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실록26권, 선조 25년 5월 3일 임술 13/15 기사 / 1592년 명 만력(萬曆) 20년
신잡이 돌아오자, 적의 형세와 평양으로 옮길 일을 논의하다
국역
신잡(申磼)이 돌아왔다. 상이 인견하고 하문하기를,
"적세(賊勢)가 어떠하던가?"
하니, 잡이 아뢰기를,
"유시(酉時) 말에 혜음령(惠音嶺)에 도착했다가 도로 동파(東坡)로 왔는데, 이각(李珏)·성응길(成應吉) 등이 적을 방어하지 못하고 다들 이미 후퇴했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적이 이미 강을 건넜는가?"
하니, 잡과 이상홍(李尙弘)이 아뢰기를,
"어제 저녁에 이미 입성했다고 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이곳에서 무엇을 하겠는가? 속히 피하는 것이 마땅하겠다."
하니, 잡과 상홍이 아뢰기를,
"오늘 아침 장계(狀啓)에 오늘 떠나고자 한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여기에 머물 수 없다."
하니, 두수가 아뢰기를,
"오늘은 미처 떠날 수 없으니 내일 조용히 거둥하소서."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오늘 떠나 금교(金郊)에 가서 자려고 한다."
하니, 두수가 아뢰기를,
"밤에 떠날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이 겁을 먹으면 뜻밖의 변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내일 일찍 떠나셔야 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다른 말 하지 말고 속히 출발하라."
하니, 두수가 아뢰기를,
"할 수 없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평산(平山)을 거치지 않고도 다른 길이 있는가?"
하니, 상홍(尙弘)이 아뢰기를,
"용천(龍泉)에서 자비령(慈悲嶺)을 넘는 길이 있으나 천험(天險)입니다."
하였다. 상이 다시 이르기를,
"평양에 닿을 수는 있겠는가?"
하니, 잡이 아뢰기를,
"여기서는 조치할 수 없지만 서경(西京)008) 으로 행행(行幸)하신다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고, 상호도 아뢰기를,
"신이 서경을 보았는데 역시 천험입니다."
하고, 두수는 아뢰기를,
"먼저 황해 감사를 보내어 일로(一路)에 개유(開諭)하게 해야 합니다. 만약 경동(驚動)된다면 사람들이 틀림없이 놀라서 흩어질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우상(右相)은 나가서 모든 일을 정돈시키라."
하니, 상홍이 아뢰기를,
"경성의 부고(府庫)는 이미 전부 다 타버렸으므로 적들은 얻은 것이 없을 것이어서 틀림없이 서둘러 이곳으로 올 것입니다."
하였는데, 상이 이르기를,
"그렇겠다. 속히 나가 일을 서두르라."
하였다. 곽이 아뢰기를,
"출성(出城)하는 날 이미 옥문을 열었으니, 이제 지나는 고을마다 살인범과 도적 이외는 모두 석방하심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대신과 의논해서 처리하라."
하였다.
- [註 008] 서경(西京) : 평양.
원문
○申磼回還。 上引見問曰: "賊勢何如?" 磼曰: "酉末, 到惠音嶺, 還到東坡, 李珏、成應吉等, 不能防賊, 皆已退還。" 上曰: "賊已渡江乎?" 磼及李尙弘曰: "昨夕入城云。" 上曰: "在此何爲? 速避爲當。" 磼、尙弘曰: "朝日狀啓者, 欲於今日移發。" 上曰: "不可留此。" 斗壽曰: "今日不可及, 明日請從容動駕。" 上曰: "今日欲往宿金郊。" 斗壽曰: "不可犯夜。 人心可懼, 恐有意外之變。 明當早發。" 上曰: "除他言, 速行。" 斗壽曰: "不可爲。" 上曰: "不由平山, 而有他路乎?" 尙弘曰: "自龍泉, 越慈悲嶺, 則天險也。" 上曰: "平壤可得達乎?" 磼曰: "在此, 不得措置, 行幸西京, 則足以爲之矣。" 尙弘曰: "臣見西京, 天險也。" 斗壽曰: "先遣黃海監司, 開諭一路爲當。 若驚動, 則人必駭散。" 上曰: "右相出而整齊。" 尙弘曰: "京城, 則府庫已盡焚蕩, 賊無所得, 必速至此。" 上曰: "然。 速出治事。" 𥕏曰: "出城之日, 已開獄門, 所過州縣, 殺入盜賊外, 令監司, 竝放送何如?" 上曰: "與大臣, 議處。"
선조 25년 (1592) 5월 3일
- 상이 개성부에 있다
- 언관을 비난한 병조 좌랑 구성을 파직하다
- 이충원·이괵·이정형 등에게 관직을 제수하다
- 유홍과 이항복으로 하여금 왕자 신성군과 정원군을 평안도에 가게 하다
- 황해도에서 정병 6천여 명을 징병하다. 난동 부린 수복들을 베어 효시하다
- 도승지 이충원 등을 가자하고 적의 형세, 민심의 동향 등을 묻다
- 보덕 심대를 보내 양남의 근왕병을 징발해 오게 하였는데 이르지 않다
- 직접 교서를 써서 경성 사민을 깨우치라고 주었는데 경성이 함락되었다는 보고가 오다
- 경성이 함락되자 도검찰사 이양원 등이 도망하다
- 양사가 이산해를 논박하자 삭직을 명하다
- 최흥원을 좌의정에, 윤두수를 우의정에 제수하다
- 승지가 청대하자 옮길 일을 묻다
- 신잡이 돌아오자, 적의 형세와 평양으로 옮길 일을 논의하다
- 삼사가 김공량의 효시를 청하다
- 개성부를 떠나 밤에 금교역에 도착하다
선조실록26권, 선조 25년 5월 3일 임술 13/15 기사 / 1592년 명 만력(萬曆) 20년
신잡이 돌아오자, 적의 형세와 평양으로 옮길 일을 논의하다
국역
신잡(申磼)이 돌아왔다. 상이 인견하고 하문하기를,
"적세(賊勢)가 어떠하던가?"
하니, 잡이 아뢰기를,
"유시(酉時) 말에 혜음령(惠音嶺)에 도착했다가 도로 동파(東坡)로 왔는데, 이각(李珏)·성응길(成應吉) 등이 적을 방어하지 못하고 다들 이미 후퇴했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적이 이미 강을 건넜는가?"
하니, 잡과 이상홍(李尙弘)이 아뢰기를,
"어제 저녁에 이미 입성했다고 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이곳에서 무엇을 하겠는가? 속히 피하는 것이 마땅하겠다."
하니, 잡과 상홍이 아뢰기를,
"오늘 아침 장계(狀啓)에 오늘 떠나고자 한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여기에 머물 수 없다."
하니, 두수가 아뢰기를,
"오늘은 미처 떠날 수 없으니 내일 조용히 거둥하소서."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오늘 떠나 금교(金郊)에 가서 자려고 한다."
하니, 두수가 아뢰기를,
"밤에 떠날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이 겁을 먹으면 뜻밖의 변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내일 일찍 떠나셔야 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다른 말 하지 말고 속히 출발하라."
하니, 두수가 아뢰기를,
"할 수 없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평산(平山)을 거치지 않고도 다른 길이 있는가?"
하니, 상홍(尙弘)이 아뢰기를,
"용천(龍泉)에서 자비령(慈悲嶺)을 넘는 길이 있으나 천험(天險)입니다."
하였다. 상이 다시 이르기를,
"평양에 닿을 수는 있겠는가?"
하니, 잡이 아뢰기를,
"여기서는 조치할 수 없지만 서경(西京)008) 으로 행행(行幸)하신다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고, 상호도 아뢰기를,
"신이 서경을 보았는데 역시 천험입니다."
하고, 두수는 아뢰기를,
"먼저 황해 감사를 보내어 일로(一路)에 개유(開諭)하게 해야 합니다. 만약 경동(驚動)된다면 사람들이 틀림없이 놀라서 흩어질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우상(右相)은 나가서 모든 일을 정돈시키라."
하니, 상홍이 아뢰기를,
"경성의 부고(府庫)는 이미 전부 다 타버렸으므로 적들은 얻은 것이 없을 것이어서 틀림없이 서둘러 이곳으로 올 것입니다."
하였는데, 상이 이르기를,
"그렇겠다. 속히 나가 일을 서두르라."
하였다. 곽이 아뢰기를,
"출성(出城)하는 날 이미 옥문을 열었으니, 이제 지나는 고을마다 살인범과 도적 이외는 모두 석방하심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대신과 의논해서 처리하라."
하였다.
- [註 008] 서경(西京) : 평양.
원문
○申磼回還。 上引見問曰: "賊勢何如?" 磼曰: "酉末, 到惠音嶺, 還到東坡, 李珏、成應吉等, 不能防賊, 皆已退還。" 上曰: "賊已渡江乎?" 磼及李尙弘曰: "昨夕入城云。" 上曰: "在此何爲? 速避爲當。" 磼、尙弘曰: "朝日狀啓者, 欲於今日移發。" 上曰: "不可留此。" 斗壽曰: "今日不可及, 明日請從容動駕。" 上曰: "今日欲往宿金郊。" 斗壽曰: "不可犯夜。 人心可懼, 恐有意外之變。 明當早發。" 上曰: "除他言, 速行。" 斗壽曰: "不可爲。" 上曰: "不由平山, 而有他路乎?" 尙弘曰: "自龍泉, 越慈悲嶺, 則天險也。" 上曰: "平壤可得達乎?" 磼曰: "在此, 不得措置, 行幸西京, 則足以爲之矣。" 尙弘曰: "臣見西京, 天險也。" 斗壽曰: "先遣黃海監司, 開諭一路爲當。 若驚動, 則人必駭散。" 上曰: "右相出而整齊。" 尙弘曰: "京城, 則府庫已盡焚蕩, 賊無所得, 必速至此。" 上曰: "然。 速出治事。" 𥕏曰: "出城之日, 已開獄門, 所過州縣, 殺入盜賊外, 令監司, 竝放送何如?" 上曰: "與大臣, 議處。"
원본
선조 25년 (1592) 5월 3일
- 상이 개성부에 있다
- 언관을 비난한 병조 좌랑 구성을 파직하다
- 이충원·이괵·이정형 등에게 관직을 제수하다
- 유홍과 이항복으로 하여금 왕자 신성군과 정원군을 평안도에 가게 하다
- 황해도에서 정병 6천여 명을 징병하다. 난동 부린 수복들을 베어 효시하다
- 도승지 이충원 등을 가자하고 적의 형세, 민심의 동향 등을 묻다
- 보덕 심대를 보내 양남의 근왕병을 징발해 오게 하였는데 이르지 않다
- 직접 교서를 써서 경성 사민을 깨우치라고 주었는데 경성이 함락되었다는 보고가 오다
- 경성이 함락되자 도검찰사 이양원 등이 도망하다
- 양사가 이산해를 논박하자 삭직을 명하다
- 최흥원을 좌의정에, 윤두수를 우의정에 제수하다
- 승지가 청대하자 옮길 일을 묻다
- 신잡이 돌아오자, 적의 형세와 평양으로 옮길 일을 논의하다
- 삼사가 김공량의 효시를 청하다
- 개성부를 떠나 밤에 금교역에 도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