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종실록31권, 명종 20년 1월 14일 임자 2/4 기사 / 1565년 명 가정(嘉靖) 44년
이양 등을 율대로 죄줄 것을 청하는 홍문관 부제학 김귀영 등의 차자
국역
홍문관 부제학 김귀영 등이 차자를 올리기를,
"임금이 위복을 모두 장악하고 국가를 유지하는 까닭은 공론이 있기 때문일 뿐입니다. 공론이 격렬해지는 데에는 의논하지 않고도 뜻이 같아지는 것인데, 위에 있는 사람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라의 기강이 어지러워지고 인심이 흩어져서 화와 패망이 당장 이르게 되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원흉(元兇)과 거간(巨奸)이 임금의 위복에 관한 권세를 도적질하여 국가의 위망에 관한 화를 빚어내므로 귀신과 사람이 함께 분하게 여겨 천지 사이에 용납하기 어려우니, 이것이 공론이 오랠수록 더욱 격렬해지는 까닭입니다.
죄인 이양은 음흉한 사람으로 갑자기 경상(卿相)의 자리에 올라 간사하고 음흉한 무리를 끌어올려 권요(權要)에 배치하고 심복으로 삼아 가슴속의 생각을 자행하였습니다. 상의 작상(爵賞)을 자기 은혜로 팔고, 나라의 형옥(刑獄)을 자기의 위세로 천단하며 주상의 분부를 가탁하여 조정을 억제하고 노비(奴婢)를 빼앗아 사족(士族)과 서민을 능멸하였습니다. 복장과 기용(器用)을 참람히 하면서도 꺼리지 아니하고 날마다 음탕하고 추한 짓을 자행하면서도 꺼림이 없었습니다. 권력을 차지하려는 계책을 구상하고 일망타진의 술책을 자행하여 전하로 하여금 고립되게 하고 국가의 형세를 날로 위태롭게 하였으니, 그 악한 일을 함이 극도에 달하였습니다. 인신으로서 범한 바가 이 중 한 가지만 있더라도 오히려 왕법(王法)을 현저히 시행하기에 족한데, 하물며 이처럼 다 갖추어져 있음에이리까.
이감은 이리나 범처럼 포악한 천성으로 개돼지처럼 음탕한 행동을 자행하고 이양과 체결하여 심복이 되고 성호 사서(城狐社鼠)014) 의 권세를 가탁하여 새매나 사냥개처럼 앞잡이 노릇을 자행하며, 흉악한 모의를 교유(敎誘)하고 음흉한 계략을 획책하여 조정에 화를 전가하고 사림(士林)을 얽어 모함하였습니다.
윤백원은 물여우 같은 자질로 독사 같은 독을 내부리고, 굴혈(窟穴)을 의탁하여 보복을 기도하며, 늘 분내고 성내는 마음을 품고 원한의 말을 내기까지 하였습니다. 당원(黨援)을 불러모아 밤낮으로 남을 얽어 모함하여 복망(覆亡)의 화를 이루기를 목표로 하니 이 두 사람의 죄는 이양과 다름이 없습니다.
당초 공론이 나온 것은 실로 종사(宗社)가 말없이 도와주심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관대한 법을 보이어 다만 귀양보내기만 명하였으니, 마땅히 죄를 자인하고 자취를 숨기기에 겨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수악(首惡)을 지고 있는 자가 도성 밖에 묵으면서 조정의 의사를 탐지하고 길에 올라서는 행지(行止)를 마음대로 하고 큰 집을 차지하여 들어가 여러 첩을 거느리며 열읍(列邑)에 편지를 보내어 요구가 한이 없었으니, 그 방자하고 기탄없음이 심합니다. 변방에 귀양보내는 것으로 어찌 그 죄를 징치할 수 있겠습니까.
악인과 당을 지은 사람의 치죄는 왕법(王法)에 엄중히 하는 바인데, 죄를 율대로 다스리지 아니하였으므로 오늘날까지 인심이 정해지지 않고 사의(邪議)가 마구 일어납니다. 만일 그 죄를 밝게 바로잡아서 나라에 그르치고 정사를 어지럽힌 죄악을 징치하지 않으면 재앙의 실마리가 실로 이에서 기인하여 이루어질 것이니, 공론이 더욱 격렬해지는 것은 하는 수 없어서일 뿐입니다.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어서 공론을 따르시어 여러 사람의 분을 시원하게 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이양 등 3인은 이러한 죄가 있기 때문에 모두 먼 변방으로 귀양보내어 영원히 변경 백성이 되게 하였을 뿐이다. 율문에 의하여 죄를 결정하는 데에 이르러서는 좇을 수 없으니 윤허하지 않는다."
하였다.
사신은 논한다. 이양이 사림의 화를 얽어 만들 적에 심통원이 이를 주장하였고, 이양이 귀양간 뒤에도 돌보고 아끼는 마음은 오히려 시들지 않아 문안(問安)이 적소(謫所)에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무릇 이양의 객지에서의 곤고(困苦)한 정상을 일일이 금중(禁中)에 통기하였으며, 이양의 여당(餘黨)이 또 심통원과 밤낮으로 비밀히 모의하여 다시 들어오게 할 계획을 하고 있으니, 그 사기(事機)가 매우 두려워할 만하다. 그렇다면 오늘날 이양 등에게는 죄주기를 청하고 심통원에게는 미치지 않은 것은 무슨 까닭인가? 진실로 심통원은 뽑아 버리기 어려운 권세가 있어 도리어 중상하는 화를 받을까 두려워한 것이다. 형세가 곤궁하게 된 이양에 대해서는 어려움 없이 죄주기를 청하면서 세력이 장대(張大)한 심통원에 대해서는 감히 무어라 말하지 못하니, 옛사람이 나라를 위해 몸을 잊어 버리던 그런 일을 오늘날 다시 볼 수 없단 말인가?
- [註 014] 성호 사서(城狐社鼠) : 성중(城中)의 여우와 사중(社中)의 쥐. 몸을 안전한 곳에 두고서 나쁜 일을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임금 곁에 있으면서 간사한 짓을 하는 신하의 비유. 《설원(說苑)》 선설(善說).
원문
○弘文館副提學金貴榮等上箚曰:
人君之所以摠攬威福, 維持國家者, 以有公論而已。 公論所激, 不謀而同, 而在上之人, 不卽聽納, 則國綱板蕩, 人心沮喪, 禍敗立至。 可不懼哉? 元兇巨奸, 竊君威福之權, 而釀國家危亡之禍, 神人共憤, 覆載難容。 此公論之久而愈激者也。 罪人李樑, 以陰兇之人, 驟躋卿相, 引進傾邪險詖之輩, 布列權要, 作爲(瓜)〔爪〕 牙, 恣行兇臆。 上之爵賞, 市爲己恩; 國之刑獄, 擅作己威。 假托上旨, 箝制朝廷; 攘奪臧獲, 陵劫士庶。 僭擬服用而不憚, 日肆淫醜而無忌, 構盤據之計, 肆網打之術, 使殿下孤立, 而國勢日危, 其爲惡極矣。 人臣所犯, 有一於此, 猶足以顯示王法, 況此俱有之乎? 李戡, 以豺虎暴戾之性, 縱狗彘淫穢之行, 締結李樑, 作爲腹心, 假狐鼠之勢, 恣鷹犬之囓, 敎誘兇謀, (指晝)〔指劃〕 陰計, 嫁禍朝廷, 構陷士林。 尹百源, 以鬼蜮之資, 濟虺蛇之毒, 憑托窟穴, 冀售報復, 常懷忿懟之心, 至發怨恨之言。 邀聚黨援, 晝夜構捏, 期致覆亡之禍。 二人之罪, 與樑無異。 當初公論之發, 實由於宗社之默佑, 而尙示寬典, 只命竄黜, 所當戴罪屛迹。 任意行止, 占入大家, 而率養衆妾, 飛簡列邑, 而徵索不厭, 其縱恣無忌甚矣。 魑魅之禦, 豈足以懲其罪哉? 黨惡之治, 王法所謹, 而罪不以律, 故至今人心不定, 邪議橫生。 若不明正其罪, 以懲誤國亂政之惡, 厲階之成, 實基於此。 公論之愈激, 不得不爾也。 伏願, 殿下亟從公論, 以快輿憤。 答曰: "李樑等三人, 有如此之罪, 故俱竄遐方, 求爲邊氓而已。 至於依律決, 則不可從也。
不允。
【史臣曰: "樑之構禍士林也, 沈通源主之。 樑已投竄, 而顧惜之意, 虍猶不衰。 問訊不絶於謫中。 凡樑羈旅困苦之狀, 一一關通禁中。 樑之餘黨, 又與通源晨夜密謀, 以爲再入之計。 其機甚可懼也。 然則今日請罪樑等, 而不及通源, 何耶? 誠以通源有難拔之勢, 而恐貽反中之禍也。 樑旣勢窮, 則請罪之無難。 通源張大, 則莫敢誰何。 古人爲國忘身之事, 今不可復見耶?"】
명종 20년 (1565) 1월 14일
명종실록31권, 명종 20년 1월 14일 임자 2/4 기사 / 1565년 명 가정(嘉靖) 44년
이양 등을 율대로 죄줄 것을 청하는 홍문관 부제학 김귀영 등의 차자
국역
홍문관 부제학 김귀영 등이 차자를 올리기를,
"임금이 위복을 모두 장악하고 국가를 유지하는 까닭은 공론이 있기 때문일 뿐입니다. 공론이 격렬해지는 데에는 의논하지 않고도 뜻이 같아지는 것인데, 위에 있는 사람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라의 기강이 어지러워지고 인심이 흩어져서 화와 패망이 당장 이르게 되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원흉(元兇)과 거간(巨奸)이 임금의 위복에 관한 권세를 도적질하여 국가의 위망에 관한 화를 빚어내므로 귀신과 사람이 함께 분하게 여겨 천지 사이에 용납하기 어려우니, 이것이 공론이 오랠수록 더욱 격렬해지는 까닭입니다.
죄인 이양은 음흉한 사람으로 갑자기 경상(卿相)의 자리에 올라 간사하고 음흉한 무리를 끌어올려 권요(權要)에 배치하고 심복으로 삼아 가슴속의 생각을 자행하였습니다. 상의 작상(爵賞)을 자기 은혜로 팔고, 나라의 형옥(刑獄)을 자기의 위세로 천단하며 주상의 분부를 가탁하여 조정을 억제하고 노비(奴婢)를 빼앗아 사족(士族)과 서민을 능멸하였습니다. 복장과 기용(器用)을 참람히 하면서도 꺼리지 아니하고 날마다 음탕하고 추한 짓을 자행하면서도 꺼림이 없었습니다. 권력을 차지하려는 계책을 구상하고 일망타진의 술책을 자행하여 전하로 하여금 고립되게 하고 국가의 형세를 날로 위태롭게 하였으니, 그 악한 일을 함이 극도에 달하였습니다. 인신으로서 범한 바가 이 중 한 가지만 있더라도 오히려 왕법(王法)을 현저히 시행하기에 족한데, 하물며 이처럼 다 갖추어져 있음에이리까.
이감은 이리나 범처럼 포악한 천성으로 개돼지처럼 음탕한 행동을 자행하고 이양과 체결하여 심복이 되고 성호 사서(城狐社鼠)014) 의 권세를 가탁하여 새매나 사냥개처럼 앞잡이 노릇을 자행하며, 흉악한 모의를 교유(敎誘)하고 음흉한 계략을 획책하여 조정에 화를 전가하고 사림(士林)을 얽어 모함하였습니다.
윤백원은 물여우 같은 자질로 독사 같은 독을 내부리고, 굴혈(窟穴)을 의탁하여 보복을 기도하며, 늘 분내고 성내는 마음을 품고 원한의 말을 내기까지 하였습니다. 당원(黨援)을 불러모아 밤낮으로 남을 얽어 모함하여 복망(覆亡)의 화를 이루기를 목표로 하니 이 두 사람의 죄는 이양과 다름이 없습니다.
당초 공론이 나온 것은 실로 종사(宗社)가 말없이 도와주심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관대한 법을 보이어 다만 귀양보내기만 명하였으니, 마땅히 죄를 자인하고 자취를 숨기기에 겨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수악(首惡)을 지고 있는 자가 도성 밖에 묵으면서 조정의 의사를 탐지하고 길에 올라서는 행지(行止)를 마음대로 하고 큰 집을 차지하여 들어가 여러 첩을 거느리며 열읍(列邑)에 편지를 보내어 요구가 한이 없었으니, 그 방자하고 기탄없음이 심합니다. 변방에 귀양보내는 것으로 어찌 그 죄를 징치할 수 있겠습니까.
악인과 당을 지은 사람의 치죄는 왕법(王法)에 엄중히 하는 바인데, 죄를 율대로 다스리지 아니하였으므로 오늘날까지 인심이 정해지지 않고 사의(邪議)가 마구 일어납니다. 만일 그 죄를 밝게 바로잡아서 나라에 그르치고 정사를 어지럽힌 죄악을 징치하지 않으면 재앙의 실마리가 실로 이에서 기인하여 이루어질 것이니, 공론이 더욱 격렬해지는 것은 하는 수 없어서일 뿐입니다.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어서 공론을 따르시어 여러 사람의 분을 시원하게 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이양 등 3인은 이러한 죄가 있기 때문에 모두 먼 변방으로 귀양보내어 영원히 변경 백성이 되게 하였을 뿐이다. 율문에 의하여 죄를 결정하는 데에 이르러서는 좇을 수 없으니 윤허하지 않는다."
하였다.
사신은 논한다. 이양이 사림의 화를 얽어 만들 적에 심통원이 이를 주장하였고, 이양이 귀양간 뒤에도 돌보고 아끼는 마음은 오히려 시들지 않아 문안(問安)이 적소(謫所)에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무릇 이양의 객지에서의 곤고(困苦)한 정상을 일일이 금중(禁中)에 통기하였으며, 이양의 여당(餘黨)이 또 심통원과 밤낮으로 비밀히 모의하여 다시 들어오게 할 계획을 하고 있으니, 그 사기(事機)가 매우 두려워할 만하다. 그렇다면 오늘날 이양 등에게는 죄주기를 청하고 심통원에게는 미치지 않은 것은 무슨 까닭인가? 진실로 심통원은 뽑아 버리기 어려운 권세가 있어 도리어 중상하는 화를 받을까 두려워한 것이다. 형세가 곤궁하게 된 이양에 대해서는 어려움 없이 죄주기를 청하면서 세력이 장대(張大)한 심통원에 대해서는 감히 무어라 말하지 못하니, 옛사람이 나라를 위해 몸을 잊어 버리던 그런 일을 오늘날 다시 볼 수 없단 말인가?
- [註 014] 성호 사서(城狐社鼠) : 성중(城中)의 여우와 사중(社中)의 쥐. 몸을 안전한 곳에 두고서 나쁜 일을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임금 곁에 있으면서 간사한 짓을 하는 신하의 비유. 《설원(說苑)》 선설(善說).
원문
○弘文館副提學金貴榮等上箚曰:
人君之所以摠攬威福, 維持國家者, 以有公論而已。 公論所激, 不謀而同, 而在上之人, 不卽聽納, 則國綱板蕩, 人心沮喪, 禍敗立至。 可不懼哉? 元兇巨奸, 竊君威福之權, 而釀國家危亡之禍, 神人共憤, 覆載難容。 此公論之久而愈激者也。 罪人李樑, 以陰兇之人, 驟躋卿相, 引進傾邪險詖之輩, 布列權要, 作爲(瓜)〔爪〕 牙, 恣行兇臆。 上之爵賞, 市爲己恩; 國之刑獄, 擅作己威。 假托上旨, 箝制朝廷; 攘奪臧獲, 陵劫士庶。 僭擬服用而不憚, 日肆淫醜而無忌, 構盤據之計, 肆網打之術, 使殿下孤立, 而國勢日危, 其爲惡極矣。 人臣所犯, 有一於此, 猶足以顯示王法, 況此俱有之乎? 李戡, 以豺虎暴戾之性, 縱狗彘淫穢之行, 締結李樑, 作爲腹心, 假狐鼠之勢, 恣鷹犬之囓, 敎誘兇謀, (指晝)〔指劃〕 陰計, 嫁禍朝廷, 構陷士林。 尹百源, 以鬼蜮之資, 濟虺蛇之毒, 憑托窟穴, 冀售報復, 常懷忿懟之心, 至發怨恨之言。 邀聚黨援, 晝夜構捏, 期致覆亡之禍。 二人之罪, 與樑無異。 當初公論之發, 實由於宗社之默佑, 而尙示寬典, 只命竄黜, 所當戴罪屛迹。 任意行止, 占入大家, 而率養衆妾, 飛簡列邑, 而徵索不厭, 其縱恣無忌甚矣。 魑魅之禦, 豈足以懲其罪哉? 黨惡之治, 王法所謹, 而罪不以律, 故至今人心不定, 邪議橫生。 若不明正其罪, 以懲誤國亂政之惡, 厲階之成, 實基於此。 公論之愈激, 不得不爾也。 伏願, 殿下亟從公論, 以快輿憤。 答曰: "李樑等三人, 有如此之罪, 故俱竄遐方, 求爲邊氓而已。 至於依律決, 則不可從也。
不允。
【史臣曰: "樑之構禍士林也, 沈通源主之。 樑已投竄, 而顧惜之意, 虍猶不衰。 問訊不絶於謫中。 凡樑羈旅困苦之狀, 一一關通禁中。 樑之餘黨, 又與通源晨夜密謀, 以爲再入之計。 其機甚可懼也。 然則今日請罪樑等, 而不及通源, 何耶? 誠以通源有難拔之勢, 而恐貽反中之禍也。 樑旣勢窮, 則請罪之無難。 通源張大, 則莫敢誰何。 古人爲國忘身之事, 今不可復見耶?"】
원본
명종 20년 (1565) 1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