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검색

선조실록199권, 선조 39년 5월 13일 경진 2/2 기사 / 1606년 명 만력(萬曆) 34년

비변사에서 가강에게 서계와 능침 발굴범을 요구하자고 요청하다

국역

좌부승지 최염(崔濂)이 비변사의 말로 아뢰기를,

"일본(日本)에 차인(差人)을 들여보내는 일을 입계하니, 전교하시기를 ‘적이 화친을 요구하는 것은 모두 대마도가 중간에서 한 짓이니, 그들이 가강(家康)을 칭탁하는 것은 모두 거짓말이다. 가강이 실지로 속히 화호(和好)하려는 뜻이 있다면 유정(惟政)이 돌아올 때에 한장의 글도 부치지 않고 혹 장황하게 사설을 늘어놓고, 혹은 흉악한 위협으로 공갈했겠는가. 수뢰(秀賴)와 가강 가운데 지금 어떤 적이 국사를 주관하는지 모르는데 갑자기 그처럼 말을 만들어 글을 보내면 귤지정의 꾀에 속을까 염려된다. 설사 가강이 실제로 왜주(倭主)가 되었다 하더라도 수길의 무리를 모조리 제거했으면 그만이지만 그렇지 않고 그 무리가 중외(中外)에 가득 차 있다면 가강이 어린애를 끼고 군하(群下)를 호령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번에 곧바로 가강에게 글을 보내면 여러 적들이 유감을 품게 될까 싶으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러므로 내 생각은 사람을 보내 정탐하여 그들의 사정을 대강 안 뒤에 처리하고자 한다. 또 한 가지 생각이 있으니, 능(陵)을 범한 적을 잡아 죽이면 참으로 의리상 통쾌하나 다만 압송하기를 기필할 수 없고, 압송하더라도 마치 금로(金虜)가 재궁(梓宮)을 송환하듯이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개 왜적은 아주 교활하여 꾀가 십배나 되어 우리는 걸핏하면 속아왔다. 이는 한 나라의 큰일이니 반복하여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의논하여 아뢰라.’고 하셨습니다.

신들이 삼가 성비(聖批)를 받들어 재삼 봉독(奉讀)하니 성려(聖慮)가 심원하여 실로 아랫사람들이 미치지 못할 바입니다. 이번 화호를 요구하는 것은 처음부터 전적으로 대마도가 중간에서 한 짓인데, 지금 와서 조신(調信)이 죽고 의지(義智)·경직(景直)의 무리가 형세가 외로와지자 이 일로써 가강에게 잘 보여 자신을 보호하는 계책을 삼으려는 생각에서 이처럼 독촉하는 것입니다.

가강에게 있어서는 화친을 하면 뽐낼 수 있고 화친하지 않더라도 손해볼 것이 없으니, 그 마음이 이러할 뿐입니다. 가강이 이미 국권을 잡았다 하더라도 수뢰(秀賴)가 아직 살아 있다면 뜻을 잃고 곳곳에 흩어져 유감과 원한을 품고 있는 그의 무리가 반드시 많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들이 이를 염려하여 항상 그들 나라가 안정되기 전에는 갑자기 사신 보내기를 어려워했던 것입니다.

다만 이 일은 처음에 이미 발단되어 여러 해 동안 미루어 오다가 이 지경에 이르러 그들의 소원을 이루지 못한다면 대마도(對馬島)가 독기를 부려 또 우리 변경을 소요시킬 것이니, 어찌 매우 염려되지 않겠습니까. 근일 반복하여 생각해 보고 들은 바를 참작해 보았는데, 손문욱(孫文彧)·손승서(孫承緖)의 말과 귤지정(橘智正)의 말이 대개 서로 같으니, 가강이 나라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의심이 없는 듯합니다. 사람을 보내 정탐(偵探)하여 실정을 알아내려 할 경우 문서(文書)가 없으면 대마도가 반드시 들여보내지 않을 것이고, 다른 일을 핑계하면 꾸며댈 말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예조(禮曹)의 글을 곧바로 가강의 집정(執政)에게 보내 그들의 본의가 어디에 있는가를 탐문하려는 것입니다. 말을 만들 때는 곧바로 수길(秀吉)의 소위와 가강 자신이 한 말에 의거하여 하면 평적(平賊)의 무리가 보더라도 허물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 능을 범한 적은 만고(萬古)에 통분한 일인데, 일본과 통호하지 않는다면 그만이지만 통호한다면 이는 바로 제일 먼저 따져야 할 일입니다. 더군다나 평조윤(平調允)은 대마도의 적이니 대마도가 이미 통호하는 일을 급하게 여겨 혹시라도 이 적을 아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묶어 보내라는 의논이 나오게 된 것이나, 교활한 무리들이 한(漢)나라에서 장이(張耳)를 참(斬)하는 계책036) 을 내는 것인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변은 무궁하고 적정(賊情)은 헤아리기가 어렵습니다. 만약 서계 가운데 너무 드러나는 것을 혐의한다면 어제의 계사(啓辭)를 약간 수정하여 전의 계청(啓請)에 의해 시행하고, 만약 금번에 글을 보내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면 우선은 손문욱(孫文彧)으로 하여금 부산(釜山)으로 달려가 귤지정에게 ‘수길이 죽은 후에 가강은 수길이 하던 일을 모두 반대로 하여 포로된 사람이 연속 나와도 금하지 않으나, 가강과 우리 나라는 본디 의거할 만한 관계가 없다. 가강이 실로 화친하고자 한다면 서계(書契)를 서로 통해야 하는데 너희 대마도가 빈번하게 왕래하는데도 어찌 글 한장도 없는가. 너는 모름지기 이런 뜻을 가강에게 말하여 서계를 가지고 오면 화친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 종전에 우리 나라가 감히 가벼이 화친을 허락하지 않했던 것은 능을 범한 적의 죄를 다스리지 못하여 지극한 통한(痛恨)이 있어서이다.’는 뜻으로 말을 만들어 타이르게 하고 서계 역시 이런 뜻으로 답하여 들여 보내면 무방할 듯합니다. 이 두 조항에 대해 삼가 성상의 결단을 기다립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서계를 가지고 오라는 말은 이루어지지 않을 듯싶다. 가강이 반드시 이 한마디 말로 인하여 제가 먼저 우리에게 서계를 보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적의 뜻은 바로 우리가 먼저 사신을 보내 글을 보냄으로써 ‘우리가 사신을 보내 화친을 청했다.’고 말하거나, 혹은 ‘항복을 애걸하여 정성을 다해 섬겼다.’는 등의 말로 지칭하여 후세에 과시하려는 것이다. 금수 같은 자들의 말에 대해 선악을 따질 것이 못되지만 그들의 간계(姦計)는 이럴 것 같다. 이는 큰 일이니 어제 계사의 뜻에 대해 본사 당상으로 하여금 각기 소견을 진달하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08책 199권 8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193면
  • 【분류】외교-왜(倭)
  • [註 036] 한(漢)나라에서 장이(張耳)를 참(斬)하는 계책 : 기만책으로 상대를 안심시켜 이용한 사실. 장이(張耳)는 진말(秦末)의 혼란기 사람으로 진여(陳餘)와 생사를 같이할 관계를 맺고 함께 항우(項羽)의 부하가 되었다. 그러나 항우가 장이만 왕으로 봉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진여는 조(趙)나라를 도와 복구하고 이어 장이를 쳐서 그 땅을 빼앗았다. 그리하여 장이가 한 고조(漢高祖)에게로 달아나자 한 고조는 이를 받아들여 후대하였다. 이때 한 고조는 초(楚)나라를 치기 위하여 진여에게 원군을 요청하게 되었는데, 진여는 ‘장이를 죽인다면 그대로 다르겠다.’고 대답하였다. 이에 한 고조는 장이와 닮은 사람의 머리를 베어 보내니 진여는 그제야 믿고 한 고조를 도왔다. 그러나 뒤늦게 장이가 살아 있음을 안 진여는 격노하여 한나라에 반기를 들었다가 한 고조가 보낸 한신(韓信)·장이 등에게 잡혀 죽었다. 《사기(史記)》 권89 장이·진여열전(張耳陳餘列傳) 29.

원문

○左副承旨崔濂以備邊司言啓曰: "以日本差人入送事入啓, 答曰: ‘賊之要和, 皆是中間馬島之所爲, 其托稱家康者, 無非詐譎之言。 家康若實有欲速和好之意, 則當惟政之歸也, 何無一書付之, 或張皇辭說; 或刼脅兇威, 以恐動之乎? 秀頼、家康, 時未知其某賊之主國事, 而遽爾如是措辭致書, 則恐爲智正所賣。 設使家康實爲倭主, 而秀吉之黨盡爲鋤而去之則已, 不然, 其黨布滿中外, 家康不過挾其幼孽, 以令群小而已則今此直爲致書於家康, 恐爲群賊所憾, 亦未知其何如也。 故, 予意則欲遣人偵探, 更得其梗槪然後, 處之耳。 又有一意, 犯陵之賊, 得以誅之, 誠義之所快矣。 但慮未必縛送, 而所縛送者, 萬一如金虜之送還梓宮則如之何? 大槪倭賊極狡, 其計十倍我, 必動爲所賺。 此一國大事, 不可不反覆深思, 更爲議啓。’ 事, 傳敎矣。 臣等伏承聖批, 奉讀再三, 聖慮深遠, 實非下情所及。 今此要和之事, 自初專出於馬島中間之所爲, 而到今調信物故, 義智、景直輩, 形迹孤危, 欲以此事, 媚悅家康以爲自保之計, 催迫至於此極耳。 在家康, 則得和, 有足誇張; 不和亦無所損其心, 不過如此而已。 家康, 雖已當國, 秀頼一息尙存, 其黨之失意散處, 而蓄憾懷怨者必多。 故, 臣等爲此之慮, 常以渠之國事靡定之前, 遽爾送使爲難矣。 但此事, 初旣發端, 累年推托, 到此地頭, 亦未遂所願, 則馬島蜂蠆之毒, 亦足以擾我邊上, 豈非可虞之甚者乎? 近日反覆思量, 參以所聞, 如孫文彧、孫承緖之言與橘智正所言, 大槪相同, 家康之主國, 似無所疑。 欲遣人偵探, 以得實情, 而無文書, 則馬島必不入送, 欲托以他事, 則無辭可措。 故, 欲以禮曹之書, 直送於家康之執政, 以探其意之所在。 至於措語則直據秀吉之所爲; 家康之自言而爲之說, 使平賊之黨見之, 亦不以爲過也。 且犯陵之賊, 萬古至痛, 與日本不爲通言則已, 萬一通言, 則此乃開口第一義也。 況平調允係是馬島之賊, 馬島旣以和事爲急, 容或有不惜此賊之理, 此縛送之議所以發, 而狡黠之輩, 或出漢斬張耳之計, 亦未可預料也。 然, 事變無窮, 賊情難度。 若以書契中爲嫌於太露, 則就昨日啓辭, 略加點化, 依前啓請施行, 若以今番致書爲未妥則姑令孫文彧, 馳往釜山, 言於智正曰: ‘秀吉旣斃之後, 家康盡反其所爲, 被擄人口連續出來, 而亦不禁, 家康之於我國, 固無可(據)〔拒〕 之道。 家康實欲通和則可以相通書契, 爾島之往來頗頻, 何無一字相及耶? 爾須以此意, 言於家康, 持一書契而來, 和事可成也。 且從前我國之不敢輕許和事者, 直以犯陵之賊不能討罪, 至痛在心耳。’ 如是措辭開諭, 其書契亦以此意爲答入送, 似爲無妨。 此兩款, 伏候睿裁。" 傳曰: "持一書契而來之言, 則恐不成矣。 家康必不肯因此一言, 先自送 書於我矣。 賊之意, 正欲要我先遣使致書, 謂我爲 ‘遣使乞和’ 或指稱 ‘乞降納款’ 等語, 誇張後世耳。 禽獸之言, 其善其惡, 雖不足數, 姦計似如此耳。 大槪大事, 昨日啓辭之意, 令本司堂上, 各陳所見。"

  • 【태백산사고본】 108책 199권 8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193면
  • 【분류】외교-왜(倭)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선조실록199권, 선조 39년 5월 13일 경진 2/2 기사 / 1606년 명 만력(萬曆) 34년

비변사에서 가강에게 서계와 능침 발굴범을 요구하자고 요청하다

국역

좌부승지 최염(崔濂)이 비변사의 말로 아뢰기를,

"일본(日本)에 차인(差人)을 들여보내는 일을 입계하니, 전교하시기를 ‘적이 화친을 요구하는 것은 모두 대마도가 중간에서 한 짓이니, 그들이 가강(家康)을 칭탁하는 것은 모두 거짓말이다. 가강이 실지로 속히 화호(和好)하려는 뜻이 있다면 유정(惟政)이 돌아올 때에 한장의 글도 부치지 않고 혹 장황하게 사설을 늘어놓고, 혹은 흉악한 위협으로 공갈했겠는가. 수뢰(秀賴)와 가강 가운데 지금 어떤 적이 국사를 주관하는지 모르는데 갑자기 그처럼 말을 만들어 글을 보내면 귤지정의 꾀에 속을까 염려된다. 설사 가강이 실제로 왜주(倭主)가 되었다 하더라도 수길의 무리를 모조리 제거했으면 그만이지만 그렇지 않고 그 무리가 중외(中外)에 가득 차 있다면 가강이 어린애를 끼고 군하(群下)를 호령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번에 곧바로 가강에게 글을 보내면 여러 적들이 유감을 품게 될까 싶으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러므로 내 생각은 사람을 보내 정탐하여 그들의 사정을 대강 안 뒤에 처리하고자 한다. 또 한 가지 생각이 있으니, 능(陵)을 범한 적을 잡아 죽이면 참으로 의리상 통쾌하나 다만 압송하기를 기필할 수 없고, 압송하더라도 마치 금로(金虜)가 재궁(梓宮)을 송환하듯이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개 왜적은 아주 교활하여 꾀가 십배나 되어 우리는 걸핏하면 속아왔다. 이는 한 나라의 큰일이니 반복하여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의논하여 아뢰라.’고 하셨습니다.

신들이 삼가 성비(聖批)를 받들어 재삼 봉독(奉讀)하니 성려(聖慮)가 심원하여 실로 아랫사람들이 미치지 못할 바입니다. 이번 화호를 요구하는 것은 처음부터 전적으로 대마도가 중간에서 한 짓인데, 지금 와서 조신(調信)이 죽고 의지(義智)·경직(景直)의 무리가 형세가 외로와지자 이 일로써 가강에게 잘 보여 자신을 보호하는 계책을 삼으려는 생각에서 이처럼 독촉하는 것입니다.

가강에게 있어서는 화친을 하면 뽐낼 수 있고 화친하지 않더라도 손해볼 것이 없으니, 그 마음이 이러할 뿐입니다. 가강이 이미 국권을 잡았다 하더라도 수뢰(秀賴)가 아직 살아 있다면 뜻을 잃고 곳곳에 흩어져 유감과 원한을 품고 있는 그의 무리가 반드시 많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들이 이를 염려하여 항상 그들 나라가 안정되기 전에는 갑자기 사신 보내기를 어려워했던 것입니다.

다만 이 일은 처음에 이미 발단되어 여러 해 동안 미루어 오다가 이 지경에 이르러 그들의 소원을 이루지 못한다면 대마도(對馬島)가 독기를 부려 또 우리 변경을 소요시킬 것이니, 어찌 매우 염려되지 않겠습니까. 근일 반복하여 생각해 보고 들은 바를 참작해 보았는데, 손문욱(孫文彧)·손승서(孫承緖)의 말과 귤지정(橘智正)의 말이 대개 서로 같으니, 가강이 나라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의심이 없는 듯합니다. 사람을 보내 정탐(偵探)하여 실정을 알아내려 할 경우 문서(文書)가 없으면 대마도가 반드시 들여보내지 않을 것이고, 다른 일을 핑계하면 꾸며댈 말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예조(禮曹)의 글을 곧바로 가강의 집정(執政)에게 보내 그들의 본의가 어디에 있는가를 탐문하려는 것입니다. 말을 만들 때는 곧바로 수길(秀吉)의 소위와 가강 자신이 한 말에 의거하여 하면 평적(平賊)의 무리가 보더라도 허물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 능을 범한 적은 만고(萬古)에 통분한 일인데, 일본과 통호하지 않는다면 그만이지만 통호한다면 이는 바로 제일 먼저 따져야 할 일입니다. 더군다나 평조윤(平調允)은 대마도의 적이니 대마도가 이미 통호하는 일을 급하게 여겨 혹시라도 이 적을 아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묶어 보내라는 의논이 나오게 된 것이나, 교활한 무리들이 한(漢)나라에서 장이(張耳)를 참(斬)하는 계책036) 을 내는 것인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변은 무궁하고 적정(賊情)은 헤아리기가 어렵습니다. 만약 서계 가운데 너무 드러나는 것을 혐의한다면 어제의 계사(啓辭)를 약간 수정하여 전의 계청(啓請)에 의해 시행하고, 만약 금번에 글을 보내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면 우선은 손문욱(孫文彧)으로 하여금 부산(釜山)으로 달려가 귤지정에게 ‘수길이 죽은 후에 가강은 수길이 하던 일을 모두 반대로 하여 포로된 사람이 연속 나와도 금하지 않으나, 가강과 우리 나라는 본디 의거할 만한 관계가 없다. 가강이 실로 화친하고자 한다면 서계(書契)를 서로 통해야 하는데 너희 대마도가 빈번하게 왕래하는데도 어찌 글 한장도 없는가. 너는 모름지기 이런 뜻을 가강에게 말하여 서계를 가지고 오면 화친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 종전에 우리 나라가 감히 가벼이 화친을 허락하지 않했던 것은 능을 범한 적의 죄를 다스리지 못하여 지극한 통한(痛恨)이 있어서이다.’는 뜻으로 말을 만들어 타이르게 하고 서계 역시 이런 뜻으로 답하여 들여 보내면 무방할 듯합니다. 이 두 조항에 대해 삼가 성상의 결단을 기다립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서계를 가지고 오라는 말은 이루어지지 않을 듯싶다. 가강이 반드시 이 한마디 말로 인하여 제가 먼저 우리에게 서계를 보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적의 뜻은 바로 우리가 먼저 사신을 보내 글을 보냄으로써 ‘우리가 사신을 보내 화친을 청했다.’고 말하거나, 혹은 ‘항복을 애걸하여 정성을 다해 섬겼다.’는 등의 말로 지칭하여 후세에 과시하려는 것이다. 금수 같은 자들의 말에 대해 선악을 따질 것이 못되지만 그들의 간계(姦計)는 이럴 것 같다. 이는 큰 일이니 어제 계사의 뜻에 대해 본사 당상으로 하여금 각기 소견을 진달하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08책 199권 8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193면
  • 【분류】외교-왜(倭)
  • [註 036] 한(漢)나라에서 장이(張耳)를 참(斬)하는 계책 : 기만책으로 상대를 안심시켜 이용한 사실. 장이(張耳)는 진말(秦末)의 혼란기 사람으로 진여(陳餘)와 생사를 같이할 관계를 맺고 함께 항우(項羽)의 부하가 되었다. 그러나 항우가 장이만 왕으로 봉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진여는 조(趙)나라를 도와 복구하고 이어 장이를 쳐서 그 땅을 빼앗았다. 그리하여 장이가 한 고조(漢高祖)에게로 달아나자 한 고조는 이를 받아들여 후대하였다. 이때 한 고조는 초(楚)나라를 치기 위하여 진여에게 원군을 요청하게 되었는데, 진여는 ‘장이를 죽인다면 그대로 다르겠다.’고 대답하였다. 이에 한 고조는 장이와 닮은 사람의 머리를 베어 보내니 진여는 그제야 믿고 한 고조를 도왔다. 그러나 뒤늦게 장이가 살아 있음을 안 진여는 격노하여 한나라에 반기를 들었다가 한 고조가 보낸 한신(韓信)·장이 등에게 잡혀 죽었다. 《사기(史記)》 권89 장이·진여열전(張耳陳餘列傳) 29.

원문

○左副承旨崔濂以備邊司言啓曰: "以日本差人入送事入啓, 答曰: ‘賊之要和, 皆是中間馬島之所爲, 其托稱家康者, 無非詐譎之言。 家康若實有欲速和好之意, 則當惟政之歸也, 何無一書付之, 或張皇辭說; 或刼脅兇威, 以恐動之乎? 秀頼、家康, 時未知其某賊之主國事, 而遽爾如是措辭致書, 則恐爲智正所賣。 設使家康實爲倭主, 而秀吉之黨盡爲鋤而去之則已, 不然, 其黨布滿中外, 家康不過挾其幼孽, 以令群小而已則今此直爲致書於家康, 恐爲群賊所憾, 亦未知其何如也。 故, 予意則欲遣人偵探, 更得其梗槪然後, 處之耳。 又有一意, 犯陵之賊, 得以誅之, 誠義之所快矣。 但慮未必縛送, 而所縛送者, 萬一如金虜之送還梓宮則如之何? 大槪倭賊極狡, 其計十倍我, 必動爲所賺。 此一國大事, 不可不反覆深思, 更爲議啓。’ 事, 傳敎矣。 臣等伏承聖批, 奉讀再三, 聖慮深遠, 實非下情所及。 今此要和之事, 自初專出於馬島中間之所爲, 而到今調信物故, 義智、景直輩, 形迹孤危, 欲以此事, 媚悅家康以爲自保之計, 催迫至於此極耳。 在家康, 則得和, 有足誇張; 不和亦無所損其心, 不過如此而已。 家康, 雖已當國, 秀頼一息尙存, 其黨之失意散處, 而蓄憾懷怨者必多。 故, 臣等爲此之慮, 常以渠之國事靡定之前, 遽爾送使爲難矣。 但此事, 初旣發端, 累年推托, 到此地頭, 亦未遂所願, 則馬島蜂蠆之毒, 亦足以擾我邊上, 豈非可虞之甚者乎? 近日反覆思量, 參以所聞, 如孫文彧、孫承緖之言與橘智正所言, 大槪相同, 家康之主國, 似無所疑。 欲遣人偵探, 以得實情, 而無文書, 則馬島必不入送, 欲托以他事, 則無辭可措。 故, 欲以禮曹之書, 直送於家康之執政, 以探其意之所在。 至於措語則直據秀吉之所爲; 家康之自言而爲之說, 使平賊之黨見之, 亦不以爲過也。 且犯陵之賊, 萬古至痛, 與日本不爲通言則已, 萬一通言, 則此乃開口第一義也。 況平調允係是馬島之賊, 馬島旣以和事爲急, 容或有不惜此賊之理, 此縛送之議所以發, 而狡黠之輩, 或出漢斬張耳之計, 亦未可預料也。 然, 事變無窮, 賊情難度。 若以書契中爲嫌於太露, 則就昨日啓辭, 略加點化, 依前啓請施行, 若以今番致書爲未妥則姑令孫文彧, 馳往釜山, 言於智正曰: ‘秀吉旣斃之後, 家康盡反其所爲, 被擄人口連續出來, 而亦不禁, 家康之於我國, 固無可(據)〔拒〕 之道。 家康實欲通和則可以相通書契, 爾島之往來頗頻, 何無一字相及耶? 爾須以此意, 言於家康, 持一書契而來, 和事可成也。 且從前我國之不敢輕許和事者, 直以犯陵之賊不能討罪, 至痛在心耳。’ 如是措辭開諭, 其書契亦以此意爲答入送, 似爲無妨。 此兩款, 伏候睿裁。" 傳曰: "持一書契而來之言, 則恐不成矣。 家康必不肯因此一言, 先自送 書於我矣。 賊之意, 正欲要我先遣使致書, 謂我爲 ‘遣使乞和’ 或指稱 ‘乞降納款’ 等語, 誇張後世耳。 禽獸之言, 其善其惡, 雖不足數, 姦計似如此耳。 大槪大事, 昨日啓辭之意, 令本司堂上, 各陳所見。"

  • 【태백산사고본】 108책 199권 8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193면
  • 【분류】외교-왜(倭)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원본

/ 1
태조-철종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고종-순종
                                                              • 이동
                                                                • 이동
                                                                  • 이동
                                                                    태조-철종
                                                                      고종-순종

                                                                        문자입력기

                                                                        한자목록

                                                                        문자영역
                                                                        한자목록 바로가기

                                                                        부수

                                                                        획수

                                                                        한자목록

                                                                        획수

                                                                        한자목록

                                                                        부수

                                                                        획수

                                                                        한자목록

                                                                        영문INDEX

                                                                        한어 병음

                                                                        한자목록

                                                                        영문INDEX

                                                                        일본어 음독

                                                                        한자목록

                                                                        책갈피목록

                                                                        책갈피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