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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262권, 성종 23년 2월 17일 무오 3/6 기사 / 1492년 명 홍치(弘治) 5년

대사헌 김여석이 김종직의 녹을 거두고 이칙을 벌할 것과 승정원을 죄를 바로 잡을 것을 청하다

국역

사헌부 대사헌(司憲府大司憲) 김여석(金礪石) 등이 차자(箚子)를 올리기를,

"녹(祿)이라는 것은 경작(耕作)을 대신하게 하여 선비를 권면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 직위에 있은 후에야 비로소 그 녹을 먹는 것입니다. 김종직(金宗直)은 시골로 아주 돌아가서 다시 조정(朝廷)에 들어와 모실 수 없는데, 선비를 권면(勸勉)하는 녹을 어찌 지나치게 줄 수 있겠습니까? 이칙(李則)이 아뢴 것이 이미 잘못이었는데, 정문형(鄭文炯)의 논의도 그 잘못을 본받아서 비록 말하기를, ‘김종직(金宗直)은 한때의 이름난 유자(儒者)로서 집안에 한 섬의 저축도 없습니다.’ 하였지만, 단지 문묵(文墨)134) 만을 일삼고 그 말이 행실을 살펴보지 못하는 자인데, 이름난 유자라고 일컫는 것이 옳겠습니까? 경상도 세 고을에 노비[臧獲]와 전장(田莊)이 있는데, 집안에 한 섬의 저축도 없다고 일컫는 것이 옳겠습니까? 이것은 사사로운 환심을 사려고 하여 정실(情實)에 지나친 말을 한 것입니다. 대저 세금을 거두는 데에는 일정함이 있고 벼슬에는 〈정해진〉 수가 있기 때문에, 비록 공로가 있는 신하나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근로하는 어진 사람이나 서북(西北)에 출정(出征)하였던 군사라 할지라도 대개 그 직위를 낮추어서 임명하였으므로, 오히려 풍족한 녹을 먹지 못하는 것이니, 국체(國體)135) 를 아는 자는 진실로 쓸데없는 비용을 재량하고 절약하여 분주하게 노력하는 자에게 주어야 하는데, 이칙정문형은 〈이러한〉 대체(大體)를 알지 못하고, 단지 사사로이 환심을 사는 것만 알아서 말한 바와 의논한 바가 이에 이르렀습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다른 의논에 구애받지 마시고 김종직의 지나치게 받는 녹을 거두시고, 이칙이 환심을 사려한 죄를 다스리면 매우 다행하겠습니다.

그리고 정원(政院)은 곧 옛날의 납언(納言)136) 이니, 사람들의 품고 있는 바의 소원을 계달(啓達)하는 것은 모두 이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근래에 황필(黃㻶)의 일로 김사지(金四知) 등이 본부(本府)에서 추국(推鞫)당하니, 성균관(成均館)의 유생 1백 50여 인이 대궐문 아래에 모여서 상서(上書)하여 옳고 그른 것을 법사(法司)에 나아가 분변(分辨)케 할 것을 원한 것이 두세 번에 이르렀는데도 정원(政院)에서는 모두 물리쳤습니다. 그러나 황필 등 2인이 정원(政院)에 기어이 들어가서 상서하여 소원(訴冤)할 것을 원한 것은 받아 주었으니, 신 등은, 성균관 유생들의 상소는 사사로운 소원(訴冤)에서 나왔고, 황필의 상소는 공의(公議)에서 나왔다는 것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만약 사사로운 소원(訴冤)에서 나왔다고 한다면 균등하게 받을 수가 없을 것이고, 공의(公議)에서 나왔다고 한다면 진실로 취하거나 버릴 수 가 없는 것입니다. 물리친 것이 옳았다면 받은 것이 잘못이고, 받은 것이 옳았다면 물리친 것이 잘못이니, 옳은 것과 잘못된 것의 사이에는 반드시 〈어느 한 쪽에〉 돌아가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정원(政院)은 근밀(近密)137) 한 처지에 있으므로, 마땅히 정직하게 직사(職事)에 임하여 출납(出納)을 오직 성실하게 하여야 하는데, 성상(聖上)을 속이고 사사로움을 행함이 한결같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것을 다스리지 않는다면 사사로운 문(門)이 열려 공도(公道)가 소멸될 것입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사사로운 뜻이 없었다고 이르지 마시고 그 죄를 바로잡으소서."

하였으나, 들어주지 않았다.

  • [註 134] 문묵(文墨) : 시문(詩文)을 짓거나 서화(書畫)를 그리는 일.
  • [註 135] 국체(國體) : 나라의 제도와 격식.
  • [註 136] 납언(納言) : 순(舜)임금 때 임금의 말을 백성에게 전하고 백성의 말을 임금에게 아뢰어 상하의 정을 소통시키던 벼슬.
  • [註 137] 근밀(近密) : 임금의 측근.

원문

○司憲府大司憲金礪石等上箚子曰:

祿者, 所以代耕而勸士, 必居其位, 然後乃食其祿。 金宗直大歸田野, 無復侍朝, 勸士之祿, 何以濫加? 李則之啓, 已爲非矣, 文烱之議, 又效其尤。 雖曰宗直一時名儒, 家無擔石之儲, 只事文墨, 言不顧行者, 謂之名儒可乎? 慶尙三邑, 有臧獲田莊, 謂之家無擔石之儲可乎? 是欲市私恩, 爲過情之辭也。 大抵賦有常而爵有數, 故雖勛勞之臣、夙夜之賢, 西北從戎之士, 率多降授其職, 猶不食豐祿, 知國體者, 固宜裁省冗費, 以與賢勞, 李則文烱, 不知大體, 只知市恩, 其所言、所議, 乃至於此。 伏望殿下, 不拘異議, 收宗直濫受之祿, 治李則市恩之罪, 幸甚。 政院卽古之納言, 人之有懷願達, 皆由於此。 邇者, 以黃㻶之事, 金四知等被鞫于本府, 成均館生百五十餘人, 公集闕下, 願上書就劾, 以辨是非者, 至于再、三, 而政院皆拒之。 黃㻶等二人, 冒入政院, 願上書訴冤則受之。 臣等未知館生之疏, 出於私訴, 而黃㻶之疏, 出於公議耶? 若以謂出於私訴, 則均不可受也; 出於公議, 則固不可取舍也。 其拒之也是則其受之也非, 其受之也是則其拒之也非, 是非之間, 必有所歸。 政院在密近之地, 所宜正直莅職, 出納惟允, 而誣上行私, 一至此極! 此厥不治, 則私門開而公道熄矣。 伏望殿下, 勿謂無情以正其罪。

不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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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262권, 성종 23년 2월 17일 무오 3/6 기사 / 1492년 명 홍치(弘治) 5년

대사헌 김여석이 김종직의 녹을 거두고 이칙을 벌할 것과 승정원을 죄를 바로 잡을 것을 청하다

국역

사헌부 대사헌(司憲府大司憲) 김여석(金礪石) 등이 차자(箚子)를 올리기를,

"녹(祿)이라는 것은 경작(耕作)을 대신하게 하여 선비를 권면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 직위에 있은 후에야 비로소 그 녹을 먹는 것입니다. 김종직(金宗直)은 시골로 아주 돌아가서 다시 조정(朝廷)에 들어와 모실 수 없는데, 선비를 권면(勸勉)하는 녹을 어찌 지나치게 줄 수 있겠습니까? 이칙(李則)이 아뢴 것이 이미 잘못이었는데, 정문형(鄭文炯)의 논의도 그 잘못을 본받아서 비록 말하기를, ‘김종직(金宗直)은 한때의 이름난 유자(儒者)로서 집안에 한 섬의 저축도 없습니다.’ 하였지만, 단지 문묵(文墨)134) 만을 일삼고 그 말이 행실을 살펴보지 못하는 자인데, 이름난 유자라고 일컫는 것이 옳겠습니까? 경상도 세 고을에 노비[臧獲]와 전장(田莊)이 있는데, 집안에 한 섬의 저축도 없다고 일컫는 것이 옳겠습니까? 이것은 사사로운 환심을 사려고 하여 정실(情實)에 지나친 말을 한 것입니다. 대저 세금을 거두는 데에는 일정함이 있고 벼슬에는 〈정해진〉 수가 있기 때문에, 비록 공로가 있는 신하나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근로하는 어진 사람이나 서북(西北)에 출정(出征)하였던 군사라 할지라도 대개 그 직위를 낮추어서 임명하였으므로, 오히려 풍족한 녹을 먹지 못하는 것이니, 국체(國體)135) 를 아는 자는 진실로 쓸데없는 비용을 재량하고 절약하여 분주하게 노력하는 자에게 주어야 하는데, 이칙정문형은 〈이러한〉 대체(大體)를 알지 못하고, 단지 사사로이 환심을 사는 것만 알아서 말한 바와 의논한 바가 이에 이르렀습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다른 의논에 구애받지 마시고 김종직의 지나치게 받는 녹을 거두시고, 이칙이 환심을 사려한 죄를 다스리면 매우 다행하겠습니다.

그리고 정원(政院)은 곧 옛날의 납언(納言)136) 이니, 사람들의 품고 있는 바의 소원을 계달(啓達)하는 것은 모두 이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근래에 황필(黃㻶)의 일로 김사지(金四知) 등이 본부(本府)에서 추국(推鞫)당하니, 성균관(成均館)의 유생 1백 50여 인이 대궐문 아래에 모여서 상서(上書)하여 옳고 그른 것을 법사(法司)에 나아가 분변(分辨)케 할 것을 원한 것이 두세 번에 이르렀는데도 정원(政院)에서는 모두 물리쳤습니다. 그러나 황필 등 2인이 정원(政院)에 기어이 들어가서 상서하여 소원(訴冤)할 것을 원한 것은 받아 주었으니, 신 등은, 성균관 유생들의 상소는 사사로운 소원(訴冤)에서 나왔고, 황필의 상소는 공의(公議)에서 나왔다는 것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만약 사사로운 소원(訴冤)에서 나왔다고 한다면 균등하게 받을 수가 없을 것이고, 공의(公議)에서 나왔다고 한다면 진실로 취하거나 버릴 수 가 없는 것입니다. 물리친 것이 옳았다면 받은 것이 잘못이고, 받은 것이 옳았다면 물리친 것이 잘못이니, 옳은 것과 잘못된 것의 사이에는 반드시 〈어느 한 쪽에〉 돌아가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정원(政院)은 근밀(近密)137) 한 처지에 있으므로, 마땅히 정직하게 직사(職事)에 임하여 출납(出納)을 오직 성실하게 하여야 하는데, 성상(聖上)을 속이고 사사로움을 행함이 한결같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것을 다스리지 않는다면 사사로운 문(門)이 열려 공도(公道)가 소멸될 것입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사사로운 뜻이 없었다고 이르지 마시고 그 죄를 바로잡으소서."

하였으나, 들어주지 않았다.

  • [註 134] 문묵(文墨) : 시문(詩文)을 짓거나 서화(書畫)를 그리는 일.
  • [註 135] 국체(國體) : 나라의 제도와 격식.
  • [註 136] 납언(納言) : 순(舜)임금 때 임금의 말을 백성에게 전하고 백성의 말을 임금에게 아뢰어 상하의 정을 소통시키던 벼슬.
  • [註 137] 근밀(近密) : 임금의 측근.

원문

○司憲府大司憲金礪石等上箚子曰:

祿者, 所以代耕而勸士, 必居其位, 然後乃食其祿。 金宗直大歸田野, 無復侍朝, 勸士之祿, 何以濫加? 李則之啓, 已爲非矣, 文烱之議, 又效其尤。 雖曰宗直一時名儒, 家無擔石之儲, 只事文墨, 言不顧行者, 謂之名儒可乎? 慶尙三邑, 有臧獲田莊, 謂之家無擔石之儲可乎? 是欲市私恩, 爲過情之辭也。 大抵賦有常而爵有數, 故雖勛勞之臣、夙夜之賢, 西北從戎之士, 率多降授其職, 猶不食豐祿, 知國體者, 固宜裁省冗費, 以與賢勞, 李則文烱, 不知大體, 只知市恩, 其所言、所議, 乃至於此。 伏望殿下, 不拘異議, 收宗直濫受之祿, 治李則市恩之罪, 幸甚。 政院卽古之納言, 人之有懷願達, 皆由於此。 邇者, 以黃㻶之事, 金四知等被鞫于本府, 成均館生百五十餘人, 公集闕下, 願上書就劾, 以辨是非者, 至于再、三, 而政院皆拒之。 黃㻶等二人, 冒入政院, 願上書訴冤則受之。 臣等未知館生之疏, 出於私訴, 而黃㻶之疏, 出於公議耶? 若以謂出於私訴, 則均不可受也; 出於公議, 則固不可取舍也。 其拒之也是則其受之也非, 其受之也是則其拒之也非, 是非之間, 必有所歸。 政院在密近之地, 所宜正直莅職, 出納惟允, 而誣上行私, 一至此極! 此厥不治, 則私門開而公道熄矣。 伏望殿下, 勿謂無情以正其罪。

不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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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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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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