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검색

중종실록57권, 중종 21년 5월 10일 임진 1/2 기사 / 1526년 명 가정(嘉靖) 5년

경상도 삼가의 유학 권경수가 상소를 올려 수령과 감사의 폐단을 지적하다

국역

경상도 삼가(三嘉)의 유학(幼學) 권경수(權敬銖)가 소(疏)를 올려 재변이 생기게 된 이유를 진달했는데 그 대략은 이러하다.

"외방 수령이 혹 적격자가 아닌 경우, 처음 부임해서는 은혜를 베풀기 때문에 참으로 믿을 만하고 백성들도 생업(生業)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이 여겨집니다. 그러나 세월이 오래 흘러 점차 마음 속에 욕심이 싹트게 되면 염치도 돌아보지 않고 자기의 욕구만 충족시키려 하게 됩니다. 그래서 관리가 성화(星火)보다도 더 급하게 백성들을 다그칩니다. 매양 공상(供上)하기 위해서라고 일컬으면서 몇 배가 넘게 징수하기 때문에 백성들이 시달리다 지쳐 기진맥진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세금 내기에도 정신을 못차릴 정도인데 어느 겨를에 본성(本性)을 이루고 생업을 편안히 누릴 수 있겠습니까? 또 앉아서 국록(國祿)만 먹으면서 나랏일에는 힘쓰지 않고 빈객(賓客)들에게 후한 뇌물을 주어 명예만 구하는가 하면, 이웃 고을 수령과 교결(交結)하여 수시로 연회를 베풀기도 합니다. 따라서 술을 맡은 이졸(吏卒)이 자기의 전택(田宅)까지 팔아서 대어도 1년을 견디지 못하여 가족을 데리고 도망쳐버립니다. 또 하루면 해결할 송사(訟事)를 한 달이 다가도록 판결하지 않으므로, 호소하는 첩장(牒狀)이 분망함은 물론 원망이 백성들의 가슴을 메우고 있습니다. 이래서 먼 지방에 있는 송자(訟者)는 부질없이 양식만 싸들고 왕래할 뿐이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임금의 뜻을 받드는 의의가 씻은 듯이 없어졌습니다.

또 감사(監司)가 고을에 올 때는 아첨하기 위한 방법으로 본 고을에 없는 물건을 많이 사들이기도 하고, 황소를 잡아서 영리(營吏)122) 들을 후대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영리들도 이를 당연한 것으로 여김은 물론, 가는 곳마다 뇌물을 요구하기도 하고 밤새워 질탕하게 마시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만약 그들의 뜻에 맞지 않으면 도리어 그들의 중상을 받게 됩니다. 때문에 국가의 창고가 바닥나게 되어 이임(離任)에 앞서 해유(解由)123) 를 못받게 될 형편이면, 또 부과하여 거두어들입니다. 심지어는 형옥(刑獄)에도 시비를 분간치 않은 채 죄수들을 감옥에 구금시켜 두고 시일만 끌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10∼20년씩 갇혀 있다가 감옥에서 죽기까지 합니다. 죄수의 집에서도 옥바라지에 여념이 없어 농사일에 힘쓰지 못하고 있으며, 위로는 부모가 수심에 잠겨 있고 아래로는 처자가 원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리하여 죄가 있건 없건 모두 한군데로 귀결되니 하늘에 사무치는 원한치고 이보다 더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어사(御史)가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반드시 부서(簿書)를 고쳐 죄수를 내보내 놓고서 기다립니다. 그러나 일단 어사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 감옥은 만원이 되고 문서는 책상 위에 가득하게 되니, 나라를 속이는 짓을 어찌 이루 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 [註 122] 영리(營吏) : 감영의 관리.
  • [註 123] 해유(解由) : 관아의 물품을 맡아 관리하던 벼슬아치가 갈릴 때 후임자(後任者)에게 그 사무를 인계하고, 이를 호조(戶曹)에 보고하여 책임을 면하던 일.

원문

○壬辰/慶尙道 三嘉幼學權敬銖上疏, 陳致災之由, 略曰:

外方守令, 或非其人, 則初之任, 施以恩惠, 眞若可信, 而民可遂其生業。 及其歲久, 內慾漸萌, 不顧廉恥, 要遂其情。 官使臨民, 急於星火, 每稱供上, 徵斂倍蓰, 疲癃殘疾, 奉賦不遑, 奚暇遂其性, 而安其業乎? 亦或坐食公餼, 不務王事, 厚遺賓客, 以求其譽。 交結傍郡, 會飮無常, 掌釀之吏, 卒至轉賣田宅, 不支一年, 卷家逃散。 一日之訟, 彌月不決, 牒訴倥偬, 冤憫塡胸, 遠方訟者, 徒勤備糧, 是, 何意歟? 奉承君上之意, 掃地盡矣。 而且監司到郡之日, 以爲納媚之術, 多費本邑所無之物, 或殺黃牛, 厚餉營吏。 營吏亦以是爲得, 或到處求賾, 徹夜劇飮, 若不如意, 反中其毒。 國廩空虛, 至不得解由, 則又爲科斂。 至於刑獄, 不分是非, 拘囚牢獄, 遷延日月, 或至十年、二十年, 而致死於獄, 囚家亦力於供獄, 不務三農, 上憂父母; 下怨妻子, 有罪無罪, 渾歸一途, 通天之怨, 莫此若也。 及聞有御史之奇, 則必移簿書, 出囚徒而待之, 過則滿獄中、盈几上, 國之見欺, 何可勝言?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중종실록57권, 중종 21년 5월 10일 임진 1/2 기사 / 1526년 명 가정(嘉靖) 5년

경상도 삼가의 유학 권경수가 상소를 올려 수령과 감사의 폐단을 지적하다

국역

경상도 삼가(三嘉)의 유학(幼學) 권경수(權敬銖)가 소(疏)를 올려 재변이 생기게 된 이유를 진달했는데 그 대략은 이러하다.

"외방 수령이 혹 적격자가 아닌 경우, 처음 부임해서는 은혜를 베풀기 때문에 참으로 믿을 만하고 백성들도 생업(生業)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이 여겨집니다. 그러나 세월이 오래 흘러 점차 마음 속에 욕심이 싹트게 되면 염치도 돌아보지 않고 자기의 욕구만 충족시키려 하게 됩니다. 그래서 관리가 성화(星火)보다도 더 급하게 백성들을 다그칩니다. 매양 공상(供上)하기 위해서라고 일컬으면서 몇 배가 넘게 징수하기 때문에 백성들이 시달리다 지쳐 기진맥진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세금 내기에도 정신을 못차릴 정도인데 어느 겨를에 본성(本性)을 이루고 생업을 편안히 누릴 수 있겠습니까? 또 앉아서 국록(國祿)만 먹으면서 나랏일에는 힘쓰지 않고 빈객(賓客)들에게 후한 뇌물을 주어 명예만 구하는가 하면, 이웃 고을 수령과 교결(交結)하여 수시로 연회를 베풀기도 합니다. 따라서 술을 맡은 이졸(吏卒)이 자기의 전택(田宅)까지 팔아서 대어도 1년을 견디지 못하여 가족을 데리고 도망쳐버립니다. 또 하루면 해결할 송사(訟事)를 한 달이 다가도록 판결하지 않으므로, 호소하는 첩장(牒狀)이 분망함은 물론 원망이 백성들의 가슴을 메우고 있습니다. 이래서 먼 지방에 있는 송자(訟者)는 부질없이 양식만 싸들고 왕래할 뿐이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임금의 뜻을 받드는 의의가 씻은 듯이 없어졌습니다.

또 감사(監司)가 고을에 올 때는 아첨하기 위한 방법으로 본 고을에 없는 물건을 많이 사들이기도 하고, 황소를 잡아서 영리(營吏)122) 들을 후대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영리들도 이를 당연한 것으로 여김은 물론, 가는 곳마다 뇌물을 요구하기도 하고 밤새워 질탕하게 마시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만약 그들의 뜻에 맞지 않으면 도리어 그들의 중상을 받게 됩니다. 때문에 국가의 창고가 바닥나게 되어 이임(離任)에 앞서 해유(解由)123) 를 못받게 될 형편이면, 또 부과하여 거두어들입니다. 심지어는 형옥(刑獄)에도 시비를 분간치 않은 채 죄수들을 감옥에 구금시켜 두고 시일만 끌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10∼20년씩 갇혀 있다가 감옥에서 죽기까지 합니다. 죄수의 집에서도 옥바라지에 여념이 없어 농사일에 힘쓰지 못하고 있으며, 위로는 부모가 수심에 잠겨 있고 아래로는 처자가 원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리하여 죄가 있건 없건 모두 한군데로 귀결되니 하늘에 사무치는 원한치고 이보다 더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어사(御史)가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반드시 부서(簿書)를 고쳐 죄수를 내보내 놓고서 기다립니다. 그러나 일단 어사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 감옥은 만원이 되고 문서는 책상 위에 가득하게 되니, 나라를 속이는 짓을 어찌 이루 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 [註 122] 영리(營吏) : 감영의 관리.
  • [註 123] 해유(解由) : 관아의 물품을 맡아 관리하던 벼슬아치가 갈릴 때 후임자(後任者)에게 그 사무를 인계하고, 이를 호조(戶曹)에 보고하여 책임을 면하던 일.

원문

○壬辰/慶尙道 三嘉幼學權敬銖上疏, 陳致災之由, 略曰:

外方守令, 或非其人, 則初之任, 施以恩惠, 眞若可信, 而民可遂其生業。 及其歲久, 內慾漸萌, 不顧廉恥, 要遂其情。 官使臨民, 急於星火, 每稱供上, 徵斂倍蓰, 疲癃殘疾, 奉賦不遑, 奚暇遂其性, 而安其業乎? 亦或坐食公餼, 不務王事, 厚遺賓客, 以求其譽。 交結傍郡, 會飮無常, 掌釀之吏, 卒至轉賣田宅, 不支一年, 卷家逃散。 一日之訟, 彌月不決, 牒訴倥偬, 冤憫塡胸, 遠方訟者, 徒勤備糧, 是, 何意歟? 奉承君上之意, 掃地盡矣。 而且監司到郡之日, 以爲納媚之術, 多費本邑所無之物, 或殺黃牛, 厚餉營吏。 營吏亦以是爲得, 或到處求賾, 徹夜劇飮, 若不如意, 反中其毒。 國廩空虛, 至不得解由, 則又爲科斂。 至於刑獄, 不分是非, 拘囚牢獄, 遷延日月, 或至十年、二十年, 而致死於獄, 囚家亦力於供獄, 不務三農, 上憂父母; 下怨妻子, 有罪無罪, 渾歸一途, 通天之怨, 莫此若也。 及聞有御史之奇, 則必移簿書, 出囚徒而待之, 過則滿獄中、盈几上, 國之見欺, 何可勝言?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원본

/ 1
태조-철종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고종-순종
                                                              • 이동
                                                                • 이동
                                                                  • 이동
                                                                    태조-철종
                                                                      고종-순종

                                                                        문자입력기

                                                                        한자목록

                                                                        문자영역
                                                                        한자목록 바로가기

                                                                        부수

                                                                        획수

                                                                        한자목록

                                                                        획수

                                                                        한자목록

                                                                        부수

                                                                        획수

                                                                        한자목록

                                                                        영문INDEX

                                                                        한어 병음

                                                                        한자목록

                                                                        영문INDEX

                                                                        일본어 음독

                                                                        한자목록

                                                                        책갈피목록

                                                                        책갈피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