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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수정실록32권, 선조 31년 11월 1일 임오 1/3 기사 / 1598년 명 만력(萬曆) 26년

정언 문홍도가 유성룡을 탄핵하다

국역

정언 문홍도(文弘道)가 아뢰기를,

"신이 영남(嶺南)에 있으면서 풍원 부원군(豊原府院君) 유성룡(柳成龍)이 간사하고 시기하여 나라를 그르치고 백성을 병들게 한 죄를 익히 들었는데, 조정에서는 화를 겁내어 감히 그 간사함을 공척하지 못하고, 성명(聖明)께서는 고립(孤立)되어 그의 악을 듣지 못하시므로 신은 초야에 있으면서 항상 분개했었습니다. 이번에 마침 언관(言官)의 자리에 있게 되었으니 감히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어제 회의(會議)하고자 하는 뜻을 동료들에게 통지하였더니, 헌납 이이첨(李爾瞻)과 정언 박승업(朴承業)은 아장(亞長)에게 물어보겠다고 답하였고, 사간(司諫) 김신국(金藎國)은 내일 상의하겠다고 답하였습니다. 신의 말이 경시당하여 발론(發論)한 후에 지금까지 지연되었으니, 체척(遞斥)의 명을 내리소서."

하고, 신국·이첨·승업도 와서 인피하니, 헌부가 아울러 출사(出仕)시키기를 청하였다. 신국 등이 드디어 아뢰기를,

"성룡은 간사하고 아첨하는 자질로 요령 있게 처신하여 남을 해쳐도 사람들이 모르고 세상을 속여도 세상이 깨닫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것이 그의 평생 동안의 심사입니다. 정철(鄭澈)이 독(毒)을 부리던 때에 우성전(禹性傳)·이성중(李誠中)은 성룡의 심복(心腹)으로 간사한 철에게 아부하여 진신(搢紳)에게 해를 끼쳤고, 공론(空論)이 이미 일어난 후에는 성룡은 두 사람이 논핵당한 것을 분하게 여겨 유감을 품고 마침내 사류(士類)와 달리하여 자기에게 거슬리는 자는 원수처럼 배척하고, 자기에게 잘 보이는 자는 뒤질세라 등용하였습니다. 그래서 불령(不逞)한 무리들이 그 문(門)에 그림자같이 모여 들고 조아(爪牙)와 응견(鷹犬)이 내외에 깔려 있어 조정이 조용하지 못하고 사론(士論)이 어긋나고 남북(南北)의 설(說)이 또 세상에 돌아다니니 이는 실로 성룡이 처음 만든 것입니다. 기타 나라를 그르치고 백성을 병들게 한 죄는 하나뿐이 아니고 너무나 많습니다. 지난번 사신 가는 것을 염피(厭避)한 것으로 인하여 대략 견책(譴責)하여 정승만 체직시켰으니, 어떻게 그 죄를 징계하여 나라 사람에게 사죄(謝罪)하겠습니까. 삭탈 관작(削奪官爵)을 명하소서."

하였다. 대사헌 정창연(鄭昌衍), 집의 송일(宋馹), 장령 유몽인(柳夢寅)·송응순(宋應洵), 지평 유인길(柳寅吉) 등 역시 성룡의 죄를 논핵하여 삭탈 관작하기를 청한 지 4일에 파직을 명하고 이어 ‘대간이 말한 조아·응견이란 누구를 가리키는가?’ 하니, 간원이 ‘김수(金睟)·허성(許筬)·정경세(鄭經世)·최관(崔瓘)·김순명(金順命)·조정립(趙正立)·이호민(李好閔)·윤국형(尹國馨)이다.’고 답하였다. 그 후에 구의강(具義剛)·권진(權縉)이 서로 잇따라 들어와 양사(兩司)가 논박해 마지않았고, 부제학 정광적(鄭光績) 등이 속히 양사의 논의를 따르라는 차자을 올렸다. 송순(宋諄)이 광적을 대신하여 부제학이 되고 이이첨(李爾瞻)이 수찬으로 이배(移拜)되어 계속 극언(極言)하니 상이 그제야 따랐다.

상고하건대, 성룡은 평소 중망(重望)을 지고 여러 해 동안 당국(當國)하여 크게 군소배의 미움을 받았다. 처음에는 사행(使行)을 자청하지 않은 것으로 죄안(罪案)을 삼더니 이내 기회를 틈타 근거 없는 말과 이치에 닿지 않는 비방을 마음대로 얽어 마침내는 자모(慈母)가 북[杼]을 던지는 지경023) 에 이르렀으니, 슬픈 일이다. 당시 양사의 여러 신하들 가운데 어찌 한두 명의 지식인이 없었겠는가만 군소배의 유혹과 위협을 받아 같은 말로 헐뜯어 배척하기에 힘을 다하였으니, 더욱 애석하다. 이 논의는 대개 이경전(李慶全)·남이공(南以恭)의 무리가 몰래 주장하고 문홍도(文弘道)와 이이첨(李爾瞻)이 창도한 것이라고 한다.

  • [註 023] 자모(慈母)가 북[杼]을 던지는 지경 : 의심을 하게 되었다는 뜻. 증삼(曾參)과 동명이인(同名異人)이 살인을 하자 마을 사람이 증삼의 어머니에게 증삼이 사람을 죽였다고 전하였다. 그러나 증삼의 어머니는 그럴 리 없다고 믿지 않았으나 세 번째 같은 말을 듣자 사실로 믿고 베짜던 북을 던지고 베틀에서 내려와 담을 넘었다 한다.

원문

○朔壬午/正言文弘道啓曰: "臣在嶺南, 飽聞豐原府院君 柳成龍有回邪忌克, 誤國病民之罪, 而朝著怵禍, 莫敢斥其奸, 聖明孤立, 不得聞其惡, 臣於草野之間, 常切憤惋。 今者適忝言地, 不敢韜舌。 昨以會議之意, 簡通于同僚, 則獻納李爾瞻、正言朴承業以問于亞長爲答, 而司諫金藎國以明日相議爲答。 臣言不見重, 發論之後遲延至此, 請賜遞斥。" 藎國、爾瞻、承業亦來避, 憲府竝請出仕。 藎國等遂啓曰: "成龍以邪侫之資, 濟之以材慧, 害人而人不知, 欺世而世不悟, 此其平生之肝肺也。 當鄭澈肆毒之日, 禹性傳、李誠中以成龍之腹心, 諂附奸澈, 流害搢紳。 及其公論旣發之後, 成龍憤兩人被劾, 挾憾怏怏, 遂與士類異焉, 忤己者排之若讐; 媚己者進之恐後。 不逞之輩影附其門, 爪牙鷹犬, 布列內外, 致令朝著不靖, 士論乖角, 南北之說又行於世, 此實成龍之所作俑也, 其他誤國病民之罪, 不一而足。 頃以厭避使事, 略被譴責, 只遞台輔, 其何以懲其罪, 而謝國人乎? 請命削奪官爵。" 大司憲鄭昌衍、執義宋馹、掌令柳夢寅、宋應洵、持平柳寅吉等亦論成龍之罪, 請削奪。 論之四日, 命罷職, 仍問: "臺諫所謂爪牙鷹犬, 指誰而言耶?" 諫院以金睟、許筬、鄭經世、崔瓘、金順命、趙正立、李好閔、尹國馨對。 其後, 具義剛、權縉相繼入, 兩司猶論之不已, 副提學鄭光績等以亟從兩司之論陳箚。 宋諄代光績爲副提學, 爾瞻移拜修撰, 仍極言之。 上乃從之, 按, 成龍素負重望, 當國累年, 大爲群小所惎。 初以使行之不自請爲罪案, 而乘機搆捏, 以無根之說、不近之謗, 肆意羅織, 終至於慈母投杼, 痛矣! 當時, 兩司諸臣, 豈無一二有知識者, 而爲群小輩所誘脅, 同辭而毁斥之, 不遺餘力, 尤可惜也。 此論蓋李慶全、南以恭輩陰主之, 而弘道、爾瞻倡之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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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수정실록32권, 선조 31년 11월 1일 임오 1/3 기사 / 1598년 명 만력(萬曆) 26년

정언 문홍도가 유성룡을 탄핵하다

국역

정언 문홍도(文弘道)가 아뢰기를,

"신이 영남(嶺南)에 있으면서 풍원 부원군(豊原府院君) 유성룡(柳成龍)이 간사하고 시기하여 나라를 그르치고 백성을 병들게 한 죄를 익히 들었는데, 조정에서는 화를 겁내어 감히 그 간사함을 공척하지 못하고, 성명(聖明)께서는 고립(孤立)되어 그의 악을 듣지 못하시므로 신은 초야에 있으면서 항상 분개했었습니다. 이번에 마침 언관(言官)의 자리에 있게 되었으니 감히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어제 회의(會議)하고자 하는 뜻을 동료들에게 통지하였더니, 헌납 이이첨(李爾瞻)과 정언 박승업(朴承業)은 아장(亞長)에게 물어보겠다고 답하였고, 사간(司諫) 김신국(金藎國)은 내일 상의하겠다고 답하였습니다. 신의 말이 경시당하여 발론(發論)한 후에 지금까지 지연되었으니, 체척(遞斥)의 명을 내리소서."

하고, 신국·이첨·승업도 와서 인피하니, 헌부가 아울러 출사(出仕)시키기를 청하였다. 신국 등이 드디어 아뢰기를,

"성룡은 간사하고 아첨하는 자질로 요령 있게 처신하여 남을 해쳐도 사람들이 모르고 세상을 속여도 세상이 깨닫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것이 그의 평생 동안의 심사입니다. 정철(鄭澈)이 독(毒)을 부리던 때에 우성전(禹性傳)·이성중(李誠中)은 성룡의 심복(心腹)으로 간사한 철에게 아부하여 진신(搢紳)에게 해를 끼쳤고, 공론(空論)이 이미 일어난 후에는 성룡은 두 사람이 논핵당한 것을 분하게 여겨 유감을 품고 마침내 사류(士類)와 달리하여 자기에게 거슬리는 자는 원수처럼 배척하고, 자기에게 잘 보이는 자는 뒤질세라 등용하였습니다. 그래서 불령(不逞)한 무리들이 그 문(門)에 그림자같이 모여 들고 조아(爪牙)와 응견(鷹犬)이 내외에 깔려 있어 조정이 조용하지 못하고 사론(士論)이 어긋나고 남북(南北)의 설(說)이 또 세상에 돌아다니니 이는 실로 성룡이 처음 만든 것입니다. 기타 나라를 그르치고 백성을 병들게 한 죄는 하나뿐이 아니고 너무나 많습니다. 지난번 사신 가는 것을 염피(厭避)한 것으로 인하여 대략 견책(譴責)하여 정승만 체직시켰으니, 어떻게 그 죄를 징계하여 나라 사람에게 사죄(謝罪)하겠습니까. 삭탈 관작(削奪官爵)을 명하소서."

하였다. 대사헌 정창연(鄭昌衍), 집의 송일(宋馹), 장령 유몽인(柳夢寅)·송응순(宋應洵), 지평 유인길(柳寅吉) 등 역시 성룡의 죄를 논핵하여 삭탈 관작하기를 청한 지 4일에 파직을 명하고 이어 ‘대간이 말한 조아·응견이란 누구를 가리키는가?’ 하니, 간원이 ‘김수(金睟)·허성(許筬)·정경세(鄭經世)·최관(崔瓘)·김순명(金順命)·조정립(趙正立)·이호민(李好閔)·윤국형(尹國馨)이다.’고 답하였다. 그 후에 구의강(具義剛)·권진(權縉)이 서로 잇따라 들어와 양사(兩司)가 논박해 마지않았고, 부제학 정광적(鄭光績) 등이 속히 양사의 논의를 따르라는 차자을 올렸다. 송순(宋諄)이 광적을 대신하여 부제학이 되고 이이첨(李爾瞻)이 수찬으로 이배(移拜)되어 계속 극언(極言)하니 상이 그제야 따랐다.

상고하건대, 성룡은 평소 중망(重望)을 지고 여러 해 동안 당국(當國)하여 크게 군소배의 미움을 받았다. 처음에는 사행(使行)을 자청하지 않은 것으로 죄안(罪案)을 삼더니 이내 기회를 틈타 근거 없는 말과 이치에 닿지 않는 비방을 마음대로 얽어 마침내는 자모(慈母)가 북[杼]을 던지는 지경023) 에 이르렀으니, 슬픈 일이다. 당시 양사의 여러 신하들 가운데 어찌 한두 명의 지식인이 없었겠는가만 군소배의 유혹과 위협을 받아 같은 말로 헐뜯어 배척하기에 힘을 다하였으니, 더욱 애석하다. 이 논의는 대개 이경전(李慶全)·남이공(南以恭)의 무리가 몰래 주장하고 문홍도(文弘道)와 이이첨(李爾瞻)이 창도한 것이라고 한다.

  • [註 023] 자모(慈母)가 북[杼]을 던지는 지경 : 의심을 하게 되었다는 뜻. 증삼(曾參)과 동명이인(同名異人)이 살인을 하자 마을 사람이 증삼의 어머니에게 증삼이 사람을 죽였다고 전하였다. 그러나 증삼의 어머니는 그럴 리 없다고 믿지 않았으나 세 번째 같은 말을 듣자 사실로 믿고 베짜던 북을 던지고 베틀에서 내려와 담을 넘었다 한다.

원문

○朔壬午/正言文弘道啓曰: "臣在嶺南, 飽聞豐原府院君 柳成龍有回邪忌克, 誤國病民之罪, 而朝著怵禍, 莫敢斥其奸, 聖明孤立, 不得聞其惡, 臣於草野之間, 常切憤惋。 今者適忝言地, 不敢韜舌。 昨以會議之意, 簡通于同僚, 則獻納李爾瞻、正言朴承業以問于亞長爲答, 而司諫金藎國以明日相議爲答。 臣言不見重, 發論之後遲延至此, 請賜遞斥。" 藎國、爾瞻、承業亦來避, 憲府竝請出仕。 藎國等遂啓曰: "成龍以邪侫之資, 濟之以材慧, 害人而人不知, 欺世而世不悟, 此其平生之肝肺也。 當鄭澈肆毒之日, 禹性傳、李誠中以成龍之腹心, 諂附奸澈, 流害搢紳。 及其公論旣發之後, 成龍憤兩人被劾, 挾憾怏怏, 遂與士類異焉, 忤己者排之若讐; 媚己者進之恐後。 不逞之輩影附其門, 爪牙鷹犬, 布列內外, 致令朝著不靖, 士論乖角, 南北之說又行於世, 此實成龍之所作俑也, 其他誤國病民之罪, 不一而足。 頃以厭避使事, 略被譴責, 只遞台輔, 其何以懲其罪, 而謝國人乎? 請命削奪官爵。" 大司憲鄭昌衍、執義宋馹、掌令柳夢寅、宋應洵、持平柳寅吉等亦論成龍之罪, 請削奪。 論之四日, 命罷職, 仍問: "臺諫所謂爪牙鷹犬, 指誰而言耶?" 諫院以金睟、許筬、鄭經世、崔瓘、金順命、趙正立、李好閔、尹國馨對。 其後, 具義剛、權縉相繼入, 兩司猶論之不已, 副提學鄭光績等以亟從兩司之論陳箚。 宋諄代光績爲副提學, 爾瞻移拜修撰, 仍極言之。 上乃從之, 按, 成龍素負重望, 當國累年, 大爲群小所惎。 初以使行之不自請爲罪案, 而乘機搆捏, 以無根之說、不近之謗, 肆意羅織, 終至於慈母投杼, 痛矣! 當時, 兩司諸臣, 豈無一二有知識者, 而爲群小輩所誘脅, 同辭而毁斥之, 不遺餘力, 尤可惜也。 此論蓋李慶全、南以恭輩陰主之, 而弘道、爾瞻倡之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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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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