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실록273권, 성종 24년 1월 8일 갑술 4/6 기사 / 1493년 명 홍치(弘治) 6년
의정부 검상 민사건이 김종직의 시호를 바꾸게 하기를 청하자 봉상시에 묻도록 하다
국역
의정부 검상(議政府檢詳) 민사건(閔師騫)이 당상관(堂上官)의 의견을 가지고 와서 아뢰기를,
"김종직(金宗直)의 시호(諡號)를 봉상시(奉常寺)에서 문충(文忠)으로 의의(擬議)해 추증(追贈)하였는데, 국조(國朝)에 이 시호를 얻은 자는 단지 조준(趙浚)042) 등 몇 사람뿐입니다. 김종직(金宗直)이 한 일은 조준 등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데, 시호를 의논함에 모두 성인(聖人)을 도운 말만을 써서 이르기를, ‘자신이 사도(斯道)043) 를 임무로 하여 덕(德)과 인(仁)에 의거하였으며, 충성과 신의로써 공경함을 돈독히 하여 사람들을 가르치는 데 게으르지 않았으며, 그로써 사문(斯文)을 흥기(興起)시키는 것을 자기의 책임으로 삼았고, 왕도(王道)044) 를 귀하게 여기고 패도(霸道)를 천하게 여기며 널리 학문을 닦아 몸가짐을 예의에 맞게 하였으며, 청렴하되 소견이 좁지 않고 온화하되 시류(時流)에 휩쓸리지 않았으며, 문장(文章)과 도덕(道德)은 한 세대에 높게 뛰어났다.’고 하였습니다. 그 헛된 미명(美名)이 이와 같으니, 청컨대 시호를 고치도록 하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김종직(金宗直)이 한 일은 과연 조준 등과 서로 같을 수 없는데, 어찌 이와 같이 시호를 의논하였는가? 봉상시(奉常寺)에 묻도록 하라."
하였다.
- [註 042] 조준(趙浚) : 고려·조선조의 문신.
- [註 043] 사도(斯道) : 유교의 도덕.
- [註 044] 왕도(王道) : 왕자(王者)가 어진 덕(德)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공평무사(公平無私)한 정치(政治). 패도(霸道)의 대(對).
원문
성종실록273권, 성종 24년 1월 8일 갑술 4/6 기사 / 1493년 명 홍치(弘治) 6년
의정부 검상 민사건이 김종직의 시호를 바꾸게 하기를 청하자 봉상시에 묻도록 하다
국역
의정부 검상(議政府檢詳) 민사건(閔師騫)이 당상관(堂上官)의 의견을 가지고 와서 아뢰기를,
"김종직(金宗直)의 시호(諡號)를 봉상시(奉常寺)에서 문충(文忠)으로 의의(擬議)해 추증(追贈)하였는데, 국조(國朝)에 이 시호를 얻은 자는 단지 조준(趙浚)042) 등 몇 사람뿐입니다. 김종직(金宗直)이 한 일은 조준 등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데, 시호를 의논함에 모두 성인(聖人)을 도운 말만을 써서 이르기를, ‘자신이 사도(斯道)043) 를 임무로 하여 덕(德)과 인(仁)에 의거하였으며, 충성과 신의로써 공경함을 돈독히 하여 사람들을 가르치는 데 게으르지 않았으며, 그로써 사문(斯文)을 흥기(興起)시키는 것을 자기의 책임으로 삼았고, 왕도(王道)044) 를 귀하게 여기고 패도(霸道)를 천하게 여기며 널리 학문을 닦아 몸가짐을 예의에 맞게 하였으며, 청렴하되 소견이 좁지 않고 온화하되 시류(時流)에 휩쓸리지 않았으며, 문장(文章)과 도덕(道德)은 한 세대에 높게 뛰어났다.’고 하였습니다. 그 헛된 미명(美名)이 이와 같으니, 청컨대 시호를 고치도록 하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김종직(金宗直)이 한 일은 과연 조준 등과 서로 같을 수 없는데, 어찌 이와 같이 시호를 의논하였는가? 봉상시(奉常寺)에 묻도록 하라."
하였다.
- [註 042] 조준(趙浚) : 고려·조선조의 문신.
- [註 043] 사도(斯道) : 유교의 도덕.
- [註 044] 왕도(王道) : 왕자(王者)가 어진 덕(德)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공평무사(公平無私)한 정치(政治). 패도(霸道)의 대(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