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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91권, 선조 30년 8월 14일 임신 2/8 기사 / 1597년 명 만력(萬曆) 25년

사헌부가 가족을 피난시킨 관원들의 처벌, 전황 전달 체계의 정비 등을 건의하다

국역

사헌부가 아뢰기를,

"국운이 불행하여 6년 동안을 적과 대치하고 있으므로 군신 상하가 모두 창을 베개 삼고 분투 노력할 것을 생각하고 있는데, 사대부들은 약간의 소동만 있어도 종묘 사직의 위급함은 생각지도 않고 곧장 도망갈 계책만 궁리하여 안에서 거동하기도 전에 먼저 자기들의 가속을 이동시킴으로써 백성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으니 어찌 가슴 아픈 일이 아니겠습니까. 지사 구사맹(具思孟)·호군 신잡(申磼), 병조 참판 노직(盧稷), 승지 우준민(禹俊民)·윤돈(尹暾), 호조 참의 권협(權悏), 판결사 송순(宋諄) 등은 모두 재상과 근시(近侍)의 반열에 있으면서도 가솔을 피난시켜 어리석은 백성들로 하여금 이를 본받아 앞을 다투어 성을 빠져 나가게 함으로써 며칠 사이에 도망한 자가 태반이나 되니 지극히 놀랍습니다. 이들을 추고하여 치죄하도록 하소서.

담양(潭陽)에 새로 축조한 산성을 감사(監司)의 유영(留營)으로 삼았으니 방수하고 책응하는 일이 하루가 시급합니다. 부관(府官)의 자리가 몇 달이 지나도록 비어 있는데도 신임 부사 김낙(金洛)은 신병을 이유로 오랫동안 부임하지 않고 아직까지 사은(謝恩)도 하지 않았습니다. 김낙은 일찍이 사소한 공로가 있다 하여 외람되이 당상관을 제수하고 파산(罷散)226) 속에서 특별히 서용해서 도로 본부의 직을 명하였으니, 당연히 성은에 감격하여 만에 하나라도 보답하기를 도모해야 하거늘, 이와 같이 위급한 시기에 부임할 뜻이 없으니 지극히 형편없습니다. 그의 파직을 명하시고 그 후임으로는 문무관 중에서 일을 잘 주관할 만한 사람을 면밀히 선발하여 하루 이틀 안에 떠나 보내도록 하소서.

동궁(東宮)을 숙위하는 관원은 충분히 적임자를 선발하여 제수해야 한다는 일에 대해 이미 공론이 있어 태거(汰去)227) 하기까지 하였는데, 세월이 점차 지나면서 사정(私情)이 다시 성행하여 요즘 제배(除拜)할 때 전혀 선발하여 제수하지 않고 있으므로 물정이 모두 미편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익위사(翊衛司) 관원 중에서 늙고 병들었거나 용렬한 자를 해조(該曹)로 하여금 도태시키게 하고 각별히 선발하여 임용하도록 하소서.

적이 호남뿐 아니라 호서에도 가까이 와 있어 인심이 불안한 이때 충청도 은진(恩津) 이북 직로(直路)에 있는 6참(站)의 수령이 군사를 거느리고 임소를 떠나 각기 방어소에 배치되어 있는데, 만약 변보(邊報)를 전달할 일이 불시에 있을 경우 책임자가 없으면 누가 그 일을 맡아 곧바로 서울로 연락하겠습니까. 더구나 중국 장수들이 이 6참을 끊이지 않고 왕래하는데, 그때 필요한 인마를 판출하는 일은 수령이 아니고서는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6참의 수령을 본읍에 그대로 있게 하여 변보가 지체되는 일이 없게 하고, 인마를 갖추어서 체전(遞傳)228) 에 대비하라는 뜻으로 본도 순찰사에게 하유하소서.

사서(司書) 오백령(吳百齡)은 전일 지평으로 있을 때에 자기 친속을 피난시키기 위하여 하인을 시켜 강가에서 배를 먼저 타게 하려고 하다가 왕자의 가속과 맞서서 힐난하여 보는 이들이 모두 놀랐습니다. 추고하여 치죄하소서."

하니, 상이 이르기를,

"가속을 먼저 피난시킨 자가 이 사람뿐이겠는가. 가소로운 일이다. 대신도 자기 가속을 피난시키고 뒤따라 몰래 빠져 나간 자가 있다고 하는데 다른 자들이야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대신이 하는 일에는 논급하지 않으니 과연 권력이 있다고 말할 만하다. 아뢴 것은 모두 그대로 하라."

하였다.

  • [註 226] 파산(罷散) : 관직이 해면된 사람.
  • [註 227] 태거(汰去) : 죄과 있는 하급 관리를 파면하는 일.
  • [註 228] 체전(遞傳) : 이쪽 역말에서 저쪽 역말로 차례차례 전달하는 일임.

원문

○司憲府啓曰: "國運不幸, 六年對賊。 君臣上下, 枕戈思奮, 而士大夫小遇騷動, 罔念宗社之急, 輒生奔避之計, 自 內不動, 先移家屬, 以爲民望, 豈不痛心? 知事具思孟、護軍申磼、兵曹參判盧稷、承旨禹俊民尹暾、戶曹參議權悏、判決事宋諄, 俱在宰相、近侍之列, 而移出家累, 使蚩蚩之氓, 相率效尤, 數日之內, 太半逃竄, 極爲駭愕。 請命推考治罪。 潭陽新築山城, 以爲監司留營, 防守策應, 一日爲急。 府官久曠, 幾過數朔, 而新府使金洛, 久病不出, 尙未謝恩。 曾因小勞, 濫授堂上, 罷散之中, 特命收敍, 還除本府, 所當感激盛恩, 圖報萬一, 而當此危迫之日, 無意赴任, 極爲無謂。 請命罷職, 其代, 文武中極擇有幹辦之人, 一二日內發送。 東宮宿衛之官, 十分擇選, 可堪者除授事, 已有公論, 至於汰去, 日月漸久, 私情亦勝, 近來除拜, 專不擇授, 物情皆以爲未便。 請翊衛司官員, 老病及庸劣者, 令該曹澄汰, 各別擇差。 賊在湖南, 迫近湖西, 人心洶懼之時, 忠淸道恩津以北直路六站守令, 領軍離任, 各在防所。 如有不時變報傳通之事, 空官之時, 誰能措置, 及期傳報京師乎? 況天將絡繹於六站, 人馬辦出, 非守令則亦難措備。 請六站守令, 仍在本邑, 以祛邊報遲滯之患, 且具人馬, 以備遞傳之意, 下諭于本道巡察使。 司書吳百齡, 前爲持平時, 因其親避, 出使下人, 爭船江上, 與王子家相詰, 所見駭愕。 請命推考。" 上曰: "先移家屬者, 只此而已乎? 可哂也。 聞大臣亦有移其家屬, 隨其跳出者, 他尙何說哉?" 論不及之大臣, 可謂有權也。 所啓, 幷依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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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91권, 선조 30년 8월 14일 임신 2/8 기사 / 1597년 명 만력(萬曆) 25년

사헌부가 가족을 피난시킨 관원들의 처벌, 전황 전달 체계의 정비 등을 건의하다

국역

사헌부가 아뢰기를,

"국운이 불행하여 6년 동안을 적과 대치하고 있으므로 군신 상하가 모두 창을 베개 삼고 분투 노력할 것을 생각하고 있는데, 사대부들은 약간의 소동만 있어도 종묘 사직의 위급함은 생각지도 않고 곧장 도망갈 계책만 궁리하여 안에서 거동하기도 전에 먼저 자기들의 가속을 이동시킴으로써 백성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으니 어찌 가슴 아픈 일이 아니겠습니까. 지사 구사맹(具思孟)·호군 신잡(申磼), 병조 참판 노직(盧稷), 승지 우준민(禹俊民)·윤돈(尹暾), 호조 참의 권협(權悏), 판결사 송순(宋諄) 등은 모두 재상과 근시(近侍)의 반열에 있으면서도 가솔을 피난시켜 어리석은 백성들로 하여금 이를 본받아 앞을 다투어 성을 빠져 나가게 함으로써 며칠 사이에 도망한 자가 태반이나 되니 지극히 놀랍습니다. 이들을 추고하여 치죄하도록 하소서.

담양(潭陽)에 새로 축조한 산성을 감사(監司)의 유영(留營)으로 삼았으니 방수하고 책응하는 일이 하루가 시급합니다. 부관(府官)의 자리가 몇 달이 지나도록 비어 있는데도 신임 부사 김낙(金洛)은 신병을 이유로 오랫동안 부임하지 않고 아직까지 사은(謝恩)도 하지 않았습니다. 김낙은 일찍이 사소한 공로가 있다 하여 외람되이 당상관을 제수하고 파산(罷散)226) 속에서 특별히 서용해서 도로 본부의 직을 명하였으니, 당연히 성은에 감격하여 만에 하나라도 보답하기를 도모해야 하거늘, 이와 같이 위급한 시기에 부임할 뜻이 없으니 지극히 형편없습니다. 그의 파직을 명하시고 그 후임으로는 문무관 중에서 일을 잘 주관할 만한 사람을 면밀히 선발하여 하루 이틀 안에 떠나 보내도록 하소서.

동궁(東宮)을 숙위하는 관원은 충분히 적임자를 선발하여 제수해야 한다는 일에 대해 이미 공론이 있어 태거(汰去)227) 하기까지 하였는데, 세월이 점차 지나면서 사정(私情)이 다시 성행하여 요즘 제배(除拜)할 때 전혀 선발하여 제수하지 않고 있으므로 물정이 모두 미편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익위사(翊衛司) 관원 중에서 늙고 병들었거나 용렬한 자를 해조(該曹)로 하여금 도태시키게 하고 각별히 선발하여 임용하도록 하소서.

적이 호남뿐 아니라 호서에도 가까이 와 있어 인심이 불안한 이때 충청도 은진(恩津) 이북 직로(直路)에 있는 6참(站)의 수령이 군사를 거느리고 임소를 떠나 각기 방어소에 배치되어 있는데, 만약 변보(邊報)를 전달할 일이 불시에 있을 경우 책임자가 없으면 누가 그 일을 맡아 곧바로 서울로 연락하겠습니까. 더구나 중국 장수들이 이 6참을 끊이지 않고 왕래하는데, 그때 필요한 인마를 판출하는 일은 수령이 아니고서는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6참의 수령을 본읍에 그대로 있게 하여 변보가 지체되는 일이 없게 하고, 인마를 갖추어서 체전(遞傳)228) 에 대비하라는 뜻으로 본도 순찰사에게 하유하소서.

사서(司書) 오백령(吳百齡)은 전일 지평으로 있을 때에 자기 친속을 피난시키기 위하여 하인을 시켜 강가에서 배를 먼저 타게 하려고 하다가 왕자의 가속과 맞서서 힐난하여 보는 이들이 모두 놀랐습니다. 추고하여 치죄하소서."

하니, 상이 이르기를,

"가속을 먼저 피난시킨 자가 이 사람뿐이겠는가. 가소로운 일이다. 대신도 자기 가속을 피난시키고 뒤따라 몰래 빠져 나간 자가 있다고 하는데 다른 자들이야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대신이 하는 일에는 논급하지 않으니 과연 권력이 있다고 말할 만하다. 아뢴 것은 모두 그대로 하라."

하였다.

  • [註 226] 파산(罷散) : 관직이 해면된 사람.
  • [註 227] 태거(汰去) : 죄과 있는 하급 관리를 파면하는 일.
  • [註 228] 체전(遞傳) : 이쪽 역말에서 저쪽 역말로 차례차례 전달하는 일임.

원문

○司憲府啓曰: "國運不幸, 六年對賊。 君臣上下, 枕戈思奮, 而士大夫小遇騷動, 罔念宗社之急, 輒生奔避之計, 自 內不動, 先移家屬, 以爲民望, 豈不痛心? 知事具思孟、護軍申磼、兵曹參判盧稷、承旨禹俊民尹暾、戶曹參議權悏、判決事宋諄, 俱在宰相、近侍之列, 而移出家累, 使蚩蚩之氓, 相率效尤, 數日之內, 太半逃竄, 極爲駭愕。 請命推考治罪。 潭陽新築山城, 以爲監司留營, 防守策應, 一日爲急。 府官久曠, 幾過數朔, 而新府使金洛, 久病不出, 尙未謝恩。 曾因小勞, 濫授堂上, 罷散之中, 特命收敍, 還除本府, 所當感激盛恩, 圖報萬一, 而當此危迫之日, 無意赴任, 極爲無謂。 請命罷職, 其代, 文武中極擇有幹辦之人, 一二日內發送。 東宮宿衛之官, 十分擇選, 可堪者除授事, 已有公論, 至於汰去, 日月漸久, 私情亦勝, 近來除拜, 專不擇授, 物情皆以爲未便。 請翊衛司官員, 老病及庸劣者, 令該曹澄汰, 各別擇差。 賊在湖南, 迫近湖西, 人心洶懼之時, 忠淸道恩津以北直路六站守令, 領軍離任, 各在防所。 如有不時變報傳通之事, 空官之時, 誰能措置, 及期傳報京師乎? 況天將絡繹於六站, 人馬辦出, 非守令則亦難措備。 請六站守令, 仍在本邑, 以祛邊報遲滯之患, 且具人馬, 以備遞傳之意, 下諭于本道巡察使。 司書吳百齡, 前爲持平時, 因其親避, 出使下人, 爭船江上, 與王子家相詰, 所見駭愕。 請命推考。" 上曰: "先移家屬者, 只此而已乎? 可哂也。 聞大臣亦有移其家屬, 隨其跳出者, 他尙何說哉?" 論不及之大臣, 可謂有權也。 所啓, 幷依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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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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