊臣)이 직접 센 숫자만도 2천 6백여 명이었고, 시체를 싣고 멀리 도망하는 무리를 노추(老酋)의 군대가 추격하여 적지(敵地) 깊숙이까지 들어갔다가 돌아왔는데, 변방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호지(胡地)에서 죽은 자도 5, 6천 명은 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전하는 자들은 모두 패전해 죽은 호병(胡兵)이 7, 8천을 밑돌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금 그 정확한 숫자를 알 수는 없으나 우리 나라에서 분명히 보고서 안 것이 3천에 가깝고 보면, 지금 홀호(忽胡)는 그 처지가 누적된 실패의 뒤끝이라 노추(老酋)에 귀순해 복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사정이 이러하기 때문에 기가 꺾이고 위축되어 감히 제추(諸酋)와 대항해 버티지 못하면서도 오직 우리 나라 변군(邊軍)이 매우 쇠해서 떨치지 못하는 형세가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에게 허세를 부려 위협하여 스스로 세력이 신장되고 커진 체하니 그 정상이 심히 놀랍습니다.

저들이 원하는 것은 재백(財帛)이고 꺼리는 것은 병력(兵力)입니다. 와서 녹봉을 청하자 우리가 이미 허락해 주었으니, 혹 이로 인해 일단 소란이 그칠 형세가 있기도 하고 혹은 여전히 폐해를 끼칠 염려가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들의 흉모는 종잡을 수가 없으니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고, 몰려오는 시기도 정확한 때를 알기 어렵습니다.

우리의 입장에서 방비할 일로 말해보겠습니다. 북도의 성지(城池)와 기계(器械)가 대략 완비되었으므로 인화(人和)를 얻는다면 충분히 사용할 만하니, 만약 홀적(忽賊)이 올 경우 우리가 수비해낼 수 있는 형세로 말할 것 같으면 오히려 10에 7, 8분의 승산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방책으로는 변신(邊臣)을 신칙하여 성지와 병기를 수선해 완전하게 하고 군량을 축적하게 하고 적당한 시기에 군대를 보충해서 변란을 대비함에 게으름이 없게 하는 것뿐입니다. 노추(老酋)의 병력은 홀적에 비해 약간 성대했지만 문암에서 한 번 승리한 뒤부터 그 세력이 크게 성하여 여러 부락(部落) 중에 으뜸이 되었기 때문에 원근의 부락들이 다 복속되었으며, 아직 병탄되지 않은 곳은 오직 여허(汝許)·해동(海東)·해서(海西) 등의 몇몇 적(賊)뿐입니다.

그들이 오늘날 일단 우리 나라에 날마다 정성스런 호의를 전하여 그 뜻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 계획하고 배치하는 것이 또 홀적에 비할 바가 아니니, 이로써 말하면 오늘날 목전의 급무는 홀적에 대해서만 두려워하고 근심해서는 안 될 듯합니다. 원근의 민심이 한 번 무원(撫院)의 자문(咨文)을 들은 뒤로는 헛소문을 전해 서로 선동하여 거의 피난짐을 꾸려 놓고 기다리는 데 이르렀으니, 이는 진실로 놀랄 만한 일이지만 족히 말할 것은 못 됩니다. 그러니 앞으로 먼 후일을 경영할 계획을 세움에 있어서는 오로지 노적(老賊)에만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노적이 올 경우 북도는 멀고도 험하고 서로(西路)는 가깝고도 평탄하니, 적이 어느 길로 올지를 미리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병사 유형(柳珩)은 국사에 마음을 다해 거리낌없이 용감하게 매진해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가상한 사람인데, 숙배(肅拜)하고 떠나던 날에 이미 신들과 이 일에 대해 강구하여 논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임지에 도착한 뒤에 즉시 창성(昌城)과 삭주(朔州) 두 진(鎭)을 우선 수축할 뜻으로 사유를 갖추어 치계했는데 이달 1일에 역사(役事)를 시작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뒤이어 온 2월의 장계에 의거하면 조사(詔使)의 행차가 박두하여 직로(直路)의 각 고을에서 어지럽게 첩보하므로 순찰사와 상의해서 초가을에 역사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서로(西路) 일대는 작년에 크게 흉년이 들었고 지금 농사철을 당하였는데 조사(詔使)의 행차마저 맞이해야 하니, 성 수축하는 일을 진실로 갑자기 거행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조정이 비록 멀리 있지만 어찌 그 곳의 사정이 이처럼 어렵다는 것을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성을 수축하지 않고는 적을 막을 수 없고 적을 막지 않고는 나라가 존립할 수 없으니, 이야말로 국가의 존망이 달린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국가를 보위하는 데 이롭다면 어찌 작은 폐단을 생각해서 큰 계획을 늦추겠습니까. 더구나 당초의 장계로 보건대 축성에 사용할 졸개는 크게 징발해서 남녘 농민들을 다 동원해 쓰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강상(江上) 열진보(列鎭堡)의 하절 원방군(夏節元防軍) 중에서 필요한 인원수를 헤아려 덜어낼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원방군은 조사가 왕래한다 하여 해이하거나 긴장하는 바가 있을 수 없으니 모두 본진(本鎭)에 묶어두고, 그달의 응수졸(應戍卒) 중에서 축성에 필요한 수천의 군졸을 덜어내어 기간을 한정하지 않고 축성에 사역하는 것이 진실로 좋은 계책입니다. 그런데 또 몇 달을 늦추어 가을로 기약한다면 일이 더욱 지연될 것이니 매우 염려스럽습니다.

그러나 당국자(當局者)가 방관자(傍觀者)만 못한 법이지만 멀리서 듣는 것이 직접 목도(目覩)하는 것만 못하므로 지금 그곳의 인정과 사세가 어떠한지는 모르겠으나, 시험삼아 이 뜻으로 감사·병사에게 하유하여 큰 어려움이 없으면 사세를 잘 헤아려 편의에 따라 역사를 일으키게 하는 것이 마땅하겠습니다. 신들이 마침 품고 있는 생각이 있어 지금 축성의 일로 인해 어리석은 소견을 대략 덧붙였습니다."

하니, 윤허한다고 답하였다.

원문

○備邊司啓曰: "忽溫原係小酋, 徒衆本不滿萬。 前日作耗我邊, 非一非再, 而勝負相當, 猶不大肆屠掠, 至於門岩之敗, 一軍塗地, 僵屍相枕於我境者, 本國邊臣親計其數, 亦且二千六百餘名, 而輿尸遠遁, 老兵追奔, 逐北深入, 而還其死於胡地者, 邊人皆言五六千云。 故至今傳者, 咸以爲: ‘忽兵之敗死, 不下七八千。’ 今雖不知其的數, 而在我國分明見知者, 幾於三千, 則忽胡在今可謂積敗之餘, 而亦所以不得不歸服於老酋也。 其勢如是, 故摧沮消縮, 不敢與諸酋有所抗衡, 而唯知我國邊軍有甚衰不振之勢, 故虛喝於我, 以自張大, 其爲情狀, 尤極痛駭。 彼其所欲者財帛, 所憚者兵力。 來請祿俸, 我旣許之, 或有因此姑止之勢, 或有如前作賊之患。 兇計無常, 今不可知也, 去來時候, 亦難的期。 試以在我防備言之, 則北道城池、器械似爲粗完, 如得人和, 此自足用, 忽賊若來, 而在我可守之勢, 則猶有十七八分。 當今之策, 唯當申飭邊臣, 繕完訓鍊, 積聚糧餉, 以時添兵, 待變無懈而已。 至於老酋兵力, 比忽賊差盛, 而一自門岩之捷, 其勢大盛, 雄於諸部, 故遠近部落幾盡服屬, 而所未及呑倂者, 唯汝許、海東、海西數賊而已。 其在今日, 則姑與我國日致款好, 以示其意, 而且其規畫、排置, 又非忽賊之比。 以此言之, 在今日目前之急, 似不當惴惴於忽賊。 而遠近民情, 一聞撫院之咨, 轉相煽動, 幾於荷擔, 此則固爲可愕, 不足爲言矣。 在後日經遠之慮, 則所當專意於老賊。 而老賊之來也, 於北道則迂而且險, 於西路則近而且坦, 賊之來路, 雖難預定。 兵使柳珩盡心國事, 勇往直前, 作事可嘉, 拜辭之日, 已與臣等講論此事。 故到任之後, 卽將昌、朔兩鎭爲先修築之意, 具由馳啓, 當於本月初一日起役矣。 續據二月狀啓, 則詔使之行, 迫在前頭, 直路各官, 紛紜牒報, 與巡察使相議, 初秋始役云。 西路一帶, 上年大無, 今當農月, 加以詔使之行, 築城之役, 固難猝擧。 朝廷雖遠, 豈不知此間情勢, 若是其難便也? 顧以不築城, 無以禦賊; 不禦賊, 無以立國, 此正危急存亡之秋也。 苟利於衛國, 豈可以計小弊而弛大猷也? 況以當初狀啓觀之, 則所使築城之卒, 非欲大加徵發, 盡用南畝之民也, 欲於江上列鎭堡夏節元防軍中, 量數除出云。 元防之軍, 不可以詔使來去有所弛張, 俱係本鎭, 本月應戍之卒, 除此數千之卒, 不限時月, 誠爲得計。 而又遲數月, 期在秋間, 事益遲延, 極爲可慮。 然當局不如傍觀, 遠聞不如目覩, 今不知本處人情、事勢如何, 試以此意下諭于監兵, 使如無大段難便, 則商量事勢, 隨宜起役爲當。 臣等適有所懷, 今因築城之事, 略附愚見。" 答曰: "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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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일기[중초본]14권, 광해 1년 3월 10일 신묘 4/5 기사 / 1609년 명 만력(萬曆) 37년

비변사가 북방 홀온에 대한 방비책을 아뢰다

국역

비변사가 아뢰기를,

"홀온(忽溫)은 원래 소추(小酋)로서 무리가 1만 미만이었습니다. 지난날 우리 변방을 쇠모하게 만든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나 승부가 서로 엇비슷하였으므로 오히려 살육과 약탈을 크게 자행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문암(門岩)의 패전에 이르러 일군(一軍)이 여지없이 패망하여, 우리 국경에 즐비하게 엎어져 있는 적의 시체가 우리 나라의 변신(邊臣)이 직접 센 숫자만도 2천 6백여 명이었고, 시체를 싣고 멀리 도망하는 무리를 노추(老酋)의 군대가 추격하여 적지(敵地) 깊숙이까지 들어갔다가 돌아왔는데, 변방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호지(胡地)에서 죽은 자도 5, 6천 명은 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전하는 자들은 모두 패전해 죽은 호병(胡兵)이 7, 8천을 밑돌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금 그 정확한 숫자를 알 수는 없으나 우리 나라에서 분명히 보고서 안 것이 3천에 가깝고 보면, 지금 홀호(忽胡)는 그 처지가 누적된 실패의 뒤끝이라 노추(老酋)에 귀순해 복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사정이 이러하기 때문에 기가 꺾이고 위축되어 감히 제추(諸酋)와 대항해 버티지 못하면서도 오직 우리 나라 변군(邊軍)이 매우 쇠해서 떨치지 못하는 형세가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에게 허세를 부려 위협하여 스스로 세력이 신장되고 커진 체하니 그 정상이 심히 놀랍습니다.

저들이 원하는 것은 재백(財帛)이고 꺼리는 것은 병력(兵力)입니다. 와서 녹봉을 청하자 우리가 이미 허락해 주었으니, 혹 이로 인해 일단 소란이 그칠 형세가 있기도 하고 혹은 여전히 폐해를 끼칠 염려가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들의 흉모는 종잡을 수가 없으니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고, 몰려오는 시기도 정확한 때를 알기 어렵습니다.

우리의 입장에서 방비할 일로 말해보겠습니다. 북도의 성지(城池)와 기계(器械)가 대략 완비되었으므로 인화(人和)를 얻는다면 충분히 사용할 만하니, 만약 홀적(忽賊)이 올 경우 우리가 수비해낼 수 있는 형세로 말할 것 같으면 오히려 10에 7, 8분의 승산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방책으로는 변신(邊臣)을 신칙하여 성지와 병기를 수선해 완전하게 하고 군량을 축적하게 하고 적당한 시기에 군대를 보충해서 변란을 대비함에 게으름이 없게 하는 것뿐입니다. 노추(老酋)의 병력은 홀적에 비해 약간 성대했지만 문암에서 한 번 승리한 뒤부터 그 세력이 크게 성하여 여러 부락(部落) 중에 으뜸이 되었기 때문에 원근의 부락들이 다 복속되었으며, 아직 병탄되지 않은 곳은 오직 여허(汝許)·해동(海東)·해서(海西) 등의 몇몇 적(賊)뿐입니다.

그들이 오늘날 일단 우리 나라에 날마다 정성스런 호의를 전하여 그 뜻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 계획하고 배치하는 것이 또 홀적에 비할 바가 아니니, 이로써 말하면 오늘날 목전의 급무는 홀적에 대해서만 두려워하고 근심해서는 안 될 듯합니다. 원근의 민심이 한 번 무원(撫院)의 자문(咨文)을 들은 뒤로는 헛소문을 전해 서로 선동하여 거의 피난짐을 꾸려 놓고 기다리는 데 이르렀으니, 이는 진실로 놀랄 만한 일이지만 족히 말할 것은 못 됩니다. 그러니 앞으로 먼 후일을 경영할 계획을 세움에 있어서는 오로지 노적(老賊)에만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노적이 올 경우 북도는 멀고도 험하고 서로(西路)는 가깝고도 평탄하니, 적이 어느 길로 올지를 미리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병사 유형(柳珩)은 국사에 마음을 다해 거리낌없이 용감하게 매진해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가상한 사람인데, 숙배(肅拜)하고 떠나던 날에 이미 신들과 이 일에 대해 강구하여 논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임지에 도착한 뒤에 즉시 창성(昌城)과 삭주(朔州) 두 진(鎭)을 우선 수축할 뜻으로 사유를 갖추어 치계했는데 이달 1일에 역사(役事)를 시작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뒤이어 온 2월의 장계에 의거하면 조사(詔使)의 행차가 박두하여 직로(直路)의 각 고을에서 어지럽게 첩보하므로 순찰사와 상의해서 초가을에 역사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서로(西路) 일대는 작년에 크게 흉년이 들었고 지금 농사철을 당하였는데 조사(詔使)의 행차마저 맞이해야 하니, 성 수축하는 일을 진실로 갑자기 거행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조정이 비록 멀리 있지만 어찌 그 곳의 사정이 이처럼 어렵다는 것을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성을 수축하지 않고는 적을 막을 수 없고 적을 막지 않고는 나라가 존립할 수 없으니, 이야말로 국가의 존망이 달린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국가를 보위하는 데 이롭다면 어찌 작은 폐단을 생각해서 큰 계획을 늦추겠습니까. 더구나 당초의 장계로 보건대 축성에 사용할 졸개는 크게 징발해서 남녘 농민들을 다 동원해 쓰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강상(江上) 열진보(列鎭堡)의 하절 원방군(夏節元防軍) 중에서 필요한 인원수를 헤아려 덜어낼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원방군은 조사가 왕래한다 하여 해이하거나 긴장하는 바가 있을 수 없으니 모두 본진(本鎭)에 묶어두고, 그달의 응수졸(應戍卒) 중에서 축성에 필요한 수천의 군졸을 덜어내어 기간을 한정하지 않고 축성에 사역하는 것이 진실로 좋은 계책입니다. 그런데 또 몇 달을 늦추어 가을로 기약한다면 일이 더욱 지연될 것이니 매우 염려스럽습니다.

그러나 당국자(當局者)가 방관자(傍觀者)만 못한 법이지만 멀리서 듣는 것이 직접 목도(目覩)하는 것만 못하므로 지금 그곳의 인정과 사세가 어떠한지는 모르겠으나, 시험삼아 이 뜻으로 감사·병사에게 하유하여 큰 어려움이 없으면 사세를 잘 헤아려 편의에 따라 역사를 일으키게 하는 것이 마땅하겠습니다. 신들이 마침 품고 있는 생각이 있어 지금 축성의 일로 인해 어리석은 소견을 대략 덧붙였습니다."

하니, 윤허한다고 답하였다.

원문

○備邊司啓曰: "忽溫原係小酋, 徒衆本不滿萬。 前日作耗我邊, 非一非再, 而勝負相當, 猶不大肆屠掠, 至於門岩之敗, 一軍塗地, 僵屍相枕於我境者, 本國邊臣親計其數, 亦且二千六百餘名, 而輿尸遠遁, 老兵追奔, 逐北深入, 而還其死於胡地者, 邊人皆言五六千云。 故至今傳者, 咸以爲: ‘忽兵之敗死, 不下七八千。’ 今雖不知其的數, 而在我國分明見知者, 幾於三千, 則忽胡在今可謂積敗之餘, 而亦所以不得不歸服於老酋也。 其勢如是, 故摧沮消縮, 不敢與諸酋有所抗衡, 而唯知我國邊軍有甚衰不振之勢, 故虛喝於我, 以自張大, 其爲情狀, 尤極痛駭。 彼其所欲者財帛, 所憚者兵力。 來請祿俸, 我旣許之, 或有因此姑止之勢, 或有如前作賊之患。 兇計無常, 今不可知也, 去來時候, 亦難的期。 試以在我防備言之, 則北道城池、器械似爲粗完, 如得人和, 此自足用, 忽賊若來, 而在我可守之勢, 則猶有十七八分。 當今之策, 唯當申飭邊臣, 繕完訓鍊, 積聚糧餉, 以時添兵, 待變無懈而已。 至於老酋兵力, 比忽賊差盛, 而一自門岩之捷, 其勢大盛, 雄於諸部, 故遠近部落幾盡服屬, 而所未及呑倂者, 唯汝許、海東、海西數賊而已。 其在今日, 則姑與我國日致款好, 以示其意, 而且其規畫、排置, 又非忽賊之比。 以此言之, 在今日目前之急, 似不當惴惴於忽賊。 而遠近民情, 一聞撫院之咨, 轉相煽動, 幾於荷擔, 此則固爲可愕, 不足爲言矣。 在後日經遠之慮, 則所當專意於老賊。 而老賊之來也, 於北道則迂而且險, 於西路則近而且坦, 賊之來路, 雖難預定。 兵使柳珩盡心國事, 勇往直前, 作事可嘉, 拜辭之日, 已與臣等講論此事。 故到任之後, 卽將昌、朔兩鎭爲先修築之意, 具由馳啓, 當於本月初一日起役矣。 續據二月狀啓, 則詔使之行, 迫在前頭, 直路各官, 紛紜牒報, 與巡察使相議, 初秋始役云。 西路一帶, 上年大無, 今當農月, 加以詔使之行, 築城之役, 固難猝擧。 朝廷雖遠, 豈不知此間情勢, 若是其難便也? 顧以不築城, 無以禦賊; 不禦賊, 無以立國, 此正危急存亡之秋也。 苟利於衛國, 豈可以計小弊而弛大猷也? 況以當初狀啓觀之, 則所使築城之卒, 非欲大加徵發, 盡用南畝之民也, 欲於江上列鎭堡夏節元防軍中, 量數除出云。 元防之軍, 不可以詔使來去有所弛張, 俱係本鎭, 本月應戍之卒, 除此數千之卒, 不限時月, 誠爲得計。 而又遲數月, 期在秋間, 事益遲延, 極爲可慮。 然當局不如傍觀, 遠聞不如目覩, 今不知本處人情、事勢如何, 試以此意下諭于監兵, 使如無大段難便, 則商量事勢, 隨宜起役爲當。 臣等適有所懷, 今因築城之事, 略附愚見。" 答曰: "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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