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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수정실록27권, 선조 26년 6월 1일 갑신 2/17 기사 / 1593년 명 만력(萬曆) 21년

일본에 포로로 잡혔던 황정욱과 황혁 등을 하옥시키다

국역

황정욱황혁 등을 하옥시켰다.

당초에 김귀영(金貴榮)황정욱 부자와 순변사(巡邊使) 이영(李瑛) 등이 왕자를 수행했다가 포로가 되었고, 병사(兵使) 한극함(韓克諴) 등은 토적(土賊)에게 잡혀 항복하였는데, 청정(淸正)이 군중에 가두었다. 그 뒤 김귀영은 먼저 나왔다. 청정이 또 왕자를 협박하여 강화에 관한 글을 우리 나라에 통보하게 하였다. 황정욱 등이 처음에는 거절하였으나 적이 황혁의 어린 아들을 베면서 위협하자 황혁은 이에 난초(亂草)로 한 장을 썼다. 겉면에는 ‘행재소개탁(行在所開拆)’이라 쓰고, 끝에는 ‘장계군(長溪君)·황 호군(黃護軍) 【황혁이 호군이었음.】 ·남 병사(南兵使)라고 【이영을 남 병사라 칭함.】 썼으며, 안에는 ‘관백전하(關白殿下)가 장차 바다를 건너올 것이다.’라는 말을 기재하면서 일부러 난잡하게 하여 장식(狀式)을 이루지 않았는데 이렇게 해서 적을 속여 화를 지연시켰다. 그리고 실제의 장계를 세서(細書)로 써서 종이끈을 꼬아가지고 싸보내면서 차인(差人)에게 몰래 부탁하기를,

"허위의 글은 버리고 종이끈으로 꼬아진 장계를 바치라."

하였는데, 차인 역시 포로로 잡혀간 상인(常人)이었다. 그런데 체찰사(體察使)의 군문에 이르러서는 그만 혼겁(昏㥘)하여 어찌할 줄을 모르고 허위의 장계만을 바치고 말았다. 상은 그것을 보고 크게 놀랐으며, 조정에서는,

"신(臣)자를 쓰지 않고 관백을 전하라고 칭하였으니, 이는 곧 신하 노릇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하옥시키고 국문(鞫問)하였는데, 황혁은 형추(刑推)를 받고, 황정욱길주(吉州)로 정배되었다. 그 뒤에 재차 국문하였는데, 황혁은 거의 죽게 된 상태에서 곧 해서(海西)에 유배되었다. 한극함은 먼저 이미 도망해 나왔는데 적중에 있을 때 적의 비위를 맞춘 죄목으로 주참(誅斬)되었고, 이영도 이때에 아울러 주참되었으니, 이는 실률(失律)의 죄를 겸하여 논한 것이었다.

원문

○下黃廷彧黃赫等獄。 初, 金貴榮廷彧父子、巡邊使李瑛等, 從王子被擄, 兵使韓克諴等, 爲土賊執縛以降, 淸正囚之軍中, 貴榮先出來。 淸正又脅王子, 通和書于我國, 廷彧等初拒之, 賊斬幼子以威之, 乃亂草一紙。 面書行在所開拆, 末書長溪君黃護軍 【赫爲護軍。】 南兵使, 【李瑛稱南兵使。】 內有關白殿下, 將渡海以來之語, 蓋故爲雜亂, 不成狀式, 以欺賊緩禍。 又細書實狀, 作紙索裹送, 陰囑差人去僞書, 以索狀投進, 差人亦被俘常人。 到體察使軍門, 昏怯失措, 只以僞狀投呈。 上見之大駭, 朝廷以爲: "不書臣字, 稱關白爲殿下, 乃不臣之志也。" 至是, 下獄鞫問, 被刑推, 竄廷彧吉州。 其後再鞫, 幾死, 乃長流海西。 韓克諴先已逃出, 以在賊有媚事狀誅之。 至是竝被誅, 蓋兼論失律之罪也。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선조수정실록27권, 선조 26년 6월 1일 갑신 2/17 기사 / 1593년 명 만력(萬曆) 21년

일본에 포로로 잡혔던 황정욱과 황혁 등을 하옥시키다

국역

황정욱황혁 등을 하옥시켰다.

당초에 김귀영(金貴榮)황정욱 부자와 순변사(巡邊使) 이영(李瑛) 등이 왕자를 수행했다가 포로가 되었고, 병사(兵使) 한극함(韓克諴) 등은 토적(土賊)에게 잡혀 항복하였는데, 청정(淸正)이 군중에 가두었다. 그 뒤 김귀영은 먼저 나왔다. 청정이 또 왕자를 협박하여 강화에 관한 글을 우리 나라에 통보하게 하였다. 황정욱 등이 처음에는 거절하였으나 적이 황혁의 어린 아들을 베면서 위협하자 황혁은 이에 난초(亂草)로 한 장을 썼다. 겉면에는 ‘행재소개탁(行在所開拆)’이라 쓰고, 끝에는 ‘장계군(長溪君)·황 호군(黃護軍) 【황혁이 호군이었음.】 ·남 병사(南兵使)라고 【이영을 남 병사라 칭함.】 썼으며, 안에는 ‘관백전하(關白殿下)가 장차 바다를 건너올 것이다.’라는 말을 기재하면서 일부러 난잡하게 하여 장식(狀式)을 이루지 않았는데 이렇게 해서 적을 속여 화를 지연시켰다. 그리고 실제의 장계를 세서(細書)로 써서 종이끈을 꼬아가지고 싸보내면서 차인(差人)에게 몰래 부탁하기를,

"허위의 글은 버리고 종이끈으로 꼬아진 장계를 바치라."

하였는데, 차인 역시 포로로 잡혀간 상인(常人)이었다. 그런데 체찰사(體察使)의 군문에 이르러서는 그만 혼겁(昏㥘)하여 어찌할 줄을 모르고 허위의 장계만을 바치고 말았다. 상은 그것을 보고 크게 놀랐으며, 조정에서는,

"신(臣)자를 쓰지 않고 관백을 전하라고 칭하였으니, 이는 곧 신하 노릇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하옥시키고 국문(鞫問)하였는데, 황혁은 형추(刑推)를 받고, 황정욱길주(吉州)로 정배되었다. 그 뒤에 재차 국문하였는데, 황혁은 거의 죽게 된 상태에서 곧 해서(海西)에 유배되었다. 한극함은 먼저 이미 도망해 나왔는데 적중에 있을 때 적의 비위를 맞춘 죄목으로 주참(誅斬)되었고, 이영도 이때에 아울러 주참되었으니, 이는 실률(失律)의 죄를 겸하여 논한 것이었다.

원문

○下黃廷彧黃赫等獄。 初, 金貴榮廷彧父子、巡邊使李瑛等, 從王子被擄, 兵使韓克諴等, 爲土賊執縛以降, 淸正囚之軍中, 貴榮先出來。 淸正又脅王子, 通和書于我國, 廷彧等初拒之, 賊斬幼子以威之, 乃亂草一紙。 面書行在所開拆, 末書長溪君黃護軍 【赫爲護軍。】 南兵使, 【李瑛稱南兵使。】 內有關白殿下, 將渡海以來之語, 蓋故爲雜亂, 不成狀式, 以欺賊緩禍。 又細書實狀, 作紙索裹送, 陰囑差人去僞書, 以索狀投進, 差人亦被俘常人。 到體察使軍門, 昏怯失措, 只以僞狀投呈。 上見之大駭, 朝廷以爲: "不書臣字, 稱關白爲殿下, 乃不臣之志也。" 至是, 下獄鞫問, 被刑推, 竄廷彧吉州。 其後再鞫, 幾死, 乃長流海西。 韓克諴先已逃出, 以在賊有媚事狀誅之。 至是竝被誅, 蓋兼論失律之罪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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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 1
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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