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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실록9권, 명종 4년 4월 21일 경신 4/5 기사 / 1549년 명 가정(嘉靖) 28년

이홍윤이 공초하다

국역

상인(喪人) 이홍윤이 공초(供招)하기를,

"신의 아비와 【이약빙(李若氷).】 장인은 【윤임(尹任).】 국가에 죄를 얻어 죽음을 당했으니 신이 목숨을 보전한 것만도 다행인데, 항상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는 말은 이치에 만부당합니다. 술사(術士)와 교결(交結)하였다는 말에 대해서는, 다른 술사는 아는 자가 없고 함창(咸昌)에 사는 배광의(裵光義)라는 자가 평소 묘터를 잘 잡았으므로 아비가 생존해 있을 적부터 서로 아는 터였습니다. 아비가 죽은지 이틀 만인 정미년054) 9월 22일에 인사차 들렀다가 신의 아비 묘지를 잡아주었으며 이틀밤을 묵고 간 뒤로는 한번도 온 적이 없습니다. 재상들의 점을 쳐서 길흉을 두루 말했다는 일은 그런 적이 없고, 또 사람들이 많이 모인 데에서 부도(不道)한 말을 발설할 이치는 더욱 없습니다. 가령 발설했다면 들은 자가 틀림없이 많을 것입니다. 신은 전혀 원망하고 비방하는 말을 발설하지 않았는데 말이 온 고을에 펴졌다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동생이 발언했다는 일에 대해서는 이렇습니다.

신의 동복형 이홍남과는 장가든 후에 따로 살게 되었는데 신이 부모와 함께 산다는 이유로 형은 신이 몰래 부모를 꾀어 많은 전민(田民)을 얻어냈다고 언제나 의심하고 미워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형의 종 막동(莫同)이가 신이 맡긴 소를 몰래 서모(庶母)에게 빌려 주었기 때문에 신이 막동이의 소를 빼앗은 일이 있고, 또 막동이의 조카 범동(凡同)이를 형 이홍남이 부리기 위해 데려 가려고 할 적에 신의 망모(亡母) 장례 때 일을 시킬 작정으로 데리고 있으면서 보내지 않았는데, 와서 일은 않고 도피한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신이 관에 소지(所志)055) 를 올려서 막동이가 주인을 능욕(陵辱)한 죄를 다스려줄 것을 청했더니, 범동이는 다시 돌아왔으나 막동이는 도망하였습니다. 이홍남은 이를 신이 괴롭힌 소치로 보았습니다. 또 이틀갈이 전지가 있어 신이 이를 경작해 먹고 있었는데 서제(庶弟) 인정(寅丁)이 그 어미를 꾀어 이홍남에게 편지를 보내어 자기가 경작하게 해달라고 청했지만 이홍남이 허락하지 않다가, 그뒤 감과 밤을 보내어 다시 청하자 허락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신이 형에게 편지하기를 ‘한 됫박의 밤과 한 꼬치의 감이 족히 형의 허락하지 않는 마음을 돌렸구려.’라고 하였더니, 형은 이 때문에 신에게 항상 감정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신의 어미가 생존해 있을 적에 어미에게 ‘이홍윤은 역적의 사위이니 오래지 아니하여 무거운 죄를 입을 것이다…….’고 편지하여 늘 겁주었기 때문에 어미는 이를 우려하다가 병이 들어 죽었습니다. 또 인정이가 금년 2∼4월 사이에 이홍남의 유배지에 왕래하였으니 신을 모함하고 헐뜯었으리라 의심됩니다. 따라서 형제들이 나를 모함하기 위해 발언했다고 날조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신이 부도(不道)한 말과 비방하는 말을 들었다는 일에 대해서는 이홍남을 추문하여 분간하여 주소서."

하였다. 추관 등이 추안(推案)을 가지고 아뢰기를,

"이홍윤이 승복하지 아니하니 형신(刑訊)을 가하게 하소서."

하니, 이뢴 대로 하라고 전교하였다. 이홍윤을 다시 추문하여 신장(訊杖) 30대에 이르자 공초하기를,

"어느 달 어느 날인지는 기억할 수 없고 3년 전쯤이라 생각됩니다. 음죽(陰竹)에 사는 김의순(金義淳)이라는 자가 신의 집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가 가진 책을 보았더니 거기에 조정의 재상들과 조사(朝士)들의 팔자(八字) 【음양서(陰陽書)에서 말하는 오주(五柱)이다.】 가 가득 적혀 있었는데 그 가운데 병신생(丙申生) 3인의 팔자는 이미 점을 쳐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신이 그 길흉을 물었더니 김의순의 말이 ‘병신생인 정승 3인의 팔자는 다 좋다.’고 했습니다.

신의 아비 장지를 잡던 날 저녁에 배광의(裵光義)와 최대관(崔大觀)은 앞서 가고 신은 뒤따라 갔었는데 배광의의 말이 ‘갑자년엔 살인(殺人)을 많이 하였으므로 2년을 넘기지 못했으니, 지금인들 어찌 오래 가겠는가? 오래지 않아 성명(聖明)한 세상을 볼 것이며 그대들도 당연히 벼슬하게 될 것이다. 갑자년엔 겨우 3년이 지나자 성명한 세상을 보았으니 이제 또 3년 뒤엔 마땅히 성명한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그 말을 듣고 집에 돌아와 최대관과 인정에게 ‘배광의는 점을 잘 치는 사람인데 그의 말이 이와 같으니 기쁘다.’고 하였더니, 두 사람이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 어찌 우연한 일이겠는가.’ 하였습니다. 신은 다시 ‘아비와 작은아비는 【이약해(李若海)를 가리킨다.】 국가에서 추문도 하지 않고 위력(威力)으로 무고한 사람을 억울하게 죽였다. 비록 애매하게 죄는 입었지만 어찌 좋을 때가 없겠는가? 지금 조사(朝士)로 있는 자치고 두려움에 떨지 않는 자가 누가 있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배광의가 말한 성명한 세상이란 요순(堯舜) 시대처럼 무고한 사람을 죽이지 않는 시절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배광의가 점을 쳐서 알아낸 것입니다. 신이 더불어 모의한 자는 배광의가 아닙니다.

연원역(連原驛)의 노제 역자(老除驛子)056) 이휘(李輝)는 뛰어난 풍수입니다. 신은 그 사람에게 장지를 잡게 하여 부모를 장사지냄으로써 자손들이 작록(爵祿)을 누리게 하고 싶었습니다. 신이 이휘에게 ‘배광의가 「갑자년의 일이 어찌 저절로 된 것이겠는가? 역시 사람이 일을 꾸며서 된 것이다. 지금도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그대도 그 덕을 입을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이 말이 어떤가?’라고 하였더니, 휘가 ‘지금의 병조 판서가 그 일을 할 만하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병조 판서 이준경(李浚慶)은 곧 나의 족친(族親)이다.’고 하였더니, 이휘는 ‘그대는 틀림없이 그 사람의 덕을 입을 것이다.’고 했습니다. 신이 ‘이준경이 어찌 이와 같은 일을 따르겠는가?’ 하였더니, 이휘는 ‘필부(匹夫)도 할 수 있다. 갑자년에는 종실(宗室)을 추대했었으니, 우리들이 필부이지만 만약 종실을 추대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 또 갑자년엔 적당한 장수가 있었으니, 지금도 적당한 장수만 있다면 어찌 성공하지 못하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추관 등이 추안을 가지고 입계하기를,

"이홍윤이 대체적인 것은 승복하였습니다. 재상들의 팔자(八字)를 점친 것과 갑자년의 일에 대한 것이 이홍남의 편지와 서로 같으니, 난언(亂言)일 뿐만 아니라 역모한 정상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세하게 캐물었으나 사실을 숨기고 범연히 역모라는 말만 할 뿐, 하나도 지적한 근거가 없으니 이홍남과 사간(事干)들이 모두 와야 귀일될 듯합니다. 지금 사실을 알기 위해 형장을 가한다면 장하(杖下)에서 죽을 듯하므로 감히 여쭙니다. 또 김의순(金義淳)·최대관(崔大觀)·이휘·인정(寅丁)이 서로 모의했다고 하니, 아울러 잡아다 추문하게 하소서. 판서 이준경은 이휘의 입에서만 나왔을 뿐이고 이홍윤도 틀림없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하므로 잡아다 추문하기를 청하지 않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이 초사(招辭)를 보니 모역한 정상(情狀)의 대체적인 것은 승복한 것이다. 지금 만약 형신을 가한다면 장하에서 죽을 것이니 우선 형신은 정지하라. 잡아오는 일은 아뢴 대로 하라."

하였다.

  • [註 054] 정미년 : 1547 명종 2년.
  • [註 055] 소지(所志) : 자신이나 또는 타인의 사정을 호소하는 소장(訴狀).
  • [註 056] 노제 역자(老除驛子) : 늙어서 신역을 면제받은 역자.

원문

○喪人李洪胤供曰: "臣父 【李若氷。】 及妻父, 【尹任。】 得罪國家被誅, 而臣之保全幸矣, 常懷怨懟, 萬無其理。 術士交結事, 則他餘術士不知矣。 咸昌居裵光義稱名者, 素能推卜相地, 故自父生存時相知。 而父死後第二日, 乃丁未九月二十二日, 適以相訪事來到, 而臣父葬地看定, 仍留二宿還去後, 一不來往。 無推占卿相, 歷言吉凶之事, 又無稠人廣會中, 不道之言發說之理矣。 假令發說, 則聽聞者必多。 而怨懟謗訕之語, 臣則專不發說, 騰播一鄕, 理所無也。 同生發言事, 則臣之同生兄洪男, 娶妻各居, 而臣則父母同居, 故謂臣陰誘父母, 多得田民, 常常疑慮疾惡。 非特此也。 其奴莫同, 逢授臣之牛隻, 而庶母處潛許, 故臣奪取莫同之牛, 且莫同之姪奴凡同, 洪男欲使喚捉去時, 臣以爲亡母永葬時, 姑可役使, 留置不送, 而逃避不來役。 故臣以莫同爲陵辱, 呈官請治其罪, 凡同則還入來, 莫同則逃去。 洪男以此爲臣之侵勞所致也。 且有田二日耕, 而臣時執耕食, 孽弟寅丁, 敎誘其母, 通簡于洪男處, 請自耕食, 而洪男不許之, 其後封送柿栗更請, 則乃許之。 故臣通簡于兄曰: ‘一升栗一串柿, 足以回不許之心也。’ 洪男以此非徒常懷積怒。 臣母生存時, 通簡於母曰: ‘洪胤乃逆賊女壻, 不久當被重罪。’ 云, 而每每恐動, 故母亦憂慮成疾致死矣。 且寅丁, 今年二三四月間, 洪男謫處往來, 則誣毁臣身, 亦可疑矣。 右同生等, 謀欲陷害, 構成發言者不無矣。 臣之不道謗訕之言聞知云, 則洪男推問分揀。" 推官等以推案啓曰: "李洪胤不承服, 請刑訊。" 傳曰: "如啓。" 李洪胤更推, 訊杖三十度, 供曰: "日月不記, 退計三年間。 陰竹居金義淳稱名者, 來到臣家, 見其所持冊, 則滿朝宰相朝士八字, 【八字, 如陰陽書所謂五柱也。】 無不書之, 其中丙申生三八字, 已爲推卜而書之。 臣問其吉凶, 則義淳曰: ‘丙申生政丞三人, 八字皆好。’ 云。 臣父葬地看定之夕, 裵光義與崔大觀先往, 臣隨後而至, 光義曰: ‘甲子年多殺人, 是以不過二年, 今時亦豈久乎? 不久當見聖明之世, 汝輩亦當仕矣。 甲子年纔過三年, 而見聖明之世, 今亦三年後, 當見聖明之世。’ 臣聞其言還家, 言於崔大觀及寅丁曰: ‘光義善卜者, 其言如此可喜。’ 二人曰: ‘若然豈偶然乎?’ 臣又曰: ‘臣父及叔父, 【指李若海也。】 國家不爲推問, 以威力枉殺無辜。 雖曖昧被罪, 豈無好時乎? 當今之時, 爲朝士者, 豈不恐懼乎?’ 光義所謂聖明之世云者, 如堯、舜之時, 不殺無辜也, 此光義推卜而知之也。 臣所與謀者, 非裵光義也。 連原老除驛子李輝, 善相地。 臣與其人, 欲擇地而葬父母, 使子孫享其爵祿。 臣言於李輝曰: ‘裵光義言: 「甲子年事, 亦豈自然而爲乎? 乃有人經營而爲之。 今若有如此之人, 則汝亦蒙其德矣。」 此言何如?’ 輝曰: ‘今之兵曹判書, 可以爲之。’ 臣曰: ‘兵曹判書李浚慶, 乃吾族親也。’ 輝曰: ‘(如)〔汝〕 必蒙其人之德矣。’ 臣曰: ‘李浚慶, 豈從如此事乎?’ 輝曰: ‘然則匹夫, 亦可以爲之。 甲子年, 得宗室而推戴, 吾等雖匹夫, 若得宗室而推戴, 可以成事。 甲子年將帥, 亦有其人, 若得其人而爲之, 則豈不成事乎?’" 推官等以推案入啓曰: "李洪胤, 大槪承服。 宰相八字問卜及甲子年事, 與洪男之簡相同, 非徒亂言, 有謀逆之狀, 故詳問, 則隱諱實情, 泛稱逆言, 指一無據, 洪男及事干齊到, 似可歸一。 今欲得實加刑, 則恐隕杖下, 故敢稟。 且金義淳、崔大觀、李輝、寅丁, 相與謀議云, 請竝拿推。 判書李浚慶, 只出於李輝之口, 而洪胤亦以爲必不從云, 故不請拿推。" 傳曰: "見此招辭, 則謀逆之狀, 大槪承服。 今若加刑, 則杖下隕命矣, 姑停刑訊。 拿來事, 如啓。"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명종실록9권, 명종 4년 4월 21일 경신 4/5 기사 / 1549년 명 가정(嘉靖) 28년

이홍윤이 공초하다

국역

상인(喪人) 이홍윤이 공초(供招)하기를,

"신의 아비와 【이약빙(李若氷).】 장인은 【윤임(尹任).】 국가에 죄를 얻어 죽음을 당했으니 신이 목숨을 보전한 것만도 다행인데, 항상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는 말은 이치에 만부당합니다. 술사(術士)와 교결(交結)하였다는 말에 대해서는, 다른 술사는 아는 자가 없고 함창(咸昌)에 사는 배광의(裵光義)라는 자가 평소 묘터를 잘 잡았으므로 아비가 생존해 있을 적부터 서로 아는 터였습니다. 아비가 죽은지 이틀 만인 정미년054) 9월 22일에 인사차 들렀다가 신의 아비 묘지를 잡아주었으며 이틀밤을 묵고 간 뒤로는 한번도 온 적이 없습니다. 재상들의 점을 쳐서 길흉을 두루 말했다는 일은 그런 적이 없고, 또 사람들이 많이 모인 데에서 부도(不道)한 말을 발설할 이치는 더욱 없습니다. 가령 발설했다면 들은 자가 틀림없이 많을 것입니다. 신은 전혀 원망하고 비방하는 말을 발설하지 않았는데 말이 온 고을에 펴졌다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동생이 발언했다는 일에 대해서는 이렇습니다.

신의 동복형 이홍남과는 장가든 후에 따로 살게 되었는데 신이 부모와 함께 산다는 이유로 형은 신이 몰래 부모를 꾀어 많은 전민(田民)을 얻어냈다고 언제나 의심하고 미워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형의 종 막동(莫同)이가 신이 맡긴 소를 몰래 서모(庶母)에게 빌려 주었기 때문에 신이 막동이의 소를 빼앗은 일이 있고, 또 막동이의 조카 범동(凡同)이를 형 이홍남이 부리기 위해 데려 가려고 할 적에 신의 망모(亡母) 장례 때 일을 시킬 작정으로 데리고 있으면서 보내지 않았는데, 와서 일은 않고 도피한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신이 관에 소지(所志)055) 를 올려서 막동이가 주인을 능욕(陵辱)한 죄를 다스려줄 것을 청했더니, 범동이는 다시 돌아왔으나 막동이는 도망하였습니다. 이홍남은 이를 신이 괴롭힌 소치로 보았습니다. 또 이틀갈이 전지가 있어 신이 이를 경작해 먹고 있었는데 서제(庶弟) 인정(寅丁)이 그 어미를 꾀어 이홍남에게 편지를 보내어 자기가 경작하게 해달라고 청했지만 이홍남이 허락하지 않다가, 그뒤 감과 밤을 보내어 다시 청하자 허락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신이 형에게 편지하기를 ‘한 됫박의 밤과 한 꼬치의 감이 족히 형의 허락하지 않는 마음을 돌렸구려.’라고 하였더니, 형은 이 때문에 신에게 항상 감정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신의 어미가 생존해 있을 적에 어미에게 ‘이홍윤은 역적의 사위이니 오래지 아니하여 무거운 죄를 입을 것이다…….’고 편지하여 늘 겁주었기 때문에 어미는 이를 우려하다가 병이 들어 죽었습니다. 또 인정이가 금년 2∼4월 사이에 이홍남의 유배지에 왕래하였으니 신을 모함하고 헐뜯었으리라 의심됩니다. 따라서 형제들이 나를 모함하기 위해 발언했다고 날조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신이 부도(不道)한 말과 비방하는 말을 들었다는 일에 대해서는 이홍남을 추문하여 분간하여 주소서."

하였다. 추관 등이 추안(推案)을 가지고 아뢰기를,

"이홍윤이 승복하지 아니하니 형신(刑訊)을 가하게 하소서."

하니, 이뢴 대로 하라고 전교하였다. 이홍윤을 다시 추문하여 신장(訊杖) 30대에 이르자 공초하기를,

"어느 달 어느 날인지는 기억할 수 없고 3년 전쯤이라 생각됩니다. 음죽(陰竹)에 사는 김의순(金義淳)이라는 자가 신의 집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가 가진 책을 보았더니 거기에 조정의 재상들과 조사(朝士)들의 팔자(八字) 【음양서(陰陽書)에서 말하는 오주(五柱)이다.】 가 가득 적혀 있었는데 그 가운데 병신생(丙申生) 3인의 팔자는 이미 점을 쳐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신이 그 길흉을 물었더니 김의순의 말이 ‘병신생인 정승 3인의 팔자는 다 좋다.’고 했습니다.

신의 아비 장지를 잡던 날 저녁에 배광의(裵光義)와 최대관(崔大觀)은 앞서 가고 신은 뒤따라 갔었는데 배광의의 말이 ‘갑자년엔 살인(殺人)을 많이 하였으므로 2년을 넘기지 못했으니, 지금인들 어찌 오래 가겠는가? 오래지 않아 성명(聖明)한 세상을 볼 것이며 그대들도 당연히 벼슬하게 될 것이다. 갑자년엔 겨우 3년이 지나자 성명한 세상을 보았으니 이제 또 3년 뒤엔 마땅히 성명한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그 말을 듣고 집에 돌아와 최대관과 인정에게 ‘배광의는 점을 잘 치는 사람인데 그의 말이 이와 같으니 기쁘다.’고 하였더니, 두 사람이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 어찌 우연한 일이겠는가.’ 하였습니다. 신은 다시 ‘아비와 작은아비는 【이약해(李若海)를 가리킨다.】 국가에서 추문도 하지 않고 위력(威力)으로 무고한 사람을 억울하게 죽였다. 비록 애매하게 죄는 입었지만 어찌 좋을 때가 없겠는가? 지금 조사(朝士)로 있는 자치고 두려움에 떨지 않는 자가 누가 있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배광의가 말한 성명한 세상이란 요순(堯舜) 시대처럼 무고한 사람을 죽이지 않는 시절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배광의가 점을 쳐서 알아낸 것입니다. 신이 더불어 모의한 자는 배광의가 아닙니다.

연원역(連原驛)의 노제 역자(老除驛子)056) 이휘(李輝)는 뛰어난 풍수입니다. 신은 그 사람에게 장지를 잡게 하여 부모를 장사지냄으로써 자손들이 작록(爵祿)을 누리게 하고 싶었습니다. 신이 이휘에게 ‘배광의가 「갑자년의 일이 어찌 저절로 된 것이겠는가? 역시 사람이 일을 꾸며서 된 것이다. 지금도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그대도 그 덕을 입을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이 말이 어떤가?’라고 하였더니, 휘가 ‘지금의 병조 판서가 그 일을 할 만하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병조 판서 이준경(李浚慶)은 곧 나의 족친(族親)이다.’고 하였더니, 이휘는 ‘그대는 틀림없이 그 사람의 덕을 입을 것이다.’고 했습니다. 신이 ‘이준경이 어찌 이와 같은 일을 따르겠는가?’ 하였더니, 이휘는 ‘필부(匹夫)도 할 수 있다. 갑자년에는 종실(宗室)을 추대했었으니, 우리들이 필부이지만 만약 종실을 추대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 또 갑자년엔 적당한 장수가 있었으니, 지금도 적당한 장수만 있다면 어찌 성공하지 못하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추관 등이 추안을 가지고 입계하기를,

"이홍윤이 대체적인 것은 승복하였습니다. 재상들의 팔자(八字)를 점친 것과 갑자년의 일에 대한 것이 이홍남의 편지와 서로 같으니, 난언(亂言)일 뿐만 아니라 역모한 정상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세하게 캐물었으나 사실을 숨기고 범연히 역모라는 말만 할 뿐, 하나도 지적한 근거가 없으니 이홍남과 사간(事干)들이 모두 와야 귀일될 듯합니다. 지금 사실을 알기 위해 형장을 가한다면 장하(杖下)에서 죽을 듯하므로 감히 여쭙니다. 또 김의순(金義淳)·최대관(崔大觀)·이휘·인정(寅丁)이 서로 모의했다고 하니, 아울러 잡아다 추문하게 하소서. 판서 이준경은 이휘의 입에서만 나왔을 뿐이고 이홍윤도 틀림없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하므로 잡아다 추문하기를 청하지 않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이 초사(招辭)를 보니 모역한 정상(情狀)의 대체적인 것은 승복한 것이다. 지금 만약 형신을 가한다면 장하에서 죽을 것이니 우선 형신은 정지하라. 잡아오는 일은 아뢴 대로 하라."

하였다.

  • [註 054] 정미년 : 1547 명종 2년.
  • [註 055] 소지(所志) : 자신이나 또는 타인의 사정을 호소하는 소장(訴狀).
  • [註 056] 노제 역자(老除驛子) : 늙어서 신역을 면제받은 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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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喪人李洪胤供曰: "臣父 【李若氷。】 及妻父, 【尹任。】 得罪國家被誅, 而臣之保全幸矣, 常懷怨懟, 萬無其理。 術士交結事, 則他餘術士不知矣。 咸昌居裵光義稱名者, 素能推卜相地, 故自父生存時相知。 而父死後第二日, 乃丁未九月二十二日, 適以相訪事來到, 而臣父葬地看定, 仍留二宿還去後, 一不來往。 無推占卿相, 歷言吉凶之事, 又無稠人廣會中, 不道之言發說之理矣。 假令發說, 則聽聞者必多。 而怨懟謗訕之語, 臣則專不發說, 騰播一鄕, 理所無也。 同生發言事, 則臣之同生兄洪男, 娶妻各居, 而臣則父母同居, 故謂臣陰誘父母, 多得田民, 常常疑慮疾惡。 非特此也。 其奴莫同, 逢授臣之牛隻, 而庶母處潛許, 故臣奪取莫同之牛, 且莫同之姪奴凡同, 洪男欲使喚捉去時, 臣以爲亡母永葬時, 姑可役使, 留置不送, 而逃避不來役。 故臣以莫同爲陵辱, 呈官請治其罪, 凡同則還入來, 莫同則逃去。 洪男以此爲臣之侵勞所致也。 且有田二日耕, 而臣時執耕食, 孽弟寅丁, 敎誘其母, 通簡于洪男處, 請自耕食, 而洪男不許之, 其後封送柿栗更請, 則乃許之。 故臣通簡于兄曰: ‘一升栗一串柿, 足以回不許之心也。’ 洪男以此非徒常懷積怒。 臣母生存時, 通簡於母曰: ‘洪胤乃逆賊女壻, 不久當被重罪。’ 云, 而每每恐動, 故母亦憂慮成疾致死矣。 且寅丁, 今年二三四月間, 洪男謫處往來, 則誣毁臣身, 亦可疑矣。 右同生等, 謀欲陷害, 構成發言者不無矣。 臣之不道謗訕之言聞知云, 則洪男推問分揀。" 推官等以推案啓曰: "李洪胤不承服, 請刑訊。" 傳曰: "如啓。" 李洪胤更推, 訊杖三十度, 供曰: "日月不記, 退計三年間。 陰竹居金義淳稱名者, 來到臣家, 見其所持冊, 則滿朝宰相朝士八字, 【八字, 如陰陽書所謂五柱也。】 無不書之, 其中丙申生三八字, 已爲推卜而書之。 臣問其吉凶, 則義淳曰: ‘丙申生政丞三人, 八字皆好。’ 云。 臣父葬地看定之夕, 裵光義與崔大觀先往, 臣隨後而至, 光義曰: ‘甲子年多殺人, 是以不過二年, 今時亦豈久乎? 不久當見聖明之世, 汝輩亦當仕矣。 甲子年纔過三年, 而見聖明之世, 今亦三年後, 當見聖明之世。’ 臣聞其言還家, 言於崔大觀及寅丁曰: ‘光義善卜者, 其言如此可喜。’ 二人曰: ‘若然豈偶然乎?’ 臣又曰: ‘臣父及叔父, 【指李若海也。】 國家不爲推問, 以威力枉殺無辜。 雖曖昧被罪, 豈無好時乎? 當今之時, 爲朝士者, 豈不恐懼乎?’ 光義所謂聖明之世云者, 如堯、舜之時, 不殺無辜也, 此光義推卜而知之也。 臣所與謀者, 非裵光義也。 連原老除驛子李輝, 善相地。 臣與其人, 欲擇地而葬父母, 使子孫享其爵祿。 臣言於李輝曰: ‘裵光義言: 「甲子年事, 亦豈自然而爲乎? 乃有人經營而爲之。 今若有如此之人, 則汝亦蒙其德矣。」 此言何如?’ 輝曰: ‘今之兵曹判書, 可以爲之。’ 臣曰: ‘兵曹判書李浚慶, 乃吾族親也。’ 輝曰: ‘(如)〔汝〕 必蒙其人之德矣。’ 臣曰: ‘李浚慶, 豈從如此事乎?’ 輝曰: ‘然則匹夫, 亦可以爲之。 甲子年, 得宗室而推戴, 吾等雖匹夫, 若得宗室而推戴, 可以成事。 甲子年將帥, 亦有其人, 若得其人而爲之, 則豈不成事乎?’" 推官等以推案入啓曰: "李洪胤, 大槪承服。 宰相八字問卜及甲子年事, 與洪男之簡相同, 非徒亂言, 有謀逆之狀, 故詳問, 則隱諱實情, 泛稱逆言, 指一無據, 洪男及事干齊到, 似可歸一。 今欲得實加刑, 則恐隕杖下, 故敢稟。 且金義淳、崔大觀、李輝、寅丁, 相與謀議云, 請竝拿推。 判書李浚慶, 只出於李輝之口, 而洪胤亦以爲必不從云, 故不請拿推。" 傳曰: "見此招辭, 則謀逆之狀, 大槪承服。 今若加刑, 則杖下隕命矣, 姑停刑訊。 拿來事, 如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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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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