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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 19권, 중종 8년 10월 3일 정유 2번째기사 1513년 명 정덕(正德) 8년

간음 징계에 대한 전라도 관찰사 권홍의 장계

전라도 관찰사(全羅道觀察使) 권홍(權弘)이 장계(狀啓)하였다.

"본도(本道)의 폐풍(弊風)을 보건대, 거사(居士)라는 남자들과 회사(回寺) 【절을 돌아다니며 붙여 사는 여인을 방언으로 회사라 한다.】 라는 여인들은 모두가 농업에 종사하지 아니하고 마음대로 음탕한 짓을 하며 횡행하여 풍속을 그르치니, 법으로 금해야 합니다. 그 중에도 더욱 심한 것으로는 양중(兩中) 【속칭 화랑(花郞)인데 남자 무당을 말하는 것이다.】 보다 더한 것이 없습니다. 무릇 백성의 집에서 귀신에게 제사지낼 때에, 여자 무당이 많이 있는데도 반드시 양중이 주석(主席)이 되게 하여, 주인집과 거기 모인 사람들이 공손하게 맞이하여 위로하고, 밤낮으로 노래하고 춤추어 귀신을 즐겁게 하고, 남녀가 서로 섞여 정욕(情慾) 이야기와 외설(猥褻)한 짓을 무엇이고 다하여, 사람들이 듣기에 놀라와 손뼉 치며 웃게 하여 이것을 쾌락으로 여깁니다. 간혹 수염이 없는 젊은 자가 있으면, 여자의 옷으로 변장하고 분을 발라 화장을 하고 남의 집에 드나들며 밤에 여자 무당과 함께 방에 섞여 앉아서 틈을 엿보아 남의 부녀를 간음하나, 형적이 은밀하여 적발하기 어렵습니다. 혹 사족(士族)의 집에서도 이렇게 된다면 상서롭지 못함이 이보다 더할 수 없습니다.

성화(成化)329) 18년330) 의 형조 수교(刑曹受敎)에 이르기를 ‘화랑과 유녀(遊女) 등은 소재관(所在官)이 단속해서 적발하여, 《대명률(大明律)》 《범간조(犯奸條)》331) 에 의거하여 모두 본죄(本罪)에 1등을 더하고, 양가(良家)의 여자와 중은 잔읍(殘邑)의 노비(奴婢)로 정속(定屬)하라.’고 하였습니다. 이 수교를 지금까지 거행하여, 양가의 자녀와 중은 율문(律文)에 따라 1등을 더해서 죄를 결단한 뒤에 노비로 정하므로 그 벌이 장(杖) 1백, 유(流) 3천 리와 맞먹고, 공·사천(公私賤)은 단지 장 1백으로만 논단(論斷)하여, 죄는 같은데도 형벌이 달라서, 죄악이 징계되지 않습니다. 비록 공·사천일지라도 모두 장 1백, 유 3천 리와 맞먹는 것으로 논단하여야 합니다. 그 중에서 변복(變服)하여 여장하고 남의 집에 드나드는 자는, 양인(良人)·천인(賤人)을 분간할 것 없이 모두 속바치게 하지 말고 온 가족을 절도(絶島)로 들여보내되 양인(良人)이면 노(奴)로 삼고, 사족(士族)의 집에 변복하고 드나드는 자에 있어서는, 그 부녀를 간음하더라도 실정을 적발하기가 쉽지 않으나 그 마음가짐을 따진다면 헤아릴 수 없이 사특하고 음탕하여, 도·유(徒流) 같은 보통 율(律)로는 죄악을 징계할 수 없으니, 등을 더하여 형을 논단하여, 추한 무리를 없애어 더러운 풍습을 제거해야 합니다."


  • 【태백산사고본】 10책 19권 1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678면
  • 【분류】
    사법-법제(法制) / 사법-치안(治安) / 신분-천인(賤人)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註 329]
    성화(成化) : 명 헌종(明憲宗)의 연호.
  • [註 330]
    18년 : 1482 성종 13년.
  • [註 331]
    《범간조(犯奸條)》 : 지아비와 처첩(妻妾) 사이 이외에 남녀 관계를 저지른 죄를 처벌하는 법조문인데, "무릇 화간(和姦)은 장(杖) 80에 처하되 지아비가 있는 경우에는 장 90에 처하고, 조간(刁姦:유괴 간음)은 장 1백에 처한다. 강간(强奸)한 자는 교형(絞刑)에 처하되, 이루지 못한 자는 장 1백 유(流) 3천 리에 처한다……." 하였고, 또 그 세조(細條)인 거상급승도범간(居喪及僧道犯奸)에는 "무릇 부모상 또는 지아비의 상을 당한 자와 승니(僧尼)·도사(道士)·여관(女冠:여자 도사)이 간음을 범하면 범간죄에 2등(等)을 더한다……." 하였다.

全羅道觀察使權弘狀啓曰:

觀本道弊風, 男子之稱爲居士, 女人之稱爲回寺者,【女人之游寓山寺者, 方言謂之 〔回〕寺。】 率皆不事農業, 縱淫橫行, 傷風敗俗, 法所當禁。 其中尤甚者, 莫過兩中。 【俗云花郞、男巫之稱。】 凡民人之家, 祀神之時, 雖女巫多在, 必使兩中主席, 主家及參會人等, 虔恭迎慰。 終夕達朝, 歌舞娛神, 男女相雜, 情慾之談, 淫媟之狀, 無所不爲, 令人竦聽抃噱, 以爲快樂。 間有弱冠無髯者, 則變着女服, 塗粉施粧, 出入人家, 昏夜與女巫, 雜坐堂室, 乘間伺隙, 奸人妻女, 形迹隱秘, 難於摘發。 恐士族人家, 亦復如是, 則不祥莫甚。 成化十八年, 刑曹受敎曰: "花郞、遊女等, 令所在官紏摘, 依《大明律》 《犯奸條》, 竝加本罪一等, 良家女、僧人, 則屬殘邑奴婢。" 此受敎至今擧行, 良家子女、僧人, 則依律加等, 決罪後, 屬奴婢, 其罰准杖一百流三千里, 公私賤則只杖一百論決, 罪同罰異, 而惡無所懲。 雖公私賤, 竝以准杖一百流三千里論斷。 其變服女粧, 出入人家者, 勿分良賤, 竝除贖全家入送絶島, 良人則爲奴。 至於士族家, 如有變服出入者, 雖奸其妻女, 事狀未易摘發, 原其設心, 邪淫莫測, 以徒流常律, 不足以懲惡。 加等論刑, 以絶醜類, 以袪汚風。


  • 【태백산사고본】 10책 19권 1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678면
  • 【분류】
    사법-법제(法制) / 사법-치안(治安) / 신분-천인(賤人)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