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실록123권, 선조 33년 3월 2일 을사 1/1 기사 / 1600년 명 만력(萬曆) 28년
평양 지역에 지진이 일어나고 해에 청적색 운기가 끼다
국역
평안도 관찰사 서성(徐渻)이 치계하였다.
"평양 판관(平壤判官) 김태국(金泰國)의 첩정에 ‘2월 9일 신시(申時)에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한 지진이 발생하였다. 11일 사시(巳時)에는 흰무지개가 해를 꿰었고 양쪽에 이(珥)103) 가 있었으며 또 오색 무지개가 남쪽으로부터 둘러싸고 있었다. 해가 한 때 두 개가 나타나서 한참만에 사라졌다가는 이윽고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오색 무지개가 북쪽에서 해를 꿰었다. 이런 현상이 세 번 반복되었다.’ 하였는데, 이를 도형(圖形)으로 그려 올려보냅니다."
사신은 논한다. 해는 양종(陽宗)으로 임금의 상(象)이고 무지개는 음류(陰類)로서 더럽고 사특한 물건이다. 따라서 이런 사특한 기운이 양종인 해를 범한 것은 재앙이 나타날 상징인 것이다. 흰무지개가 한 번만 해를 꿰어도 그 변이 오히려 큰 것인데 더구나 오색 무지개가 교대로 생겨서 세 번씩이나 해를 범했으니 그 견고(譴告)가 어떠한 것인가. 이때를 당하여 오랑캐가 중국을 침범하여 왔는데도 막을 수가 없고 소인이 군자를 능멸하는데도 살피지 않고 원로(元老)가 황야로 피해 가서 나라가 텅 비었는데도 상하가 그저 안일에 젖어 있는 탓으로 날로 위망(危亡)의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었으니, 하늘이 이변을 보인 것이 괴이할 것도 없다. 전(傳)에도 ‘화복은 따로 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부를 탓이다.’ 하였으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註 103] 이(珥) : 청적색(靑赤色)의 둥근 운기(雲氣)가 태양의 죄측이나 우측에 고리처럼 나타나는 현상을 말하는데, 양쪽에 동시에 나타나는 것을 양이(兩珥)라 함.
원문
○乙巳/平安道觀察使徐渻馳啓曰: "平壤判官金泰國呈內, 二月初九日申時, 自東向西地震, 十一日巳時, 白虹貫日, 兩邊有珥, 又有彩虹, 自南圍日, 一時竝現, 良久乃滅而已。 又作彩虹, 自北而貫日。 如是者三, 圖形上送事。"
【史臣曰: "日者, 陽宗, 人君之象, 虹者陰類, 穢慝之物。 以陰慝之氣, 犯太陽之宗, 災咎象也。 白虹一貫, 其變猶大。 況又彩虹交作, 三犯太陽, 其爲譴告, 爲如何哉? 當是之時, 夷狄侵中國, 而莫之遏, 小人陵君子, 而不之省, 元老遜於荒野, 而國內空虛, 上下恬嬉, 日趨於危亡之域。 天之示異, 何足怪哉? 《傳》曰: ‘禍福無門, 唯人所召。’ 可不懼哉?"】
선조 33년 (1600) 3월 2일
선조실록123권, 선조 33년 3월 2일 을사 1/1 기사 / 1600년 명 만력(萬曆) 28년
평양 지역에 지진이 일어나고 해에 청적색 운기가 끼다
국역
평안도 관찰사 서성(徐渻)이 치계하였다.
"평양 판관(平壤判官) 김태국(金泰國)의 첩정에 ‘2월 9일 신시(申時)에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한 지진이 발생하였다. 11일 사시(巳時)에는 흰무지개가 해를 꿰었고 양쪽에 이(珥)103) 가 있었으며 또 오색 무지개가 남쪽으로부터 둘러싸고 있었다. 해가 한 때 두 개가 나타나서 한참만에 사라졌다가는 이윽고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오색 무지개가 북쪽에서 해를 꿰었다. 이런 현상이 세 번 반복되었다.’ 하였는데, 이를 도형(圖形)으로 그려 올려보냅니다."
사신은 논한다. 해는 양종(陽宗)으로 임금의 상(象)이고 무지개는 음류(陰類)로서 더럽고 사특한 물건이다. 따라서 이런 사특한 기운이 양종인 해를 범한 것은 재앙이 나타날 상징인 것이다. 흰무지개가 한 번만 해를 꿰어도 그 변이 오히려 큰 것인데 더구나 오색 무지개가 교대로 생겨서 세 번씩이나 해를 범했으니 그 견고(譴告)가 어떠한 것인가. 이때를 당하여 오랑캐가 중국을 침범하여 왔는데도 막을 수가 없고 소인이 군자를 능멸하는데도 살피지 않고 원로(元老)가 황야로 피해 가서 나라가 텅 비었는데도 상하가 그저 안일에 젖어 있는 탓으로 날로 위망(危亡)의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었으니, 하늘이 이변을 보인 것이 괴이할 것도 없다. 전(傳)에도 ‘화복은 따로 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부를 탓이다.’ 하였으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註 103] 이(珥) : 청적색(靑赤色)의 둥근 운기(雲氣)가 태양의 죄측이나 우측에 고리처럼 나타나는 현상을 말하는데, 양쪽에 동시에 나타나는 것을 양이(兩珥)라 함.
원문
○乙巳/平安道觀察使徐渻馳啓曰: "平壤判官金泰國呈內, 二月初九日申時, 自東向西地震, 十一日巳時, 白虹貫日, 兩邊有珥, 又有彩虹, 自南圍日, 一時竝現, 良久乃滅而已。 又作彩虹, 自北而貫日。 如是者三, 圖形上送事。"
【史臣曰: "日者, 陽宗, 人君之象, 虹者陰類, 穢慝之物。 以陰慝之氣, 犯太陽之宗, 災咎象也。 白虹一貫, 其變猶大。 況又彩虹交作, 三犯太陽, 其爲譴告, 爲如何哉? 當是之時, 夷狄侵中國, 而莫之遏, 小人陵君子, 而不之省, 元老遜於荒野, 而國內空虛, 上下恬嬉, 日趨於危亡之域。 天之示異, 何足怪哉? 《傳》曰: ‘禍福無門, 唯人所召。’ 可不懼哉?"】
원본
선조 33년 (1600) 3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