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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181권, 선조 37년 11월 23일 기해 2/6 기사 / 1604년 명 만력(萬曆) 32년

신잡이 윤세침의 옥사와 연관해서 사직을 청하다

국역

평천군(平川君) 신잡(申磼) 【사람됨이 충직하여 속임이 없으나, 아깝게도 문아(文雅)한 것이 부족하다. 】 아뢰기를,

"이번 옥사는 【황해도 죄인 윤세침(尹世沈)의 옥사이다. 】 원옥(元獄)이 중대하지 않은데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신의 서간(書簡) 때문에 한 옥사로 번지게 되어 오늘의 소요를 일으켰으니, 신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당초 신경희(申景禧) 【신잡의 아들이다. 】 사람을 보냈을 때에 신은 전 정(正) 한언침(韓彦忱) 【사람됨이 광패(狂悖)하여 사류(士類)에 끼지 못하는 사람이다. 】 봉산(鳳山)의 농사(農舍)에서 재령(載寧)에 왔다는 말을 들었는데, 한언침은 사람됨이 언어가 경망하여 걸핏하면 비방받는 자입니다. 그런데 신의 조카 안대남(安大楠)한언침과 평소에 담 하나를 건너서 살고 또 함께 수학(受學)하여 정분이 절친한 관계였기 때문에 신이 이렇게 편지를 써서 보여 주었던 것이고, 안대남은 또 권희(權憘)의 사위였던 관계로 이 서간을 가서(家書)에 함께 싸서 보냈던 것입니다. 이것이 신이 전후로 보낸 서간의 사연에 미친 사람이라고 썼다느니, 한중부(韓仲孚)니 하는 따위의 말이 있다고 와전되어 도하(都下)에 흉흉하게 되었으므로, 위관(委官)이 듣고서 밀계(密啓)하여 차례로 추문(推問)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와서 살펴 보건대, 권희의 서간에 윤세침을 가리켜 광병(狂病)으로 상심(喪心)한 사람이라 하였는데, 이 ‘광(狂)’자가 ‘미친 사람[狂人]’으로 잘못 전해지고, 한중부안대남의 서간 가운데에 한중부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 글자가 와전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신이 미열(迷劣)한 자식을 위해 지나치게 염려한 뜻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것이 번져 한 옥사가 되었으니, 신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서간 가운데의 사연에 과연 옥사를 일으킬 만한 정상이 있겠습니까마는, 신의 이 글이 도리어 부자(父子)의 윤기(倫紀)를 손상하였으니, 신이 다시 무슨 낯으로 세상에 서겠습니까, 신은 바야흐로 시약청(侍藥廳)에 있으므로 마음대로 나갈 수 없어서 왕옥(王獄)에서 대죄(待罪)하지 못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내의 제조(內醫提調)를 체직하고 궐문(闕門) 밖으로 내치도록 명하소서. 황공하여 감히 아룁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경(卿)의 전후의 서간을 살펴보니 간절하였다. 본도에서 추핵(推覈)한 것으로 말한 것은 참으로 체모에 맞는 일이다. 나는 늘 권희를 그르게 여기고 있으니, 이것이 어찌 계문(啓聞)할 성질의 일인가. 이 옥사가 어찌 경에게 관계되기에 대죄까지 하는가. 당연히 대죄하지 말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02책 181권 19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699면

원문

平川君 申磼 【爲人忠戇勿欺, 惜其文雅之不足。】 啓曰: "今此獄事, 【乃黃海罪人尹世沈獄事也。】 元獄不重, 尙未究竟, 而以臣書簡, 轉作一獄事, 馴致今日之騷擾, 臣竊悶焉。 當初景禧 【磼之子。】 之送人也, 臣得聞前正韓彦忱 【爲人狂悖, 不齒士類之人。】 自其鳳山農舍, 來載寧云。 彦忱爲人, 言語輕妄, 動輒得謗者也。 臣姪子安大楠, 與彦忱, 平時隔墻居生, 又受學情切之人, 故此紙以此書示矣。 大楠權憘之壻, 故以此簡, 裹家書送之, 臣之前後簡辭訛傳, 有狂人之書、韓仲孚等語, 都下洶洶。 委官聞之密啓, 次次推問矣。 到今省得, 則於權憘簡, 指尹世沈狂病喪心之人。 此狂字, 誤傳爲狂人韓仲孚。 是安大楠簡中, 有韓仲孚語, 此字訛傳也。 不過臣爲迷劣, 子息過慮之意, 而轉爲一獄事, 臣竊悶焉。 簡中之辭, 果有獄事可疑之狀乎? 臣之此書, 反傷父子倫紀。 臣更何顔立於人世乎? 臣方侍侍藥廳, 不得任自出去。 待罪王獄, 罔知所爲。 請命遞內醫提調, 退黜闕門。 惶恐敢啓。" 傳曰: "省卿前後簡, 惓惓以自本道推覈爲言。 誠爲得體。 予常以權憘爲誤。 此豈啓聞者哉? 此獄事, 何干於卿, 至於待罪乎? 宜勿待罪。"

  • 【태백산사고본】 102책 181권 19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6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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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181권, 선조 37년 11월 23일 기해 2/6 기사 / 1604년 명 만력(萬曆) 32년

신잡이 윤세침의 옥사와 연관해서 사직을 청하다

국역

평천군(平川君) 신잡(申磼) 【사람됨이 충직하여 속임이 없으나, 아깝게도 문아(文雅)한 것이 부족하다. 】 아뢰기를,

"이번 옥사는 【황해도 죄인 윤세침(尹世沈)의 옥사이다. 】 원옥(元獄)이 중대하지 않은데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신의 서간(書簡) 때문에 한 옥사로 번지게 되어 오늘의 소요를 일으켰으니, 신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당초 신경희(申景禧) 【신잡의 아들이다. 】 사람을 보냈을 때에 신은 전 정(正) 한언침(韓彦忱) 【사람됨이 광패(狂悖)하여 사류(士類)에 끼지 못하는 사람이다. 】 봉산(鳳山)의 농사(農舍)에서 재령(載寧)에 왔다는 말을 들었는데, 한언침은 사람됨이 언어가 경망하여 걸핏하면 비방받는 자입니다. 그런데 신의 조카 안대남(安大楠)한언침과 평소에 담 하나를 건너서 살고 또 함께 수학(受學)하여 정분이 절친한 관계였기 때문에 신이 이렇게 편지를 써서 보여 주었던 것이고, 안대남은 또 권희(權憘)의 사위였던 관계로 이 서간을 가서(家書)에 함께 싸서 보냈던 것입니다. 이것이 신이 전후로 보낸 서간의 사연에 미친 사람이라고 썼다느니, 한중부(韓仲孚)니 하는 따위의 말이 있다고 와전되어 도하(都下)에 흉흉하게 되었으므로, 위관(委官)이 듣고서 밀계(密啓)하여 차례로 추문(推問)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와서 살펴 보건대, 권희의 서간에 윤세침을 가리켜 광병(狂病)으로 상심(喪心)한 사람이라 하였는데, 이 ‘광(狂)’자가 ‘미친 사람[狂人]’으로 잘못 전해지고, 한중부안대남의 서간 가운데에 한중부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 글자가 와전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신이 미열(迷劣)한 자식을 위해 지나치게 염려한 뜻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것이 번져 한 옥사가 되었으니, 신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서간 가운데의 사연에 과연 옥사를 일으킬 만한 정상이 있겠습니까마는, 신의 이 글이 도리어 부자(父子)의 윤기(倫紀)를 손상하였으니, 신이 다시 무슨 낯으로 세상에 서겠습니까, 신은 바야흐로 시약청(侍藥廳)에 있으므로 마음대로 나갈 수 없어서 왕옥(王獄)에서 대죄(待罪)하지 못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내의 제조(內醫提調)를 체직하고 궐문(闕門) 밖으로 내치도록 명하소서. 황공하여 감히 아룁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경(卿)의 전후의 서간을 살펴보니 간절하였다. 본도에서 추핵(推覈)한 것으로 말한 것은 참으로 체모에 맞는 일이다. 나는 늘 권희를 그르게 여기고 있으니, 이것이 어찌 계문(啓聞)할 성질의 일인가. 이 옥사가 어찌 경에게 관계되기에 대죄까지 하는가. 당연히 대죄하지 말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02책 181권 19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699면

원문

平川君 申磼 【爲人忠戇勿欺, 惜其文雅之不足。】 啓曰: "今此獄事, 【乃黃海罪人尹世沈獄事也。】 元獄不重, 尙未究竟, 而以臣書簡, 轉作一獄事, 馴致今日之騷擾, 臣竊悶焉。 當初景禧 【磼之子。】 之送人也, 臣得聞前正韓彦忱 【爲人狂悖, 不齒士類之人。】 自其鳳山農舍, 來載寧云。 彦忱爲人, 言語輕妄, 動輒得謗者也。 臣姪子安大楠, 與彦忱, 平時隔墻居生, 又受學情切之人, 故此紙以此書示矣。 大楠權憘之壻, 故以此簡, 裹家書送之, 臣之前後簡辭訛傳, 有狂人之書、韓仲孚等語, 都下洶洶。 委官聞之密啓, 次次推問矣。 到今省得, 則於權憘簡, 指尹世沈狂病喪心之人。 此狂字, 誤傳爲狂人韓仲孚。 是安大楠簡中, 有韓仲孚語, 此字訛傳也。 不過臣爲迷劣, 子息過慮之意, 而轉爲一獄事, 臣竊悶焉。 簡中之辭, 果有獄事可疑之狀乎? 臣之此書, 反傷父子倫紀。 臣更何顔立於人世乎? 臣方侍侍藥廳, 不得任自出去。 待罪王獄, 罔知所爲。 請命遞內醫提調, 退黜闕門。 惶恐敢啓。" 傳曰: "省卿前後簡, 惓惓以自本道推覈爲言。 誠爲得體。 予常以權憘爲誤。 此豈啓聞者哉? 此獄事, 何干於卿, 至於待罪乎? 宜勿待罪。"

  • 【태백산사고본】 102책 181권 19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6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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